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러시아어: Ревизор러시아의 작가 니콜라이 고골이 쓴 희극. 1836년 4월 19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알렉산드로스 황실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희곡을 쓰기로 마음먹고 아이디어 구상에 열을 올리던 고골에게 러시아적인 에피소드가 없냐는 문의를 받은 동료작가 푸시킨이 지방에서 검찰관으로 오해받았던 자신의 실화를 들려주었고 이를 바탕으로 창작된 풍자극이다.
1836년 초연 이후 러시아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지만 고위층을 희화화하는 내용으로 인해 결국 공연 금지를 당했다. 하지만 그 인기는 여전하여 지금도 러시아 현지에서 드물지 않게 공연되고 있다.
2. 등장인물
- 안톤 안토노비치 스크즈니크-드무하노프스키(Антон Антонович Сквозник-Дмухановский)
군수. 마을의 유지들에게 상트페테르부르크로부터 검찰관이 파견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준다. 늙도록 공직 생활을 했고, 딴에는 제법 똑똑한 인간. 뇌물을 받기는 하지만 매우 진중하게 처신한다. 꽤나 진지한 나머지 훈계하는 걸 좋아하는 인물. 크지도 작지도 않은 음성에, 말을 많이 하지도 적게 하지도 않는다.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진중하다. 낮은 관직에서부터 힘겹게 근속해 온 이들이 그렇듯이, 그의 얼굴 윤곽은 거칠고 준엄하다. 성격이 거칠게 형성된 사람들이 그렇듯이 두려움이 기쁨으로, 저열함이 오만함으로 아주 재빠르게 바뀐다. 보통 금장이 수놓인 제복을 입고 박차가 달린 긴 장화를 신는다. 희끗희끗한 머리를 짧게 깎았다. - 안나 안드레예브나(Анна Андреевна)
군수의 아내. 교태를 잘 부리는 시골풍의 여인이며 그렇게 늙진 않았다. 하루의 절반은 소설책과 앨범[1]을 읽고, 나머지 절반은 헛간과 하녀 방에서 집안의 잡일을 돌보며 살아왔다. 호기심이 왕성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허영심을 드러낸다. 남편이 그녀에게 뭐라 대답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할 때는 그에게 가끔씩 권력을 휘두른다. 그러나 그 권력이란 단지 자잘한 것들에나 미칠 뿐이며, 잔소리 내지 조소가 전부다. 언제나 바른 소리를 하는 딸에게 니가 언제 그런 소리를 했냐, 내가 말했잖아 라고 딴지를 거는 영 좋지 않은 엄마. 연극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옷을 네 번 갈아입는다. - 마리아 안토노브냐(Марья Антоновна)
군수의 딸. 그나마 바른 소리를 하는 처자. - 루카 루키치 흘로포프(Лука Лукич Хлопов)
마을의 교육감. - 아르테미 필리포비치 제믈랴니카(Артемий Филиппович Земляника)
자선병원장. 매우 뚱뚱하고 우둔하며 굼뜬 사람이지만, 재간이 있어 모든 실상을 간파해내는 교묘한 사기꾼이다. 남을 보살피는 일을 무척 좋아하지만, 병원 환자들에게 투자해야 할 돈을 자기가 먹는지 환자들에게는 양배추 스프만 먹이고 약을 주지 않는 식이다. 몹시 안달복달하는 인물로 오지랖이 높다. - 아모스 표도로비치 랴프킨-탸프킨(Аммос Фёдорович Ляпкин-Тяпкин)
