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6-19 11:50:23

에르민 드 당글라르

1. 개요2. 작중 행적3. 기타

1. 개요

Hermine de Danglars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등장인물.

2. 작중 행적

당글라르 남작의 아내. 즉 당글라르 남작부인이다. 본래는 상당한 고위 귀족[1] 출신이었다고 한다.

성적으로 상당히 문란하다. 당글라르와는 재혼인데, 처음 남편인 나르곤 후작(대령 계급을 가진 군인)[2]사별한 이유가...대령이 9개월간 외국에 나갔다 오니 아내가 임신 6개월인 것을 보고 수치와 분을 못 이겨 자살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참고로 그때의 상간남이 다름아닌 제라르 드 빌포르로 제라르 드 빌포르는 이 때 태어난 아이를 생매장하려다 조반니 베르투치오에 의해 중상을 입고, 아이는 베르투치오가 데려가게 된다. 당글라르 남작과 재혼한 이후에도 내무대신의 비서인 뤼시엥 드브레와 불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부부싸움을 할 때 당글라르가 "빌포르부터 드브레까지 어느 한 놈 내 눈치라도 보는 인간이 없더라"고 말하는 것을 보면 당글라르와 결혼한 뒤에도 한동안 빌포르와의 관계를 유지한 듯하고, 드브레와 내연 관계가 되기 전에도 애인(들)이 또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3]

당글라르 남작과 부부로서의 정은 거의 없으며 남편 사이에서 낳은 적녀인 외제니 드 당글라르보다, 불륜 상대였던 제라르 드 빌포르와의 사이에서 낳았던 이름도 붙여주지 못한 사생아 아들에 대한 집착이 훨씬 강하다. 다른 사람에게는 아무런 애정을 보이지 않으면서, 유독 이 아들을 그렇게 신경 쓰는 것은 조금 미묘하다.

사실 사연을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는 여지도 엿보인다. 빌포르와 에르민 모두 사생아 아이가 태어났을 당시에는 아기가 사산된 줄로 알고[4] 빌포르가 아기를 얼른 암매장하려 했는데, 그때 마침 빌포르에게 원한을 가졌던 조반니 베르투치오가 빌포르를 찌르고 아기를 담은 상자를 재물이겠거니 하고 빼앗아갔었다. 이후 아기는 잠시 보육원에 맡겨졌다가 베르투치오의 손에 자라게 되고(이후 행적은 베네데토 항목 참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빌포르는 회복된 후 조사를 통해 아기가 살아서 보육원에 맡겨졌고 어떤 여자(베르투치오의 형수 아순타)가 아이를 데려갔다는 것까지는 알아냈으나 그 이후 행방을 알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아이가 살았다는 사실을 자신만 알고 아이 친모인 에르민에게는 말하지 않았다가 몽테크리스토 백작의 오퇴유 별장 파티가 있고 나서야 말했던 것. 그러니 당글라르 부인으로서는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보이는 반응이었을 수도 있다.

이후 외국의 귀족 안드레아 카발칸티로 위장한 베네데토가 딸 외제니와 결혼하려다 살인범이라는 것이 들통나자 빌포르를 찾아가 과거 인연을 내세우면서 집안 체면을 생각해서라도 선처해 달라고 부탁하나 거절당하고, 체포된 베네데토의 살인 공판 법정을 베일을 쓰고 방청한다. 이때 베네데토가 "내 친아버지는 저기 계신 빌포르 검사이고, 친어머니는 누군지 모르지만 알고 싶지도 않다"[5] 라고 자기 출생의 비밀을 밝히자 당글라르 부인은 그제서야 베네데토가 자신의 아들임을 깨닫고 기절한다. 죽은 줄 알았던 아들이 나타난 것도 충격인데, 그 아들이 자기 딸과 남매간에 결혼할 뻔했으니 기절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 실려나갈 때 베일이 벗겨지는 바람에 사람들 앞에 얼굴까지 드러났다고.

당글라르 가문이 파멸한 후로는 적당히 재산을 챙겨 달아나는데, 이 때 그녀의 애인인 뤼시엥 드브레는 "어차피 우리 진지한 관계 아니었잖아?"라면서 투기로 번 수익과 에르민이 준 원금을 합한 105만 프랑을 돌려준 뒤 곧바로 손절한다. 남편과 달리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겠지만, 남편이 파산하고 500만 프랑을 훔처 도망가고, 딸도 도망간데다 베네데토의 재판장에서 기절하면서 자신이 어머니란 걸 드러냈으니[6] 이후 프랑스에서 편히 살기는 틀렸다고 봐야 할 듯하다. 수익을 분배할 때 드브레가 얼마간 파리를 떠나는 게 좋을 거라고 조언한 것도 있으니 외국으로 도피하거나 지방에서 숨어 살 듯.

