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칼, 도끼, 낫 같이 날을 세워놓은 무기나 도구를 포함하는 총칭.공통적 특징으로는 날을 세워서 날카롭게 만들어 무언가를 절단하는 작업에 쓰는 것이 주 용도라는 것. 그것이 농작물인가 식재료인가 사람인가 동물인가는 도구에 따라 달라진다.
2. 장점
갑주를 두르지 않은 비무장인 상대에게는 둔기보다 확실하고 강력한 살상력을 보장한다. 이는 날붙이가 날이 서있기 때문이다. 물체는 압력과 면적이 반비례하여, 단면적이 좁을수록 압력이 집중되기 때문에 그만큼 위력이 막강해 질 수밖에 없다. 둔기는 날이 없는 구조적 한계로, 아무리 강하게 휘둘러도 상대의 육체를 관통, 절단 할 수 없으므로, 대인 살상력이 떨어진다.[1]그래서 질량과 부피 대비 살상력은 둔기보다 월등히 뛰어나다. 둔기는 휘둘러서 운동에너지로 타격하는 특성 상 최소한의 (살상력이 보장될)무게가 필요하지만, 날붙이는 손안에 들어올 작은 크기로도 사람 죽이는 데 문제 없다. 이는 날붙이의 위력이 무게가 아닌 좁은 지점에 집중되는 에너지를 절삭력으로 전환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라서 무게에 상관없이 날만 서 있다면 얼마든지 무기로 쓰이는 데 크게 손색이 없다. 작은 크기의 날을 여차하면 긴 자루 끝에 달아놓아서 보다 더 강력한 위력을 얻을 수 있다.이 점은 날붙이가 둔기를 밀어내고 전쟁에서 주력으로 쓰이는 결정적 요인으로, 청동기 시대 이후 금속으로 날을 세우는 기술이 등장한 이래로 창과 도검은 항상 주력 무기가 되었고, 갑주의 발전에도 날붙이는 여전히 인류의 주력 무기였다.
때문에, 총기를 제외하면 구할 수 있는 무기 중 가장 위력적이고, 총기와 석궁 다음으로 엄격하게 단속되는 무기군이 바로 날붙이이다. 식칼, 마체테나 도끼 등 공구류를 제외한 날붙이는 소지가 까다롭다. 정작 실제 날붙이 살인의 대부분은 구하기도 쉽고 길이도 충분한 식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도검법은 존재의의가 없다는 지적을 많이 받는다.
운용의 폭과 기술의 다양성 역시 둔기보다 우월하다. 특히 단순히 후려쳐서 충격을 주는게 전부인 대다수 둔기와는 다르게 찌르거나 베거나 썰거나 찍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용이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둔기에 비하면 훨씬 높은 숙련이 필요한데, 숙련도가 낮으면 사용자 본인이 다칠 확률이 높으며, 길이가 한정된 도검류 특징 상 절삭 각도를 잘못 잡으면 리치가 훨씬 긴 둔기만 못하기 때문이다. 다만, 도검류 무기를 주로 쓰던 계층이 기사나 군인 등 병기의 사용에 숙련된 계층이고, 숙련도가 낮은 징집병이나 민병대는 주로 목재 둔기로 무장했음을 생각하면 숙련자 입장에서는 별 의미가 없다. 또한 단검같이 짧은 도검은 숙련도 자체가 필요없는거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지위고하 상관없이 모두한테서 널리 쓰였다.
지속적인 저지력과 살상력이 더 높지만 순간 저지력은 둔기보다 낮은편이다. [2][3] 둔기는 일단 급소에 정확히 맞으면 한 방에 상대를 절명 시킬 수 있다. 허나 그 반대로 급소를 피하면 어찌저찌 살 가능성이 높고, 골절이나 타박상 정도는 어떻게든 회복하는것이 가능했다. 반면 도검은 날이 서있기 때문에 찌르고 베어 상처가 나면 당장 쓰러지진 않더라도 실시간으로 피해자의 신체능력이 큰폭으로 줄어든다. 오염된 날붙이에 의한 상처라면 감염의 위험도 덤.[4] 목이나 사지를 통째로 절단하면 즉사 내지 전투불능이 되지만, 그렇지 않고 그냥 베이기만 해도 혈관을 건드리면 과다 출혈을 유발하고, 신경을 베이면 점차 마비되다가 결국 해당 부위를 못 쓰게 된다. 급소가 아닌 부위에 칼을 맞아도 당장은 아드레날린으로 버틸지 몰라도 제대로 된 의료시술을 받지 않으면 감염과 출혈로 결국 죽을 수밖에 없었고, 의료기술이 발전하지 않은 전근대 시대에 있어 이는 치명적이었다. 그리고 전근대 전쟁터에서 흔히 그랬듯이 푹 삭힌 똥이나 오물을 발라놓은 도검에 찔렸다면 대부분은 그냥 사형선고를 당했다고 봐도 무방했다. 이렇게 독이나 오물을 묻힌 날붙이에 찔리는 사례는 현대의학으로도 제때 처치 못하면 살리기 힘들다. 이 점은 상대방의 전투력을 빠르고 효율적으로 깎아먹는것이 더 중요한 전쟁 상황에서 매우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그런고로 나중에 올 후유증과 여파는 둔기와 비교도 할 수 없이 크며, 장기적으로 전투력을 크게 손실시키기에 이는 곧 날붙이가 주요 병기로 쓰이는 이유였다.
