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은하영웅전설에서 등장하는 외교공관. 바라트 화약을 근거로 세워진 조직이다. 허나 양 웬리 원수 모살미수사건으로 오래되지 않아 사실상 무력화된다.고등판무관부 소재지는 바라트 성계 제4행성 하이네센에 있는 고급 호텔 '샹그리라'.
2. 설립 배경
제1차 라그나뢰크 작전에서 승리한 은하제국은 자유행성동맹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바로 병탄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많았고 제국은 동맹과 바라트 화약을 맺어 동맹을 속국으로 만들었다.바라트 화약에는 동맹을 옭아매는 여러 조항이 있었는데, 제7조에는 동맹 수도 하이네센에 고등판무관부를 설치하고 이를 경비하기 위한 군대를 주둔시킬 권리가 제국에 있음을 명시했다. 이에 따라 라인하르트는 헬무트 렌넨캄프 상급대장을 초대 고등판무관에 임명하고 하이네센에 군대를 일부 남겨둔 채로 제국으로 귀환했다.
3. 권한 및 구조
고등판무관부의 수장인 고등판무관은 제국 최고주권자(황제)의 대리인 자격으로 동맹정부와 협의할 수 있으며 동맹정부가 주재하는 모든 회의에 방청할 자격이 있다. 동맹정부에 명령을 내리거나 회의 중에 의견을 제기할 권리는 없지만, 고등판무관이 참석한 회의에서 동맹 정부 관계자들이 자유로운 토의를 할 수 있을리가 없었다. 또한 바라트 화약에는 '화약 이행에 대해 감사를 행한다'는 조항도 있어서 사실상 고등판무관이 내정간섭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그리고 바라트 화약 7조에 따라 고등판무관 밑에는 경장육전병 4개 연대, 장갑척탄병 12개 연대가 배속되었다. 그런데 이들이 주둔한 장소가 하이네센폴리스 한복판이어서 유사시에 고등판무관이 제국 본국이나 간다르바 성계에 주둔한 칼 로베르트 슈타인메츠 상급대장을 부를 필요도 없이 자신들의 무력만으로도 동맹 정부를 전복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말이 판무관부지 총독부나 마찬가지였던 조직이었다.
고등판무관부의 수장은 고등판무관이고, 그 밑에는 수석보좌관을 비롯하여 1만 명에 달하는 문관과 무관이 소속되어 있다. 그리고 판무관부 경비를 위한 지상부대 16개 연대가 하이네센에 주둔하고 있다.
사실 어떻게 보면 구한말의 통감부와 비슷하다. 통감부 또한 처음 세워질때는 오직 외교업무만을 위해 설치되었지만 이후 정미 7조약을 통해 대한제국의 행정 전반을 통제하게 되었다.
4. 역사
4.1. 초기
설립 목적에 맞게 동맹정부를 감시하는 역할이었지만 제국에 책잡히기 싫은 동맹정부의 허가 덕분에 구 양 웬리 함대 간부진을 비롯한 동맹군 전현직 군인들을 감시하는 권리까지 얻었다. 헌데 문제는 렌넨캄프가 제1차 라그나뢰크 작전에서 두 번이나 양 웬리에게 패배한데다 정작 양 웬리는 그가 기대했던 무인으로서의 모습과 거리가 멀어서 제대로 열폭하고 있었다는 점이 문제였다. 그래서 부하 라첼 대령이 양 웬리가 반역을 준비하고 있다는 징후는 전혀 없다고 보고했음에도 의심을 거두지 않고 양 웬리를 끊임없이 감시했다.렌넨캄프 말대로 양 웬리는 제국을 뒤엎을 책모를 구상하고 있었다. 그러나 양은 알렉스 카젤느 부부를 제외한 옛 부하들과 만나지 않고 어떠한 메모조차 남기지 않았기 때문에 렌넨캄프는 어떠한 증거도 잡을 수 없었다. 따라서 1달 간은 불안한 평화가 이어졌다.
4.2. 메르카츠 생존설
그런데 기묘한 소문이 돌기 시작한다. 빌리바르트 요아힘 폰 메르카츠 제독은 본디 립슈타트 전역을 통해 동맹으로 망명한 객원제독으로서 양 웬리 밑에서 활동했지만 버밀리온 성역 회전에서 전사한 것으로 되어 있었다. 제국에서도 그렇게 알고 있었는데 동맹군 포로를 시작으로 메르카츠가 살아있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그리고 이 소문 역시 사실이었다. 버밀리온 성역 회전 직후 양은 미래를 대비하여 메르카츠에게 동맹군 최정예 전력을 넘겨주고 서류상으로는 모두 전사 및 격침 처리한 것이다. 그러나 메르카츠의 생존을 입증할 증거 또한 존재하지 않았고 이 소문을 처음 들은 미터마이어는 고인을 모독하는 헛소문으로 치부했다. 그런데 6월이 되자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우주력 799년 6월 16일, 바라트 화약에 의거하여 레사비크 성계에서 전함과 우주함모들을 해체하던 자유행성동맹군 마스카니 소장의 부대가 정체불명의 무장집단의 습격을 받아 해체 예정이던 전함과 우주항모 수백 척이 강탈당하는 경악스러운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들은 동맹군 함선과 장비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스스로를 제국에 대항하는 의용병 집단이라 자칭하며 마스카니 함대 장병들을 선동하자 무려 4,000명 이상의 이탈자가 발생하여 무장집단에 합류하기에 이른다.
