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블랙 잭의 등장인물로 블랙잭의 아치에너미라고도 할 수 있는 안락사 전문의.[1]성우는 OVA판 야마지 카즈히로/김환진. TV판 하야미 쇼/위훈. TVA 극장판 예고편 한정 와카모토 노리오, 본편은 카가 타케시. 인터넷 플래시판 타나카 히데유키. 과거의 이야기를 다룬 영 블랙잭에서는 스와베 쥰이치. OVA 이후로 영 블랙잭을 제외한 나머지 작품 전체에서 오오츠카 아키오로 고정된 블랙잭과는 다르게 계속해서 캐스팅이 바뀐다.
2. 상세
생물은 죽을 때 자연스럽게 숨을 거두지. 그런데 인간만이 억지로 살려고 해. 어느 쪽이 옳은 걸까? 블랙잭.
원래 전쟁[2] 당시 최전선의 군의관이었는데, 당시 중상으로 고통받는 군인들의 호소에 그들을 안락사시켜주게 되고 이 때 그들이 편하게 최후를 받아들이며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깨달음을 얻고 종전 후 전역하고 안락사 전문의로 전향한다.안락사가 극단적으로는 살인이며, 키리코 본인의 인상부터가 괴팍한데다가 저런 얼굴로 실실 웃으며 "가망이 없으니 죽어야한다"란 말을 입버릇처럼 툭하면 내뱉는 괴짜라 자칫 그를 사람 죽이는걸 좋아하는 미치광이라 보기 쉽지만, 이건 직업정신이 지나친 수준으로 투철하고 본인의 신념도 확고해서 그렇게 보일 뿐, 키리코 본인은 결단코 악인은 아니다.
애초에 저런 죽이니 마니 하는 말이 나오는 것은 실제로 살려놓는게 죽느니만 못한 수준의 중환자거나 살려서 득볼게 없는 극악인을 상대할때 뿐으로, 말 그대로 그 상황에 맞는 말을 했을 뿐이며, 환자를 판단할때도 대충 흘깃보고 끝내는게 아니라 먼저 환자를 맡은 의사의 진단기록을 보고 듣거나 상황에 따라선 본인이 직접 환자의 수술을 집도하면서 '이 환자가 온전히 회복할 여지가 있는가?'를 사감을 배제하고 제 3자의 관점에서 전문적으로 파악한다. 또한 이 쪽도 감성 자체는 평범한 인간인지라 활동중에 환자들의 일갈에 상처받는 면모도 보여준다.[3]
실제로 전문가답게 환자의 의뢰에 따라 최대한 자연사처럼 보이고 고통없이 최후를 맞이하는데 특화되어 있으며, 블랙잭마냥 자신의 환자도 아님에도 무작정 난입해서 자신이 손대려는 짓도 하지않는다.
첫 등장은 '공포균'인데[5] 연재본에선 블랙잭과 초면이지만 단행본에선 구면으로 변했다. 그리고 연재본 당시엔 아직 설정이 확립되기 전이라 설정이 확립되며 나온 단행본의 키리코와 많이 달라서 "살릴 가치가 있는 사람은 살리고, 살 가치가 없는 사람은 죽인다"라고 말하는 냉혹한 캐릭터였다. 또 '부하'들을 언급하는 등 조직의 보스같은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결국 에피소드 마지막에는 자신에게 돈을 준 의뢰인이 중태에 빠지자 그를 안락사시키는 냉혹한 모습을 보여주고 끝난다. 이러한 특성은 TV판을 바탕으로 한 블랙잭 극장판에서도 이어져서 부상당한 악당이 살려달라고 하자 가망이 없다며 그를 죽이는 모습을 보인다.[6]
국내에도 정발된 코단샤 단행본에서는 '두 사람의 검은 의사'에서 첫 등장. 길가다가 블랙잭이 그를 발견하고는 따라와서 시비를 걸며 시작한다.(...) 이후 그는 병원의 한 여성 환자를 만나는데 그녀가 의뢰인으로 집에 갑자기 처들어온 트럭에 치어서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상태였다. 그런 그녀를 자식인 아들, 딸이 수발드는 것은 물론 병원비까지 부담하는 상황. 아이들의 고생을 보다못해 차라리 죽어서 더 이상 부담지우지 않도록 하기 위해 키리코에게 자신을 안락사시켜 주길 부탁한다. 