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즌짜리 드라마 내내 주구장창 보게 될 로라 파머의 인생사진. 사실 시즌3 오프닝에서도 꾸준히 등장한다.
1. 개요
트윈 픽스 극의 특성상 모든 문서에 스포일러가 대량으로 함유되어 있으니, 민감하다면 주의하자.드라마 트윈 픽스의 등장 인물이자 영화판 트윈 픽스의 주인공. 특성상 살아있는 모습으로는 등장하지 않는다.[1] 배우는 셰릴 리. 한국판 더빙 성우는 손정아(KBS)
변호사 릴랜드 파머와 가정주부 새라 파머의 외동딸. 사망 이전에는 동네의 아이돌 급으로 유명했으며, 미모와 성격[2] 모두 완벽하여 모든 주민들에게 사랑받는 위치였다. 작중 초반에는 로라가 언급되기만해도 사람들이 울음을 터뜨릴 정도. 고등학교 주전 쿼터백인 바비 브릭스와 사귀고 있었으며, 도나 헤이워드와 제임스 헐리 와는 절친한 친구 사이. 어느 날 제재소 앞 강가로 비닐에 싸인 로라의 시체가 떠내려오고, 그것을 낚시하러 온 피트 마텔이 발견하면서 트윈 픽스의 막이 오른다.
2. 작중 행적
시작하자마자 죽은 상태였기에 제대로 나오는 장면보다 간접적으로 언급되는 장면이 많다. 테이프와 사진 등 수사 자료, 친구 다나와 연인 제임스의 회상, 그리고 쿠퍼의 꿈에서 종종 "팔(다른 곳에서 온 남자)"와 함께 나타난다.극이 진행되면서 로라의 숨겨진 사생활이 밝혀지며 시청자를 충격과 공포로 몰아넣는다. 동네의 아이돌이었던 로라가 실은 마약중독자에, 문란한 성관계를 가지고 있었으며, 매춘은 기본이고, 심지어 연인도 몇 명이나 있었던 것이다.
다나 헤이워드조차 로라의 연인 중 하나였던 제임스 헐리와 빠르게 맺어지면서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막장스러운 삶을 살았던 것.작중 수사로 밝혀지는 로라의 비행은 아래와 같다.
고등학생이 할 수 있는 나쁜 짓은 다 하고 다닌 셈이다. 출간된 로라의 일기에서 로라와 성관계를 가진 남자 중 그녀가 이름을 아는 사람만 추려 나열한 것이 무려 세 페이지에 이른다(!). 이렇듯 로라는 선함과 악함을 동시에 지닌 양면적인 인물이다. 마약을 흡입하면서도 해롤드 스미스를 포함한 소외된 사람들에게 도시락을 배달하고, 매춘부로 일하면서도 장애를 가진 조니 혼을 지도하거나 이방인 조시 패커드의 영어를 가르치는 등 여러 선행을 했다. [7] 조시 패커드는 로라의 사망 소식을 듣고 캐서린 마텔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제재소를 닫아 추모했으며[8], 쿠퍼가 로라의 마약을 발견했을 때 트루먼 보안관은 '그' 로라 파머가 그랬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을 정도.
이렇게 선했던 로라가 타락하게 된 계기는 열 두살 무렵부터 지속적으로 당해온 성적 학대 때문이다. 창을 타고 넘어들어오는 지저분한 회색 머리의 남자 "밥"에 의해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해왔으며, 그 고통을 잊기 위해 흡연, 음주, 코카인에 탐닉한다. 그리고 동급생 바비 브릭스를 연인을 가장하여 마약을 조달하게 만드는 등 탈선으로 이끌고, 그들에게 코카인을 공급하는 물주 레오 존슨과 자크 르노와 매춘 관계를 가진다.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는 선택이 점점 탈선으로 이끌며, 자신을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절친한 친구마저 끌어들이는 결과와 죄책감을 쌓이게 만들었고[9], 점점 더 로라를 안팎으로 붕괴시켜간 것이다. 결국 로라는 "밥"의 정체를 깨닫고 완전히 절망한다.
로라를 괴롭힌 밥은 바로 친부 릴랜드 파머를 육체를 지배한 악의 화신이였던 것! 릴랜드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친딸을 범하고 있었던 것이다.[10] 그동안 친부와 관계를 맺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로라는 완전히 절망한다. 심지어 그림 속 수호천사의 모습마저 사라지자 곧 죽음이 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로 결심한다. [11] 또한 꿈 속에서 애니 블랙번이 해준 경고를 받아들이며[12] 나름 불안한 미래를 대비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여전히 마약과 섹스에 탐닉하는 상태였고, 결국엔 마약으로 인한 살인 방조와 유기마저 돕는다. 마지막엔 제임스 헐리의 만류와 트윈 픽스를 떠난다는 실낱같은 구원의 길에도 불구하고 결국 예정된 미래를 맞이하러 간다.
