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2-29 19:46:14

예언자(그림자 자국)


드래곤 라자 시리즈
◀드래곤 라자 ◀퓨처 워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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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예언을 싫어하는 예언자3. 수난 많은 인생4. 후반부 내용

1. 개요

그림자 자국의 등장인물. 예언하지 않는 예언자. 보석세공인. 이름은 나오지 않고, 단지 예언자라고만 불린다. 이야기의 중심축 자리를 차지. (가름 번호의 그림인물 중 하나) 오디오북 성우는 박성태.

2. 예언을 싫어하는 예언자

보통 예언자라고 하면 미래를 바꿀 수 있는가 없는가에 주목하는 것과 달리 예언을 다른 사람의 미래에 대한 폭력 또는 강간이라고 여긴다. 때문에 예언하는 것을 싫어한다. 예언을 요청받으면 폭언을 내뱉으며 화를 낸다.

이에 대해 퓨처 워커들과 전혀 다른 견해가 엿보이는데, 작중 등장한 유일한 퓨처 워커인 미는[1] 그저 미래에 순응하고 마치 연극배우처럼 자신의 인생을 담담히 풀어나가는 데 비해, 그는 그것을 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견해에는 재밌는 점이 엿보이는데, 가장 큰 특징은 재해가 아닌 폭력이라는 점이다. 이는 예언이 의도적임을 암시한다. 즉, 그는 예언이 반드시 이뤄진다는 것을 알고, 또한 그것을 스스로 컨트롤하지도 못함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의도한 대로 역사가 정해진다.고 말하는 것이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그림자 자국 세계관에서의 역사의 가능성은 원래 무한하나 그걸 예언자 개인의 힘으로 무한한 가능성의 역사를 단 한 방향으로 수렴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2] 그렇기에 그에게 예언은 폭력이다. 그 자신에게도 말이다.[3]

혹은 그저 앞으로 반드시 일어날 일을,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히 봐 버리기 때문에 폭력이라는 표현을 쓴 걸지도 모른다. 예언이 의도적인 것은 예언자가 예언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예언자가 예언을 한다면 그건 자신의 의지로 타인과 자신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므로 폭력이라는 해석이다. 작중에서도 예언이 폭력임을 암시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바로 예언자가 왕비가 읽던 추리 소설의 범인을 말해버리는 장면이다.
"범인은 영주의 아들입니다."

왕비는 예언자가 쪼잔한 작은 복수를 했다고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 갔지만, 결국 책에 대한 흥미도, 계속 읽고 싶은 마음도 사라졌다. 그 책을 읽으며 느끼던, 그리고 느꼈을 재미를 강제로 빼앗긴 것이다.

다만 이 설명은 이해하기는 쉽지만 실제 사실과 정확히 일치하진 않는데 바로 다음과 같은 구절도 나오기 때문이다.
왕비: 예언자. 난 병의 치료를 위해서라면 의사에게 몸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걸 아오.
(중략)
하! 의사라니, 예언은 절대 치료수단이 될 수 없어
예언은 강간이야. 비록 왕비가 동의했다고 할지라도 절대 화간은 될 수 없지
즉 상대방이 예언을 필요로 하든 필요로 하지 않든 예언 자체가 절대적인 폭력이 된다는 말이다. 좀 더 확장해석하면 로또 1등에 당첨되게 해줘도, 비트코인 상승일을 알려줘도 폭력이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병을 치료해도, 즉 이득을 봐도 폭력이라는 작중 문구가 있으므로) 고로 예언자의 예언은 비록 말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단순한 정보의 전달이 아니라 실체적인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봐야 한다.

게다가 이 예언은 바꾸는게 거의 불가능하다. 예언자와 왕과 왕비 모두 파멸의 예언을 바꾸기 위해 발버둥쳤으나 오히려 그 발버둥이 예언을 확정시켜버렸다. 좋은 예언이 나온다면 그래도 낫지, 나쁜 예언이 나온다면 역효과만 나게 된다.