3. 단점
상대가 맨몸이면 쉽게 제압이 가능하지만 역으로 갑옷을 입으면 얘기가 달라진다. 갑옷 때문에 날이 안들어가고 맞는 상대는 그저 고작해야 갑주가 긁히거나 약간 찌그러지는 수준에 그친다.이런 상대로는 역설적으로 살상력이 낮은 둔기가 갑주에 충격이나마 줄 수 있어서 더 유용하다.철퇴나 망치 같은 물건이 날붙이에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은 것도 갑옷 때문이다. 애초에 이런 날이 달린 무기에 방어하고자 갑옷이 발전해왔기 때문에 날과 갑옷은 항상 함께해왔다.그리고 관리 및 보수가 둔기보다 까다롭고 손이 많이 가는 것도 단점이다. 주기적으로 숫돌로 날을 세워주지 않으면 무기로서의 성능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 무뎌진 날로선 제 위력이 나오지 못한다. 반면 둔기는 별도의 관리 필요 없이 보관만 잘 해도 무기 구실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대조적이다.
4. 역사
4.1. 선사시대
인류가 본격적으로 날붙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금속을 다루기 시작하고 나서 부터지만 석기시대에도 돌을 정교하게 연마하여 날카롭게 만든 물건이 존재했다. 이미 그 시절부터 인류는 무기를 날카롭게 만들면 사냥이나 전투 시 효율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뜻. 또한 흑요석 무기는 그 당시는 물론이고, 현대의 어지간한 날붙이를 능가하는 극강의 예리함을 가지고 있어, 기술상의 문제로 금속 제련이 불가능했던 지역에서는 사실상 금속제 날붙이를 대체하기도 했다.4.2. 고대, 중세, 근대 이전 시대
인류가 역사 시대로 진입한 이래 날붙이는 전쟁에서 빠질 수 없는 동반자였다. 활, 창, 도검, 도끼 등 전투용 무기들은 거의 다 날이 서있었고, 날이 없는 무기는 일부 둔기류 정도가 고작이었으며 그마저도 쓰던 날붙이가 못 쓰게 되면 마저 뽑아드는 보조무장에 그쳤다. 그만큼 화약무기의 등장 이전부터 화기가 등장하고 나서도 날붙이의 비중은 매우 컸다.인류가 총기를 사용하고 나서도 그 당시의 총기는 성능상의 한계로 인해 오늘날과 같은 만병지왕이 되기는 힘들었기 때문에 냉병기를 이용한 백병전은 빈번히 일어났다. 비록, 이전의 활과는 비교조차 힘든 압도적인 파괴력과 관통력으로 갑주를 도태시킨 게 총이라지만, 단발 전장식 화기가 주류였던 지라 화망을 뚫고 돌격하는 전술이 통했다. 또, 그러라고 만든 병과도 존재했는데, 기병은 주로 권총과 도검으로 무장했다.
4.3. 현대
19세기 후반 이후부터 보병의 주력 병기로써의 날붙이는 멸종. 탄피식 총기가 발명된 이후 빠른 속도로 기존의 전장식 화기를 대체해나갔고, 거기에 더해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던 전장식 화기의 단점을 보완할 냉병기들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 더이상 현역에서 쓰이지 않게 되었다. 화기들도 자동화가 이루어졌고, 자동화기를 상대로 정면으로 백병전을 시도하려는 건 자살행위인지라, 20세기 이후 군에서 쓰이는 날붙이는 백병전 보조 병기 내지 공구로 쓰이는 총검만 남았다.반면, 일상에서 작업용 도구들 중에도 날붙이가 많으며, 대표적으로 낫, 도끼, 톱 등이 있다. 날붙이 무기들로 백병전을 하던 전근대 시대에는 평민들의 대부분이 농민이었으므로 징집병에게 들려주는 무기들 중에는 이런 농기구나 각종 도구들과 형태가 비슷한 무기들도 많았다. 쿠크리나 마체테 등 매체에서 전투용 무기로 묘사되는 도검들도 현지에서는 조선낫이랑 비슷한 포지션의 공구다.