자크 르노와 레오 존슨, 로네트 폴라스키와 약에 취해 섹스 파티를 벌이다가 그 자리를 덮친 릴랜드에게 잡혀가 기차에서 끔찍한 고문을 당한다. 밥의 원래 목적은 로라의 몸으로 옮겨타는 것이었지만 그것을 완강히 거부한 로라는 결국 마이크가 내던진 녹색 반지를 낀 채[13] 죽음을 맞이하게 되고, 그 영혼은 마이크의 계획대로 검은 오두막에 묶이게 된다.로라의 죽음을 계기로 릴랜드는 깊은 슬픔에 빠져든 나머지 자크 르노를 우발적으로 죽이고, 이후 밥에게 완전히 육체의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밥의 실패와 집착은 로라를 닮은 매디 퍼거슨에게 이어지며, 같은 비극이 일어난다.
이후 검은 오두막에 묶인 로라는 쿠퍼의 꿈을 통해 나타나 난해한 수화와 표식으로 수사의 힌트를 남긴다. 릴랜드가 범인으로 밝혀지며 죽은 후, 즉 로라 사건이 끝난 후에도 나타나며 극을 이끌어간다. 시즌2 마지막 화 검은 오두막으로 들어간 쿠퍼의 앞에서 끊임없이 고통의 비명을 지르는 장면은 트윈 픽스를 상징하는 명장면 중 하나. 마찬가지로 밥에게 사로잡힌 쿠퍼에게 "25년 후에 다시 만날 거예요. 그럼 이만." 이라는 명대사는 이때 나왔다.
시즌3에서도 핵심적인 인물로 등장. 놀랍게도 25년 후 나이 든 중년 여성의 모습으로 등장했으며, 이에 쿠퍼가 혼란스러워하며 로라 파머는 죽었다고 이야기하자 나는 죽었지만 동시에 살아있다는 아리송한 말을 남긴다. 멍하니 앉아있는 쿠퍼에게 키스와 더불어 귓가에 힌트를 넣어주는 등 시즌 1의 장면들을 재현한다. 이제 나가도 된다며 쿠퍼를 이끌어주지만 갑작스레 불길처럼 흔들리는 커튼과 함께 비명을 지르며 어디론가 끌려가는 듯한 모습을 남기며 퇴장한다.
이후 사진과 환영 등으로 간간히 등장하다 시즌 막바지에 기억을 찾은 쿠퍼의 임무에 따라, 살해당하기 직전 과거의 로라로 나타난다.[14] 쿠퍼의 도움으로 죽음으로 향하는 운명길에서 벗어나는 듯 했으나, 숲을 빠져나오기 직전에 블랙 롯지에서 그랬던 것처럼 비명과 불길, 잡음 사이로 사라진다. 쿠퍼가 운명을 바꾸고 다시 현대 시간대로 돌아와, 크게 개변한 세상에서의 이름은 캐리 페이지. 로라로써의 정체성은 아예 잃고 트윈 픽스나 아버지 릴랜드의 존재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하지만 어머니 새라의 이름을 듣고 매우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쿠퍼의 마지막 임무에 동행하게 된다.
트윈 픽스에 도착하고 나서도 줄곧 낯선 모습만을 보인다. 이전에 살았던 집에 도착하자 그곳은 이미 다른 존재들이 차지하고 있었으며, 쿠퍼는 이에 크게 동요한다. 혼란스러움 속 무언가를 깨달은 쿠퍼가 지금이 몇년도인지 물어보자 [15] 곰곰히 생각하더니,불길한 밤바람과 함께 자신을 부르는 새라의 목소리를 듣고 무언가 깨달은 듯 비명을 지른다. 이후 화면은 암전되며 시즌3이 끝난다.
이후 마크 프로스트의 설정에 따르면 태미 프레스턴 요원이 트윈 픽스에 남아 조사할 때, 로라 파머의 죽음이 실종으로 바뀌는 현상을 목격한다. 이에 태미가 연관된 사람들을 조사하는데 보안관 사람들을 포함한 마을 주민들 모두 로라의 죽음이 아닌 실종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모두 태미처럼 혼란스러운 상태였다고 언급되는데, 이는 쿠퍼의 임무로 인해 실시간으로 기억이 바뀌고 있던 것. 아버지 릴랜드 파머는 기존 역사와 다르게 로라의 실종 1년 후 자살했다고 나온다.