마을의 재판소장. 책을 대여섯권 읽은 사람인지라 자유사상가인 편이다. 추측해서 판단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따라서 말 한마디 한마디에 무게를 삼는다. 얼굴에 항상 진중한 표정을 유지하고, 목쉰 소리와 코를 고는 소리를 내면서 낮은 톤으로 말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말한다. - 이반 쿠지마치 시페킨(Иван Кузьмич Шпекин)
마을의 우체국장. 순진할 정도로 단순한 사람. 우체국에 오는 편지들을 뜯어 읽어보고 현금이 나오면 자기가 먹는다. - 표트르 이바노비치 보브친스키(Пётр Иванович Бобчинский)
도브친스키와 쌍둥이 지주. 흘레스타코프를 검찰관으로 착각하고 마을 유지들에게 알려 준다. 키가 작달막하고 호기심이 많다. 배가 조금 나왔고, 말이 매우 빠르고, 말할 때 요란하게 몸짓과 손짓을 해댄다. 좀더 키가 크고 진지하다. - 표트르 이바노비치 도브친스키(Пётр Иванович Добчинский)
보브친스키와 쌍둥이 지주. 외모와 성격이 보브친스키와 거의 똑같지만 이쪽은 더 허물없이 굴고 생기발랄하다. - 이반 알렉산드로비치 흘레스타코프(Иван Александрович Хлестаков)
페테르부르크의 하급 관리. 23세 가량의 청년으로 비쩍 말랐으며 약간 아둔해서 대개 멍텅구리라고 불린다. 일반적으로 관청 사무실에서 '얼빠진 놈'이라고 불리는 사람들 중 하나로 아무 생각 없이 말하고 행동한다. 무엇이든 간에 계속해서 주의를 기울일 줄 모른다. 말은 계속 끊어지고, 단어들이 전혀 예기치 않게 튀어나온다. 배우가 순진함과 솔직함을 잘 연출할수록 배역을 잘 살려낼 수 있는 역할이다. 유행에 맞추어 옷을 입는다. 도박을 하다 돈이 다 떨어져 무전취식을 하다 경찰에 신고당할 위기에 처한다. 허풍이 겁나 심해서 왕이 대신 계산 할 거 라는둥, 원로원이 나만 보면 벌벌 떤다는 등 당연히 먹히지 않는 허풍을 떨다가 두들겨 맞는 게 일상인데 마을 관리들이 바보밖에 없어서 인생을 펼 뻔하나.... 마을을 떠나기 전에 하는 말을 보면 또 도박에 다 날려먹을듯.[2] - 오시프(Осип)
흘레스타코프의 하인. 나만 정상인 속성.[3] 진지하게 말하고 상대를 한 수 아래로 대하며, 교훈적으로 따지고 주인에게 훈계하는 것을 좋아한다. 목소리는 늘 고르고 주인과 대화할 때면 엄격하고 절도 있으며, 어떨 때는 무례한 표현을 사용한다. 주인보다 영리하며 눈치가 빠르지만, 말을 많이 하는 걸 좋아하지 않고 말없이 뒤통수를 치는 편이다.
3. 줄거리
3.1. 1막
군수는 마을의 유지들을 불러모으고 검찰관이 파견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군수는 마을의 유지들에게 주의를 주는데[4] 마을의 지주 보브친스키, 도브친스키가 달려와서 검찰관이 마을에 있는 여관에 묵고 있다는 사실을 전해준다.[5] 군수는 경찰관들을 동원해서 길거리를 청소하고 공무원들을 입단속한 후 검찰관이 있다는 여관으로 향한다.3.2. 2막
