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11 05:27:47

백열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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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설명3. 특징4. 퇴출5. 여담

1. 개요

대구MBC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하여 - 백열전구 편[1]

백열등()이란 내부의 필라멘트를 가열해 빛을 내는 전구를 말한다.

2. 설명

적절한 전기 저항을 가진 필라멘트에 전류를 흘려 전열이 발생하면 그로 인한 흑체복사이 나는 원리로, 모든 전기 방식 조명 중 작동 원리가 가장 단순하다. 전기히터의 열선이 빨갛게 달아오르는 것과 원리가 사실상 동일하다. 그걸 더 뜨겁게 가열해서 더 밝은 빛이 나게 하는 것 뿐.

전구의 종류에 따라 필라멘트의 온도는 최저 약 1,700℃에서 최고 3,000℃ 가량에 달한다. 물론 이것도 꽤 높은 온도지만, 빈의 변위 법칙에 따르면 가시광선이 가장 많이 방출되는 온도는 우리 태양의 표면 온도와 비슷한 5,000~6,000℃는 되어야 하기 때문에, 백열등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파장은 사실 가시광선이 아닌 근적외선이다. 백열등의 효율이 나쁜 데에는 무지막지한 열손실도 있지만 이처럼 복사의 상당량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으로 나오는 까닭도 있다.

생활에 혁신을 가져왔던 위대한 발명품 중 하나다. 백열등의 발명으로 인류가 밤에도 적극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2] 비록, 이후 에너지 효율이 더 높은 형광등, LED조명 등이 개발되어 현역에서는 은퇴했지만, 본격적인 전기 조명의 시조라는 점에서 의의를 둘 수 있다.

다만 최초의 전기 조명은 아니다. 이미 1800년대 초에 험프리 데이비가 개발한 아크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크등은 밝기는 대단히 밝지만[3] 아크 방전을 이용하는 원리 특성상 전기 잡아먹는 괴물인데다 그 외에도 소음[4]과 위험성 등 여러 문제가 있어 백열등만큼 대중화되지는 못했다.

흔히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토머스 에디슨이 백열등을 발명한 게 아니다. 스코틀랜드 발명가, 천문학자, 철학자인 제임스 보먼 린지(James Lindsay, 1799~1862)가 1835년 발명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개량했지만 수명이 너무 짧고 열이 엄청난다든지 여러 단점으로 끝내 상품화하지 못했다. 린지 본인도 그다지 상품화에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 그리고 1860년 영국 화학자인 조지프 윌슨 스완 경(Sir Joseph Wilson Swan, 1828 ~ 1914)이 더 발전된 걸 개발했다. 1875년 여러 번에 걸쳐 개량한 백열등을 만든 스완은 특허를 신청했고, 그와는 별개로 독자적으로 개발하던 에디슨도 개발에 성공하여 같은 해에 별개의 특허를 신청했다. 별개의 특허들이 2개다 보니 각자 사업화에 어려움이 있었고 에디슨과 스완은 합작회사를 만들어 수익을 나누게 된다. 즉 두명은 Edison & Swan United Electric Light Company 줄여서 'Ediswan; 에디스완'이란 업체를 만들어 백열 전구를 팔았다. 에디슨은 전구를 개량해 제조 판매하여 상업적 성공을 한 것 뿐이지 최초 발명은 아니다.

백열등 상용화가 늦어진 이유는 최적의 필라멘트를 찾는 문제와 산화 문제 때문이었다. 필라멘트의 경우 끓는점이 매우 높아 녹지 않는 텅스텐이 채택되었고, 산화는 백열등 내 공기를 제거하고 대신 할로겐 원소비활성 기체를 채워넣는 것으로 해결했다. 하지만 아무리 단단히 밀봉했더라도 산소가 극소량씩은 유입되기에 필라멘트는 조금씩 산화되기 시작하며, 결국 필라멘트가 끊겨서 백열등이 더 이상 빛을 내지 못하게 되면 그게 전구의 수명이 다 된 것이다.

