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넛지(nudge)
팔꿈치로 쿡쿡 찌르는 것을 의미한다. 단, 외래어 표기법에 따르면 "너지" 가 올바른 표기라고.전혀 다른 의미지만 성가신 사람, 골칫거리 등을 뜻하는 눗지(noodge)와 혼재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포토샵 등의 그래픽 툴에서는 레이어 선택후 상하좌우 단축키로써 픽셀단위로 천천히 움직이는걸 너지라고 하기도 한다.
2. 경제정책
부드러운 개입 / Nudge Theory
'팔꿈치로 쿡쿡 찌르다'라는 뜻의 '넛지Nudge'는 일종의 자유주의적인 개입, 혹은 간섭이다. 즉, 사람들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유도하되, 선택의 자유는 여전히 개인에게 열려있는 상태를 말한다.
행동경제학의 일환으로, '경제인(Homo Economicus)' 개념을 가정하지 않고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행동주의 심리학에서 개발되었으나 곧 경제학으로, 이후 사회학과 행정학(특히 정책학)으로 확대되어 큰 호응을 얻으면서 다학제간 연구주제가 되었다.
인간을 행동을 유도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인센티브와 벌칙(간단히 말해 당근과 채찍)이 있다는 것은 다들 알 것이다. 즉 인간은 기본적으로 보상(+)이 있다면 뛰어들고 처벌(-)이 있다면 꺼린다. 그러나 그 외에 이 넛지를 활용할 수도 있는데, 간단히 설명하면 넛지는 사람들이 어려워 하는 것을 은연 중에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저술한 모 서적의 저자 중 한 사람인 리처드 탈러(201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자문이었다. 위 책의 내용중 일부분이 2018년 고2 9월 전국연합 학력평가 37번 문장위치 파악하기로 출제되었다.
심리학적으로 인간을 유도하는 기술을 아예 제도적으로 활용한 것인데, 이는 종래의 고비용 저효율의 천편일률적 정책 캠페인 풍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좋은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즉 종전과 동일하거나 어쩌면 그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는 캠페인이면서도 예산은 확실하게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것. 이 때문에 공익광고나 시민단체 캠페인, 정책홍보 등에 자주 활용된다.
유사과학에 속하는 "역치하 메시지"와 엄연히 다르며, 티저 마케팅과도 혼동하지 말 것. 역치하 메시지는 영화 중간에 "콜라를 마셔요" 같은 광고성 자막을 역치하 지각으로만 볼 수 있도록 삽입하는 기법. 사실상 효과가 없다고 결론났다. 한편 현대에는 역치하 지각이 아닌 점화(priming)의 기법을 응용해서 비슷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가 실제로 나오고 있으며 이는 유사과학이 아니다.
2.1. 활용예
몇 가지 실제 사례를 들자면, 공중화장실 남성용 소변기에 파리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 가장 유명하다. 이곳으로 오줌을 조준하라는 의미. 스키폴 국제공항 화장실에서 처음 시작된 이 아이디어는 워낙 유명세를 얻어 전세계로 퍼져나갔고 국내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이것을 적용한 뒤로 오줌이 잘못된 각도로 날아가서 튀어 바닥이 더러워지는 일이 줄었다고 한다.이런 식으로 화장실 휴지를 통해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은연중에 강조하기도 한다. 아무 생각없이 공중화장실 휴지를 둘둘둘 뽑아다 쓰는 사람들이 멈칫하게 하는 것.
이 기사에 소개된 지하철 쩍벌남을 막을 아이디어 역시 넛지를 적절히 활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마트 카운터 옆 유리 모금함에다 사람의 눈 사진을 붙여놓았을 뿐인데 기부금이 폭발적으로 늘더라는 보고도 있다. 물론, 은연중에 타인이 자신을 지켜보는 듯한 느낌을 받고, 기부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는 것.
미국 뉴욕시 위생국에서는 쓰레기통 관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넛지를 이용한 쓰레기통 입양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뉴욕시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사업장 근처의 쓰레기통을 입양할 수 있게 하여 사업자가 쓰레기통에 책임감을 가지고 직접 관리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뉴욕시 쓰레기통 관련 민원이 40%나 감소했다고 한다.#
2010년대부터 고속도로며 시내도로며 곳곳에 칠해지고 있는 노면 색깔 유도선도 대표적인 사례다. 강렬한 색에 주의를 주는 사람의 심리를 이용해, 차로를 헷갈리기 쉬운 교차로 등지에서 주행하던 차로를 잃지 않고 계속 주행할 수 있게 함으로써 교통사고 및 도로정체 예방 효과를 내고 있다.