새로운 등장인물 흘레스타코프의 하인 오시프의 독백으로 막이 오른다. 흘레스타코프는 14등관의 하급 공무원으로[6] 여행 중 도박으로 노잣돈을 전부 날려버렸고, 이에 땡전 한 푼 없이 고발하겠다며 이를 벼르고 있는 여관 주인의 눈칫밥을 먹어가며 대책 없이 여관에 머무르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가 없던 자리에서 방구석 침대에 누운 오시프는 겨우 14등관 주제에 허풍만은 1등관이라고 홀로 흘레스타코프에 대하여 원망을 퍼부으며 이를 갈고 있었다. 그러다 산책을 나간 흘레스타코프가 돌아올 기미가 보이자 오시프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고, 굶주린 걸 참기 위해 산책을 나갔던 흘레스타코프가 투덜거리며 등장한다. 흘레스타코프는 여관 주인의 하인에게 빌어 마지막 식사를 얻어먹지만 너무 형편 없어서[7] 온갖 불평을 하며 더 좋은 음식을 내놓으라고 하지만 하인이 그냥 가져가려고 하자 하인에게 온갖 욕을 하며 먹는다.이때 군수가 찾아오고, 보브친스키와 도브친스키가 검찰관으로 의심한 사람이 흘레스타코프임이 밝혀진다. 흘레스타코프는 자신이 돈을 낼 것이라고 변명하며 역으로 여관의 서비스가 안 좋다며 군수한테 화를 낸다.[8] 흘레스타코프가 검찰관인 줄 알고 겁먹은 군수는 벌벌 떨며 흘레스타코프에게 400루블을 빌려줬다.[9] 흘레스타코프는 계속 여관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고, 군수는 흘레스타코프의 비위를 맞춰 주며 군수의 집에 묵게 한다. 군수는 마을의 시설에 대해 시찰하자고 흘레스타코프를 꼬드기며 재빨리 도브친스키에게 제믈랸니카와 안나 안드레예브나에게 쪽지를 주어 전달하게 한다.[10][11]
3.3. 3막
도브친스키는 안나 안드레예나에게 군수의 편지를 전달한다. 편지를 전달받은 안나 안드레예브나는 흘레스타코프를 맞을 준비를 한다. 얼마 후 군수와 흘레스타코프를 비롯한 마을의 유지들이 들어온다. 군수는 흘레스타코프에게 은근슬쩍 자신이 청렴하고 진정으로 마을의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인물이라고 포장한다.[12] 식사가 시작되고, 취한 흘레스타코프는 군인들이 자신을 육군 총사령관으로 착각했다, 근무하던 부처의 관리들이 부처의 장관을 맡아달라고 간청했다, 자신은 미모의 여배우들 그리고 푸시킨[13]을 비롯한 유명 작가들과도 친분이 있고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제일 가는 저택에서 산다, 궁정에도 출입하고 추밀원[14]도 자신을 무서워한다 등등 갖가지 허풍을 쏟아낸다. 그나마도 제대로 아는 게 없어 "700루블짜리 수박"[15]이니 "파리에서 공수해 오는 수프"[16], "4층의 내 방"[17]과 같이 참으로 빈곤한 상상력에 기반한 허풍을 뱉는 것이 보는 사람이 다 애처로울 지경. 그리고 거기에 속아 넘어간 군수와 유지들은 벌벌 떨며 흘레스타코프를 두려워한다. 군수는 경찰관들을 시켜 낯선 사람을 집 안으로 들여보내지 말라고 명령한다.3.4. 4막
아침이 되자 판사, 자선병원장, 우체국장, 교육감, 쌍둥이 지주 등 지역 유지들이 몰려와 시장 집에 있는 흘레스타코프에게 뇌물을 바치려고 한다. 그러나 흘레스타코프는 역으로 돈을 조금 꿔달라고 하는데 그들은 모두 주면서 아부를 떤다.[18] 흘레스타코프는 모든 사람들이 간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에 있는 친구인 기자 트랴파치킨에게 이 일들을 편지로 전하게 된다.편지를 쓰는 도중에 하인인 오시프가 흘레스타코프 자신을 위해 이곳을 떠나라고 조언하자 흘레스타코프는 하인을 시켜 편지를 우체국장에게 보낸다. 그러던 중 집밖에서 장사꾼과 자물쇠공의 아내, 하사의 아내가 그에게 하소연한다. 그 내용은 시장이 자신들에게 갑질을 했다는 것. 처음에는 돈을 받아가며 들어주었으나 다른 사람들의 청원이 계속되자 오시프를 시켜 되돌려보냈다.
