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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치(돼지여치[1], 북방여치[2]) Gampsocleis sedakovii obscura | |
학명 | Gampsocleis sedakovii obscura Walker, 1869 |
<colbgcolor=#fc6> 분류 | |
계 | 동물계(Animalia) |
문 | 절지동물문(Arthropoda) |
강 | 곤충강(Insecta) |
목 | 메뚜기목(Orthoptera) |
과 | 여치과(Tettigoniidae) |
속 | 여치속(Gampsocleis) |
종 | 여치(G. sedakovii) |
아종 | 여치(G. s. obscura) |
여치 울음소리
유튜버 허생의 야생 암컷 여치 영상.
일본어 : キリギリス[3](일본 북방여치)[4]
중국어 : 螽斯, 暗褐蝈螽
메뚜기목 여치과의 곤충. 여치 종류 중에서 몸이 매우 큰 편이며 (30~44mm)[5] 덩치도 크고 살이 쪘다.
여치는 초록색이라는 인식과 달리 몸의 색깔이 밝은 녹색, 황록색, 황갈색까지 다양하다.
날개 중실에 검은 반점이 줄지어 있다. 머리와 앞가슴 양 옆에는 갈색의 줄무늬가 있고, 배의 등쪽에도 갈색무늬가 있다. 풀밭이나 주변이 녹색인 환경에서 자란 개체는 아름다운 초록색을 띄기도 한다.
한국, 중국, 러시아에 분포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경기도, 충청도의 산간 지역이나 경상도, 강원도, 제주도의 국한된 환경에서 찾을 수 있으며 상당히 보기 어려운 곤충이다. 여치는 과거 전국적으로 서식하는 곤충이었으나, 환경 변화에 민감하기에 점차 사는 곳이 줄어들어 서식지가 인적이 드문 산간 지역으로 밀려나고 있다. 60~70년대의 조사와 표본 기록에 따르면 서울 중심부인 서대문구 등지의 산지에서도 다수 관찰되었으나 80년대 이후 서울 근방에서의 발견이 거의 사라졌다. 같은 여치속의 긴날개여치 가 전국 어느 풀밭에서나 흔하게 분포하는 것과 대조적이다.[6] 굳이 따지자면 여치 쪽이 긴날개여치보다 산지성이 강하다.
제주도 개체들은 내륙의 개체보다 덩치가 크다고 한다.[7]
연 1회 발생하고, 그 해에 발생한 개체들이 낳은 알로 겨울을 지내고 이듬해 3~5월 사이 부화한다. 약충은 4~5월 봄에 출현하여 빠르게 성장한다. 일주일 간격으로 허물을 벗고 자라나며 한달 남짓 지난 6~7월이면 성충이 된다.[8]
어린 시기에는 주로 초식을 하지만 성장할수록 육식 성향이 강해진다[9]. 더불어 성장 속도가 매우 빠른 곤충이기에 다른 곤충들보다 일찍 자라서, 작은 곤충들을 일방적으로 학살한다. 주로 포식하는 대상은 나비목 애벌레 혹은 어린 메뚜기들이다. 때로는 종족끼리도 잡아먹기도 하고 종종 청개구리나 덜 자란 사마귀까지 무자비하게 잡아먹기도 한다. 물론 성충이 되었다고 육식만 하는 건 아니고 풀도 잘 뜯어먹는다.
여치가 번식기를 맞이하는 여름철에는 여치를 잡아먹을 만한 포식성 곤충이 거의 없다. 이 시기 출현하는 대부분의 곤충은 여치의 사냥감이다. 육식 곤충의 왕이라는 사마귀조차 여치보다 성장이 느리고 늦여름이나 초가을이 되어야 성충이 된다. 여치가 성충일 때는 사마귀는 대부분 유충이므로 여치를 피해 도망다니기 바쁘다. 사마귀는 성충이 되고도 몸이 단단해지고 나서야 여치를 사냥하기 시작한다.
흥미롭게도 사마귀들이 성충이 되어 여치와 사마귀의 먹이사슬이 뒤집어진 시기에는 여치들은 1달 남짓 알을 낳으며 죽어가므로, 풀숲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 자리는 경쟁 없이 자연스럽게 넘어간다.[10]
대다수 여치과 곤충과 달리 여치는 낮에 활동하는 주행성 곤충이다. 무더위가 심한 날에는 아침에만 나와서 활동하고 낮에는 그늘 아래 숨어있다. 먹이 활동이 부족했거나, 산란해야 할 때는 밤에 나와서 활동하기도 한다.
