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namics, expression
1. 피아노와 포르테
음악에서 음정이나 음량의 크기를 지시하는 용어이다.바로크 시대 이전까지만 해도 그렇게 중요하게 취급되던 개념은 아니었으나[1] 현대로 올수록 점점 더 중요해졌다. 셈여림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노래를 부른다면 호흡조절이 힘들어져 음정 불안이 자주 일어난다.[2] 초기에 안토니오 비발디가 바로 이 셈여림에 있어서 선구자적인 지위를 인정받고 있다. 한편 하프시코드가 피아노에 밀려 도태된 원인이 바로 이 셈여림을 표현할 방법이 제한되어 있다는 점 때문이었으며, 애초에 바르톨로메오 크리스토포리에 의해 피아노라는 악기가 처음 나왔을 때 이 점을 어필하기 위해서 이름도 '피아노포르테'(pianoforte)였었다.
흔히들 '상대적 크기'를 지시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이게 대개는 옳은 설명이기도 하지만, 적어도 MIDI 쪽의 각종 사보 프로그램 분야에서 이는 사실과 다르다. 그쪽에서는 각 지시어마다 일련의 velocity를 수치로 할당해서 얼마나 큰 소리를 만들지에 대해 미리 정해놓았기 때문이다.
이하는 피아노와 포르테 등 셈여림 용어들을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의 순서로 정리한 것이다.
<rowcolor=#000> 셈여림 용어 | 한국어 발음 | 의미 | 미디 velocity | |||
<rowcolor=#000> 기악 | 성악 | Finale[3] | Logic Pro[4] | |||
[math(fff)] | fortississimo | 포르티시시모 | 더욱 더 강하게 | 소리질러서 | 114 | 127 |
[math(ff)] | fortissimo | 포르티시모 | 매우 강하게 | 큰 목소리로 | 101 | 112 |
[math(f)] | forte | 포르테 | 강하게 | 조금 크게 | 88 | 96 |
[math(mf)] | mezzo forte | 메조포르테 | 다소 세게 | 말하는 목소리로 | 75 | 80 |
[math(mp)] | mezzo piano | 메조피아노 | 다소 여리게 | 62 | 64 | |
[math(p)] | piano | 피아노[5] | 여리게 | 조금 작게 | 49 | 48 |
[math(pp)] | pianissimo | 피아니시모 | 매우 여리게 | 조용하게 | 36 | 32 |
[math(ppp)] | pianississimo | 피아니시시모 | 더욱 더 여리게 | 속삭여서 | 23 | 16 |
1.1. 특이한 사례
- [math(ffff)]
-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제5번의 4악장에서, 그리고 《1812년 서곡》에서 이 기호가 등장한다.
- 구스타브 홀스트의 《행성》에서, 〈화성〉과 〈천왕성〉에서 각각 한 번씩 나왔다.
-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마지막 부분에서도 등장한다.
- 파울 힌데미트의 비올라 소나타 Op. 11 No. 4 3악장 맨 끝에서 이 기호가 등장한다.
- 푸르트벵글러의 교향곡 제2번 4악장 제시부의 후반부에 나온다.
- 라흐마니노프의 악흥의 한때 4번과 6번, 모음곡 1번의 4번, 그리고 전주곡 op.3 no.2에서 등장한다. 4번에서는 [math(sffff)]도 등장한다.
- 아믈랭의 에튀드 3번과 9번, 12번에서 등장한다. 셋 다 마지막 부분에서 나오는데, 세 곡 모두 강렬하게 끝내기 위함으로 보인다.
- 그리그의 피아노 협주곡 중 카덴차 부분에서 나온다.
- 프란츠 리스트 판타지 el contrabandista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다.
- 조르주 비제의 L’Arlesienne Suite No.2 4악장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다
-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8번의 3악장에서 이 기호가 등장한다.
- [math(fffff)]
-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제4번에 나타난다.
- 푸르트벵글러의 교향곡 제2번 4악장 발전부의 클라이맥스에 나온다.
- 올리비에 메시앙이 작곡한 오르간곡인 '영원한 교회의 발현'의 클라이맥스에서 나온다.
- 말러 교향곡 제7번 3악장에서 현악 저음역에게 이 기호대로 연주하라고 요구했다. 거기에다 말러는 "현이 나무 몸체에 닿을 만큼 강하고 거칠게 연주할 것"이라고 적었다.
- 5.18 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윤이상의 관현악곡 '광주여 영원히!'에서도 항쟁 진압의 아비규환을 묘사하는 1부 후반에서 등장한다.
- 이삭 알베니스의 이베리아 모음곡 제3번 '세비야의 성체제'에서는 [math(ffff)], [math(fffff)]가 등장하며 [math(pppp)], [math(ppppp)]도 있다.
ƒƒƒƒƒ[6]
- [math(fffffff)]
- 죄르지 리게티(György Ligeti)가 자신의 연습곡 13번 《악마의 계단》(L'escalier du diable)에서 이 기호를 포함시켰다. 그 뒷부분에는 이 기호 뒤에 f 표시가 두 개가 더 붙기도 한다.(…)
- [math(ffffffff)]
- 율리우스 푸치크(Julius Fučík)의 《플로렌스의 행진》(Florentine march)에 등장한다. 이 곡은 영화 《브래스드 오프》(Brassed Off)에서도 나온다.
- 상술했듯이, 위의 리게티의 같은 작품과 연습곡 14번 《무한의 기둥》(Columna infinită)에서 등장.
