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8-04 13:03:51

외제니 드 당글라르

1. 개요2. 외모와 성격3. 행적4. 기타

1. 개요

Eugénie de Danglars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등장인물. 당글라르에르민 드 당글라르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딸이다. 알베르 드 모르세르가 "클레르 마리 외제니 양 대신에 순결, 정숙, 순진 당글라르 양이라고 하면 결혼 공표 때 멋있지 않겠느냐"고 말한 것으로 보아[1] 풀네임은 '클레르 마리 외제니 드 당글라르'인 것으로 보인다.

2. 외모와 성격

나이는 17세로, 검은 머리카락에 검은 눈과 창백할 정도로 흰 피부의 소유자. 미모가 대단하긴 한데 어딘가 남성적인 미모라는 묘사가 있는 걸 보면 보이시한 스타일의 미소녀로 보인다. 금융가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그보다는 예술과 자신의 자아에 집중하며 돈 자체에는 크게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장래 희망은 가수로, 실력도 출중한지 부모의 재산이 없어도 이탈리아에 가서 가수로 성공하여 충분히 먹고살 수 있다고 자신한다. 이 때문에 재산을 노리고 자신을 결혼시키려는 아버지 당글라르 남작, 바람과 투기에 환장한 어머니 모두와 사이가 좋지 않다. 아버지와 대화를 할 때 대놓고 "어릴 때부터 날 사랑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나도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다, 아버지도 나한테 유산이야 주시겠지만 날 사랑하시진 않지 않냐"는 요지의 말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썩 화목하지 못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탓인지 독립심이 강하고, 남성과의 결혼에도 관심이 없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예 남자 자체에 관심이 없는 레즈비언이라는 뉘앙스가 강하게 나타난다.[2] 연인(?)은 음악선생인 루이즈 다르미. 외제니는 독립적인 성격에 힘도 강한 등 중성적인 매력이 있는 반면, 루이즈는 그보다 힘이 약하다는 걸 보면[3] 다소 여성적인 성격인 듯하다.

첫 약혼자였던 알베르 드 모르세르가 말하길, 친구들이 "자네 약혼녀는 디아나(아르테미스) 같은 미인인데 뭐가 불만이야?"라고 놀리자 "바로 그것 때문에 무섭단 말이야. 내가 악타이온[4]이 될 것 같다고."라면서 자신이 주도권을 잡지 못할까봐 걱정하기도 했다.

3. 행적

작중 중간 정도까지는 큰 존재감이 없고, 아버지 당글라르에 의해 정략 약혼을 두 번 했다. 첫 번째로는 가문의 신분 상승을 위해 귀족 집안(으로 알려진) 알베르 드 모르세르와 약혼했는데, 백작이 베네데토를 거부이자 귀족인 안드레아 카발칸티로 변장시켜 당글라르에게 접근시키자 카발칸티 가문의 돈을 노린 당글라르에 의해 파혼한다. 어차피 카발칸티도 유서깊은 귀족 가문이라고 하니 신분 상승은 똑같이 가능하고, 거기에 가문의 돈도 늘어나니 이 쪽이 더 나은 선택 같았던 것.

그러나 당글라르는 백작의 계략에 의해 서서히 재산을 잃고, 마지막으로 안드레아 카발칸티와의 결혼에 파산 여부가 걸릴 지경까지 몰리게 된다. 그리고 이 때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재산을 노리고 안드레아와 침입했다가 그에게 살해당한 가스파르 카드루스가 죽기 전 부소니 신부에게[5] "날 죽인 놈은 베네데토인데 그놈이 지금 카발칸티로 행세하고 다닌다"는 증언을 남겨서[6] 결혼서약 당일에 경찰이 들이닥치고 결혼식은 파탄난다. 그러나 외제니는 아버지의 파산이나 본인 결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고, 이 참에 잘 되었다 하고 야반도주를 해 버린다.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머리를 자르고 남장을 한 채[7] 가정교사이자 연인(?)인 루이즈 다르미와 사랑의 도피 비슷하게 도망간 것이다. 애초에 백작에게 위조 여권을 받으면서 서약 후에 도망칠 계획을 세워두었던 걸 보면, 결혼이 파탄나면서 예상보다 일찍 도망쳤을 뿐 결국에는 떠났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집은 무사히 빠져나오지만, 이들의 가출 길이 우연히 베네데토의 도주 길과 겹친데다 하필 여관까지 같은 곳에 묵는 바람에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진다. 여관에 헌병이 들이닥친 것을 보고 기겁한 베네데토가 굴뚝으로 도망쳐 숨어든 방이 외제니와 다르미가 투숙한 방이었던 것. 소동 끝에 베네데토가 체포되기는 했지만, 끌려가면서 외제니에게 "당신 내 약혼녀였잖소" 하며 놀리는 바람에 외제니와 다르미도 급히 도망치듯 여관을 떠난다.[8]