물론, 일상에서의 사용과는 별개로 호신용품으로는 인정받지는 못하는데, 그 이유는 생긴 것도 위협적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전투용 날붙이는 순수하게 살상을 전제로 제조된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몸을 지키는 용도로 쓴다기에는 정당방위 문제에서 심각한 결격 사유이다. 반면, 야구방망이 등 둔기류는 사회적 인식이 비교적 관대한 편이고 그냥 근처에 있는 막대기 들고 휘둘렀다는 식으로 둘러대면 정당방위 판결에 조금 더 유리하기 때문에 상당수 국가에서는 민간 호신용으로 둔기를 많이 사용한다.
5. 기타
칼잡이와 총잡이 중 누가 더 강한가에 대한 논쟁이 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양쪽 모두 정신적 동요가 없다는 전제 하에, 1:1 상황에서 거리가 벌어지는 순간 칼잡이는 아예 총잡이에게 상대 자체가 안된다. 총잡이가 조준한 시점에서 이미 방아쇠 한 번 당기면 칼잡이를 황천길로 보내버릴 수 있다. 칼은 지근거리, 그것도 칼이 닿을 거리가 아니면 절대 총을 이길 수 없으며, 총잡이가 총을 아직 꺼내들지 않았거나 정신적인 이유로 총을 들고도 못 쏘는 상황일 때에나마[5] 약간의 승산이 있을 뿐이다.이를 실증한 개념으로 미국 경찰의 21피트(≒6.3미터) 룰이 있다. 용의자가 날붙이를 숨기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꺼내 달려들 경우, 얼마나 거리가 벌어져 있어야 제압이 가능한지에 관한 내용이다. 훈련된 경찰관이라면 6.3미터 떨어져있는 곳에서 갑자기 달려드는 용의자를 권총으로 제압 할 수 있고, 권총을 뽑을 준비가 되어있는 상태라면 3미터까지도 가능하다. 역으로 말하면 매우 극단적인 상황이 아니고서야, 6.3미터 이상 떨어진 상황이라면 칼든 사람은 총든 사람을 이길 수 없다.
21피트 룰 시연 영상. 거리에 따른 제압 시연은 1분 25초부터.
픽션에서 하도 도검제일주의가 만연해서 도검을 비롯한 날붙이를 지나치게 띄워주는 경향 때문에 대우가 좋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픽션이니까 가능한 묘사. 총든 상대 여럿을 상대로 무쌍을 찍거나 뭐든 두부자르듯 베어버리는 건 도검의 우월성이라기보단 그 칼을 쓰는 주인공이 너무 강해서에 가깝다. 현실에서 근접무기로 총을 이기려면 무조건 은닉한채로 들키지 않고 가까이 다가가는수밖에 없기 때문에, 너무 커서 은닉이 불가능하고 빼어드는 속도도 느린 대형도검은 확실한 위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총한테 아예 승산이 없는거나 마찬가지라는것 또한 눈여겨 볼 점.
6. 둘러보기
[1] 왜 전쟁용 둔기에 가시나 돌기를 달아놓은지를 생각해보자. 타격 에너지를 특정 부위에 집중하여 살상력을 올리기 위함인데 그렇게 하지 않으면 에너지가 분산되기 때문에 무기로서의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 특히, 갑주나 보호구를 두른 상대에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유효한 위력이 잘 나오지 않는다. 하다 못해 봉이나 몽둥이 조차도 타격력을 증가시키기 위해 각이 진 형태로 만든다.[2] 세상에 널리 알려진 살인마들 중에는 의외로 오히려 둔기를 애용한 자들도 많다. 주로 망치, 렌치, 스패너 등 무게가 꽤 나가는 공구류를 사용했다.[3] 도검류로 상대를 절명시키려면 뇌의 중추신경을 파괴하거나 심장을 정통으로 찔러야 한다. 하지만 둘다 뼈대로 견고하게 보호되는 부위이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훈련을 받은 특수부대원 같은 자가 아니면 제대로 노리기 힘들며, 전문가라 해도 실제 전투상황에서 반드시 그런 까다로운 공격을 성공시킨다는 보장은 없다.[4] 파상풍은 상당히 치사율이 높다.[5] 열차 강도 수십 명을 상대로 싸운 전역 군인 비슈누 쉬레스타 이야기에서도 강도 두목을 인질로 붙잡아 강도들이 섣불리 총을 못 쏘게 한 이야기가 나오고, 보스니아 내전 생존자 Selco의 문답에서도 총을 든 생존자와 칼을 든 생존자가 서로 대치했는데 총을 든 쪽이 왜인지 총을 쏘지못해 맥없이 살해당했다는 목격담이 있다.[6] 엄밀히 말하면 둔기와 날붙이 역할을 둘 다 수행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도구이다.[7] 이 역시 둔기와 날붙이의 역할을 둘 다 수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