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3 22:49:27

접수

1. 2. 3. 프로레슬링에서 사용되는 용어

1.

신청이나 신고, 돈이나 물건을 말이나 문서로 받는 것. 또는 그러한 행위를 뜻한다. 오래된 서적에는 접수가 수부(受付)라는 일본식 한자어로 나오기도 한다. 현재 국내는 접수로 명칭이 바뀌어서 보기 힘들다. 일본에서는 카운터나 업소 입구에서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이하는 점원을 아예 '접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드림 클럽의 '접수아가씨' 같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많은 사람들이 접수의 대상을 혼동한다. 흔히 '경찰서에 신고 접수를 하고 왔다.'도 엄연히 틀린 말이다. 접수하다가 받는다는 뜻이니 신고자가 신고를 받았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그냥 '신고하다'라고 표현하는 게 바르다. 신고 접수는 경찰관이 하는 거지 민원인이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제출, 신청, 신고하는 쪽이 접수한다고 말하는 경우가 매우 흔하고, 받는 쪽이 접수받는다고 말하는 경우도 많다.(헌데 '접수하다'라는 표현을 정말 접수하는 쪽에서 안 쓰는 것도 아니다.) '자문'과는 반대로 된 사례. '조치를 취하다'도 이와 비슷한 사례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면 '接授'(이을 접, 줄 수)로 적을 수는 있겠지만 표준어가 아니다. 또, '-하다'와 '-시키다'를 구별하지 못해선지 '접수시키다'로 쓰는 사람도 있는 듯하나 명령 따위로 누구에게 받게 하는 상황이 아니면 그른 표현이다.

2.

다른 사람의 소유물을 일방적으로 받아감. 주로 예고 없이 무력을 사용하여 물건이나 지역을 빼앗는 것을 의미한다. 흔히 "이 지역(이 물건)은 내가(우리가) 접수한다."라는 식으로 많이 사용한다.

3. 프로레슬링에서 사용되는 용어

상대의 기술을 받는 모든 행동을 말한다. 일본에서는 낙법과 같은 뜻인 우케미(受け身), 줄여서 우케(受け)라는 말을 주로 쓰는 편. 영어로는 sell, 납득시킨다는 뜻의 타동사다. 왜 맞는데 접수니 납득이니 하는 말이 붙는지는 이 항목을 쭉 보면 충분히 알 수 있다. 접수의 목적에는 충격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행동이 기본에 여러가지 추가 요소가 들어간다. 사실 프로레슬링에서는 기술을 거는 것보다 받는게 훨씬 더 중요하다. 프로레슬러의 경기력 평가 요소 중 하나이기도 하며 이 단어는 의미가 많이 확장되어 접대의 동의어로 범용성 있게 쓰이기도 한다.

기술을 받는 행위를 '접수'라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프로레슬링 팬들뿐이다. 단어의 연원을 따지면 과거 일본 프로레슬링 팬들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래리어트의 방정식 공동 운영자 강철형제들이 사용한 것이 최초로 추정된다. 특히 이 사이트는 접수의 중요성에 대한 장문의 컬럼을 작성하기도 하여 프로레슬링에서의 접수의 중요성을 일반 팬들에게 각인시킨 일등공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접수 잘못했다가 부상을 당하는건 예삿 일이고, 다시는 레슬링을 할 수 없는 몸이 된다든가 아예 불귀의 객이 되고마는 안타까운 일도 일어나므로 조심 또 조심해야한다. 그렇기 때문에 접수능력은 낙법, 브리지 등 고도의 훈련이 필요한 기본기술로 훈련이 되지 않은 일반인은 절대로 기술을 따라해서도, 따라하게 시켜도 안된다.