3.5. 5막
군수 일가는 흘레스타코프의 결혼 생각에 들뜬다. 군수는 상트페테르부르크로 이사갈 망상에 빠지고 자기가 벌써 뭐라도 된줄 아는양 갑질을 당해 청원한 장사꾼들을 협박하는데, 여기서 장사꾼들도 공금을 횡령하는 등 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라는게 드러난다.그 후 흘레스타코프가 친구인 기자 트랴파치킨에게 보낸 편지를 뜯어본 우체국장 슈페킨이 흘레스타코프가 검찰관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내고 군수 일가는 멘붕에 빠진다. 더불어, 편지에는 이들 군수와 상인들에 대한 온갖 비웃음과 정체를 털어놓고 욕까지 썼다. 이들은 많은 돈까지 빌려줬기에 더 멘붕하면서 서로가 사람 잘 못 보게 했다느니 서로에게 화를 내고 탓하며 따지느라 아수라장이 벌어진다. 그 와중에 자기 욕은 넘어가려는 작자들과 이를 귀신같이 잡아내고 물귀신 작전으로 들어가는 아수라장이 일품.
[우체국장] (중략) 그러지 마시고 내가 읽어 드릴 테니 한번 들어 보시오. 여러분! 편지를 읽을까요? [Почтмейстер] (...) Вот лучше я вам прочту. Господа! позвольте прочитать письмо! [일동] 읽으시오! 읽으시오! [Все] Читайте, читайте! [우체국장] (읽는다) "친애하는 트랴피치킨에게. 우선 내가 겪은 기기묘묘한 사건부터 시급히 자네에게 알려야겠네. 시골로 돌아가는 길에 어떤 대위 놈한테 걸려들어 여비를 몽땅 털리고 말았다네. 그래서 여관 주인은 밥값을 안 낸다고 나를 유치장에 집어 넣으려고까지 하는 판에 뜻밖에도 나의 페테르부르크식 세련된 용모와 옷차림 덕분에 마을 전체가 나를 총독(總督)으로 오인해버리고 말았네. 그래서 지금 나는 군수네 집에 머무르며 호화판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군수의 마누라와 딸을 집적거리고 있는 중이지. 어느 쪽부터 먼저 손을 대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는 않았지만, 우선 마누라 쪽부터 시작할 생각이네. 그쪽이 지금 당장에라도 무슨 말이든지 들어 줄 것 같으니까. 자네, 우리들이 돈이 떨어져서 무전취식하던 일을 기억하고 있겠지. 한번은 피로크를 먹고 돈을 내지 않는다고 제과점 주인이 내 멱살을 움켜 쥔 일이 있지 않았나! 그러나 이번엔 그와 정반대란 말이야. 누구든지 달라는 대로 척척 돈을 꿔 준다네. 모두들 괴상 야릇한 친구들이야. 자네 같으면 아마 너무 웃다가 죽고 말걸세. 자네가 신문이나 잡지같은 데 글을 쓴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네. 이 친구들은 작품의 모델로 사용해 보게. 첫째로 군수라는 친구는 불알 깐 늙어 빠진 나귀같은 얼간이고..." [Почтмейстер] (читает) «Спешу уведомить тебя, душа Тряпичкин, какие со мной чудеса. На дороге обчистил меня кругом пехотный капитан, так что трактирщик хотел уже было посадить в тюрьму; как вдруг, по моей петербургской физиономии и по костюму, весь город принял меня за генерал-губернатора. И я теперь живу у городничего, жуирую, волочусь напропалую за его женой и дочкой; не решился только, с которой начать, — думаю, прежде с матушки, потому что, кажется, готова сейчас на все услуги. Помнишь, как мы с тобой бедствовали, обедали нашерамыжку и как один раз было кондитер схватил меня за воротник по поводу съеденных пирожков на счет доходов аглицкого короля? Теперь совсем другой оборот. Все мне дают взаймы сколько угодно. Оригиналы страшные. От смеху ты бы умер. Ты, я знаю, пишешь статейки: помести их в свою литературу. Во-первых: городничий — глуп, как сивый мерин...» [군수] 그럴 리가 없어! 