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의 역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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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탈루냐 지도에 묘사된 개창 군주 야그모르센. 자얀 조의 깃발이 보인다.
1. 개요
아랍어: المرينيون / بنو عبد الواد존속기간: 1236년 ~ 1556년
틀렘센을 수도로 3세기 동안 알제리 서부를 다스린 베르베르계 왕조. 하프스 왕조, 마린 왕조와 함께 무와히드 왕조의 쇠퇴 시에 마그레브에 세워진 국가들 중 하나이다. 세 국가들은 각각 현대의 튀니지, 모로코, 알제리의 모태가 되었다. 삼국 중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영토[1]에도 불구하고 매우 전투적이었으며 수도 틀렘센은 공성전에 특화된 요새 도시였다. 특히 1299 ~ 1307년까지 마린 술탄 아부 야쿱 유수프에 의한 8년에 걸친 포위를 이겨낸 것이 유명하다.
2. 역사
13세기 무와히드 조가 쇠퇴하자 틀렘센 총독이던 바누 압달와드의 수장 야그무라센 이븐 자얀이 자립하여 건국되었다. 1161년 무와히드 조에 의해 건설된 성벽과 해발 800m의 고지대의 선선한 기후에 넓은 농경지를 지닌 틀렘센은 수도로 적합하였다. 1245년 야그무라센은 틀렘센 토벌에 나선 무와히드 칼리파 알 무타디드를 매복해 전사시키며 명성을 떨쳤다. 이로써 무와히드 조는 치명타를 입고 쇠퇴하였고, 24년 후 마린 조에게 멸망당한다. 한편 기세를 얻은 야그무라센은 쓰러져 가는 무와히드 조의 부탁으로 1264년 시질마사를 점령, 사하라 횡단 무역을 독점하며 마린 조와의 대결에 돌입하였다. 다만 마린 조의 술탄 아부 유수프 야쿱 역시 상당히 유능한 군주였기에 시질마사를 상실하였고, 1272년 마린 군이 틀렘센을 포위하자 야그무라센은 모로코에 간섭하지 않겠다고 약속하여 그를 회군시킬 수 있었다.2.1. vs 마린 왕조
한편 마린 조와 대립하게 된 그라나다 술탄 무함마드 2세의 부탁으로 야그무라센은 1278년 재차 모로코를 공격하였다. 1281년 안달루스에서 돌아온 야쿱 역시 틀렘센을 공격한다. 1283년 초, 반세기 간의 통치 끝에 야그무라센은 사망하며 아들 아부 사이드 우스만 1세에게 마린 조에 대해 수비로 임하고 하프스 조 방면으로는 팽창할 것을 조언한다. 우스만은 마린 술탄 야쿱과 친선을 유지하였으나 1286년 그가 사망하고 즉위한 아부 야쿱 유수프에 대해서는 그 경쟁자들을 도운 이유로 재차 대립하였다. 1288년에는 우스만이 반란을 모의하다가 틀렘센으로 망명한 일당에 대한 유수프의 송환 요구를 거절하였고, 이후 마린 함대가 알제리 해안을 봉쇄하기도 한다. 1295년 안달루스를 포기한 유수프는 알제리 전선에 집중, 1296년 우지다 등 도시들을 하나 하나 점령하며 진군하였다. 마침내 1299년 5월 유수프는 틀렘센을 포위, 장기전을 염두에 두고 포위 진영을 도시 알 만수라로 변모시켰다.알 만수라는 시장, 공공 욕탕, 궁전, 모스크를 지닌 완연한 도시로 발전하였고, 포위의 본부와 동시에 일대를 지나가는 상인들을 불러모아 틀렘센의 경제를 위협하였다. 지속적인 봉쇄에도 우스만은 항복을 거부하였고, 알 만수르에서 파견된 마린 군대는 알제에 이르는 해안 지역까지 장악하였다. 1304년 6월 포위된 도시에서 우스만이 사망하자 주민들은 항복하려 하였으나, 계승한 아들 아부 자얀 무함마드 1세의 굳은 의지에 저항은 계속되었다. 포위에서 벗어나기 위해 파견된 틀렘센의 사자들은 그나라다의 보호 하에 있던 마린 왕공 우스만 이븐 아빌 울라의 반란을 선동하였다. 하지만 틀렘센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여기던 유수프는 후방의 위협을 묵살하고 포위를 이어갔고, 우스만 이븐 아빌 울라의 반란은 모로코 북부를 뒤흔들었다. 그리고 1307년 5월 유수프는 알 마할라 진영에서 하렘의 환관에게 암살되었다. 그의 후계자는 회군하여 반란 진압에 치중하였고, 틀렘센은 위기에서 벗어났다.
