최근 수정 시각 : 2024-02-16 01:47:01

콘힐 남편 살인사건


주의. 사건·사고 관련 내용을 설명합니다.

이 문서는 실제로 일어난 사건·사고의 자세한 내용과 설명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 개요2. 내용3. 검거4. 발단5. 살해6. 결말7. 여담

1. 개요

康怡花園D座312室烹屍案[1]

1988년영국령 홍콩에서 벌어진 가정폭력에 의한 살인사건. 남편의 반복된 가정폭력으로 벌어진 참극이었다. 아내가 남편의 무자비한 폭력으로 인해 조현병을 앓다가 나중에는 계속된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한 나머지 둔기로 폭행해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냉동실에 유기했다. 이 사건은 당시 홍콩 내에서 큰 충격을 주며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고 미디어로도 각색되었으나 한국에는 이 사건이 잘 알려지지 않았다.[2]

2. 내용

1988년 2월 23일 오후 3시 홍콩 쿼리베이(鰂魚涌)의 콘힐 가든(康怡花園)에서 어린 소녀 부미령(傅美玲)이 친구들과 놀다가 집으로 돌아와 보니 어머니 마결지(馬潔芝)가 집안을 청소하는데... 집안이 이상했다.

당시 집안은 사람의 피로 흥건했고 마결지의 옷과 몸에도 마찬가지로 피투성이인 데다 정신이 나갔으며 아버지 부당(傅棠)은 어디에 있는지 흔적도 없었다. 부미령이 "아버지는 어디에 있어요?"라고 묻자 마결지는 태연히 아버지를 죽였다고 말했다. 부미령은 워낙 부모가 평상시에도 사이가 나빠서 서로가 "죽이고 싶다.", "죽고 싶다."고 하는 말을 자주 들었으므로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며칠이 지나도 아버지는 집에 돌아오지 않고 연락도 없었다. 부미령이 친척이나 친구들, 아버지의 지인들의 집에 연락하고 찾아가 봤지만 모두 "네 아버지는 여기에 없다."는 대답뿐이었다. 부미령이 다시 어머니에게 물어보니 여전히 본인이 죽였다고 말했다.

부미령은 어머니가 수상하다고 여겨 경찰에 신고를 하기에 이른다.

3. 검거

딸의 신고를 받은 후 어머니는 곧 체포되어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 체포된 마결지는 조현병이 워낙 심했기 때문에 수사 없이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되었지만 경찰은 아버지의 시신은 찾을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 당시의 홍콩 경찰은 과학적으로 수사할 능력이 없었으므로 쉽사리 단서를 잡지 못했다.

이후 부미령의 외삼촌, 즉 마결지의 남동생네 집 냉장고 안에서 토막난 시체의 몸과 뼈, 머리카락 등이 발견되었고 경찰은 집주인이었던 그를 긴급체포하여 조사했다. 체포된 남동생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누나 마결지가 정신분열증세를 앓게 된 이유는 부당의 폭력 때문이라고 증언했다.

4. 발단

마결지가 남편 부당을 살해한 배경은 다음과 같다.

부당은 플라스틱 염료 사업을 하던 사업가로 젊은 시절에는 정말 착실하고 좋은 성격이었고 얼마 뒤 마결지와 결혼하여 2명의 딸을 낳았다. 두 사람의 부부관계는 처음에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이후 부당이 어떤 여자를 만나 내연관계가 되자 문제가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결지는 남편 부당이 언젠가는 정신을 차릴 것이라고 확신했지만 부당은 아내의 기대와는 달리 불륜을 저지르며 겉도는 것도 모자라 나중에는 아내한테 이혼을 요구했다. 당연히 아내는 충격을 받아 완강히 거부하여 이혼마저 되지 않자 아내에게 매번 욕설과 구타를 일삼았다. 마결지는 남편의 엄청난 폭력에 시달리면서 정신이상자가 되었고 당연히 사이가 더욱 나빠졌다. 어느 날에는 아내가 남편에게 부엌칼을 들이대고 위협하기까지 했다.[3]

이렇게 남편의 심한 구타와 인격모독을 당한 아내는 결국 참다 못한 나머지 '이런 상황을 끝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엄청 무서운 결심을 했다.[4]

5. 살해

결국 1988년 2월 23일 마결지는 남편에게 아침 식사를 차려 주었는데 남편이 식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화를 내면서 아내와 다투다가 급기야는 죽 그릇으로 아내의 머리를 때리는 폭행을 저질렀다. 마결지는 그동안 남편에게 당해 왔던 폭력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나머지 남편이 방심한 틈을 타 둔기로 남편의 머리를 내려쳐서 쓰러뜨렸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쓰러진 남편을 도축용 칼로 무자비하게 난도질해 죽였다.

하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이후 마결지의 남동생이 누나의 집에 우연히 들렸다가 이 꼴을 목격하여 충격을 받았지만 그는 신고하지 않고 급히 누나에게 증거인멸을 지시하고 매형의 시체를 자기 집으로 가져가서 마구 토막낸 뒤 쓰지 않는 냉장고의 냉동실 안에 유기하였다.

6. 결말

결국 범행은 들통나 사건 다음날 아내 마결지와 남동생 등은 살인 및 시신유기 혐의로 모두 검거되었다. 재판에서 마결지는 1988년 10월 7일에 무기한 치료감호 처분을 받은 후 샤오란 치료감호소(小欖精神科監獄)[5]에 수감되었는데 수감된 지 7년만에 정신질환이 치유되어 일상생활을 하면서 가족들과의 관계도 회복되어 1995년에 석방되었다. 마결지의 남동생도 재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교도소에서 복역하다가 출소했다.

7. 여담

  • 홍콩에서 두 번 영상화되었다. '팽부(烹夫)'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었고 아시아 텔레비전(aTV)의 실화극에서도 영화 제목 그대로 방영되었으며 TV 실화극은 1992년, 영화로는 1993년에 나왔다.
  • 구글에 이 사건의 명칭을 한자로 검색하지 말자! 한자로 검색하면 피해자의 토막난 시신이 나온 사진이 여과 없이 나온다.[6] 해당 사진은 한국에서는 애인을 먹은 여자라는 제목의 괴담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 위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한국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건이지만 이와 비슷한 사건이 2004년에 경상남도 마산시에서 일어났는데 피의자인 모녀가 오랫동안 상습적인 가정폭력 피해를 당했다는 점이 인정되어 형량이 감형되었으며 2012년에 석방되었다.


[1] 홍콩 및 중화권에서의 공식 사건 명칭이다.[2] 당시 개최될 1988 서울올림픽을 앞둔 사회 분위기 때문이었다. 이외에도 노태우 대통령 취임과 6.10/8.15 남북학생회담 투쟁 등의 보도가 집중되었던 시점이라 홍콩의 살인사건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3] 남편도 아내의 저런 모습을 보고 병원에 보냈더라면 최소한 자신이 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남편은 오히려 독단적으로 행동하며 계속 폭력을 일삼았고 아내가 끔찍한 행동을 하는 데 충분히 원인 제공을 했다. 말 그대로 불난 집에 부채질한 꼴이 되었다.[4] 슬프게도 몇몇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은 가해자를 죽이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에서도 초등생 남학생이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버지를 살해한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는데 이것도 콘힐 가든 사건과 같이 가정폭력을 끝내려고 살인한 사건이다.[5] 현 샤오란 정신의학센터[6] 합성이 아닌 실제 사진이다. 보기 불편할 수도 있으므로 열람에 주의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