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1-25 23:45:24

원생몽유록

원생몽유록
元生夢遊錄
작자 임제[1]
배경 조선
갈래 몽유록계 소설
성격 애상적, 저항적
시점 전지적 작가 시점
주제 인간사의 부조리에 대한 회의
모순된 정치 권력 비판
출전 백호집
1. 개요2. 줄거리3. 해설

[clearfix]

1. 개요

조선 중기 임제가 지은 한문 단편소설. 임제 자신을 투영하는 원자허라는 인물이 꿈 속에서 겪은 일을 이야기한다. 주인공 원자허는 생육신의 일원이였던 원호를 가리킨다. 원호의 자 자허(子虛)에서 따왔다.

2. 줄거리

원자허는 현실에 소외된 선비로, 궁핍한 처지에 있었지만 선비로서의 기개를 잃지 않고 공부에 매진한다.
어느 날, 원자허는 책을 읽다가 잠들었는데, 꿈속에서 복건을 쓰고 야복을 입은 남자를 만난다.
그의 초청으로 원자허는 한 왕다섯 신하를 만나 좌정하고, 토론 후의 시연에 참석한다.
왕위찬탈의 비애와 울분을 노래한 시를 주고받으며 각자 슬픔에 겨워 눈물을 흘리던 중, 기이한 사내 하나가 뛰어 들어온다.
사내는 비범한 무인이었는데, 임금에게 예를 갖추어 인사한 후 "썩은 선비들과는 대사를 이룰 수 없다"며 칼을 뽑아 춤을 추며 곡진한 노래를 부른다.
비가(悲歌)가 미처 끝나기도 전에 원자허는 잠에서 깨어나 모든 것이 꿈이었음을 깨닫고, 그의 벗 해월거사가 꿈에 대해 논평하며 마무리된다.[2]

3. 해설

수양대군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역사적 사실을 비판하고, 사육신의 절개를 칭송하는 몽유록계 소설이다. '입몽-좌정-토론-시연-각몽' 구조가 최초로 등장하여 몽유록 장르의 전범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서 꿈 속의 임금은 단종을, 신하들은 끝까지 단종을 지지한 사육신을 상징한다. 뒤늦게 뛰어들어와 "썩은 선비들과 대사를 도모할 수 없다"고 일갈하고 칼춤을 추는 이는 사육신 중 유일한 무신인 유응부로 보인다. 유응부가 다른 다섯명을 디스한 부분은 "자고로 서생 놈들과는 대사를 같이 하지 말라더니 정말 그렇더군. 너희들이 말려서 이렇게 됐잖아! 책만 읽으면 뭐해? 꾀가 없으니 짐승하고 다를 바 없어!"라고 면박을 주었다는 육신전의 내용과 일치하기 때문에 임제가 육신전을 보고 이 소설에도 반영했을 공산이 크다. 소설 내에 나오는 시를 통해 단종의 억울한 사연을 이해할 수 있다. 창작될 당시에는 금기시된 내용이었기 때문에 단종과 사육신이 신원된 숙종 치세에 이르러서야 널리 읽혀졌다.


[1] 임제설, 남효온설, 김시습설, 황여일설 등 작자를 규명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다만 절반 이상의 이본에서는 백호 임제를 작가로 지목하고 있다. (전성운, 2019,「원생몽유록」, 『한국고소설강의』, 돌베개, 182-183면.)[2] 해월거사가 논평하는 부분이 빠진 판본도 있다. 또한 이 뒤에 '이 기록은 사육신의 이야기'라며 후기가 달린 판본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