발명된 지 180년이 넘게 지난 현재는 5%에 불과한 에너지 효율과 짧은 수명을 이유로 에너지 낭비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전 세계적인 퇴출이 이루어졌다. 대한민국 또한 2014년부터 법적으로 수입이나 생산이 전면 금지되었기에 남아있는 백열등은 이미 생산되었던 재고 물량이며, 그마저도 이젠 구하기 힘들다.[5] 엄밀히 말하면 가정용 전등으로서의 퇴출이기 때문에 인테리어나 장식용으로는 여전히 생산과 수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명맥을 잇고 있으며 선박이나 기차 등 진동이 극심한 환경에서 쓰이는 내진 전구에도 여전히 사용된다.

대한민국에서 백열등은 1887년 2월 10일 경복궁에서 최초로 사용되었다.

3. 특징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형광등은 전원을 켜고 빛이 완전히 들어오기까지 잠깐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가동 시간이 짧고 자주 켰다 껐다 해야 하는 집 현관이나 화장실, 베란다 등에는 백열등이 많이 쓰였다. 이에는 형광등을 새로 켤 때 순간적으로 상당한 전기가 소모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있었던 탓도 있다. 형광등 문서 참조. 하지만 에너지 효율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에 장시간 사용 시 비경제적이며, 상대적으로 빛의 세기가 약하고, 조금이라도 물이 튀면 유리덮개가 파손될 위험이 있다. 한편, 형광등 안정기 또한 많이 좋아져서 2000년대 후반 이후에 지어진 아파트들은 이런 곳에도 형광등이 들어간다. 이 경우 둥글둥글한 전등갓 속에 노란색 등이 들어가 있어도 전등갓을 벗겨 보면 형광등을 구부려서 만든 전구색 안정기 내장형 형광등이 들어 있다.

LED로도 백열전구를 흉내낼 수 있다. 둥근 형광등과는 한눈에 봐도 구분이 가능한데, 안정기 내장형 형광등은 길다란 형광등을 구부려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모양부터가 확 다르지만, LED는 작은 구 여러 개를 빼곡히 박아 모양부터 백열전구를 흉내낼 수 있다. LED는 연색성이 백열등에 비해 매우 낮아 백열전구와는 빛의 느낌이 사뭇 다른데, 백열전구가 좀 더 부드럽게 퍼지는 느낌이라면 LED의 경우 특유의 공정 덕분에 점 형태의 빛이 빼곡히 나오는 느낌이다. 근래에는 사물인터넷을 접목한 물건도 나오고 있다.

둘 다 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에 가정집에서도 쓰던 백열등의 수명이 다 되면 이런 제품으로 대체가 가능하다. 꼭 백열등을 원한다면 할로겐 백열등을 사도 된다.

4. 퇴출

전구의 주 목적은 결국 빛을 내는 것인데, 백열등은 에너지 대부분이 적외선 즉 열로 빠져 나가버리고 사람이 볼수 있는 가시광선으로 전환되는 비율이 매우 낮다. 즉 소모하는 전력의 잘해야 5% 정도 만이 가시광선으로 바뀐다. 이런 비효율 때문에 결국 2014년부터 수입 및 생산이 전면 중단되었다. 기존 생산된 재고 물량의 판매는 허용된다. 그리고 특유의 장점인 온화한 색감도 할로겐 램프로 갈음하거나 형광등이나 LED 조명 가운데 원하는 색으로 고를 수 있기 때문에 백열등이 꼭 필요했던 이유가 사라졌다. 특히 LED의 경우 색깔 뿐만 아니라 모양까지 백열전구인 것도 있다.

