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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그룹(1932)

파일:삼호방직 로고(~1973).png
1. 개요2. 역사3. 계열사 목록

1. 개요

1932년부터 1973년까지 존재했던 대한민국의 기업 집단. 창업주는 의양 정재호(1913~2006)이다.

2. 역사

1932년 의양 정재호-재찬 형제가 양말공장 '삼호막대소'를 세운 게 그룹의 기원이다. 창업자인 의양 정재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일본 도쿄로 유학을 떠나 동년 3월 도쿄의 무사시노고등공업고등학교(武蔵野高等工高) 기계과를 졸업했다. 같은 해 4월 오사카 한신메리야스공업사(阪神莫大小1工業社)에 입사하여, 이사를 역임하는 등 3년간 일본에서 경영 수업을 한 것이 삼호그룹의 시작이다.

1935년 5월 일본에서 귀국한 정재호는 서문시장에서 가내공업인 삼호공업사를 설립한다. 당시 최첨단 기술인 메리야스 사업을 시작함으로써 장래 굴지의 기업을 이루는 기초를 닦았다. 이어서 삼호막대소공업사를 창립하여 서민의 생활필수품인 양말과 내의를 생산한다. 당시 대한민국은 일제강점기라서 생필품이 매우 부족하던 시기였으며 그중에서도 내의나 양말 분야는 생산 공장이 별로 없어서 물품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였다. 이러한 시기에 메리야스 공업사는 국민들의 생필품 조달에 기여하며 민족자본을 축적하는 발판이 되었다.

해방 후 1946년 6월 철공장과 제재공장을 병설하였고, 경상북도 대구부 대신동[1] 115번지에 삼호공업사를 확대, 개편하였는데, 이는 나중에 그룹의 토대가 된다. 1948년 3월 대구부 서부출장소 관할 원대동 1070번지에 자본금 3억 원으로 삼호방적을 설립하였으며, 1948년 11월에는 방적기계 2,800추를 설치하고 조업을 개시하였다. 1950년 12월에는 방기 3,200추를 설치해서 생산능력이 총 6,000추로 확대되었다. 1951년 12월에는 적산 어망 기업인 계강회사(溪鋼會社)를 불하받은 후 자본금을 10억 원으로 증자하여 삼호방직으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1952년 3월 방적기계기 1,200추를 증설하여 전국 규모의 섬유업체로 부상하였다.

그 후 1951년 10월 충청남도 대전부 유천동적산기업 구레하 방적을 21억 5000만 원에 인수하여 1953년 대전방직으로 변경하였으며, 1956년에는 6·25전쟁 특수로 확보한 자금으로 최대 규모의 면방업체인 조선방직 부산공장까지 인수하여 '방직 트리오'를 형성했다. 그 외에 1954년 뉴스통신사 '동화통신'을 세우고 1957년에 조선저축은행을 불하받고 1958년에 제일화재까지 인수하는 등 사업을 이곳저곳 확장해 우리나라 무역업계의 선구자로서 삼호무역, 삼호방직, 대한와사산업, 제주축산개발, 범진가스, 동화전통사 등 10여 개 회사를 이끌며 국가 산업발전에 기여하여 재계 10위권 안에 들기도 했다.

정재호 창업자는 기업인으로서의 활약 외에도 국가경제를 견인하는 중요 직책을 맡았으며 1954년에는 서울 상공회의소 부회장을, 1960년에는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을 역임하며 국가경제에 공헌하였다.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말까지 계명대학교 법인이사로 재임하면서 교수들의 연구 활동을 위한 교수 연구관인 의양관을 건립하였고 여학생 기숙사로서 당시에 보기 드문 시설을 갖춘 명교생활관도 건립하였다.

하지만 그 후 1961년 5.16 쿠데타로 부정축재자로 몰려 재산을 일부 환수당함에도 사업다각화를 계속 진행하다가 1960년대 말부터 재계 1위였던 삼호그룹은 하락세에 접어들게 되는데, 바로 1967년 조선방직 매각과 1968년 제일화재 처분이 원인이었다. 1968년 4월 조선방직은 막대한 부채를 안은 채 정부 직할 부산시에 인계되었으나 화학섬유의 등장과 방만한 경영, 기계의 노후화 등이 겹치면서 1969년 7월 정부 직할 부산시가 법인 청산절차를 밟아 조선방직을 해산시켰으며, 제일화재해상보험은 1968년 9월 한국화약그룹에 넘겨졌다. 게다가 안 그래도 경영이 어려워진 데다가 1972년 8월 3일 박정희 대통령의 8.3 사채 동결 조치 발표 후 1973년 4월 81개 업체 73명의 반사회적 기업인 명단이 발표됨에 따라 반사회적 기업으로 낙인이 찍혀 결국 해체되면서 41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3. 계열사 목록

  • 삼호방직 - 그룹 해체 직후 합동방직을 거쳐 1981년 금하상사에 인수. 1997년 폐업.
  • 삼호무역
  • 조선방직 - 1967년 정부 직할 부산시에 매각. 1969년 폐업.
  • 대전방직 - 1968년 삼호방직에 합병.
  • 대한와사산업
  • 제주축산개발
  • 범진가스
  • 삼호공업
  • 삼양흥업
  • 동화통신사 - 그룹 해체 후 자진 폐업.
  • 경북염색가공 - 1968년 삼호방직에 합병.
  • 조선저축은행 - 1958년 정부 지분을 매각하고 민영화와 동시에 제일은행으로 행명 변경. 1961년에 환수 후 재매각된 뒤 1982년 다시 민영화됨. 이후 2005년 영국계 금융회사인 스탠다드차타드에 인수되었다.
  • 제일화재 - 1968년 한국화약그룹에 인수. 2009년 한화손해보험에 합병.
  • 의양언론문화재단


[1]대구광역시 중구 대신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