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16 18:04:29

디어사이드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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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라, 용감한 디드로여, 대담한 달랑베르여, 단결하라 .... 광신자와 무뢰한을 쓰러뜨리고 하찮은 열변, 가련한 궤변, 거짓 역사.... 수많은 부조리를 파괴하라. 지각있는 자가 지각없는 자에게 복종하게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다음 세대들은 그들이 향유하는 이성과 자유로 인해 우리들에게 감사하리라.
- 1765년 11월 11일자 편지 [1]

1. 작품 소개2. 프롤로그3. 주요 스토리4. 주요 부서5. 주요 등장 인물6. 등장 기갑정7. 숨겨진 요소8. 엔딩 (스포일러)9. 에필로그

1. 작품 소개

스튜디오 자코뱅에서 만들고 코에이 게임을 주로 취급하던 비스코에서 유통한 국산 어드벤처 게임.

부제는 'Distorted Existence' (정체성의 오염)

당시 아마추어 게임 개발자였던 이현기가 24세라는 젊은 나이에 프로그래밍을 제외한 기획에서 대본, 연출, 디자인까지를 모두 혼자 작업하여 만든 인디 게임이다. 첫번째 작품에 3를 붙인 이유는 원래 구상중이던 1,2의 시나리오를 한꺼번에 모아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잘 팔리지 않은 게임이라 일반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일부 게임 오덕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었다.

인디 게임임을 고려할 때 1997년작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만큼 좋은 작화와 탄탄한 스토리를 보여줬다. 게임 중 모든 대사는 투니버스기동경찰 패트레이버팀이 녹음했는데 상당히 퀄리티가 높다. 개발 당시에는 외국수출까지 고려했으나 국내 발매가 저조하여 실현되지는 않았다. 굉장히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에 게임 특유의 철학적인 대사로 유저들에게 너무 어렵게 다가간 것이 이유인 듯 하다.

특히 현학적인 대사는 정도가 좀 심해서 오시이 마모루의 뺨을 가볍게 칠 정도로 난해한 표현들이 계속 나온다. 특히 게임이 풀 보이스로 되어 있어서 어려운 대사를 귀로 듣고 있다보면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발매당시 컴퓨터 게이밍 월드 같은 게임잡지 리뷰나 게이머들이 본 작품에서 오시이 마모루가 영화화한 패트레이버에서 모티브를 따오지 않았냐는 말이 나왔다. 비교해보면 주인공이 경찰 + 경찰용 메카 + 쓸데없이 현학적인 대사 + 쿠데타 + 애니풍 그래픽 + 지독하게 우울한 색감까지 안 따왔다고 보는 게 이상할 정도다. 좀 더 나아가면 베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스토리상으로는 차이가 커서 그렇게 보기는 무리일 듯. 다만 이현기 본인은 인터뷰에서 소재를 영화와 책에서 많이 빌려왔다고 주장한다. 그 때 보았던 영화가 JFK였고, 책들은 철학책이나 잡지들이며 신동아의 12.12 쿠데타 기사도 참고하였다고 한다. 실제로 게임중 정소영의 집에서 발견되는 책과 퍼즐에서는 쇼펜하우어 인생록이 나온다.

놀랍게도 본인은 학생운동 경험도 없다고... (시기상으로 불가능하기도 하다) 다만 이현기 씨가 인터뷰에서 '우중충한 시절'을 겪었다는 말을 하는 걸 보면 간접적으로는 영향이 있었던 걸로 보인다. 실제로 그가 운영하던 스튜디오 자코뱅의 홈페이지에서 접힌시간(folded time)이라는 블로그/일기를 운영했는데 그 글들을 보면 실제로 우중충하며 우울한 고뇌가 담긴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정작 본인은 이 게임을 '한 순간의 치기 혹은 젊은 날의 습작이불킥?'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인터뷰를 보면 알수 있는데 재미가 없고 우울한 작품라고 설명한 점이 그렇다. 사실 킹덤 언더 파이어의 XBOX 판이 나름 패키지 게임시장에서 선전한 상황에서 굳이 (자신이 생각하기에) 어두운 습작을 띄워주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후일 컨버전 된 걸 보면 나름대로 애정은 있는듯 하다.

3의 엔딩에 디어사이드4 - 바이올렛 넥서스를 예고했었는데, 이 역시 모바일게임으로 발매되었지만 성공을 거두지는 못 했다.

