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비트 단열재 구조. 맨 왼쪽 (안쪽)에 EPS (Expanded Polystyrene)라는 것이 있는데 별게 아니라 그냥 스티로폼이다. |
부실공사로 의심되는 드라이비트 공법으로 시공된 건물 외벽이 손상된 모습.[1] |
1. 개요
드라이비트란 미국 Dryvit사에서 개발한 외단열공법 및 그 상품을 말한다.Dryvit사 홈페이지2. 외단열공법
영어로도 정식 호칭은 'Exterior insulation finishing system'으로 줄여서 'EIFS'라고 부르기도 한다. 건물은 외부의 온도변화에 대해 건물 내부의 온도를 어느정도 일정하게 유지하기위해 단열재를 시공해야 한다. 특히 날씨가 추운 겨울엔 외부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질 경우, 단열재가 없는 건물은 난방 효과가 매우 떨어지며 입주자의 거주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큰 단점이 존재한다.전통적인 단열 공법은 내벽과 외벽 사이에 단열재를 끼우는 방식이지만, 이 경우 외벽에 별도로 자재[2]를 사용해 시공해야 하므로 전체적인 건축비 상승 요인이 되며 공사기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다. 드라이비트 공법은 건물의 벽 외부에 직접 접착제를 바르고 단열재를 접착한 뒤 그 위에 마감재를 도포해 보호막을 생성하는 개념으로 기존의 단열 시공에 비해 건축비가 크게 절감되고, 시공이 용이하며 필요할 경우 외벽에 대한 리모델링도 손쉽게 가능하다.
드라이비트의 기원은 1957년 제2차 세계 대전으로 무너진 건물들을 재건하기 위해 서독 슈투트가르트의 에드빈 호르바흐(Edwin Horbach)가 개발한 기술이였고 새로운 사업수단을 찾아 서독에 왔던 프랭크 모르실리는 이 기술을 사들인다. 이후 1967년에 드라이비트라는 회사를 세우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다보니 국내에서는 드라이비트가 이런 공법의 일반명사처럼 취급되고 있다. 일부 건축업자들은 드라이비트를 외단열이 아니고 외장마감이라고도 한다.
3. 장점
- 시공이 간편하고 경제적이다. 대부분의 중소형 건물의 건축주들은 저렴한 가격에 석재 느낌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 마감재의 색상과 질감이 다양하기 때문에 무늬를 넣거나 화사한 색감의 외벽을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마감재가 기본적으로 수성계열이라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외벽을 수성페인트로 도장하면 된다.
- 외부가 손상되더라도 해당 부분만 다시 붙이면 될 정도로 사후 유지보수가 간단한 편이다. 마감재가 약간 깨졌거나 일부가 찌그러진 것처럼 경미한 손상은 핸디코트 외부용을 사서 발라주고 보수한 자리가 보기 싫으면 색깔 맞춰서 페인트칠을 해주면 끝이다.
- 에너지절약이 우수하다. 외단열은 내단열처럼 열손실이 구조체를 타고 일어나는 현상이 없기 때문에 보온에 효율적이다.
4. 단점
-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 이는 단열재를 불연재를 사용하면 극복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값비싼 불연재를 사용할 경우 드라이비트의 가장 큰 장점인 시공비 절약이 안되므로 보통은 스티로폼같은 저렴한 단열재를 사용하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이다.[3] 특히 한국에서는 도시형 생활주택이라 부르는 중소형 오피스텔/원룸 건물이 도심지에 빽빽하게 건설되었는데, 대부분 기존의 단독주택을 허물고 5~10층 규모의 원룸건물을 짓는 건축주의 입장에선 최대한 빨리, 저렴하게 건물을 지어서 수익성을 추구해야 하므로 드라이비트 공법이 매우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불에 취약한 가연성 단열재를 사용한 경우, 쉽게 말해서 건물 외부를 불에 잘 타는 땔감으로 둘러놓은 것과 다를 바 없어서 화재 발생시 외벽을 타고 불이 급속도로 번지는 위험성이 높다. 2015년에 일어난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건처럼 드라이비트로 마감된 건축물이 밀집해 있는 지역에서 화재가 얼마나 큰 피해를 주는지[4] 알 수 있다. 이후 2017년에 일어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와 2018년 밀양 세종병원 화재 사고 역시 이게 문제가 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 벽면이 떨어질 수 있다. 이 부분은 재료 자체의 문제도 약간은 포함되지만 시공업자의 양심과 태도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한다. 자재 자체가 무거운 편이 아니기 때문에 시공자들이 자재를 벽에 붙이는 앙카의 수를 줄이거나 저질 접착제를 사용하거나 충분하지 않은 접착제를 사용하면 얼마 지난 후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해외에서는 건축법에서 높이에 따라 평방미터당 부착해야하는 패스너 앵커(fastener anchor)의 개수와 접착제 사용량을 엄격하게 지키도록 하고있지만 한국은 아직도 현장이 주먹구구식으로 돌아가고 있다.
- 중국 빌딩의 외벽면 드라이비트 충격적인 부실공사의 예
- ▼단열재를 벽에 고정시키는 패스너 앵커를 벽에 박은 흔적이 잘 안보인다. 그리고 접착제도 적다.