그런 말이 거기 적혀 있을 리가 없네. [Городничий] Не может быть! Там нет этого. [우체국장] (편지를 보이며) 그럼 당신이 직접 읽어 보시오 [Почтмейстер] (показывает письмо) Читайте сами. [군수] (읽는다) "불알 깐 늙어 빠진 나귀같은". 아니야, 이럴 리가 없어! 이건 당신이 적어넣은 거겠지! [Городничий] (читает). «Как сивый мерин». Не может быть! вы это сами написали. [우체국장] 내가 뭣 때문에 가필해 넣었겠소? [Почтмейстер] Как же бы я стал писать? [원장] 읽게! [Артемий Филиппович] Читайте! [교육감] 어서 읽으시오! [Лука Лукич] Читайте! [우체국장] (다시 읽는다) "군수라는 작자는 불알 깐 늙어 빠진 나귀같은 얼간이고..." [Почтмейстер] (продолжая читать). «Городничий — глуп, как сивый мерин...» [군수] 이런 빌어먹을! 두 번씩이나 되풀이할 이유가 있나! 거기 적어 있는 말이 달아나기라도 할까 봐? [Городничий] О, черт возьми! нужно еще повторять! как будто оно там и без того не стоит. [우체국장] (읽기를 계속한다) 흠... 흠... 흠... 흠... "나귀같은 얼간이고, 우체국장이란 작자도 역시 좋은 사람이야..." (읽기를 멈추고) 음, 그놈이 나에 대해서도 건방진 개소리를 늘어놓았군. [Почтмейстер] (продолжая читать) Хм... хм... хм... хм... «сивый мерин. Почтмейстер тоже добрый человек...» (Оставляя читать) Ну, тут обо мне тоже он неприлично выразился. [군수] 어서 읽기나 해! [Городничий] Нет, читайте! [우체국장] 뭐, 굳이 다 읽을 필요가 있소? [Почтмейстер] Да к чему ж? [군수] 아니, 허튼 수작 부리지 말게. 기왕 읽기 시작했으면 다 읽어야지, 끝까지 읽으시오! [Городничий] Нет, черт возьми, когда уж читать, так читать! Читайте всё! [원장] 이리 주게, 내가 읽을 테니. (안경을 쓰고 읽는다) "우체국장은 중앙 관청 수위인 미헤예프와 똑같이 생겼는데, 장담컨데 이 친구도 노예 근성이 농후한 비천한 인물인데다가 주정뱅이일 게 분명하네." [Артемий Филиппович] Позвольте, я прочитаю. (Надевает очки и читает) «Почтмейстер точь-в-точь департаментский сторож Михеев; должно быть, также, подлец, пьет горькую». [우체국장] (관중을 향하여) 흥, 더러운 놈의 애새끼, 그런 놈은 그저 채찍으로 후려갈겨쳐야 해! 바로 그거야! [Почтмейстер] (к зрителям). Ну, скверный мальчишка, которого надо высечь; больше ничего! [원장] (계속해서 읽는다) "자선병원의 원장은... 어... 음... 어..." (더듬거린다) [Артемий Филиппович] (продолжая читать) «Надзиратель над богоугодным заведе...и...и...и...» (Заикается) [코로프킨][19] 아니, 왜 계속 읽지 않는 거요? [Коробкин] А что ж вы остановились? [원장] 글씨가 뚜렷하지 않아서... 