여러가지 특이한 것들이 눈에 띄는데

1. 건슈팅 파트의 조준시스템이 조준점과 탄착점을 따로 표시했다.[2]
2. 중간의 퍼즐에 마방진을 도입했다.
3. Look, Use, Get, Talk의 간소한 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

2010년 1월 GP2X Wiz용으로 컨버전되어 발매되었다.

2. 프롤로그

2019년 근 미래, 개헌 반대집회가 열리던 도중 경찰의 강경 진압으로 유혈사태가 생기고 경찰용 Donovahn 24형을 탈취하여 도주하던 시위군을 공안부의 Donovahn M45형 탑승자 '이영헌' 과 '윤제휘' 가 뒤쫓는다. 윤제휘는 '허상을 향한 동경은 극단적으로 현실적인 이러한 세상에서 불필요하면 제거되어야 하는 것이다.'란 말과 함께 시위군을 무참히 사살한다사람 한명 죽이는데 29mm탄을 무려 수백발씩이나 들이붓는게 유머, 그러면서도 그놈의 목걸이 강조하느라 주변에 피튀기는거 보면 무슨 .22LR탄을 갈기는 듯한 느낌이 드는게 더 유머. 그리고 5년후...

3. 주요 스토리

서기 2024년 10월 23일 시경 SWAT 대장 출신의 김창기가 대통령 경호실 직속의 공안부에 전근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는 공안부 특유의 이상하리만치 기형적인 구조(상급자인 부장은 허수아비고 과장이 모든 것을 처리하는)와 그와는 반대로 거의 종교적인 광신도의 분위기의 공안2부, 특히 공안2부장인 이영현을 보며 뭐라 말할 수 없는 이상한 기분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던 중 군부의 실력자인 김성환 수도방위 사령관이 그리트교로 추정되는 기갑정에게 습격을 받게 되고, 프레스 센터에서 인질극을 벌인다는 연락을 받은 공안3부가 서둘러 출동하지만 이상하게도 공안2부가 먼저 출동해있는 상황이 발생한다. 결국 공안3부가 도착햇을 때에는 김성환 사령관은 이미 사망하고 사건이 마무리된 상황, 또한 공안2부에서 탄피하나까지도 깨끗하게 수거해버린 것을 보고 김창기와 정소영은 의문을 가지게 되며 뒤이어 군부의 또 다른 실력자인 서충호 사단장까지 잠적해버린다.

게다가 9.27기념관에서 그리트교가 기갑정을 동원해 건물을 점거하는 사태가 발생하는데 거기서 한 그리트교 테러리스트는 기갑정이 고장나 멈춰있는 박홍욱에게 자기들이 김성환을 죽이지 않았다고 한다.

정소영은 이러한 일련의 이상한 사건들을 조사하던 도중 어느날 김창기에게 메일을 남기고 돌연 실종이 되며 김창기도 사건의 진실에 서서히 다가가게 되는데........

4. 주요 부서

  • PSD SWAT
Public Safty Department Special Weapons And Tactics의 약자. 대통령직속 대 테러부대로 군경과는 별도로 관리되며(형식상으로 경찰 소속이다.), 대통령직속인 탓에 기관으로서의 위상도 높다. PSD는 3부까지 존재하며 PSD 2부가 PSD를 총괄 지휘한다. 2부 부장은 이영현으로 PSD내에서는 신화적 존재이다. (DEICIDE 3의 후반부에 수방 북부2군 기계화사단 90연대장이 2부 특장과장인 김창기에게 경례는 생략하라며 존대말을 쓰는 부분이 나온다.)
  • 공안부 SWAT (PSD SWAT) 특장과
PSD SWAT 특수장갑과. SWAT에서 기갑정을 운용하는 부서이다. SWAT의 모든 부서를 대표하는 부서로 특장과장은 PSD 부장과 직함명정도의 차이밖에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부대 운영의 실권은 특장과장에게 더 집중되어 있다. 2부는 예외.
  • 시경 SWAT
시 경찰청 SWAT. 경찰청소속으로 일반 경찰이 처리못하는 중무장범죄자들을 소탕하는 역할을 맡고있다. PSD SWAT가 범죄자의 사살을 목적으로 하는 데 반해 시경SWAT는 범죄자 체포를 우선한다. 김창기가 시경 SWAT근무당시 인보위에서 과잉진압에 관한 항의문서를 받은 이유도 이와 관련이 있다. PSD SWAT는 언론의 비호와 사건처리의 기밀성으로 시경 SWAT보다 과격한 진압을 행하고 있다. (테러범의 인권은 생각지않는 김창기가 PSD SWAT로 전직된 것은 그에게 있어서 다행이다.)
  • 정보부 (CID)
Central Information Department. 대통령직속 정보수집기관. 공안부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기관이기도 하다.