3. 마케팅
마케팅 분야에서는 상술한 경제정책 보다도 오래 전부터 이용되어 왔던 개념으로, 한국에서는 '상술' 이라는 말로 불리기도 한다.[1] 예를 들어 100원에 팔던 상품의 가격표를 원래 가격 200원에 반 값 할인이라는 식으로 고치는 식으로, 전혀 할인 된 상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할인 상품인 것처럼 구입을 유도하는 식으로 이용된다.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서는 최저가 가격으로 상품을 정렬할 경우 전혀 관계 없는 값 싼 부품만이 잔뜩 나오는 식으로, 해당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추천 순 대로 조회할 것을 강조하는 식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이러한 추천 상품으로 등록되기 위해서는 출품자들이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하므로 양심적인 출품자나 구매자나 둘 다 손해를 볼 수 밖에 없고, 저질 싸구려 제품을 고가에 등록하는 몰양심적인 출품자만 이득을 보는 구조라서 비난이 쇄도하기도 한다.4. 윤리적 문제와 악용 우려
정책이나 마케팅 분야 공통된 문제로, 퍼터널리즘 문제를 꼽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넛지를 시도하는 것 자체가 그것이 이용자 혹은 공동체에게 도움이 된다는 전제를 당연시 하고 있는데, 실제로 도움이 되고 말고는 이용자나 공동체 구성원 스스로 판단할 일이지 남이 멋대로 결정할 일이 아니라는 비난을 피할 수가 없다. 그나마 직접적인 피해를 방지하는 선에서 넛지가 이용되는 것은[2] 참작의 여지가 있지만, 행정 편의적 정책[3]에 넛지가 도입될 경우 되려 이용자나 구성원의 편의를 해치는 결과만 낳을 수 있다.마케팅 분야의 넛지는 거의 100이면 100 이용자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결과를 낳을 수 밖에 없다는 구조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이용자 편의[4]를 고려한다는 명목으로 넛지를 도입하지만, 이익 도모라는 기업의 본질 상 당연히 넛지의 도입은 이윤 창출이 실제 목적일 수 밖에 없다. 흔한 예시로는 탈퇴 버튼을 꽁꽁 숨겨서 이용자의 이탈을 구조적으로 막으려 하는 대부분의 인터넷 사이트들이 그러하고, 탈퇴까지는 아니더라도 자주 사용되는 서비스를 여러 번 링크를 거쳐야만 이용할 수 있게 만드는 등 의도적인 불편함을 초래하는 악랄한 다운 그레이드도 산견되는 편이다.[5]
위와 같은 불편함을 초래하는 넛지를 '슬러지' 로 지칭하기도 한다.[6] 하지만 애초에 넛지 자체가 이용자의 불편함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넛지와 슬러지의 구분은 매우 자의적일 수 밖에 없다. 슬러지조차 당연히 그 뒤에는 숨겨진 목적이 있기 마련인데, 이용자나 이를 분석하는 연구자는 이들의 목적이 선의인지 아니면 수익 창출인지 주관적으로 분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넛지와 슬러지의 구분 자체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볼 수 있으며,[7] 애초에 넛지의 도입에 있어서 서비스 이용자의 편의롤 해치지 않는 선에서 국한되어야 한다는 윤리적인 가치관이 자리잡을 필요가 있다.
5. 관련 문서
6. 가면라이더 기츠의 등장 라이더
- 가면라이더 넛지 스패로우 항목 참조.
7. 관련 링크
넛지 - 리처드 탈러: 넛지의 어원을 정의한 사람이자 저명한 행동경제학자. 2017년에 결국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했다. 의외로 이 책이 제일 팔린 곳 중 하나가 한국이었다고 한다.[1] 물론 상술 = 넛지는 아니다.[2] 예를 들어 트럭 뒤에 눈 모양 스티커를 붙임으로써 뒷 차의 졸음 운전을 방지하는 등.[3] 예를 들어 일본 정부는 코로나 기간 동안 '자숙' 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외출 금지를 금지하지는 않되 국민 스스로가 외출을 자제하도록 유도하였으나, 정부의 책임 회피성 정책이라는 비난과 결과적으로도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피하기가 어려웠다.[4] 예를 들어 인터넷 쇼핑 사이트의 추천 순 정렬이 그러하다. 마케팅 문단 참조.[5] 이 분야의 대표적인 예시는 의외로 우리가 항상 이용하는 키보드의 전신인 타자기이다. 당시 타자기는 구조적인 한계로 인하여 고속 타이핑을 대응하지 못하였기에, 의도적으로 타이핑 속도를 떨어트리는 버튼 배치를 하였다. 오늘날의 키보드는 타자기의 배치를 그대로 계승하였는데, 당시에는 의미가 있는 넛지였지만 이제는 그저 관습적인 배치일 뿐이다. 넛지는 비록 한 순간의 땜빵이 될 수 있지만, 그로 인한 폐해는 수십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가벼이 볼 문제만은 아니다.[6] 다크패턴이라고도 한다[7] 넛지와 슬러지를 엄밀히 구분하려는 시도는 넛지가 옳은 목적으로 행해진다는 선결 문제 요구 오류를 내포한다는 지적을 피하기가 어렵다. 상술하였듯 비록 선의로 행해지는 넛지라도 퍼터널리즘 문제가 있으므로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부적절한 방법론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넛지 자체는 비난의 대상이 아니라는 태도는 적절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