백열전구 퇴출은 비단 대한민국뿐만이 아닌 세계적인 흐름이다. 북유럽의 경우 2009년 9월 이후로 EU 방침으로 생산 및 판매가 중단되었다. 대한민국과 마찬가지로 과거에 생산된 제품이 2012년까지 공급되었으나 EU 방침으로 기존 아르곤을 사용한 백열등이 에너지 등급이 기준에 미치지 못한 탓에 CE 마크를 획득하지 못해서 결국 전면 공급중단되었다. 공급되는 물건 가운데 비슷하게 생긴 것은 할로겐 백열등, 메탈할라이드램프, 형광등 또는 LED 제품이다. 한때, 판매가 중단된 전구는 150와트 이하의 전구이며, 시장에서 널리 사용되는 전구는 거의 200와트 이상이었다. # 현재는 고출력 백열등마저 생산이 중단되면서 완전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위 내용은 전통적인 방식의 백열등에 해당하며, 할로겐 기체가 주입된 진공관 속에 필라멘트를 가열해서 점등하는 할로겐 백열등은 아직도 특수 목적으로 생산되어 판매된다. 이는 할로겐 램프로 따로 팔리며, 기존 백열등보다 수명과 광효율이 나아졌다. 기존 백열등보다 효율이 조금 나아져서 인증을 받아 판매할 수 있는 거라 현재 시점에선 여전히 비효율적이다.

5. 여담

  • LED 등이 에너지 효율도 좋고 훨씬 선명하고 밝지만 특정 파장 영역대 빛만을 발생시켜 눈에 피로가 빨리 오고 눈 건강에 나쁜 반면, 여러 파장대가 골고루 분포하는 자연광 태양광에 가까운 백열등이 효율은 안 좋아도 눈 건강에 좋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 물론 백열전구를 못 쓰게 한다고 해서 당장 전등 시설을 다 바꿔야 하는 건 아니고, 기존 E14, E17, E26 등 백열전구 소켓에 크기가 같은 안정기 내장형 형광등이나 LED등을 끼우면 소켓 그대로 전등을 쓸 수 있다. 안정기 내장형 형광등은 직선형 형광등을 가늘게 만들고 이리저리 구부린 후, 안정기를 내장시켜 전구처럼 만든 것. 독일의 오스람제가 유명했던지라 오스람 전구라고도 부른다. 다만 LED는 말할 필요도 없고, 안정기 내장형 형광등 역시 안정기를 내장하고 있기 때문에 기본 형광등보다는 다소 비싸다. 기존 백열등에 맞게 만들어진 전등갓의 크기나 모양이 맞지 않아서 이런 제품들을 끼우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2016년 효율 좋은 전구를 MIT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필라멘트를 특수 결정질의 유리로 코팅해 원래 같으면 열로 손실됐을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원리인데, 생각보다 단순한 저 방법만으로 단숨에 LED를 제치고 40%의 미친 에너지 효율을 뽑아낸다고 한다. #
  • 만화 등의 묘사에서 새롭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떠오름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여전히 백열등이 자주 쓰인다. 오랜 기간 인류에게 전구의 상징으로 각인되었기 때문이다.[6]
  • 광효율이 낮고 에너지의 상당수가 열로 바뀐다는 점을 역이용해서 "난방" 기구로 이용하기도 한다. 물론 사람이 생활하는 공간을 데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므로 부화기, 크기가 작은 반려동물의 거처, 음식물을 전시하는 유리 케이스, 난방이 안 되는 오래된 건물의 화장실의 물기 제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예 이를 개량하여서 발열 기능에 집중한 '열전구'라는 형태로 개량하기도 한다. 다르게 말하면 열에 강하다는 것인데, EU에서도 특히 오븐에 들어가는 백열등은 아직도 생산과 유통을 허용하고 있다. 오븐 내부 온도가 수백도 가까이 올라가는데 이 온도에서 버틸 수 있는 LED 전구 완제품은 상용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븐 내부의 열기 때문에 실온에서 사용할 때보다 더 효율적이라고 한다.
  • 보통 필라멘트가 끊어지며 전구 수명이 끝나는데 이런 경우 전구를 잘 흔들어 끊어진 필라멘트가 서로 운 좋게 겹치면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기도 한다. 오히려 예전보다 더 밝아지기도 하는데 상대적으로 살짝 더 짧아진 필라멘트에 동일한 전력이 집중되기 때문. 물론 필라멘트에 상당한 무리를 주기에 이 상태가 오래 가지는 못한다.
  • 어린이 과학교재나 크리스마스 트리에 많이 쓰는 꼬마램프가 백열전구이다. 그러나 이들 또한 LED로 갈음하는 경우가 흔해지고 있다.
  • 나이든 세대 중에서는 백열등을 그리워하는 층도 있으며, 영국 브렉시트 지지자들 중에 적지 않은 수가 백열등의 재생산에도 동의하였다.
  • 위기탈출 넘버원 85회(2007년 4월 28일), 194회(2009년 7월 13일)에서는 백열전구 폭발사고를 방영했다. 이 시절에는 백열전구가 여전히 널리 쓰였던 시절이다. 이 특성을 이용하여 백열전구로 암살을 하는 트릭이 영화에 등장하기도 했다.
  • 백열등만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강점으로 디밍이 용이하다는 것이 있었다. 형광등은 기술적으로 디밍 자체가 불가능하다. LED의 경우 바이어스가 제대로 걸려야 안정적인 밝기가 나오기 때문에 전압제어 방식을 사용하기 어려우며, 직류전력을 사용하였기에 사이리스터를 통한 위상제어도 어려워서 PWM을 사용해야 한다. 초기에는 PWM을 지원하는 디머가 한정적인데다가 기술력이 부족해 플리커링을 해결하는 것도 문제였다. 주로 탁상 스탠드용으로 한 두 단계 계단식으로 밝기를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 있었지만 이것은 엄밀하게 디밍이 아니라 켜고 꺼지는 LED모듈의 개수를 바꾸는 것이다.[7] 반면 백열전구는 전압제어도 쉬우며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사이리스터가 달린 디밍스위치만 있으면 밝기조절이 쉽다. 물론 지금은 PWM을 사용하는 LED용 유니버셜 디머가 많아서 옛말이 되긴 했으나 여전히 백열전등만큼 회로가 간단하지는 않다.[8]
  • 전구의 수명은 의도적으로 짧게 만들었는데, 오스람, 필립스, 제너럴 일렉트릭 등이 뭉쳐서 피버스 카르텔이라는 담합 조직을 만들었다. 이들은 전구의 수명을 1,000시간 내외로 제한했고, 이를 어길시 막대한 벌금을 물렸다. 그리고 각 나라에서 하나의 제조사들에게만 독점적인 조명기구 생산권을 부여했는데.[9] 독점에 반발한 후발주자들의 공격적인 덤핑행위로 타격을 입었고, 결정적으로 반독점법과 2차 세계대전 때문에 사실상 해체됐다.