무함마드 1세는 포위 동안 마린 조에 협력한 부족들을 토벌하고 틀렘센 복구를 위해 노력했으나 1308년 4월 요절하였다. 그를 계승한 아부 함무 무사 1세는 국내의 안정을 회복하고 하프스 조를 공격하여 1313년 베자이아, 콩스탕틴을 점령하였다. 하지만 무사는 박대하던 아들 아부 타슈핀 압둘 라흐만 1세에게 살해되었다. (1318년 7월) 압둘 라흐만은 1329년부터 하프스 조를 공격하였고, 이에 후자는 마린 조와 혼인 동맹을 맺는다. 1334년 압둘 라흐만이 재차 거병하여 이번에는 튀니스까지 점령하자, 하프스 조는 마린 술탄 아불 하산 알리에게 지원을 청한다. 술탄 알리는 1335년 초엽 진군하여 틀렘센을 포위하였고, 압둘 라흐만은 튀니지에서 돌아와 수비를 이끌었다. 기존에 세워진 병영도시 알 만수르는 재차 포위 진영이 되었고, 2년에 걸친 공방전 끝에 1337년 틀렘센은 함락되었다. 압둘 라흐만은 전사하였고, 그의 형제들 역시 처형되었다.
기세를 얻은 알리는 도움을 청한 하프스 왕조까지 정복해버리며 마그레브를 통일한다. 그러던 1348년 튀니지의 반란과 함께 틀렘센 총독이던 왕자 파리스가 반란을 일으키며 알리의 권력은 무너졌고, 파리스가 모로코로 돌아가자 압둘 라흐만의 아들 아부 사이드 우스만 2세와 아부 싸비트가 틀렘센에서 자립하며 10년 만에 자얀 조를 재건하였다. 다만 파리스 역시 내전이 정리된 직후 틀렘센을 재차 공격하여 점령하였고, 자얀 조는 4년 만에 재차 멸망한다. 1358년 파리스가 암살되고 마린 조가 내전에 돌입하자 압둘 라흐만의 다른 아들 아부 함무 무사 2세가 틀렘센에서 자립하며 자얀 조는 7년 만에 재건되었다. 하지만 1360년 조카 아부 자얀 무함마드 2세가 찬탈한 것을 시작으로 둘은 30년에 걸친 내전에 돌입하였고, 서로 4번씩 찬탈한 끝에 1387년 무함마드 2세가 사망하고 2년 후 무사 2세가 사망하는 것으로 기나긴 내전은 끝난다. 당시 마린 조 역시 내전에 시달렸기에 1370년과 1380년대에 두 차례에 걸쳐 무함마드 2세를 대동한 마린 군이 틀렘센에 입성한 것과 대학자 이븐 칼둔을 모로코에 뺏긴 것을 제외하면 큰 피해는 없었다.
2.2. 쇠퇴와 멸망
다만 그 후로도 자얀 조의 정치적 불안정은 계속되었다. 1389년부터 1430년까지 12번이나 군주가 바뀌며 5년 이상 재위가 이어진 것은 단 두차례에 불과하였다. 그동안 베자이아는 하프스 조의 영토로 남았고, 1424년까지 자얀 조는 마린 조에게 복속을 표하였다. 그로부터 1500년까지는 하프스 칼리파의 수위권을 인정하였다. 그러던 1430년 압둘 라흐만의 손자 아불 압바스 아흐마드가 즉위한 후 32년간 집권한 후에야 안정이 회복되었다. 그럼에도 자얀 조는 이미 약화되어 있었고, 1460년대의 내전 후에는 사실상 껍데기만 남은 국가였다. 알제리 해안은 바르바리 해적들의 소굴이 되고. 이에 대한 보복으로 1509년과 1510년 스페인 군이 오랑과 알제를 점령할 때에도 자얀 조는 별 대응을 하지 못하였다.1512년 자얀 조는 아라곤 왕국에 복속하였고, 이에 대해 해적 두목 바바 우르지가 사실상 실권을 장악하였는데 1518년 스페인 군의 토벌에 틀렘센 부근에서 전사한다. 우르지의 토벌 이후 스페인은 자얀 왕조를 속국으로써 재건하였지만 우르지의 동생 하이르 앗 딘이 1529년 오스만 제국의 알제리 총독이 되며 자얀 조의 권력은 틀렘센에 국한되었다. 1541년 스페인의 알제 공격이 대실패로 귀결된 후 스페인 군은 보복으로 1543년 틀렘센을 공격하지만 역시 격퇴된다. 1549년에는 모로코의 신흥 세력 사드 왕조의 무함마드 앗 셰이크가 틀렘센을 점령한다. 사드 왕조의 견제에 나선 오스만 제국은 1550년 틀렘센을 장악하였고, 1554년 마지막 술탄 알 하산을 폐위하며 자얀 왕조는 완전히 멸망하였다. 틀렘센 등 알제리 서부는 1556년 알제 총독부에 편입되며 현재 알제리에 해당되는 영역이 형성된다. 한편 자얀 조의 수도로 3세기 가량 번영하던 틀렘센은 잊혀진 도시로 전락한다.
[1] 모로코, (종종) 스페인 & 알제리에 걸친 마린 조와 알제리, 튀니지에 걸친 하프스 조에 비해 대부분의 시기 알제리 서부에 국한되었던 자얀 조의 영토가 제일 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