5. 주요 등장 인물

  • 김창기 - 원래 시경 SWAT에 있었으나 과잉진압으로 언론과 인권단체에서 허구한 날 까이는 인물.[3] 하지만 소위 엘리트라고 불리는 능력자라 34세의 젊은 나이에 공안3부 특장과장으로 오게 된다. 대학 다닐 때에는 운동권 학생이라서 정소영이 "운동권 학생이 공안부 과장이 될 줄 누가 알았을까?"라는 말도 한다. 성우는 최준영
  • 정소영 - 정보부 2과장, 김창기의 대학후배로 그녀 역시 32세에 정보부 과장자리에 오를 정도의 엘리트. 게임중에 "정보부에서 공안부 월급 관리한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보부의 입김이 센 것으로 나온다. 때문에 김창기의 고속 승진이 정소영과의 친분으로 오해를 받기도 하나 자신은 부인. 김창기의 연인이다.
  • 이영현 - 공안2부장, 원래 공안부는 부장에게 권한이 없는 허수아비 신세이고 과장이 실세역할을 하는 기형적인 구조다. 하지만 이영헌은 마치 종교집단과도 같이 공안2부에서 숭배받는 존재. 실제로도 말단 대원에서 부장까지 승진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성우는 김기철.
  • 송정철 - 공안3부 특장과 대원, 원래 공안3부 과장이 시위대에 의해 순직한 이후 내부 승진이 고려되어 과장으로 승진할 뻔 하나 김창기가 시경 SWAT에서 전입되어 와서 새 된 케이스, 그 덕에 김창기를 낙하산이라고 깔 보는 듯한 언행을 종종 한다. 첫 날 김창기에게 사직서를 내려는 대원 한 명을 설득해달라고 요청한다.[4]
  • 박홍욱 - 공안3부 특장과 대원. 처음엔 무뚝뚝하고 친화적이지 않은 태도를 취한다. 그러나 9.27 항쟁기념관에 그리트교 테러리스트들을 진압할 때 기갑정이 작동불능이 되어 죽을 뻔 하나 김창기가 구해줘서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후 김창기를 신뢰하며 감사 인사를 전한다. 총기를 목숨처럼 아껴 자신의 총기를 항상 손질하고 있다.겨우 목숨을 건진뒤 사고원인이 기갑정 무릎 센서의 먼지때문이라는 것을 알자 "엔지니어들을 이걸로 갈겨버리든지 해야지 원"라는 말도 한다 (....)
  • 김전 (맨 좌측) - 공안1부 특장과장, 공안 2,3부와는 다른 건물을 쓴다. 원래는 공안1부가 공안부를 통솔해야 하나 이영헌의 종교적인 카리스마로 어느샌가 공안2부가 진압작전을 주도하는 듯 하게 된다. 이에 불만이 많아 평소에도 간접적으로 이영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김창기와 전화통화를 할 때 "2부 그 늙은이,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닙니까?"라고 하기도 했다.
  • 그리트교 테러리스트들 - 눈치챘겠지만 크리스트교(기독교)를 변형시킨 것이다. 게임중에는 9.27 기념관을 점거하고 기갑정(TROL 1형)까지 동원하고 있다. 김전이 이것을 보고 "놀이터에서 애들이 기갑정타고 놀게 생겼군, 트롤이라니 종교단체가"라고 하자 이영현이 "자네도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트롤하나 사주지"라고 한다.

6. 등장 기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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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ROL 1형
대유중공업 05년도 모델. 산업용 모델을 군용으로 개조한 훈련용 모델로 다소 조잡한 면이 없지 않다. 15mm안팎의 장갑으로 조종자 생존율이 그다지 높지 않은 모델이다.