미래를 보고 말고는 마음대로 할 수 있는듯. 이 미래를 보는 능력을 응용하여 과거를 보거나 현재의 다른 공간(미래를 보는 것은 미래의 어느 공간이든 보는 것이므로 현재의 어느 공간이든 볼 수 있다고 한다.)을 보는 '천리안'을 사용하기도 한다.[4]

3. 수난 많은 인생

인생 진짜 암울한 사람. 최고의 예언자로 태어나[5] 당시 바이서스와 발탄의 전쟁에서 바이서스의 패배를 예언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까이고 까여 가루가 된 후, 예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왕비에게 잡혀가 죽도록 고문받다가, 엘프 이루릴 세레니얼이 손을 써 풀려나서 광산도시 솔베스에서 나름대로 자리잡고, 그 곳에서 만난 화가 여인과 연인이 되었고 그녀에게 청혼하여 인생 펴나 싶더니만, 자신도 모르는 이유로 드래곤에게 또 잡혀가[6] 있다가, 화가 여인이 자신의 아들을 낳았고 그 아기가 왕비의 수중에 들어가 있다는 말을 듣고는 이성을 상실한 끝에 자신의 "예언하는 능력"(정확히는 "과거와 현재를 보는 능력")을 한계까지 발휘하여 기적적으로 탈출. 우여곡절 끝에 아들을 만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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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어머니가 왕비였다." 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에게 접근했던 화가가 사실은 변장한 왕비였던 것.

그 후 아이를 인질로 삼은 왕비에게 붙잡혀 결국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던 예언을 하게 된다. 왕비는 이 예언을 바탕으로 바이서스를 멸망시킬 요인인 시에프리너와 전쟁을 선포하고, 거기에 예언자를 구출하러 잠입한 왕지네까지 포획해 그림자 지우개까지 손에 넣는다.

바이서스 출신이라 한 때 팬들 사이에서 드래곤 라자에서 잠깐 등장한 타로메슈 암파린의 후손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었으나, 하는 짓을 볼 때 퓨쳐 워커로 생각되니 헤게모니아 사람의 후손일지도 모른다.

4. 후반부 내용

그러나 예언자가 예언을 싫어하는 게 괜한것이 아니라는듯 이 모든것은 바이서스의 파멸로 귀결된다. 왕비가 시에프리너와 프로타이스에게 그림자 지우개를 사용했으나 프로타이스가 되돌아오려고 하면서 여러 역사가 분기되었다가 합쳐졌다가를 반복한다. 그 결과 알을 잃고 분노한 시에프리너는 바이서스를 박살내려다가 프로타이스에게 제압당하고, 두 명의 왕이 섞여가던 도 사망하고 왕비는 절망 끝에 자살한다. 예언자는 둘의 죽음에 놀라기는커녕 이 모든 것을 해설하듯이 이야기하더니, 갑자기 "왜!"라는 절규와 함께 그림자 지우개를 이용해 자기 자신을 지우게 된다.

작품의 가장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7] 왕지네와의 0.3초간의 대화를 보면, 왕과 왕비가 이렇게 될 거라는 것도, 자신이 지워진다는 것도 모두 알고 있었고 몇번이나 그 광경을 봤다고 한다.[8][9] 원래 미래는 예언자가 왕비에 대한 애증때문에 미쳐버려 왕을 죽이려 하지만 실수로 알을 쏴 분노한 시에프리너에게 왕이 살해당하게 되고, 왕비는 절망해 자살하며, 절망하던 예언자는 혹시나 자신의 존재를 지우면 왕비가 살아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자신에게 그림자 지우개를 쓴다는 내용이였다.

