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별 명칭 | |
중국어 | 정룽([ruby(蒸笼, ruby=zhēnglóng)][간]/蒸籠[정]) |
일본어 | 세이로([ruby(蒸籠, ruby=せいろ)]) |
베트남어 | 씅합째(Xửng hấp tre) |
영어 | Bamboo steamer |
1. 개요
1. 개요
찜에 사용되는 중국 유래의 한자문화권 조리도구. 찔 증(蒸)에 대바구니 롱(籠) 자를 사용하므로 한국식 한자음으로는 '증롱'이 된다.맨 아래 냄비에 물을 끓이고 그 위에 음식을 넣은 정룽을 몇층 씩 쌓아 맨 위의 뚜껑을 닫으면 수증기가 올라가면서 음식을 쪄낸다. 대나무로 약간 느슨하게 짜낸 구조라 증기가 완전히 갇혀 역류하는 일 없이 적당히 배출되며 수증기가 빠르게 이동하면서 각기 다른 온도와 압력을 유지한다. 맨 아래는 수증기가 머무는 시간이 짧아 가장 낮고, 반대로 맨 위는 항상 수증기가 차 있기 때문에 가장 높다. 이 특징 덕에 각기 다른 온도나 압력, 시간을 요구하는 음식을 한번에 쪄낼 수도 있다. 또한 층층이 쌓을 수 있으므로 요리의 양을 유동적으로 조절하기도 좋다.
역사가 천년이 넘는 조리기구지만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대한민국에서는 정착하지 못했는데, 대나무 대신 토기로 시루를 만들어 썼기 때문인 듯하다. 그렇기에 현대에 중국집이나 만두집, 타 국가의 미디어 등으로 본 적은 있어도 원래 이름을 아는 경우는 드물다. 한국에서 거의 쓰이지 않으니 통칭이 정립되지 못해서 대나무 찜기, 대나무 찜통 등으로 불린다.
정룽을 일본식으로 읽을 경우 '세이로'[3]라고 한다. 세이로무시(蒸籠蒸し)[4]란 세이로를 사용한 찜 요리 혹은 그러한 조리법을 말한다. 한국에서도 주로 편백나무 찜기에 다양한 식재를 조리하는 형태의 세이로무시를 제공하는 식당을 접할 수 있다. 현지에서는 후쿠오카현 소재 야나가와시의 '우나기노 세이로무시(鰻のせいろ蒸し)'라 불리는 쪄서 만드는 장어 덮밥이 명물이라고 한다. 다만 세이로를 찜기로 쓰지 않고 단지 그릇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소바(메밀 면)를 세이로에 담아 찍어먹을 쯔유와 함께 제공하는 '세이로소바'는 거의 소바 자체를 지칭하는 말로 굳어져 버렸고, 나아가서는 아예 '세이로'가 삶은 소바면을 부르는 단어로 쓰이게 되었다. 대나무 광주리인 '자루'에 면을 담는 경우는 자루소바, 세이로에 면을 담는 경우를 세이로소바라고 부른다. 담는 용기만 다를 뿐 내용물은 같다.
정룽은 그대로 식탁까지 올라와 그릇의 용도를 겸하기도 한다. 목재이기 때문에 관리나 위생, 보급 등의 문제가 있다 보니 시루와 마찬가지로 현대식 실리콘이나 스테인레스 제품도 있다. 일본에서는 흔한 삼나무나 편백나무로 짜기도 한다.
[간] 간체자[정] 정체자[3] 실제로는 '세이'보다는 '세'를 한 박자 늘여 장음으로 발음한다.[4] 세이로는 한자로 쓰기도 하지만 비교적 생소한 한자 표기 대신 히라가나로 발음을 풀어 쓰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