그런데 아이들은 돈을 모아 블랙잭에게 어머니를 살려주길 의뢰하고 아이들의 어머니가 키리코에게 의뢰했다는 것을 블랙잭이 알면서 그와 겨루는 상황이 된다. 결국 수술[7]이 성공하고 그 자리를 떠나는데 얼마 안 있어서 다시 블랙잭과 대면한다. 여기에서 그는 계속 안락사 전문의로 활동하겠다는 것과 함께 상단의 저 말을 남기고 곧바로 또 보자고 한후 발길을 돌린다. 딱히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닌 듯. 그러나 그가 완전히 떠나기 전에 환자가 입원해있던 병원의 의사가 블랙잭을 찾아와서는 환자와 아이들이 탄 병원차가 트럭과 충돌해서 환자는 물론 아이들까지 목숨을 잃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 준다. 이에 대해 "거봐"라고 말하듯 호탕하게 웃으며 퇴장. 그런 그의 뒤에서 블랙잭은 그래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외친다. 여담이지만 피노코와 키리코는 이 때가 첫 대면인데, 피노코는 그를 보고 살인청부업자가 되다 만 사람 같다는 직설적인 평을 날렸다(...)
여동생이 말리는 데도 불구하고 아버지 닥터 조르주도 안락사를 시키려 한 적도 있는데, 블랙잭이 겨우 구해낼... 뻔했다. 블랙잭은 수술을 성공시킬 뻔했지만, 결국 사망한다. 아버지인 조르주는 기흉을 앓고 있어 폐에 난 구멍으로 몸에 공기가 차오르는 증세를 겪고 있었는데 키리코 자신은 물론이고 어떤 외과의한테 가서 수술을 받아도 기흉의 원인이 된 폐 내부의 구멍이 발견되질 않아 안락사시키려고 했던 것. 결국 블랙잭이 집도에 들어가지만 아무리 찾아봐도 구멍을 찾을 수 없었다. 결국 키리코가 아버지를 죽이겠다고 독촉까지 하던 순간 블랙잭은 인공적으로 폐에 산소를 집어넣으면 구멍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산소를 투여했는데 그러자 평소에는 판으로 막혀있다가 공기가 들어올 때에만 열리는 숨겨진 구멍을 발견한다. 블랙잭은 드디어 네 아버지를 구해냈다고 안도하지만 사실 키리코는 그 전에 아버지가 가망이 없다고 판단해 블랙잭이 모르는 사이에 안락사 약물을 투여했고 결국 원인을 찾고 구멍을 닫았지만 아버지가 사망하고 만다. 그리고 키리코가 약물을 투여했다는 걸 안 블랙잭은 격분해서 "대체 생명을 뭐라고 생각하는 거냐"라며 키리코를 후드려패는 엔딩.
신념에 대해서는 예외가 없기 때문에 자기 자신마저도 고통을 이기지 못한 순간에 안락사를 하려고 했다. 바로 위의 아버지 안락사 건 이후의 일로, 그 일로 관계가 불편해진 상황에서 키리코의 여동생이 블랙잭을 찾아와 "환자는 오빠에요"라며 그를 데려온다. 당시 키리코는 간에 물이 수시로 차오르고 수술로 물을 빼도 계속 차오르는 것이 증상인 전염병에 걸려 있었는데, 블랙잭이 어거지로 목에 주사기 꽂아 키리코를 마취한 뒤(...) 그의 간을 해부하고 관찰한 결과 간에 차오르는 것은 물이 아니라 몸의 99%가 물로 이루어진 아메바였고 그것이 병의 원인임을 밝혀낸다. 결국 아메바가 자리를 잡은 간의 50% 가량을 절제하는 것으로 수술에 성공하고, 블랙잭이 키리코에게 이 아메바를 보여주며 자네 몸에서 나온 거니까 자네가 안락사시키는 건 어떠냐고 능청을 떨자 농담하지 말라고 질색한다.
또한 그는 대개 블랙잭과 만나면 다투지만[8] 블랙잭의 실력에 관해서는 굉장히 신뢰하고 있다.[9] 한번은 블랙잭과 함께 수술을 한 적도 있으며, 의술의 한계에 블랙잭과 함께 좌절하기도 하는 인간적인 캐릭터다. 애당초 안락사를 하게 된 게 의술로도 환자를 구할 수가 없다고 생각해서였으니.