- 마감에 사용하는 자재가 근본적으로 약하다. 드라이비트 공법에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단열재와 스톤코트 등은 타일이나 대리석에 비해서 아주 약하다. 차량의 문과 문콕을 조금 세게하면 석재는 문이 찌그러지지만 드라이비트 벽은 벽이 파손된다. 이 문제는 2017년 포항 지진 때 한동대학교 건물 외벽 붕괴에서 극명하게 잘 드러났다.
- 다른 마감방식에 비해서 오염이 심하다. 때가 잘 타는 인조대리석보다 오염이 잘 된다. 특히 화이트계열로 마감한 경우 1년 내에 오염이 시작되어 검은색으로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직접 목격할 수 있다.
- 유성 외벽 발수제[5]의 용제가 단열재를 녹여버리는 경우도 있어서 유성 발수제를 시공할 수 없다.
5. 한국에서의 사용
이 소재는 한국에서 1987년부터 사용되어온 소재이다. 이후 2009년에 이명박 정부에서 건설경기 부양과 서민 주거환경 개선이라는 목적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규정된 건축물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여, 드라이비트 공법을 장려했다.드라이비트 공법과 관련된 법 조항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2월에 처음 신설되었으며 30층 이상만 사용금지대상으로 하다가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건 이후 2015년 6층 이상 사용금지로 개정되었다. 2009년 이전까진 아무런 관련 조항이 없었던 것.
드라이비트 공법은 유기단열재와 무기단열재 둘 중 한 단열재를 사용하도록 하는데 외국의 경우 유기단열재의 사용을 관련법을 통해 제한하고 있지만 국내법에는 유기단열재에 대한 관련법이 없다. 의정부 아파트 화재사건과 최근 발생한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사고도 유기단열재인 발포폴리스티렌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조속히 관련법에 대한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다만 패시브건축협회에 올라온 글에 따르면 유기단열재를 사용하더라도 독일식으로 벽과 단열재를 접착제로 촘촘히 메우는 경우에는 화재가 나더라도 불이 급속도로 번지지 않는다. 접착제를 띄엄띄엄 바르는 방식으로 시공하면 사이사이 공간으로 공기가 공급되어 대형화재로 발전하게 된다. 현재의 외단열미장마감에서 단열재를 스티로폼을 사용하더라도, ribbon & dab방식으로 틈새없이 밀착시공하고, 미장층을 10mm 두께로만 늘려주면, 최소한 의정부 화재 사고와 제천 화재 사고처럼 짧은 시간내에 건축물 전체로의 화재확산은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드라이비트 스티로폼의 사용목적을 단열에만 집중하고, 별도의 마감층을 제대로 시공한다면 기존의 건축비에서 약간의 상승은 불가피하겠지만, 건물 전체를 불연재로 시공하는것보다 단열과 비용면에서 합리적이다.
[1] 마감재를 벽에 부착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는데 우선 마감재를 잡아주는 패스너 앵커(화스너 앙카, fastener anchor)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접착제의 양이 너무 적다. 간신히 붙을만큼만 사용하였다. 이러한 부실 시공은 단열효과를 낮추고 비올 때 누수 가능성을 높인다. 또한 화재가 날 때 접착제의 빈 공간에 산소가 공급되기 때문에 피해가 악화된다.[2] 대표적으로 벽돌, 인조대리석, 타일같은 자재.[3] 한국 기준상 난연이라고 모두 불이 붙지 않는 것은 아니다. 1등급(불연)은 연소가 불가능하고 2등급(준불연)은 1000도씨 이상 가열해도 연소가 어렵다. 그러나 3등급(난연) 재료는 생각보다 불이 잘 붙는다. 3등급으로 생산된 대표적인 물건이 조립식 창고 제작에 이용되는 판넬이며 이런 소재의 판넬이 불이 났다는 화재소식은 자주 접할 수 있다. 그리고 접합부위나 틈새를 막는 우레탄 폼 또한 B1, B2, B3 난연 등급 중에서 B3등급은 가연성이 있으므로 일반인이 생각하는 난연성은 없다고 볼 수 있다. 시공할 때는 주의해야 하며 독일은 현재 B2등급 이상만 Building으로 지칭되는 건물에 사용할 수 있다. 한국에서는 이런 난연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사람들이 시공을 하는 경우가 있어 실제 현장에서 판형 단열재는 난연1등급으로 사용하면서도 폼은 난연 B3 제품을 사용하는 짓을 저지르기도 한다. 시중 판매되는 난연 우레탄폼 중에서 특별히 등급 표시가 안된 경우 대부분이 B3이며 어떤 기준으로 난연성인지 알 수 없는 제품들도 있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B2만 되어도 충분한 자랑거리이기 때문에 등급표시 없는 제품의 극히 일부가 B2이며 B1은 없다고 보면 된다.[4] 드라이비트가 시공된 두 건물 사이 이격거리가 좁은 곳에서 불쏘시개가 하늘로 뻗쳐올랐다.[5] 유성 발수제의 경우 외부 습기를 완전 차단하는 근본적인 한계점 때문에 숨구멍을 제대로 만들어 주지 않으면 모체가 머금고 있는 습기조차 배출이 어려워 실내 곰팡이가 발생하는 등 문제가 있어 요즘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