좌우지간 그 놈이 불한당인 건 확실하오. [Артемий Филиппович] Да нечеткое перо... впрочем, видно, что негодяй. [코로프킨] 그 편지 이리 주시오! 아마 내 눈이 당신 눈보다는 밝을 거요. (편지를 가져간다) [Коробкин] Дайте мне! Вот у меня, я думаю, получше глаза. (Берет письмо.) [원장] (편지를 내어 주지 않으며) 아니, 여긴 그냥 넘겨버리면 되겠소. 그 다음은 알기 쉽게 씌어 있으니까. [Артемий Филиппович] (не давая письма) Нет, это место можно пропустить, а там дальше разборчиво. [코로프킨] 자, 봅시다, 내 다 알고 있소. [Коробкин] Да позвольте, уж я знаю. [원장] 읽을 거면 내가 읽겠소. 그 부분 뒤로는 전부 알기 쉽게 적혀 있으니. [Артемий Филиппович] Прочитать я и сам прочитаю; далее, право, все разборчиво. [우체국장] 아니, 빼놓지 말고 읽게! 여태까지는 토씨 하나 안 빼고 다 읽었으니! [Почтмейстер] Нет, всё читайте! ведь прежде все читано. [일동] 내놓으시오, 아르테미 필리포비치, 편지를 내놓으란 말이오! (코로프킨에게) 당신이 읽으시오! [Все] Отдайте, Артемий Филиппович, отдайте письмо! (Коробкину.) Читайте! [아르테미] 좋소. (편지를 내준다) 그럼 여기...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킨다) 여기서부터 읽어 주시오. [Артемий Филиппович] Сейчас. (Отдает письмо) Вот, позвольте... (Закрывает пальцем) Вот отсюда читайте. (모두들 코로프킨에게 모여든다) (Все приступают к нему) [우체국장] 읽으시오, 읽어! 어서 모조리 다 읽으시오! [Почтмейстер] Читайте, читайте! вздор, всё читайте! [코로프킨] (읽는다) "자선병원 원장인 제믈랴니까는 꼭 돼지가 벙거지를 쓴 꼴이고." Коробкин (читая). «Надзиратель за богоугодным заведением Земляника — совершенная свинья в ермолке». [원장] (관중석을 향하여) 하나도 재미없어! 돼지가 벙거지를 쓴 꼴이라고! 벙거지를 쓴 돼지가 이 세상 어디에 있다고? [Артемий Филиппович] (к зрителям). И неостроумно! Свинья в ермолке! где ж свинья бывает в ермолке? [코로프킨] (계속해서 읽는다) "학교의 교육감이라는 작자는 양파마냥 속속들이 썩어 있네." [Коробкин] (продолжая читать) «Смотритель училищ протухнул насквозь луком». [교육감] (관중을 향해) 신에게 맹세컨데 난 한 번도 입에 양파 같은 걸 대 본 적이 없소. Лука Лукич (к зрителям). Ей-Богу, и в рот никогда не брал луку. [판사] (일동 가장자리에서) 하느님 감사합니다, 최소한 나에 대한 언급은 없는 모양이야! Аммос Федорович (в сторону). Славу Богу, хоть, по крайней мере, обо мне нет! [코로프킨] (읽는다) "판사 노릇을 하는..." [Коробкин] (читает) «Судья...» [판사] 이크! (큰소리로) 여러분, 이 편지는 너무 지리하게 늘어진 것 같소. 또 이리 쓸데없는 수작이나 늘어놓은 허접스레기같은 걸 읽을 필요가 어디 있소? Аммос Федорович. Вот тебе на! (Вслух) Господа, я думаю, что письмо длинно. Да и черт ли в нем: дрянь этакую читать. [교육감] 안 돼! [Лука Лукич] Нет! [우체국장] 안 돼, 읽으시오! [Почтмейстер] Нет, читайте! [원장] 어서 읽기나 하란 말이오! [Артемий Филиппович] Нет уж, читайте! [코로프킨] (읽는다) "판사 노릇을 하는 랴프킨-탸프킨이라는 친구는 최고의 '모베통'이라네..." (읽기를 멈추고) 이건 프랑스어인 모양이오.