'죽음의 한 시간' 편에서는 그가 준비한 안락사용 독약을 심장병약으로 잘못 알고 훔쳐간 어느 꼬마의 어머니가 먹고 혼수상태에 빠지자 틱틱대면서도 블랙 잭의 조수로 수술에 참여해 그녀를 구한 뒤 블랙잭이 "어때? 사람을 죽이는 것과 살리는 것 중에 뭐가 더 기분 좋지?"라며 반쯤 비아냥댔는데, "헛소리 마. 나도 명색이 의사야, 목숨을 구하는 것보다 좋은 일은 없지."라고 말했다. 이는 키리코가 분명 자신을 의사로 보고 있음을 증명하는 대사다. 근데 직후에 블랙잭이 치료비는 키리코에게서 받아내겠다고 틱틱거리자 "모처럼 좋은 기분 망치지 마!"라며 삐졌다.(...)
데자키 오사무의 블랙잭 OVA 4편에선 원작과 좀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괴질로 고생하며 죽고 싶어하는 배우를 만났지만 그 증상이 실은 폐기된 군시설에서 유출된 생물병기가 원인이라는 것을 알아내어 블랙잭에게 관련자료를 건네줘 치료하게끔 도와주고 자신은 떠난다.[10]
블랙잭21에서 닥터 키리코는 자신의 아버지가 노아르 프로젝트 관련인물로 나와 원작에서 내용이 조금 각색되었다.
데즈카 오사무가 의술을 배웠던 시절이 2차대전 전후였는데, 당시 군의관으로서 교육받은 자들은 전력이 안되는 군인은 안락사시킬 것을 강요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때문에 키리코를 2차 대전 당시의 군의관들의 현실을 투영해 만든 캐릭터일 것이란 추측도 있다.
이름의 유래는 역시 이탈리아의 유명한 현대화 화가 조르조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에서 따온 것으로 보인다. 저자가 딱 잘라 말한 적은 없지만 키리코의 아버지 이름이 조르주인 것과 그가 그림에 조예가 깊다는 걸 생각하면 역시 이 확률이 높다. 저자 스스로는 정체가 모호한 캐릭터로 만들고 싶어서 이국적인 이름으로 했다고 한다.
유리라는 여동생이 하나 있다. 상당한 미인. 이 동생의 부탁 때문에 블랙잭이 키리코의 목숨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 스핀오프인 Dr.키리코 ~하얀 사신~에서는 이 여동생도 의사가 된 것으로 나온다. 닥터 키리코와는 정반대로 가망이 없는 환자의 남은 인생을 최대한 고통이 없도록 케어해주는 것이 전문.
리메이크 판 중 하나인 검은 의사 블랙잭에서는 피노코 또래의 여자애 하나를 데리고 다닌다. 그런데 이 애 무술 실력이 장난 아니다.
1998년 일본에서는 닥터 키리코라고 자신의 아이디를 쓴 사람에 의한 자살 방조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자세한 것은 닥터 키리코 사건 참조.
2020년 일본의 한 의사가 무단 안락사로 체포됐는데 이 사람도 "닥터 키리코처럼 되고 싶다. 닥터 키리코는 옳다. 안락사가 왜 죄가 되는지 모르겠다."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고 한다.
3. 영 블랙잭
베트남 전쟁 때 미군 군의였던 것으로 나온다. 본편과는 달리 밝은 인상의 청년이다. 아직 인턴의사였던 블랙잭과 함께 수술해 환자를 구했다. 그러나 끝까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11]여기서는 키류 나오키라는 인물이 블랙잭과 갈등을 벌이다가 연인인 유나와 결별하게 되고 어디론가 떠나가 위해 공항에 간다. 그리고 자신의 옆에 있던 여자 아이가 영어 알파벳이 적힌 주사위를 놔두고 가버렸는데 나오키는 그것으로 자신의 이름 KIRYU NAOKI를 배열을 하고 성의 뒷부분과 이름의 앞부분을 빼서 자신의 연인 이름 YUNA로 배열을 하였는데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알파벳 KIR OKI에서 OKI부분의 순서를 거꾸로 배열을 하면서 KIRIKO라는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설정으로 나온다.