프로레슬링 경기에서 접수의 목적은 크게 다음 세 가지며, 이들 중 어느 한 요소도 간과되면 안된다.
  • 상대가 기술을 걸기 쉽도록 도와주는 것: 예를 들어 토네이도 DDT같은 기술은 아예 피폭자가 시전자를 들어서 굴려주는게 더 중요해서 시전자가 상대적으로 할게 별로 없을 정도이다. 기술 걸기 좋으면서도 관중이 눈치채기 어렵게 도와주는 게 접수 능력이 뛰어난 것이다.
  •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기술을 안전하게 받는 것: 낙법브리지가 프로레슬링의 핵심인 이유. 이는 기술 시전자와 접수자의 안전 모두를 아우른다.
  • 상대 기술의 타격감을 극대화시키기: 단순히 오버해서 날아간다고 되는 게 아니라, 보는 관중에게 "저거 맞으면 정말 아프겠다"[1]는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자기 자신도 다치지 않아야 하니 접수능력은 매우 중요하다.[2] 그래서 땅에 패대기쳐지듯 몸을 날리는 접수 액션은 물론, 이런 식으로 고통스러워하거나 공포에 질리는 표정연기 또한 접수의 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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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수를 잘하는 것이 프로레슬링에 얼마나 중요한지 위의 움짤을 보자. 우선 이 기술은 코디 로즈의 피니쉬 무브인 크로스 로즈로 보통의 선수들은 저렇게 접수한다. 접수하는 선수는 판당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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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배틀그라운드에서 나온 크로스 로즈. 접수자는 WWE에서 돌프 지글러와 함께 뛰어난 접수 능력을 가진 세스 롤린스다. 코디 로즈의 움직임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세스 롤린스가 크게 점프를 하며 접수를 해준 탓에 같은 기술이 몇 배는 더 강해보이는 효과를 얻게 된다. 실제로 이전에도 이후에도 크로스 로즈의 임팩트가 이렇게도 강했던 적은 거의 없다.
실력을 인정받는 프로레슬러들의 접수능력은 모두들 평균 이상이지만[5], 특히 그 중에서도 접수능력이 뛰어나다고 손꼽히는 선수들은 릭 플레어[6], 테드 디비아시[7], 빅 쇼, 랍 밴 댐, 숀 마이클스[8], 트리플 H, 언더테이커, 등이 꼽히며, 오버접수로는 더 락존 모리슨이 한 오버접수 한다. 최근에는 돌프 지글러, 쉴드딘 앰브로스, 세스 롤린스가 새로운 접수왕으로 떠오르고 있다. 더 락의 오버접수는 더 락 특유의 캐릭터성으로 자리잡았을 정도. 전문 선수는 아니지만 그 빈스 맥마흔 회장님의 아들 셰인 맥마흔스티브 오스틴에게 스터너 접수능력을 인정받을 정도로 뛰어난 접수능력을 자랑한다. 정작 아버지 빈스 회장님께선 오스틴에게 스터너 접수를 제일 못한다고 까였다(…). 돌프 지글러는 신인 시절, 경기력을 입증받지 못 하던 시절에도 접수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여 자칫하면 순식간에 망해버릴 수도 있는 찌질 악역 기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니아 층의 지지를 받아 현재는 매우 많은 인기와 지지를 얻고 있다. 사실 그의 접수를 보면 한 수십 번은 부상 당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부상 경력이 그리 많지 않다. 그 정도로 뛰어난 접수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 반대로 샌드백 문서에 나와있는 전설의 헐크 호건 30cm 초크슬램 사건처럼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접수는 경기력 비판을 넘어 부상의 위험이 엄청나기 때문에 이런 레슬러를 상대하는 걸 기피하거나 거부하는 경우도 적지 않게 있다. 반대로 브록 레스너는 괴물 기믹이나 멘탈리티와는 달리 접수, 셀링이 모두 대단하다. 경기력을 생각하면 충분히 접수왕에 거론될만한 셀링을 보여주는데도 매우 저평가되는 편. 루세프 역시 수준급의 접수를 보여준다. 루세프의 접수에 대한 대표적인 여담으로, 레슬매니아 31에서 존 시나와의 맞대결에서 시나의 스프링보드 스터너를 굉장히 훌륭하게 접수하여 스프링보드 스터너가 시나의 새로운 시그니처 무브로 자리 잡았지만, 루세프 이후 기술을 맛깔나게 접수하는 선수가 거의 없다시피하자 역반응을 일으켜 버렸다.

한국 내에서는 일반적으로 접수라 하면 단순히 기술만을 잘 맞는 것을 이르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 '셀링'은 좀 더 폭넓은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오른다리를 집중적으로 공격당하면 오른다리를 절뚝거린다거나 이로 인해 기술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연출 또한 셀링이며, 낭심을 공격당하면 한동안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면서 서서히 회복되는 모습 역시 셀링이다. 쉽게 얘기해서 셀링은 모든 부류의 설득력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접수보다는 더 범위가 넓은 개념이라 할 수 있다. 단지 기술을 맞는 것 뿐이 아닌 상황에 대한 반응 역시 셀링이다. 대립을 가지는 상대에게 자신의 파트너가 무자비하게 난타 당하면 경악하며 도망가거나 하는 경우 말이다.

이런 셀링을 역으로 이용하는 노셀링도 있다. 위상이나 체격이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경우 오히려 접수 후에 아무렇지도 않다는 연출이 역으로 설득력으로 작용한다. 같은 기술을 맞더라도 챔피언 도전자와 신인 프로레슬러에게 맞았을 때의 접수가 똑같다면 그것대로 설득력이 없지 않겠는가? 그래서 '날고 기는 신인 레슬러의 기술을 맞고도 아무렇지도 않게 버티며 역관광시키는 챔피언' 기믹으로 노셀링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헐크 호건의 초자연적인 헐크 업이나 데드맨 기믹의 언더테이커의 싯업이 대표적인 경우. 특히 헐크 호건의 헐크 업은 아예 무슨 가면라이더나 슈퍼 전대의 클리셰처럼 순서까지 정해져 있는 대표적인 싯업으로 유명하다.[9]

이 반대로 오버셀링이 있는데 보통 코믹한 상황의 연출이나 상대의 강력함을 더욱 부각시키기 위함인 경우가 있고, 부상을 당했거나(연출이든 실제이든) 부상에서 복귀한지 얼마 안된 상황에서 부상부위를 타격당하면 더 크게 반응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WWE에서는 대체로 접수 잘하는 선수들이 푸쉬를 잘 받는 편이지만, WWE가 푸쉬를 줄 마음은 없는데 접수 능력이 좋은 선수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그를 자버로 뛰게 한다.게다가 그런 실력좋은 자버는 짤리지도 않는다[10] 대표적인 케이스가 3MB히스 슬레이터드류 맥킨타이어. 특히 히스 슬레이터는 데뷔인 넥서스, 코어 시절부터 접수력이 좋아 매번 샌드백 역할을 담당했었다. 드류에 경우는 정말 재능을 썩히게 만든 사례라서 오죽하면 그 브록 레스너가 직접 드류에게 왜 그런 역할을 하는 거냐고 놀랐을 정도다.