여치 자체가 환경변화에 민감한 곤충일 뿐더러, 덤불 깊숙히 숨어서 생활하기 때문에 꽤 잡기 어렵다. 눈치도 어지간히 빨라서 한번 기척이 느껴지면 뛰어오르지 않고 잠복상태를 유지한다. 수컷은 그나마 높은 곳에 올라가서 날개를 비벼 '찍 찌르르르' 하고 길게 우는 소리를 연속해서 내기에 찾을 수 있지만, 암컷은 소리를 내지 않고 깊숙히 숨어있기에 더욱 잡기 힘들다.
이 잠복상태 때문에 예초기 피해를 많이 입는 곤충이기도 하다. 풀을 몽땅 밀어버리면 여치의 서식지인 덤불이 모조리 파괴되기 때문. 여치의 생존에 가장 위험한 것은 자연 천적이 아니라 서식지 파괴 이다.
일반적으로 여치 채집정보를 찾으면 '파'를 이용한 낚시(...)를 추천하지만 실제로는 큰 효과가 거두기 힘들다.[11]
생긴 게 메뚜기를 닮아서 사람들이 멋모르고 섣불리 손으로 잡아보려다 물리고 피보는 일도 다반사.[12] 여치의 턱은 장수말벌 못지않게 크고 날카로우며 무는 힘 역시 강하다. 손으로 잡으면 여치에게 물리거나, 여치 다리가 떨어질 수 있으니 웬만하면 포충망으로 잡는것을 권장한다.
암컷의 긴 산란관으로 보아도 알겠지만 알을 얻으려면 장수풍뎅이처럼 흙을 깊게 깔아줘야 한다. 그래서 노지에서 나뭇가지 등 아무 곳에나 알집을 만드는 사마귀보다 알을 받거나 관리하기 어렵다. 식물과 함께 키우면 먹이와 산란까지 할 수 있어서 좋다.
여치는 한국 문화에서 부부금술과 다복을 상징하며 초충도에도 자주 그려진 편이다.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서는 '여치집'을 만들고, 그 안에 여치를 넣고 기르면서 소리를 듣는 문화가 있다.
[1] 통통하게 살이 쪄서다. '사슴벌레'를 걍사라 부르듯이 여치를 '돼지여치'라 부르기도 한다. '돼지여치'란 명칭은 논문과 서적에도 나오는 표현으로 여치를 다르게 부르던 옛사람들의 '이명'이지, 구분을 위해서 임의로 붙인 명칭은 아니다.[2] 원래 여치를 가리키던 이름이었지만 지금은 일본산의 Gampsocleis buergeri를 가리키는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3]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의 일본판 제목은 'アリとキリギリス'로, 직역하면 '개미와 여치'가 된다. 동물의 숲에서 여치를 잡으면 뜬금없이 일하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4] 일본어로 キリギリス는 사실 여치과의 곤충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지만, 좁은 의미로는 Gampsocleis buergeri를 가리키는 말이고 우리나라의 "여치"라는 단어와 그 의미가 일맥상통한다. 일본산 북방여치는 아래 여치와 비슷하지만 한국에 살지 않는다. 어째서인지 구글에 여치를 검색하면 이 학명으로 나온다. 사실 구글정보가 잘못된게 많다.[5] 50mm가 넘어가는 개체도 발견된다.[6] 그래서 사람들이 여치를 봤다고 하면 거의 대부분 긴날개여치일 것이다.[7] 섬 거대화(Island gigantism)의 영향이라는 이야기가 있지만 제대로 입증되거나 연구가 된 것은 아니다.[8] 사람들의 인식과는 다르게 여치는 여름 곤충이다. 야생에서는 장마가 끝나고 늦여름(8월)만 되어도 늙어서 비실거리는 개체들이 대부분이다. 보통 가을이 오기 전에 빠르게 사라진다.[9] 곤충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 여치가 육식을 한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한다.[10] 반면 사마귀와 장수말벌은 사마귀 성충의 활동시기와 일벌의 불어난 군체를 먹여살리기 위한 대형곤충 사냥시기가 겹쳐서 최상위 포식자간 경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둘의 싸움이 목격되는 일은 드물며 포식관계를 연구한 논문도 없다.[11] 먹이를 이용한 낚시라기 보다는 암컷의 페로몬 냄새와 '파'의 향이 유사하다는 것을 이용한 채집법이라 발정난 수컷이 가끔 낚이곤 한다고.[12] 그리고 여치가 사람의 몸을 살금살금 지나가다가도 무는 경우도 있다. 아무렇지 않게 무는 이유는 사람의 살을 먹잇감으로 인식하기 때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