[1] 의사라고는 하지만, 전술했듯 안락사 전문의라 일반적인 의사하면 생각나는 '아픈 사람을 치료해주는 의사'가 아니라 '가망 없는 사람이 최후라도 편히 맞이하게 해주는 의사'이다. 실제로 이 둘은 직업에 투철하다는 점은 같지만 어떤 환자라도 어떻게든 살리고자 노력하는 블랙잭을 '원래라면 죽을 운명인 환자를 강제로 붙들여놓는건 자연법칙에 위배된다.'며 불쾌하게 본다. 실제로 그 정도의 환자면 수술과정 자체도 심각한 상황이나 완치한다해도 병이나 부상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고, 그게 아니더라도 철저한 관리속에 살아야하며 당연하지만 완치되어도 치료되기전에 비하면 여러모로 못하기 때문에 키리코의 발언도 마냥 잘못된 것도 아니다.[2] 정황상 2차 세계 대전[3] 이게 대표적으로 드러난 사례가 '살아있는 시체' 에피소드로, 55년간 식물인간인 채로 살아가는 환자의 향후 행방을 두고 블랙잭과의 대립끝에 블랙잭이 치료하게 되면서 환자의 의식을 깨우는데 성공하나, 환자는 자신의 가족들이 이미 전부 죽었단 소식에 충격받아 급격히 노화가 진행되면서 그런 소식을 들을바에는 그냥 죽지도 살지도 못한 식물인간으로 남는게 훨씬 나았을거다라는 폭언을 내뱉다가 결국 고통속에서 비명횡사하고 키리코는 블랙잭에게 환자의 최후를 전해들으면서 그와 함께 자신들의 어리석음을 한탄하며 오열한다.[4] 심지어 그 청년은 키리코가 자신의 기준이 어느정돈지 보여주겠다고 당시 환자로 있던 소녀에게 안내해주는데, 그 소녀와 서로 한눈에 반한 청년이 소녀를 안락사시키는 전파기계를 강제로 박살내는 바람에 큰 피해까지 입었다.[5] 정발판 베이스인 코단샤 판에서는 하술할 '두 사람의 검은 의사' 편이 공포균보다 앞에 실려있기에, 이 사실을 모르고 보면 공포균 편에서 키리코가 갑자기 캐릭터 붕괴를 일으키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6] 다만 이때는 이 악당이 키리코와 블랙잭이 비밀을 알고 있다고 둘다 죽이려 한 탓도 있다.[7] 이 수술 동안 키리코는 환자의 아들에게 자신이 왜 안락사 전문의가 되었는가에 대해 설명한다.[8] 대부분 블랙잭 쪽이 키리코를 달갑잖게 여겨 먼저 시비를 거는 경우가 많지만, 한 에피소드에서는 오히려 키리코가 블랙잭의 집에 쳐들어와 자신의 환자를 내놓으라고 시비를 걸었다. 하지만 이 경우 원래 닥터 키리코에게 갈 환자를 블랙잭이 빼돌린 것인 만큼 블랙잭이 먼저 시비를 건 게 맞다. 블랙잭 입장에서야 닥터 키리코에게 가면 열에 아홉은 안락사가 뻔하니 의사 된 입장에서 살리려고 하는 게 당연한 것이긴 하지만.[9]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안락사시키려고 한 적도 있었다. 사실 키리코와 블랙잭이 만나면 십중팔구 키리코가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하고, 블랙잭은 기필코 살리고야 말겠다고 수술하는게 패턴. 이를 볼 때 수술 실력은 키리코가 약간 한수 아래인것 같다.[10] 참고로 이 유출된 생물병기의 장소인 화약고는 블랙잭이 치료할 단서를 수집하고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올 후환을 방지하기 위해 현장에 있던 기름통을 곡괭이로 터뜨려 불을 붙여 깔끔하게 불태웠다.[11] 헤어진 뒤 미군 기지에서 병사에게 이름을 불린 뒤에야 그가 키리코라는 걸 알게 된다. 이후 귀국하는 비행기에 탄 블랙잭과 마찬가지로 하늘을 올려다보는 모습이 교차되는 게 기묘한 여운을 자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