그리고 선수들의 접수도 중요하지만 방송 짬밥을 오래 먹은 단체의 카메라워크 실력 역시 접수에 영향을 미친다. 위 크로스로즈 접수에서 절묘하게 클로즈업 타이밍을 잡아 액션성을 극대화시키는 WWE 영상팀의 노하우는 액션영화에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괜히 WWE가 B급이긴 하지면 영화에 계속 손댔던게 아니다.

접수의 중요성은 몇번이나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신일본 프로레슬링오카다 카즈치카[11]기술을 피하면 다른 격투기와 다를바가 없다, 상대의 공격을 맞고 반격해나가기에 프로레슬링의 장점이 있고 접수의 미학이 있는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러니까 Stay Safe. Don't Try This at Home, School, or Anywhere.(안전을 위해. 에서도, 학교에서도, 그 어디에서도 따라하지 마세요.)[12]


[1] 물론 정말 아프다. 프로이기 때문에 그 아픈 상황에서도 참고 리액션을 하는 것. WWE가 프로레슬링 기술들을 일반인이 따라하지 말라고 그렇게나 강조하는 이유도 단련된 선수들도 자칫 실수하면 큰일이 벌어지는데 일반인이면 정말 돌이킬 수 없는 일이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2] 이쪽은 프로레슬링뿐 아니라 스턴트맨들에게도 중요하다.[3] 파워 밤,초크슬램이나 일부 서브미션기에서 일부러 피폭자의 얼굴을 클로즈업해 아파 죽을거 같은 표정을 감상하는게 프로레슬링의 묘미이기도 하다.[4] 그런데 사실 크로스 로즈를 검색해 보면 알겠지만, 저 정도도 충분히 잘한 접수이다. 보통은 그냥 픽 쓰러진다.[5] 그 정도의 일정을 소화하면서 부상이 생각보다 적다는 것 자체가 접수능력이 상위에 위치한다는 반증이다.[6] 49년생으로 70대 가까운 나이까지 현역으로 뛴 살아있는 전설이다. 어지간한 레슬러들이 부상과 혹사로 30대에 은퇴하는 경우나, 접수 한번 잘못해서 영원히 은퇴해버리거나 혹은 생명을 잃는 것을 보면 접수능력은 그야말로 신의 레벨. 심지어 플레어는 젊은 시절 사고로 얻은 후유증 때문에 정상적인 낙법이 불가능해서 자신만의 특유의 낙법기술을 개발해 현역시절 내내 깔끔하게 사용했을 정도의 실력을 자랑했다.[7] 이 쪽은 더 락, 존 모리슨류의 오버접수가 아닌 돌프 지글러류의 현실적으로 아파보이는 접수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전성기 시절 스네이크 로버츠의 DDT를 맞고 진짜로 전기 충격기에 감전된 사람처럼 픽 쓰러지는 게 대표적으로 이런 접수 능력 덕에 헐크 호건에 대항하는 졸부 악역 기믹 메인 이벤터로서 그가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단순히 악역 연기만 잘해서 그가 탑 힐이 된 것이 아니다.[8] 접수 면에서 릭 플레어 스타일의 수제자라 할 만 하다. 게다가 등부상의 후유증으로 인해 커리어 후반엔 실제로 고통을 참아가면서 접수했다.[9] 상대 기술을 맞고 다운 - 관객의 함성과 응원으로 아드레날린이 솟아난(이게 바로 헐크 업의 설정이다.) 호건이 데미지를 극복하고 벌떡 일어섬 - 놀란 상대에게 'YOU!'라고 삿대질 후 멘붕한 상대의 반격을 막고 해머링 연타 - 로프 반동 빅 풋 + 레그드랍으로 게임 셋.[10] 레슬링 용어로는 이런 접수 능력이 좋은 자버를 워커라고 부른다. 워커는 그만큼 상대방을 잘 띄울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꽤 중요하다. 그리고 이런 역할을 하는 베테랑들 중에는 실제로는 링 위와 정반대로 싸움실력이 뛰어난 경우도 있어서 백스테이지에서도 함부로 무시할 수 없으며, 과거에는 멋대로 구는 신인을 싸움실력 좋은 워커가 윗선의 지시를 받아 기강잡는 일도 있었다.[11] 오카다 카즈치카도 접수를 굉장히 잘하기로 유명한 선수이다.[12] 실제 WWE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경고 문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