- [math(ffffffffffff)]
- 요정의 아리아와 죽음의 왈츠에서 나온다.
- [math(fffffffffffffff)]
- 강호동 협주곡에서 극초반에 한번 나온다.
- [math(pppp)]
- [math(ppppp)]
- 카를 닐센(Carl Nielsen)의 교향곡 제5번 2악장에서 목관악기 파트에 제시되었다.
- [math(pppppp)]
- 상술한 윤이상의 '광주여 영원히!'2부에서 등장한다.
- 현대음악가 조지 크럼의 피아노 독주곡 "대우주"(Makrokosmos) 24악장 "Agnus Dei"에서 이 셈여림을 지시하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작게, 침묵을 간신히 넘길 만큼"이라고 표기하였다.
- [math(pppppppp)]
- 리게티의 연습곡 9번 《현기증》(Vertige)의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다.
2. 갑작스러운 변화
- [math(rfz)]
린포르찬도.(rinforzando) 특정 음을 갑작스럽게 세게 연주한다. 짧은 악구(phrase)에 적용되기도 한다.
- [math(sfz)] 또는 [math(sf)]
스포르찬도.(sforzando) 특정 음을 갑작스럽게 세게 연주한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역시 요제프 하이든의 교향곡 제94번 《놀람 교향곡》일 것이다. 표준은 아니지만, 일부 작곡가들은 특정 음을 [math(sfz)]보다 더 세게 치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7] [math(sffz)]처럼 f의 개수를 늘리기도 한다.
악센트와 비슷한 효과지만, 스포르찬도는 셈여림인 데 비해 악센트는 아티큘레이션에 기여하는 표현 방식이다. 악곡과 악기에 따라서 차이가 두드러질 수 있는데, 예컨대 관악기에서 스포르찬도는 호흡을 더 세게 넣어 연주하고, 악센트는 텅잉을 세게 하는 경우가 많다.
- [math(fz)]
포르찬도.(forzando) 스포르찬도와는 표기가 살짝 다르나 뜻의 차이가 크진 않다.[8]
- [math(fp)]
포르테피아노.(fortepiano) 포르테 직후에 곧바로 피아노로 연주한다. 하술될 스포르찬도 피아노와 혼용 가능하다.
- [math(sfzp)] 또는 [math(sfp)]
스포르찬도 피아노.(sforzando piano) 위의 포르테피아노와 동일하다.
3. 점진적인 변화
- [math(crescendo)] 또는 [math(cresc.)]
크레셴도.[9] 점점 세게 연주한다. 좌우로 늘려진 𝆒 기호가 오선 하단에 길게 적용되기도 하는데, 이 기호를 따로 헤어핀(hairpin)이라고도 부른다. 처음에 피아니시모부터 시작해서 전 악보에 크레센도를 붙여서 마지막에는 포르티시모로 끌고 나가는 명곡이 바로 볼레로다.
- [math(decrescendo)] 또는 [math(decresc.)]
데크레셴도. 점점 여리게 연주한다. 좌우로 늘려진 헤어핀 기호 𝆓가 오선 하단에 길게 적용되기도 한다. 위의 악센트 기호와는 달리, 어떤 특정 음표에 붙지 않는다.
- [math(diminuendo)] 또는 [math(dim.)]
디미누엔도. 점점 여리게 연주한다. 위의 데크레셴도와 혼용 가능하다.
이러한 용어들의 뒤에는 음악 전용 접미사들이 붙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math(molto)](몰토)는 '매우'라는 뜻을 갖고 있으며, [math(poco\,\, a \,\,poco)](포코 아 포코)는 '조금씩 조금씩'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예를 들어 '[math(cresc.\,\, molto)]'는 급격하게 커질 것을 요구하고, '[math(dim.\,\, poco\,\, a \,\,poco)]'는 조금씩 잦아드는 셈여림을 보여줄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1] 초기 바로크 시절에 조반니 가브리엘리(G.Gabrieli; 1554~1612)가 "피아노 포르테 소나타"(Sonata pian e forte)를 작곡한 적이 있기는 하다.[2] 그 예시로 이 링크를 보면 한 학생이 휘트니 휴스턴의 <I Have Nothing>을 커버했는데, 셈여림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음정 불안이 자주 일어났다. 피아노를 불러야 할 부분을 포르테로 계속 부르고 강약조절을 제대로 안해서 엉망진창이 되었다. 그러나 셈여림을 지키니 전과 비교해서 음정 불안도 많이 적어진 모습을 보였다.#[3] 피날레 2005 기준.[4] 로직프로 9 기준.[5] 피아노라는 악기의 이름의 유래는 피아노포르테의 줄임말이다.[6] 읽는 방법도 포르티시시시시모가 맞긴 하지만, 이쪽은 피아노 5대를 동원한 곡이라는 의미로 명명되었다.[7] 대부분 [math(f)] 이상의 셈여림을 깔고 있을 때 나타난다.[8] 다만 분명한 차이는 있다. 스포르찬도는 그 한 음을 악센트처럼 갑작스레 강하게 연주하라는 뜻이지만, 포르찬도는 그 악상 전체에서 특히 세게 연주하라는 의미이다.[9] 흔히 영어 발음인 '크레센도'로 알려져 있으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크레셴도'만 표준어로 인정하고 있다. 아래의 데크레셴도도 마찬가지. 이는 두 단어가 애초에 이탈리아어이기 때문인데, 이탈리아어에서는 sc가 영어의 sh 발음과 같은
[
ʃ]
로 발음되어 '크레셴도'에 가까운 발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