그리고 예언자는 자신이 지워진 이후의 세계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것도 전부 알고 있었다. 자신의 예언이나 자신의 아들이 사라지는게 아니라 아비없는 아이, 말한자가 없는 예언이 되어버리는것까지 예언하고 있었으며, 그것이 어떤 대단한 존재에 의해 의도되는 것이라 말했다.[10] 그렇기에 자신이 사라진다는 미래는 바꿀 수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마지막 발악으로 죽임을 당하려고 왕비를 도발했던 것이다. 하지만 왕비는 예정된 미래대로 자살하고 예언자는 포기하고 자기 자신을 지운다.

그렇게 예언자는 왕지네에게 원래부터 없었던 사람이 된다는게 너무나도 무서웠다고 한탄하며 사라져간다. 이 때 하는 대사가 '원래부터 없었던 것이 되고 싶지 않았어. 살고 싶었어. 죽어서 살고 싶었어.' 대사만 읽어도 그의 처절함이 느껴질 정도다. [11] 그러나 그도 최후의 그림자 지우개가 발동되는 순간 마지막 0.3초가 그렇게 길어질 것이라고는 예언하지 못하였으며, 게다가 마주보던 왕지네의 눈꺼풀이 깜박임 때문에 닫히는 것과 그림자 지우개가 열리는 것이 겹칠거라는 것도 예상하지 못하였었다. 왕지네의 눈동자에 그 자신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으니 눈꺼풀이 닫히는 만큼 그의 모습이 위에서부터 지워지는 것처럼 보였을 테고 그것은 마치 자신이 지워지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설마 마지막 순간마저 이럴줄은 몰랐다며 그 알수없는 존재에 분노하다가 최후엔 왕지네에게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사라지게 된다.[12]
'그들이 누구야? 응?'

'원래부터 없었던 것이 되고 싶지 않았어.'

'그들이 누구냐고!'

'태어나기 전엔 원래 없었다고 생각하면 쉽지만…… 아냐, 쉽지 않아. 조금도 쉽지 않아.'

'당신은 없어지지 않아. 없어지지 않을 거라고.'

'살고 싶었어. 죽어서 살고 싶었어.'

'무서워. 너무도 무서워. 곧 나는 없어질 거야. 원래부터 없었던 것이 될 거야.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어. 몇 번이나 지금의 이 광경을 보았어. 그러면서 마음의 준비도 해봤어. 하지만 당신이 눈을 감으리라는 것은 알지 못했어. 이렇게 시간이…… 잔인하게 늘어날 줄은 몰랐어. 눈을 깜빡일 거라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어. 눈을 감지 말아줘…… 제발. 당신 눈을 보면서. 당신 눈 속의 나를 보면서…….'

'어떻게 할 수 없는 거야? 어떻게도 할 수 없는 거냐고! 그래. 그림자 지우개가 부서지지 않고 사라지면 되는 거지? 응? 내가 프로타이스를 막으면 되는 거지?'

'어떻게 그녀가 눈을 감아…… 어떻게…… 너무하잖아! 이 개자식들아!'

'프로타이스를 막으면 되는 거지!'

'프로타이스……. 그래. 부탁. 빌어먹을 부탁.'

'아프나이델은 천 년이나 걸려서 그걸 없애려고 했어. 그렇게 해주면 되잖아.'

'당신. 프로타이스에게 물어봐야 해. 그가 알고 있어.'

'싫어. 부탁 안 들었어. 안 들었다고.'

'당신 눈 속의 내가 사라지는군.'

'안 돼.'

'작별 인사는 하지 않아도 되겠지. 기억할 수 없을 테니까.'

'기억할 거야.'

'신들도 나를 기억할 수는 없어. 원래부터 없는 것을 기억할 수는 없으니까.'

'기억할 거야!'

'고마워. 왕지네. 고마워.'

'왜!'

예언자가 사라지기 전에 했던 왕지네와 예언자의 주요 대화를 간추린 부분이다.

사건이 끝나고 마지막에 구층탑에서 그림자 지우개를 꺼내려는 프로타이스를 도와달라고 왕지네에게 부탁한다.