[20] [Коробкин] (продолжает) «Судья Ляпкин-Тяпкин в сильнейшей степени моветон...» (Останавливается.) Должно быть, французское слово. [판사]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있어야지! 그저 악당 정도라면 오히려 다행이지만, 모르긴 해도 더 나쁜 뜻이겠지. [Аммос Федорович. А черт его знает, что оно значит! Еще хорошо, если только мошенник, а может быть, и того еще хуже. [코로프킨] (계속해서 읽는다) "그렇지만 모두 친절하고 선량한 사람들일세. 그럼 잘 있게, 친애하는 트랴피치킨. 나도 자네를 본받아 문학을 해 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 이렇게 되는 대로 살아 가는 것도 이젠 싫증이 났어. 결국에 가서는 마음의 양식을 원하게 되는 모양일세. 반드시 무슨 고상한 일에 종사할 필요가 있을 것만 같아. 사라토프 현(縣)에 포트카틸로프카 마을로 편지 보내주게. (편지를 뒤집어 주소를 읽는다) 상트페테르부르크, 포치탐츠카야 거리, 97번 집, 뜰 안으로 돌아가서 삼층 오른편, 이반 바실리에비치 트랴피치킨 귀하." Коробкин (продолжая читать). «А впрочем, народ гостеприимный и добродушный. Прощай, душа Тряпичкин. Я сам, по примеру твоему, хочу заняться литературой. Скучно, брат, так жить; хочешь наконец пищи для души. Вижу: точно нужно чем-нибудь высоким заняться. Пиши ко мне в Саратовскую губернию, а оттуда в деревню Подкатиловку. (Переворачивает письмо и читает адрес.) Его благородию, милостивому государю, Ивану Васильевичу Тряпичкину, в Санкт-Петербурге, в Почтамтскую улицу, в доме под нумером девяносто седьмым, поворотя на двор, в третьем этаже направо». |
그러는 와중에 한 병사가 군수의 집을 찾아와 수도에서 온 (진짜)검찰관이 왔으니 모두 출두하라는 명령을 전달하는데 다들 충공깽으로 굳어진 듯이 멈춰버리고 극이 끝난다.[21]
[1] 시, 경구, 그림 등을 채워넣을 수 있는 백지가 달린 노트. 19세기 귀족 영애들은 친구나 지인의 시나 그림으로 채워진 앨범을 가지고 있었다.[2] 러시아 문학 평론에서는 종종 이 등장인물의 이름을 딴 "흘레스타코프 기질"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하찮고 구질구질하고 모욕적인 속성"을 의미한다. 타 언어로 번역하기 힘든 러시아 특유의 단어 "пошлость"(삶의 범속성, 세속적이고 헛된 욕망의 만족을 추구하는 것, 낡고 진부한 삶을 이어가며 그 이상의 꿈도 없는 삶)와도 잘 어울린다.[3] 군수와 유지들이 잘해주는 걸 보고 좋아라하는 흘레스타코프와 달리 제정신이 아니거나 우릴 다른 이로 보는 거라며 아니라고 이야기하던지 아니면 빨리 마을을 나가야 한다고 권유한다.[4] 이때 우체국장은 검찰관이 파견된 이유를 터키와 전쟁을 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5] 두 사람은 배가 고파 여관에 들러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어느 청년이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들이 먹는 걸 자꾸 힐끔힐끔 들여다보는걸 눈치채게 된다. 