사실 이는 양 웬리가 미리 준비해둔 것으로 이 정보를 먼저 입수한 양 웬리가 지구로 떠나는 율리안에게 도중에 다얀 칸에 숨어있던 메르카츠에게 이 사실을 주어 입수하게 한 것이었다. 헌데 이게 엉뚱한 결과를 낳았다. 이전에 돌던 메르카츠 생존설과 결합해 이 사건의 범인이 메르카츠라는 말이 돌았고 자연스레 그 상관인 양 웬리도 덩달아 의심받게 되었다.
이는 사실이긴 했지만 증거가 없었다. 허나 제국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이들은 이를 빌미삼아 고등판무관에 양 웬리가 반역을 꾀하고 있다는 내용의 투서를 보냈다. 투서들의 내용은 사실이었지만 증거가 없으니 보통이면 무시당했겠지만 양 웬리를 의심하고 열폭하던 렌넨캄프는 이 투서들을 믿어버렸다. 여기에 군무상서 파울 폰 오베르슈타인 원수는 렌넨캄프를 이용하여 위험분자인 양 웬리와 그 부하들을 제거하고, 만약 렌넨캄프가 실패한다면 바라트 화약 위반으로 몰아 동맹을 무너뜨릴 생각으로 렌넨캄프에게 접근하여 양 웬리를 말살할 책략을 들려주었다. 그리고 양 웬리에 대한 증오심과 출세욕 때문에 오베르슈타인의 말에 넘어간 렌넨캄프는 밀서를 근거로 동맹 정부에 양 웬리를 '반평화활동금지법' 위반 혐의로 체포할 것을 '권고'했다.
4.3. 양 웬리 원수 모살미수사건
당시 동맹 정부는 제국으로 튄 트뤼니히트를 대신해 조안 레벨로가 이끌고 있었다. 멸망 직전에 놓인 나라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하던 레벨로는 이러한 '권고'에 권고일 뿐 강제적인 수단이 없었음에도 제국에게 책 잡혀선 안 된다는 이유로 불법으로 영장을 발부받아 양 웬리를 체포하고, 단 한 명을 희생시켜 국가를 지킨다는 논리로 모살하려고 했다. 그러나 양 함대의 구성원들 상당수가[1] 동맹 정부의 감시망을 뿌리치고 양 웬리 구출에 나서면서 난장판이 된다. 결국 레벨로 의장은 발터 폰 쇤코프에 의해 납치당하고, 로젠리터 연대는 동맹 중앙검찰청을 습격하여 양 웬리를 무력으로 구출했다.이러한 상황은 동맹 정부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준 것이기에 동맹의 내정을 간섭할 찾고 있던 렌넨캄프로서는 좋은 일이었다. 동맹 정부의 추태를 비웃은 렌넨캄프는 하이네센에 있는 제국군 부대들을 모조리 집결시켜 동맹 정부를 완전히 무너뜨리려고 했다. 그러나 렌넨캄프가 본격적으로 나서기 전, 고등판무관부에 침입한 로젠리터에 의해 렌넨캄프는 포로가 되고 말았고 렌넨캄프는 수치심에 자살하고 말았다.
라인하르트는 렌넨캄프가 실종되자 우르바시에 주둔하고 있는 칼 로베르트 슈타인메츠 제독에게 고등판무관직을 대행하여 수도를 탈출한 양 웬리와 교섭하라고 지시했지만 이미 렌넨캄프는 죽은 뒤였다. 그리고 라인하르트는 양 퇴역원수의 권리를 보호하지 않고 렌넨캄프에게 팔아넘긴 점, 상황이 바뀌자 태도를 바꾸어 황제의 대리인인 고등판무관을 팔아넘긴 동맹 정부를 징벌한다는 명분으로 제2차 라그나뢰크 작전을 결행한다.
작전 도중 고등판무관부 소속 문무관 1만 명의 신변이 문제로 떠올랐지만 슈타인메츠 제독이 동맹정부에 엄중히 경고했기에 동맹정부가 고등판무관부를 공격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양 원수 모살미수사건 이후 제국 고등판무관부는 제국 정부의 명예를 위해 사태의 진상을 알고 있음에도 침묵을 지켰지만, 우드 디터 훔멜은 몰래 칼을 갈고 있다가 제2차 라그나뢰크 작전 도중 동맹군 통합작전본부장 록웰 대장을 비롯한 군 내 불순분자들에게 조안 레벨로 의장 암살을 사주했다. 그의 계획대로 레벨로는 반란장교들에게 암살당했지만 라인하르트는 훔멜에게 렌넨캄프의 경거망동을 제지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경질해버렸다.
이후 동맹이 공식적으로 멸망하면서 제국 고등판무관부도 사라진다. 폐지 장면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동맹 멸망 직후 폐지되었으리라 추정된다. 구 동맹령은 정식으로 제국령에 편입되었고 오스카 폰 로이엔탈 원수가 총괄하는 노이에란트 총독부가 황제를 대신하여 통치하게 되었다.
5. 소속 인물
- 헬무트 렌넨캄프: 고등판무관
- 칼 로베르트 슈타인메츠: 고등판무관 대행
- 라첼
- 우드 디터 훔멜: 고등판무관 수석보좌관
[1] 무라이, 파트리체프, 에드윈 피셔는 외지에 있어서 참여하지 않았다. 카젤느 역시도 하이네센에 있긴 했지만 당시엔 참여하지 않고 나중에 이들이 떠날 때 따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