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신석정의 시. 달래꽃으로 형상화되는 한민족의 강인한 생명력을 노래한 작품이다. 이 시가 1947년에 발표된 작품임을 감안하면, 일제강점기를 벗어나 광복을 맞이한 기쁨을 노래함과 동시에, 남한(대한민국)과 북한의 화해와 통일을 소망하는 시라고 볼 수 있겠다.특이하게도 문단마다 숫자가 붙어있다.
2. 본문
역사 신석정 1. 저 하잘것없는 한 송이의 달래꽃을 두고 보드래도, 다사롭게 타오르는 햇볕이라거나, 보드라운 바람이라거나, 거기 모여드는 벌나비라거나, 그보다도 이 하늘과 땅 사이를 어렴풋이 이끌고 가는 크나큰 그 어느 알 수 없는 마음이 있어, 저리도 조촐하게 한 송이의 달래꽃은 피어나는 것이요, 길이 멸하지 않을 것이다. 2. 바윗돌처럼 꽁꽁 얼어붙었던 대지를 뚫고 솟아오른, 저 애잔한 달래꽃의 긴긴 역사라거나, 그 막아낼 수 없는 위대한 힘이라거나, 이것들이 빚어내는 아름다운 모든 것을 내가 찬양하는 것도, 오래오래 우리 마음에 걸친 거추장스러운 푸른 수의(囚衣)를 자작나무 허울 벗듯 훌훌 벗고 싶은 달래꽃같이 위대한 역사와 힘을 가졌기에, 이렇게 살아가는 것이요,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3. 한 송이의 달래꽃을 두고 보드래도, 햇볕과 바람과 벌나비와, 그리고 또 무한한 마음과 입 맞추고 살아가듯, 너의 뜨거운 심장과 아름다운 모든 것이 샘처럼 왼통 괴어 있는, 그 눈망울과 그리고 항상 내가 꼬옥 쥘 수 있는 그 뜨거운 핏줄 이 나뭇가지처럼 타고 오는 뱅어같이 예쁘디예쁜 손과, 네 고운 청춘이 나와 더불어 가야 할 저 환히 트인 길이 있어 늘 이렇게 죽도록 사랑하는 것이요, 사랑해야 하는 것이다. |
3. 여담
2026학년도 수능특강 현대시 6번 세트에 송수권 시인의 지리산 뻐꾹새와 함께 묶여 수록되었으며, 당해 6월에 치루어진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 현대시 영역에 출제되었다. 낯선 시였으나 연계 공부를 철저히 했다면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이 당시 수험생들에게 난해함을 선사했던 것은 같이 출제된 비연계 현대시인 황동규 시인의 살구꽃과 한때였다.[1][1] 신석정의 역사가 영속성을 예찬했다면, 황동규의 살구꽃과 한때는 반대로 일시성에 주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