3. 기타

꽤 미인인 것으로 몇 번 언급되지만,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인물이다. 당글라르가 그녀와 절연하면서 쓴 편지에서 결혼할 때나 지금이나 돈은 많지만 평판은 나쁜 여자라고 칭할 정도니 말 다 했다. 최소 두 건의 불륜+사생아는 말할 것도 없고 딸 외제니와의 관계도 냉랭하고[7] 투기사치에 탐닉하는데, 제대로 된 정보도 없이 그저 자신의 감에만 의존해 투자하는 망하기 딱 좋은 짓을 하고 있다. 그나마 이익을 내는 것도 애인인 뤼시엥이 물어다주는 정보를 통하는 것뿐이다. 이래서야 뭐가 될 리가 있나.

제라르 드 빌포르와의 부정을 저지른 이후에도 가문 차원에서 왕래가 있었다고 한다. 빌포르가 전처인 르네 드 상메랑과의 사이에서 낳은 딸 발랑틴 드 빌포르와 그녀의 딸 외제니 드 당글라르가 서로 아는 사이로 나온다. 또한 당글라르는 아내가 뤼시엥 드브레와 불륜을 저지른다는 사실을 알았지만, 애당초 출신만 보고 한 결혼이라 별 감정도 없었고, 외교부 보좌관이라는 연줄이 꽤 이득이라서 신경쓰지 않았다. 실제로 백작의 계략[8]으로 이 연줄이 독으로 작용하자 아내에게 피해보상을 요구했다.[9]

애니메이션 암굴왕에서는 이름이 빅토리아로 나온다. 성우는 마츠이 나오코. 여기서는 무려 베네데토의 유혹에 넘어가 서로 동침을 하게 된다... 원작에서도 외제니 드 당글라르베네데토의 결혼이 성사되었다면 근친상간이 될 뻔 했다.


[1] 그녀의 아버지가 왕의 측근이었다고 한다. 여담으로 민음사 완역본 번역은 어째선지 이 친정 가문의 이름이 '살비외', '세르 비에르', '세르비외' 하는 식으로 표기가 좀 왔다갔다한다.[2] 당시 군 고위장교는 거의 다 귀족 같은 계급으로서 이유는 당시 프랑스에서는 매관매직이 성행하였고 이는 군계급 또한 예외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위 이상은 대부분 귀족으로 채워져 있었고 평민 출신은 장교는 거의 없었는데 이 때문에 프랑스 대혁명 이후 혁명정부가 혁명전쟁에서 고전하게 된다.[3] 앞에서 말한 '나르곤 후작이 출장 갔다 왔더니 임신해 있는 아내를 보고는 자살했다'는 이야기도 당글라르가 직접 한 말이니, 이것도 사람들 사이에서 알음알음 다 소문이 나 있는 모양.[4] 아기가 울지도 움직이지도 않아서였다고 한다. 나중에 아이를 구조한 조반니 베르투치오가 몽테크리스토 백작에게 당시 일을 고백하면서 "아이 목에 탯줄이 감겨 있었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이 때문에 숨을 못 쉬어서였던 듯.[5] 아이가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도 생매장하여 원망의 대상이 된 제라르와는 달리 에르민은 아이가 죽은 줄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6] 물론 다른 사람들도 알 만한 명확한 증거를 드러내지는 않았다. 하지만 앞의 각주에서도 말했듯 에르민의 첫 남편이 자살한 사연은 은연중에 소문이 나 있었던 듯한데, 이렇게 되면 '첫 남편이 자살한 후 얼마간 도피를 해 있더니 당글라르 남작과 결혼했다. 그럼 그때 임신한 아이는 어떻게 된 걸까? 그런데 왜 저 어미 모를 살인범의 사연을 듣고 기절했지? 혹시?' 정도의 루머는 충분히 돌 수 있고 이런 루머만으로도 당대 사회에서는 조용히 살기 어렵다. 차라리 완전히 낭설이었다면 그나마 본인은 떳떳했을 텐데, 사실이기까지 하니 더더욱 얼굴 들고는 못 살게 된 것.[7] 구박하는 것은 아니지만 모녀 간에 교감이라고 할 만한 것이 일체 없다. 외제니를 신경쓰는 유일한 장면이, 외제니의 약혼자 안드레아 카발칸티가 살인자 베네데토라는 것이 들통나 결혼식이 파토났을 때 '외제니는 이제 망했구나, 이 망신을 어떡하지? 그래도 그 애는 성격이 특이하니까 잘 버텨내겠지'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물론 외제니는 아주 잘 버텨내다 못해 이미 자기 인생 찾아 가출한 상태였지만 그건 외제니 사정이고, 본인의 딸 생각도 딱 거기까지. 그 뒤로는 가문의 명예를 위해 사건을 덮을 궁리만 한다.[8] 뤼시엥이 정보를 얻는 전신기의 전신수를 매수해서 가짜뉴스를 보내게 했고, 그 잘못된 정보가 뤼시앵->에르민->당글라르 순으로 전해지면서 당글라르의 돈을 날려버렸다.[9] 당글라르의 말로는 이전에 에르민과 뤼시앵을 통한 정보로 투기해서 이득을 보면 수익의 사분의 일을 주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그 정보 때문에 피해를 보았으니 피해액의 사분의 일을 물어내라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