파일:attachment/trol3.jpg
  • TROL 3형
대유중공업. 경찰용 기갑정. TROL계열의 09년도 모델. Donovahn의 특징인 모듈화된 개틀링과 메니퓰레이터 모델을 이어받아 경량형 기갑정임에도 불구하고 확장성이 용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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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ONOVAHN M45형
2009년 모델, 대유중공업. 양산형으로 시경 SWAT, PSD SWAT에서 쓰이는 기갑정이다. DONOVAHN의 특징인 모듈식 메니퓰레이터로 좌측엔 CAM이 부착된 메니퓰레이터가, 우측엔29mm 대기갑정용 머신건이 장착되어있다. 2020년에 PSD SWAT는 45형을 DONOVAHN 38형으로 모두 대체하였다. 38형은 45형과 후미의 분사노즐 외에는 외향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않으며, 내부적으로 38형은 조종자 음성인식 시동 시스템, 기갑정용 OS의 버젼업등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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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LACHI 11형
삼선중공업. 11년 모델. 군용 기갑정. 상부 포탑 회전. 기본형으로 좌측 35mm 개틀링과 우측 ATM 40 Skean발사기 3기 장착. 모듈화로 좌우측 장비 를 기타 장비로 교환 가능
  • Donovahn 24형
2005년 모델, 대유중공업. 양산형으로 주로 경찰용으로 쓰인 기갑정이다. Prologue에 나오는 42형은 우측의 머신건과 숄더아머가 날아가 공격불능 상태로 도주한다.

7. 숨겨진 요소

인스톨 할 때 타이틀의 D자 왼쪽 위를 더블클릭하면 개발자의 말을 볼 수 있다.

8. 엔딩 (스포일러)

이 문서에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문서가 설명하는 작품이나 인물 등에 대한 줄거리, 결말, 반전 요소 등을 직·간접적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음모를 파헤치며 쿠데타의 징후를 추적하던 정소영은 서충호 장군을 만나기 위해 D시(동해시)로 향한다. 김창기는 서울에서 고속철도를 타고 D시로 쫒아가고 넷북을 빌려 마방진도 풀며 해킹을 하는 등 갖은 고생을 다하다가 결국 정소영을 찾아내지만, 그녀는 김창기의 눈 앞에서 암살 당하고만다. 하지만 김창기는 정소영이 남긴 디스켓에 저장된 서충호 장군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안2부가 쿠데타의 흑막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사실 군부의 쿠데타는 이영현이 주도한 것이었다. 군부에 대한 숙청이 있을 것이라는 허위정보를 꾸며내어 쿠데타를 부추긴 것도 자신이었고, 쿠데타를 도와주는 척 한 뒤 자신의 공안2부를 다른 쿠데타군의 27 사단으로 꾸며서 공안3부가 역시 쿠데타군인 41사단과 벌이는 교전을 도와준다. 상대인 41사단이 군용기갑정을 쓰고 수적으로도 우세하여 고전하던 김창기의 공안3부는 어쨌든 그 덕에 교전을 무사히 끝낸다. (공안1부는 전멸한다)

결국 같은 쿠데타군인 27사단(실은 공안2부)과 41사단이 싸우는 것으로 안 반란군측은 자기 내부에서 배신이 벌어진 것으로 생각하고 서로 싸우기 시작한다. 그 동안 공안2부는 대통령을 암살하려고 하나 이를 눈치챈 김창기의 공안3부가 가까스로 대통령을 구해낸다. 공안3부는 이영현의 2부를 공격하고 결국 김창기는 지하철역으로 도주한 이영현의 기갑정을 추격해 잡고야 만다.

쿠데타를 저지하고 이영현을 사살한 김창기는 엔딩장면에서 잠깐 물컵이 나온 뒤 고개를 푹 숙인 채 눈을 감고 있는 모습이 나오며 게임이 끝난다. 이현기의 말에 따르면 최후에 자살한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주인공과 여주인공, 악역까지 포함해 등장인물의 상당수가 사망한다. 작품 내내 지속되는 우울한 분위기의 극에 달한 결말(...)

9. 에필로그

김창기 : 실패했군요. 당신이 가담한 쿠데타.

이영현 : 가담이라니. 섭섭하군. 가담이 아니라 주도야. 이 쿠데타는 애초에 내가 계획한 것이 었어. 정부의 군부 숙청에 대한 엉터리 정보도 내가 흘렸지. 그들은 그걸 듣고는 쿠데타 준비를 하더군. 난 그들에게 접근해서 그들을 도와주는 척한 것이고...