여관 직원에게 물어본 결과 이 사람이 "도대체 밥값을 계산할 생각도 하지 않고 머무르고 있는 페테르부르크에서 온 관리"라는 말을 들었다. 이에 두 사람은 이 청년이 감찰관이라고 짐작하게 되어 군수에게 황급히 말을 전하게 된다.[6] 표트르 대제의 개혁 이후 러시아의 관료 체계는 14등급 관등제에 기반하여 운영되었다. 14등급이면 최말단으로 현대 한국의 '지방직 9급 공무원'에 준하는 어감이다.[7] 수프와 구운 고기. 수프는 맹물을 탄 것 마냥 맛도 없고 이상한 냄새가 나며 구운 고기는 딱딱한 데다 소스도 주지 않았다.[8] 여담으로 1막에서 두 지주를 계속해서 힐끔힐끔 쳐다본 이유는 배가 고파서였다(...)[9] 흘레스타코프 본인은 원래 200루블을 빌려달라고 했지만 시장이 내색하지 않고 슬쩍 200루블을 더 얹어줬다.[10] 이 쪽지는 원래 계산서였기 때문에 나중에 안나가 읽다가 생뚱맞은 음식 이름이 튀어나와 당황해하는 촌극이 연출된다. 대사를 보면 "여보, 급히 전하오. 내 상황은 매우 심각했지만 천만 다행으로 소금에 절인 오이 두 통, 어란 반 그릇, 1루블 25코페이카, 하느님이 보우하사 모든 게 잘 마무리될 것 같소... 아니 이게 무슨 말이에요?" 같은 식으로 나온다.[11] "어란 반 그릇"은 지금으로 따지면 "짜장면 반 그릇" 같은 뉘앙스라고 보면 된다. 아무리 배가 고프고 돈이 없어도 식당에 들어가서 짜장면 반 그릇만 시켜먹는 경우는 찾기 매우 힘든데 흘레스타코프는 배가 매우 고파서 철면피까지 깔며 돈이 덜 드는 어란 반 그릇을 주문한 것이다. 톨스토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입과 배의 노예"에 걸맞은 인물이다. "소금에 절인 오이 두 통"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마저도 음식점에서 가장 싸게 주문할 수 있는 메뉴 중 하나다. 입가심용이나 간단한 안주 정도로만 먹는 반찬 정도니 현대로 비유하자면 술집에 가서 안주로 나오는 마카로니 과자만 몇 접시씩 시켜먹은 꼴이다.[12] 와중에 흘레스타코프가 카드놀이가 땡기는지 마을에 카드놀이를 할 수 있는 클럽이 있냐고 물어보자, 지레 찔린 군수는 그런 것은 없다면서 자신은 카드를 보기만 해도 혐오감이 치솟는다고 말한다. 그걸 들은 교육감이 독백으로 어제 나한테 100루블 따놓고는 뭔 소리냐며 까는 게 백미.[13] 푸시킨과 친하게 지낸다면서 자기들끼리 무슨 말을 하는지도 떠벌리는데, 그 한다는 말이 "잘 지내나?" "뭐 그럭저럭 잘 지내는 편이지" 등 초급 외국어 교과서에서나 나올 법한 인삿말 수준이다.[14] 당시 러시아 제국 최고 법률 심의 위원회.[15] 당시 운송 과정 및 비용의 문제로 극의 배경이 되는 시골과 달리 도시에서는 수박의 가격이 백 배 이상 높았다. 이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아무렇게나 내뱉은 것.[16] 수프의 이름, 하다못해 트러플 같은 고급 식재료도 제대로 알지 못해 그럴싸하게 부풀리기만 한 말[17] 승강기가 없던 당시에는 층수가 높을수록 방세가 쌌다. 본인도 무심결에 실제 자신의 방 층수를 말한 뒤 황급히 말을 잘못했다며 2층에 자신의 방이 있다며 둘러댄다.[18] 판사에게 300루블, 우체국장에게 300루블, 교육감에게 300루블, 자선병원장에게 400루블, 보브친스키와 이바노비치에게 65루블.[19] 작중 인물로 은퇴한 명예직 관리.[20] 불한당, 기품 없는 악취미적 사람을 의미하는 프랑스어 'mauvais ton'의 러시아어 음차.[21] 희곡의 연출 지침에서 이 장면에 대해 특히 주목하라고 서술하고 있다. 모든 배역의 반응에 대해 지문에서 상세히 지시하면서 1분 30초간 그 상태를 유지하라고 지시한다. 모든 배우가 눈 깜빡할 사이에 상황을 돌변시키고 경악에 찬 비명이 마치 한 사람의 가슴속에서 터져나오듯이 모든 여성에게서 한꺼번에 튀어나와야 한다고, 이 지침을 따르지 않는다면 연출 효과를 전혀 낼 수 없을 것이라고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