작중 행적은 이것으로 끝이며 이후 어떻게 되었을지는 불명. 하지만 가출할 때 충분히 먹고 살 만큼[9]의 돈은 챙긴데다 재능도 있겠다, 본인 입으로 '예술가로 큰 돈 벌지 못해도 자유롭게 살 수 있으면 난 그걸로 행복하다'라고 말할 정도이니 문제 없이 잘 살 듯. 본래 꿈대로 이탈리아로 건너가 예술가로서의 삶을 살아갔을 듯하다.

에드몽 당테스의 직접적인 복수 대상은 아니라서 몬테크리스토 백작과의 접점은 많지 않으나, 본편 종료 후 나중에 다시 당테스와 만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매우 궁금한 상대이기도 하다. 외제니는 작중, 의도가 어찌하였든 알베르와의 약혼 파기에 도움을 준 몬테크리스토 백작에게 어느정도 호의가 있다 언급되었으며 당테스도 이 아가씨에게는 별 유감이 없고 종종 호의적인 태도를 보여주기도 한 것으로 나오며, 도피에 간접적인 도움을 주기도 했다[10]. 도피를 도운 건 복수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자신의 계획 때문에 졸지에 이부오빠와 결혼할 뻔했던 것에 대한 책임감이었을지도 모른다.[11] 본인도 개막장 그 자체인 부모에게 아무런 애정이 없는지라 백작이 당글라르를 파산시켰다는 걸 알아도 딱히 원망할 것 같지도 않아서 서로 적대할 일은 없어보인다.

4. 기타

이 작품의 메인 시나리오와 동떨어진 인물로 좀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한 인물이다. 큰 줄기와 약간의 연관은 있지만 자기 자신의 이야기만으로도 잘 굴러갈 인물이라는 점은 백작이 종종 해결사로 일을 맡기는 루이지 밤파와도 유사하다. 이 때문에 각색물의 경우에는 그녀를 삭제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워낙 개성이 강하다보니 대충 다루기도 뭣하고, 사실 메인스트림과 연관이 없다모니 그렇게 빠져도 스토리에는 별 문제가 없다.

이렇게 등장인물이 삭제되는 건 시간과 분량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므로, 외제니가 사라지면 다른 등장인물들도 이런 식으로 삭제되곤 한다. 대표적으로 삭제되는 인물이 현대인의 관점으로는 불건전한 관계로 여겨질 수 있는데다 백작-메르세데스와의 관계에 끼어들기도 애매한 하이데, 그리고 백작과 유사 부자 관계지만 역시 극중에서 큰 역할을 하지는 않는 막시밀리앙 모렐 정도다. 그 외에는 '사실은 당테스의 아들이었다'는 설정을 붙일 수 있는 알베르 드 모르세르 정도가 크게 설정이 바뀌곤 한다.

에니메이션 암굴왕 초기 기획에서는 아예 대놓고 레즈비언이라는 설정[12]이었다. 이 설정 및 다르미 양이 삭제되면서, 알베르에게 어느 정도 애정이 있는걸로 나오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망설이는 인물로 묘사된다. 후반부에 안드레아 카발란티와 NTR적인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다만 이것은 강제적인 관계였지만...) 결말에서는 떠났던 알베르의 귀환을 기다리는듯한 묘사로 나온다. 성우는 나카무라 치에/ 캐락[13]김혜주/미셸 러프.