3. 기타
로라의 처음은 말 그대로 이미 죽은 시체인 역이라 시애틀 주변에 사는 일반인을 캐스팅하려고 했다고 한다. 셰릴 리를 캐스팅했을때도 비중을 늘릴 생각은 없었다고. 하지만 셰릴 리가 워낙 연기를 잘해 감명받은 린치가 매디 퍼거슨 역을 급조해 준레귤러로 발탁되었다. 이후에 감독인 데이빗 린치가 방송사와 여러 충돌을 맺을 때에도, 셰릴 리가 연기하는 로라와 사랑에 빠졌다고 언급하며 깊게 영감을 받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극의 클라이막스에서 남긴 대사 "25년 후에 다시 만날 거에요"가 유명하다. 그리고 정말 25년이 지난 2016년에 시즌3가 방영되었기 때문에 예언은 현실로 이루어졌다.
트윈 픽스를 제작하기 전 사실 데이빗 린치는 마릴린 먼로의 전기영화를 만들 생각이었다. 하지만 결국 기획은 엎어졌고 표류하다 만들게 된 드라마가 트윈 픽스라는 것을 생각하면, 로라 파머의 천사같은 섹시한 캐릭터성이 어디에서 비롯되었을지 짐작해볼 만 하다.
[1] 물론 시즌 3까지 가면 이야기가 달라지긴 한다.[2] 무료배식 배달 봉사활동 등, 표면적으로 사회활동 역시 좋았던 것으로 보인다.[3] 바비의 자금 일부를 관리했다.[4] 마약 거래 중 생긴 트러블로 바비가 딜러를 살해했고, 로라 역시 그 자리에 있었다.[5] 국경 근처에서 부자들을 접대하는 애꾸눈 잭에서 직접적으로 매춘을 한 적이 있었으며, 거기서 쫓겨난 이후에도 자크 르노를 통해 매춘을 했다.[6] 연인으로 지목되는 바비 브릭스와 제임스 헐리 기본. 사실 제임스 헐리와는 플라토닉한 관계였으며 해롤드 스미스는 로라가 나름 깊게 의지했던 영혼의 친구에 가깝다. 바비만이 대외적인 연인관계인데, 이마저도 코카인을 대가로 로라가 성관계를 제공하는 사이였다. 바비도 로라가 자신에게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며, 모범적인 아버지를 둔 바비의 탈선을 유도한 존재가 로라임이 후에 밝혀진다. 해롤드는 "밥"이 알지 못하는 로라의 비밀 친구같은 존재였기에 자신의 목숨같던 일기장도 맡기지만, 그것이 결국 해롤드의 목숨을 앗아가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애꾸눈 잭에서 아버지의 친구이자 동료 벤자민 혼과 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이 오드리 혼을 통해 드러난다.[7] 시즌3에 들어서서 로라가 빛의 구슬에서 나타나거나, 스스로 얼굴을 열고 빛을 발하는 등 마치 악에 대항하도록 계획된 존재였다는 묘사가 나오는데, 이러한 양면성은 작품 외적으로 균형을 중요시하는 린치의 특성상 의도적으로 배치된 설정이다.[8] 조시 패커드의 정체를 생각해보면 캐서린 마텔 만큼이나 손실을 감수한, 꽤나 큰 결심이었다.[9] 다나는 로라의 슬픔과 방황을 이해하기 위해 술집 매춘에 함께하는 도발적인 일을 저지르고, 로라도 이에 어디까지 가나 보자며 방관한다. 그러나 정말로 다나가 자신의 옷을 입고 자신처럼 변하는 모습을 보자 극도로 경악하여 그녀를 데리고 빠져나온다.[10] 릴랜드는 로라를 범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겠지만, 딸을 닮은 매춘부 테레사 뱅크스와 지속적인 관계를 맺는 등 로라에게 성적인 끌림이 있었다는 암시가 있다.[11] 시즌2 다나 헤이워드가 발견하는 비밀 일기장에서 죽음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는 심정이 그대로 적혀있다.[12] 선한 쿠퍼는 검은 오두막에 갇혀있으며 이를 비밀 일기장에 적으라는 메세지였다. 한참 시간이 흐른 시즌3에서 호크가 비밀 일기의 페이지를 발견하고 잊혀졌던 쿠퍼 수사에 큰 도움을 준다.[13] 꿈 속에서 쿠퍼가 끼지 말라 경고하던 그 반지였다.[14] 트윈 픽스 영화 속 시간대의 로라이다.[15] 이는 과거 필립 제프리스의 혼란과 동일하다. 실종 후 갑작스레 고든의 사무실에서 나타난 필립 제프리스는 이 쿠퍼가 누구냐는 등 혼란스러운 말을 반복하다 년도를 확인하고 절망하다 사라졌는데, 쿠퍼도 비슷한 상황에 처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