김창기 : 주도?

이영현 : 박명택과 자네가 교전중에 끼어들었던 이전철 27사단은 바로 나였어. 우리 부대가 위장한 것이지. 내가 아니었으면 자네는 공안 1부처럼 전멸했을거야.

김창기 : 1부가 전멸했습니까.

이영현 : 당연하지. 아군의 전멸같은 것은 알리지 않는 것이 이익이지. 아무튼 이진철이 배신한 것으로 오인되자 예상했던 대로 수도 방위군 북 2, 3군의 남윤기와 박준석은 임국형의 29사단과 싸우더군. 인간들이란 너무나 뻔한 동물이야. 내분은 예상됐고 원했던 결과야.

김창기 : 동정심조차 생기지 않는군요.

이영현 : 나에게 말인가, 아니면 인간에게 말인가,대답하지 않아도 좋아. 그럴만해. 동정심조차 생기지 않겠지. 5년전에 나도 그랬거든.

9.27 시위 진압때 였을거야. 시위대중 한명이 경찰용 기갑정을 탈취해서 도주하더군. 나와 윤제휘가 그를 쫓았지. 우리는 둘다 인간이면서 인간을 증오하고 있었어. 마침 그 도주하던 녀석은 잡히고 나서 정의에 대해 설교를 하더군. 윤제휘가 죽였어. Donovahn 개틀링으로 말야.

존재하지 않는 허상에 대한 동경은 이러한 현실적인 사회에서 제거되어야만 한다는 말과 함께. 그 이후로 그때일을 자주 생각해봤지. 우리가 실수한 것이 있었어. 위선을 증오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건 두명의 배우가 펼친 위선의 연극이었어. 동기와 상관없이 사건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하면...

궁극적인 출발점은 동물적인 본능이야. 인간들은 이를 추하다고 하고, 우린 단순히 진급을 위해서 상부의 명령에 따라 그를 죽인거였어. 그는 살아남기 위해 바둥댄거고. 그 위선은 인간이 버릴수 없는 자신 자체지. 알리고 싶더군. 내 생각을..

마침 윤제휘를 비롯한 군부 급진파에서 쿠데타에 관한 의견을 조심스럽게 들고 나오더군. 인간적으로는 절친한 동료였지만 윤제휘와 나를 포함한 모든 인간은 위선자일수 밖에 없었지.

군부에 정부의 숙청에 관한 거짓 정보를 줬고, 예상대로 급진파는 온건파를 숙청하고 일을 벌였고, 결과또한... 윤제휘도 지금쯤 자결을 했던지 아니면 진압군에게 당했겠지. 그리고 난 나를 포함한 인간의 상징적인 공개처형을 끝낸 것이고.

그때도 지금과 아주 비슷했어. 그 정의를 짖어대던 자는 나처럼 앉아있고 나와 윤제휘는 자네처럼 서있고, 다른 점은..

자네는 나에게 직접 총을 겨누고 있다는 것이지. HMD 를 통하지 않고, 날... 어서 보내주게 죽음은 신이 인간에게 내린.... 최고의 선물이지..

고...맙..네...


[1] 철학자 월 듀란트 저 '철학 이야기' 에서 발췌[2] 건슈팅 파트 난이도가 상당히 높다.[3] 공안 개인화기 관리인에게 VUL 소음 권총에 대해 물어보면, 조용한 물건인데 난폭하기로 소문난 창기씨가 이게 필요할까요? 라는 조롱인지 농담인지 모를 말을 던진다 ...[4] 해당 대원은 바로 앞에서 전임 과장이 시위대에 의해 살해당한 탓에 정신적으로 많은 충격을 받아 사표를 낸다. 기갑정에 타고 있는데 시위대가 대형트럭으로 받아버려 결국 기계부품과 시체가 곤죽이 되어 뭉개진 듯 하다. 그런 전임 과장의 시신의 표정은 어딘가 편안해 보여서 더 섬뜩했다고. 그 정도면 사표 낼만도 하다. 하지만 그가 사표를 내면 공안3부는 인원부족으로 2부에 흡수당하게 되므로 김창기가 설득을 하게된다. 결국 사표를 내지는 않게 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