[1] 배경음악은 이연실목로주점이다. 가사에도 30촉 백열등이 등장한다.[2] 그 이전에 쓰이던 양초, 등잔, 호롱불 같은 물건들은 밝기 면에서 아예 백열등의 상대가 되지 못하고, 당시에는 귀했던 기름에 불을 붙여서 써야했기에 구하기 어렵기도 했다. 화재의 위험도 덤.[3] 아크등의 아크 방전의 온도는 5,000~6,000℃에 달해 태양의 표면 온도와 비슷하다. 바꿔 말하면 자연광과 가장 비슷한 빛을 얻을 수 있다.[4] 전기 방전 특유의 치지지직 거리는 소리가 그것도 엄청나게 크게 들린다.[5] 다만 일반 아르곤 백열등이 아닌 할로겐 백열등은 계속 생산된다. 하지만 백열등 자체의 수요가 떨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파는 곳이 많지는 않다.[6] 같은 맥락으로 컴퓨터의 플로피 디스크는 현재 도태되었으나 파일 작성 및 편집 프로그램에서 파일 저장 아이콘으로 사용중이다.[7] 1단계에서는 반만 켜지고, 2단계는 전부 켜지는 식.[8] 사실 LED에는 직류전원장치가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회로가 그렇게 간단할수가 없다.[9] 예를 들면 독일의 오스람은 독일과 독일의 식민지에만 팔 수 있었고. 다른나라에 수출을 하려면 협의가 필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