명실상부 그림자 자국에서 가장 불쌍한 인물. 그가 그림자 자국에서 겪는 모든 수난은 그의 후천적인 특징이나 성격등에 의한 것이 아닌 선천적 예언의 능력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게다가 결국 그가 맞게되는 최후를 보면 우리가 흔히 동경하는 비범한 능력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

어떤 의사의 표현에 의하면 정말로 죽었다.

그래도 마지막 부탁을 왕지네가 들어주게 되므로 완전히 잊혀진게 아닌 셈일지도 모른다. 이런 사소한 부분에서나마 위안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 이미 시궁창이지만.(...)


[1] 파의 경우 특수한 경우이므로 예외.[2] 관측자효과를 반영한 예지가 가능한 것은, 관측한 결과 미래를 확정했기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3] 자신의 무의식이 원하는 대로 예언을 한 방향으로 집중시켰으나, 그 결과자체는 자신조차 통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모두에게 가해지는 폭력이다. 만약 결과조차 예언자 맘대로 다룰 수 있었다면, 폭력이 아닌 '지배'정도가 더 어울릴 듯하다.[4] 근데 전작 퓨처 워커에서 퓨처 워커들은 미래를 볼 시 패널티가 있다고 나오는데, 이 양반은 그딴 거 없고 잘만 쓴다.[5] 예언자였던 그의 증조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1000년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예언자'라며 그가 태어날 날짜를 예언했다![6] 물론 드래곤의 요청이기는 했지만, 실질적인 강요였다.[7] 이야기가 등장하는 순서 자체는 결말부지만, 실제 시간상으로는 절정부에 해당하는 일이다. 장 번호를 유심히 보자. 중간에 끊겼던 번호가 이때 다시 나온다.[8] 초반부에 그림자 지우개는 자신도 예언할 수 없다고 했기에 모순됐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한가지 가설을 세워보자면 극의 후반부가 가까워지며 그림자 지우개의 힘이 약해지면서 목표물의 그림자를 전부 지우지 못 하는 묘사가 나온다. 대표적으로 프로타이스의 반항이라거나, 예언자의 "예언"과 "아이"도 비슷하게 볼 수 있다. 결국 예언자는 이렇게 지워지지 않고 남은 그림자 자국들을 통해 다른 세상, 그리고 그림자 지우개의 결말까지도 정확히 예언할 수 있었던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역시 예언이 완벽할 순 없었는지 0.3초와 왕지네의 깜빡임은 예언하지 못 했다. 혹은 간단하게 초반부에 예언자가 왕비에게 거짓말을 한 걸지도 모르지만...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혹은 퓨처워커의 미 V. 그라시엘처럼 그의 삶 전체가 미래를 보고 따라한 연극일 수도 있다.[9] 더 단순한 설명도 있다. 드래곤의 존재마저 없앨 수 있는 강력한 변수인 그림자 지우개마저 예언에 아무 영향도 끼치지 못할 정도로 예언자의 예언력이 강력할 경우이다.[10] 시간의 장인이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퓨처워커에 따르면 시간의 장인은 인간들이다. 다시 말해 인류의 집단 무의식이 예언이 가진 폭력을 경계해 예언자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시간이 흘러갔다고도 할 수 있다. 한국식 표현으로 '천기누설죄'라고 할까.[11] 참고로 이 '나 자신은 죽지만 다른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영원히 산다' 란 알레고리는 세계관을 공유하는 10몇년 전 첫 작품에서 핸드레이크의 "나는 단수가 아니다"로써 주제의식으로 이미 제시된 바 있는 알레고리다.[12] 왕지네는 최후까지 그를 잊지 않겠다고 했지만 결국은 그림자 지우개의 능력에 의해 그를 잊게된다. 결국 그는 최후에 그가 바랬던 유일한 소망인 '죽은채로 사는 것'도 이루지 못하게 된다. 어떤 개놈의 자식도 잘만 기억되는데 아무런 죄도 없고 단지 특출난 능력이 있었다는 이유로 최소한의 소망도 이루지 못한 그는 정말 존재자체가 음울한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