[1] 하이데를 만나기 전 몬테크리스토 백작이 '하이데라는 이름은 순결, 정숙, 순진같은 뜻이다'라고 말해주자 한 대답.[2] 오페라 공연에서 백작과 하이데가 화제에 올랐을 때도 백작에게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하이데에게만 신경쓰는 모습을 보인다.[3] 야반도주를 위해 함께 짐을 싸다가 다르미가 닫지 못하는 여행가방을 외제니가 힘으로 닫으면서 "난(외제니) 헤라클레스고 넌(다르미) 연약한 옴팔레니까."라고 하는 부분도 있다. 옴팔레는 헤라클레스가 정신이 나가 친구를 때려죽이는 죄를 지어 죗값을 치르기 위해 잠시 노예생활을 할 때 모셨던 어느 나라의 여왕이었는데, 헤라클레스와 눈이 맞아 그를 정부로 삼는다.[4] 그리스 신화의 등장인물. 우연히 아르테미스가 목욕하는 모습을 봤다는 설도 있고, 자기가 아르테미스보다 낫다고 뻐겼거나 아르테미스를 겁탈하려 들었다는 설도 있지만 아무튼 아르테미스의 분노를 사는 바람에 사슴으로 변신당해서 자신의 사냥개들에게 찢겨죽었다.[5] 이때 부소니 신부는 카드루스에게 자신이 에드몽 당테스임을 밝힌다.[6] 사실 애초에 베네데토가 카발칸티로 행세하고 다니도록 만들어준 게 본인인 만큼, 당테스는 이 사실을 당연히 알고 있었다. 하지만 카드루스가 죽기 전 한 말을 받아적고 이것을 경찰에 증거로 제출해, 경찰이 베네데토를 잡으러 들이닥치는 당테스의 계획은 순조롭게 이루어진다.[7] 작중 유일하게 헤어스타일에 변동이 있는 인물. 다르미는 넌 어떻게 해도 예쁘다며 좋아한다.[8] 베네데토의 말은 사정 모르는 사람이 잘못 들으면 외제니가 범죄자인 애인과 야반도주를 하려 했다고 오해할 수 있는 내용이고, 정황으로 보아 베네데토 본인도 외제니에게 마지막으로 엿이라도 먹일 심산으로 굳이 저 말을 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니 외제니 입장에선 당연히 치가 떨릴 소리. 아닌 게 아니라 허겁지겁 마차에 오르는 외제니와 루이즈 뒤로 사람들이 웃으며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오자 외제니는 마차 안에서 루이즈를 껴안고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고.[9] 현금에 보석까지 챙겼는데, 외제니 본인 말에 따르면 이 5만 프랑만 있어도 여왕처럼 흥청망청 써도 2년, 아껴 쓰면 4년은 살 수 있고 모자라면 자신은 노래로, 루이즈는 피아노로 또 벌면 될 거라고 한다. 실력에 상당히 자신이 있는 모양.[10] 외제니가 제 아버지 몰래 도피 준비를 할 때 백작에게 찾아가서 "제가 결혼하면 루이즈는 우리 집을 떠나 이탈리아로 갈 거라는데, 여자 혼자 여행다닌다고 하면 위험할 수도 있으니까 남자 동행자가 있는 척하게 해주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상담하자, 백작은 '루이즈의 오빠 레옹 다르미'라는 가짜 신분을 하나 만들어 여권을 위조해줬다. 그런데 여권에 쓰인 인상착의가 외제니 남장 버전과 똑같은 것을 보면 당테스는 늘 그렇듯이 외제니가 세운 계획에 대한 정보도 입수한 듯하다.[11] 프랑스에서 사촌간 결혼은 가능하지만 이복형제나 이부형제는 법적으로나 윤리적으로나 결혼할 수 없다. 카드루스 살인 사건으로 베네데토가 잡혀가지 않았다면, 외제니를 이부 오빠 베네데토와 결혼시켜 당글라르에게 오점이 되게끔 하는 것이 에드몽 당테스의 본래 계획이었을지 모른다는 가설도 있다. 하지만 당테스에게 베네데토는 당글라르를 파멸시킬 패인 동시에 빌포르를 파멸시킬 패이기도 하고, 베네데토는 카드루스 살인 사건을 벌이기 전에도 여러 범죄를 저지른 탈옥수였기에, 당테스의 본래 계획대로 갔더라도 둘의 결혼은 얼마 안 가 파토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12] 루이즈 다르미 양도 등장할 예정이었다.[13] 해당 성우에게 이 별명이 붙은 이유가 이 작품에서 중복으로 맡은 후작 부인의 연기에서 '쾌락'이란 단어를 '캐락'이라 발음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