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rench | 번역 |
L’homme armé doibt on doubter. | 무장한 병사를 두려워하라 |
On a fait partout crier | 어디든 그들이 나타날 때에는 |
Que chascun se viegne armer | 각자 무장을 하고 있으며 |
D’un haubregon de fer. | 체인 메일을 입고 있다 |
L’homme armé doibt on doubter. | 무장한 병사를 두려워하라 |
1. 개요
15세기 유럽에서 크게 유행했던 작자 미상의 샹송(chanson). 당시의 선법체계에 따라 분류하면 도리아 선법(Dorian Mode, 또는 프로투스 선법이라고도 한다)으로 작성된 음악이다.[2]별 특징이 없는 단순한 선율과 가사를 가진 이 음악에 대해 따로 항목까지 작성된 이유는 놀랍게도 이 노래가 중세를 넘어 르네상스 시기까지 장기간 유행을 했으며 당대의 많은 작곡가들이 이 노래를 모티브로 한 작품을 남겼기 때문. 심지어 현재에도 이 노래를 응용한 작품들이 종종 나오고 있다.
이 노래는 프랑스어 가사로 되어 있으며 브루고뉴 지방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다른 설도 있다. 노래의 기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있는데, 황금양모 기사단(Order of the Golden Fleece)[3] 의 공식음악에서 유래했다는 설, 15세기에 크게 세력을 확장했던 오스만 투르크에 대항하기 위해 십자군의 결성을 촉구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설, 14세기 후반부터 당시의 행차나 야경활동에 활용되었던 트럼펫과 외침소리(cry)에서 유래했다는 설 등이 있다. 한편으로 무장한 병사는 대천사 미카엘을 상징하는 표현이라는 주장도 있다.
기원이야 어찌 됐건 이 '무장한 병사'가 음악사에 중요하게 거론되는 이유는 당대의 작곡가들이 이 음악의 선율을 많이 이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미사의 정선율(cantus firmus)로 많이 활용되었는데, 이 정선율은 원래 그레고리오 성가를 비롯한 교회의 전례음악을 사용했으나 중세 후기부터 점점 세속음악이나 유행가, 민요 등을 정선율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정선율은 다성음악(polyphony)에서 곡의 기본 선율을 받쳐주고 전체적인 통일성을 위해 활용하는 선율인데, 주로 길고 느린 음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 정선율을 담당하는 선율을 특별히 테너(tenor)라고 불렀다.[4] 이 무장한 병사는 바로 이 테너 성부의 주 레파토리로 매우 자주 활용되었다.
2. 활용
백문이 불여일청, 이 무장한 병사를 정선율로 활용한 음악을 직접 들어보자. 이 무장한 병사의 선율을 이용하여 처음으로 중요한 음악작품을 남긴 기욤 뒤파이(Guillaume Dufay)의 미사 'L'homme armé'이다.동영상의 악보를 보면서 세 번째 테너 성부를 유심히 들어 보기 바란다. 이 테너 성부는 휴지기가 상당히 많으며 연주에 참여할 때는 '무장한 병사'의 선율과 리듬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조금 바꾸어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다른 성부의 선율에 비해 전반적으로 음가가 길고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전체 음악에서 이 무장한 병사의 선율을 파악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기욤 뒤파이를 필두로 요하네스 오케겜, 조스캥 데 프레 등의 대작곡가들을 비롯한 당대의 여러 유명 작곡가들이 이 무장한 병사의 선율을 정선율로 사용한 미사를 남겼으며 좀더 후대의 작곡가인 팔레스트리나도 이 무장한 병사의 선율을 이용한 미사를 남겼다. 15세기부터 작곡된 '무장한 병사'에 의한 미사는 현존하는 것만 40여곡에 이른다.
현대에는 영국의 작곡가 피터 맥스웰 데이비스(Peter Maxwell Davies)가 1968년 무장한 병사의 미사를 작곡했으며 뉴질랜드의 작곡가 크리스토퍼 마샬(Christopher Marshall)은 2003년 '관악 합주를 위한 무장한 병사에 의한 변주곡'을 작곡하기도 했다. 심지어 나무위키에 항목이 있는 현대 작곡가의 작품도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이 곡도 마르크앙드레 아믈랭을 피하지는 못했다. 제목은 "무장한 병사에 의한 토카타(Toccata on l'Homme Arme)"이며, 빠른 패시지와 불협화음으로 음을 왜곡해 놓았다. 대한민국의 피아니스트 선우예권이 우승한 2017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 대한 커미션으로 작곡되었고, 해당 대회에서 1라운드 필수곡으로 지정되었다.
아믈랭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 경험은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생전 그들의 곡을 전혀 듣지 못했던 위대한 작곡가들이 생각나는데, 반면에 나는 이 곡의 초연을 30번이나 듣는다.
This is going to be a fascinating experience for me, because I can think of some great composers who never got a chance to hear some of their work, ever. I am getting with this piece 30 premieres. (출처)
This is going to be a fascinating experience for me, because I can think of some great composers who never got a chance to hear some of their work, ever. I am getting with this piece 30 premieres. (출처)
[1] '무장한 사람'으로 번역하기도 한다.[2] 한편으로 도리아 선법 대신 믹솔리디아 선법으로 불려지기도 한다. 위의 악보에는 조표(b)가 하나 붙어 있는데 이를 없애고 그대로 부르면 된다. 들어보기[3] 1430년 부르고뉴의 공작 필리프 3세와 포르투갈의 공주 이사벨라와의 결혼식을 축하하기 위해 설립된 기사단이다.[4] 오늘날의 테너와는 당연히 그 의미가 전혀 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