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간병살인(看病殺人)은 오랜 간병생활에 지친 간병인이 피간병인을 살해하는 것을 말한다.2. 원인
현대에 들어서 두드러지게 나타난 사회적 문제로서 그 이유는 위생과 의학의 개선으로 인해 웬만하면 사람이 잘 죽지 않고 연명이 쉬워졌기에 그만큼 환자가 고통을 겪어야 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문제는 환자만이 아니라 돌보는 간병인도 옆에서 같이 고통받는다는 것이다.간병은 간병인 자신의 시간을 포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직장이나 학업을 그만둬야 하는 경우가 많고 입원비, 약값 등 치료비, 식사비 등도 소모되면서 금전적 문제가 가중된다. 수시로 환자를 돌봐야 하는 문제 때문에 간병인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도 상당하고 특히 식사나 배변을 가리지 못할 정도의 중환자를 간병하려면 그 고통이 더 가중된다. 간단히 생각해보자. 단순히 환자의 삼시세끼 챙겨주는 것만이 아니라 막말로 거동도 못하는 중환자면 환자가 요청하면 새벽에 일어나서 배변을 해결해줘야 한다. 이 짓을 휴일도 없이 몇 년, 심하면 수십년간 매일매일 해야 한다.
피간병인의 입장에서도 오랜 와병 생활로 인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으로 인해 간병인에게 폭언 및 폭행을 가하면서[1] 간병인이 받는 스트레스가 더 가중되기도 한다.
결국 간병인이 이를 참지 못하고 피간병인을 우발적으로 살해하거나 간병하지 않고 방치하면서 간병살인이 발생하게 된다.[2]
2006년부터 10년간 발생한 간병살인 사건 판결문 108건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의 성비는 남녀 74.1% / 25.9% 였으며 피해자의 성비는 반반(50%) 이었다. 가해자는 아들(35.2%) > 남편(23.1%) 순이었으며, 피해자는 아내(23.1%) > 어머니(20.4%) 순이었다.# 친족을 제외한 제 3자를 포함 할 경우 간병인의 80%는 여성이지만 간병살인의 가해자 74%는 남성이었다.#
간병살인 사건을 "언론으로 접하는 대중들은 그렇게 힘들면 요양병원 등을 이용하지 왜 살해하느냐?" 하는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이지만 집에서 간병을 하는 경우 대부분 처음부터 간병인을 구하고 요양병원에 모실 경제력이 부족한 가정인 경우가 많고[3] 반대로 형편이 넉넉하더라도 요양병원의 부실한 관리 실태와 잊을 만하면 터지는 노인 학대 이슈 때문에 차마 부모를 그런 곳에 '버리고' 올 수 없다며 집에서 모시기로 결정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노인들 중에서도 요양시설에 들어가기를 원치 않는 경우가 의외로 적지 않게 있는 편이다. 또한 저출산으로 무자녀이거나 혹은 외동인 경우가 많고 형제나 자녀가 많다고 해도 간병이 힘들다보니 배우자나 특정인 한명에게 간병을 전담하게 하고 모르쇠하는 경우도 많아서 가족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한국에서 간병살인은 양지에서 공론화되지 않다가 2020년대 초반부터 공론화될 조짐이 보이고 있으나 사회의 주류 세력이 주목할 정도는 아닌 상황이다. 간병하는 가족이 병마에 시달리는 다른 가족을 돌보느라 인터넷을 할 리도 없고 일상생활에서 언급이 편하게 가능한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신체적인 질병도 간병살인이 일어나지만 정신적인 문제의 경우는 훨씬 더 가혹하게 나타난다. 치매나 조현병, 자폐성 장애, 지적장애 등 발달장애를 가진 부모, 형제자매 또는 자식을 돌보는 가족들이 계속된 수발에 지쳐 결국 간병살인을 저지르는 사례도 수면에 드러나고 있다. 신체적 질병은 그나마 환자의 정신이라도 온전하지만,[4] 이것은 정신조차 온전하지 못하여 간병인의 스트레스가 몇 곱절 이상 늘어남은 물론이고 환자는 사실상 육체라는 감옥에 갇힌 것과 다름 없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속담이 괜히 있는게 아님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간병으로 인한 살인은 정상 참작 사유가 되어 감형의 주요 근거가 될 정도, “26년간 돌봤지만 끝내”…장애아들 살해한 어머니, 선처한 사례. 일반 살인죄로 기소돼서 집유로 끝나는 건 극히 힘듦에도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으로 최소 최대 요건을 꽉 채워서 수감생활을 면제해 주었다. 국민들의 인식도 대체로 "그럴 만도 하다." "나라에서 책임져주지도 못할 망정 방관하기만 하고 가족에게 독박 씌우기만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고, 안락사 찬성의 주요 근거가 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 경우라도 자녀가 부모를 살해한 경우는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형태의 존속살해가 발생할 때마다 위헌 논란이 불거지기도 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아무리 그래도 살인에 집행유예는 너무 가볍다는 여론도 있어[5], 설령 존속살해가 폐지되더라도 일반 살인죄의 법정형이 기존의 존속살해에 맞춰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렇게 되면 법정 최고형이 사형인 다른 살인죄나 치사 범죄의 최저형도 상향될 것이다.
3. 사례
3.1. 대한민국
- 2021년
3.2. 그 외 국가
- 일본: 일찍이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에서는 해마다 40~50건의 간병살인이 일어난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후쿠이 화장장 동반자살 사건이다.
- 그리고, 2023년에 휠체어에 의지한 아내를 40년간 정성껏 돌본 남편이 바다에 아내를 밀어 살해한 사건이 있었다.아내 휠체어 바다로 떠민 남편...아내 40년 간병하더니, 왜?
4. 관련 문서및 URL
- 살해 후 자살 - 이 형태 혹은 동반자살 형태로 나타나는 사례도 많다.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 서울신문 기획연재
[1] 특히 피간병인이 부모나 조부모이고 간병인이 자녀나 손자녀라면 더더욱. 간병인과 피간병인이 서로 아무런 연고가 없다면 간병인이 그만두면 되지만 친인척, 특히 직계존비속 관계라면 그 관계를 일방적으로 끊어 버리기 쉽지 않다.[2] 전자는 일반적인 살인, 후자는 부작위에 의한 살인이다.[3] 요양병원 등급에 따라 월 170~250만 원 수준으로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이다.[4] 그나마도 오래되면 지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골병이 드는 경우가 많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격언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5] 다만 많은 사람들은 살인하면 보통 테러범, 방화범이나 흉기 난동 사태 같은 걸 떠올리지 가정불화로 인한 우발적인 범행을 떠올리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