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福井火葬場心中事件[1]2005년 일본에서 발생한 동반자살 사건. 사건 발생 장소가 장소인데다, 사건 뒤에 숨겨진 사연 때문에 큰 화제가 된 한편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한 사건이기도 하다.
2. 사건 경위
2005년 11월 후쿠이현 오오노시의 한 폐쇄된 화장장 근처에서 시동이 켜진 상태로 클래식 음악[2]을 최대 볼륨으로 틀어놓은 채 방치된 차량이 발견되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인근 주민이 경찰서에 신고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은 수사 끝에 화장장 소각로에서 두 구의 백골 시신을 발견했다.치아 감식 결과 시신의 신원은 화장장 인근 동네에 거주하던 사와다 죠에이(沢田定栄, 당시 80세)와 사와다 사다에(沢田貞江, 당시 82세) 부부로 밝혀졌는데, 이 화장장이 폐쇄된 지 이미 30년이 넘어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았던데다 화장장 소각로의 구조를 감안해서, 일각에서는 타살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었다. 그러던 중 방치되어 있던 차량 안에서 주유소 영수증이 발견되었는데, 이 영수증 뒷면에 다음과 같은 의미심장한 메모가 적혀 있었다.
오후 4시 반, 차 안에서 아내를 기다리게 함.
오후 8시, 아내와 함께 집에서 나옴.
차로 형제들 집과 추억이 깃든 장소를 돌아보고 소각로에 도착했음.
아내는 한 마디 말도 없이 기다리고 있음.
숯, 장작으로 다비 준비를 함.
오전 0시 45분부로 점화함. 안녕히.
[3]오후 8시, 아내와 함께 집에서 나옴.
차로 형제들 집과 추억이 깃든 장소를 돌아보고 소각로에 도착했음.
아내는 한 마디 말도 없이 기다리고 있음.
숯, 장작으로 다비 준비를 함.
오전 0시 45분부로 점화함. 안녕히.
이 일련의 메모와 서로에게 기댄 듯한 시신의 발견 당시 모습 때문에 당초에 타살을 의심했던 경찰관들은 점차 동반자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체 어떻게 노부부가 화장장 소각로 안에서 자살했느냐를 두고 여러 의견이 분분했는데, 두 사람이 소각로 안으로 들어간 뒤 끈 같은 것을 이용해 안에서 문을 닫은 것으로 추정되었다.
한편 노부부의 시신이 발견된 다음 날 오오노시청에 남편 죠에이의 유언장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배달되었다. 편지에는 현재 거주지와 죠에이가 소유한 부동산의 내역이 상세하게 적혀 있었으며, 유산을 모두 시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 편지가 사건 발생 약 1년 전에 쓰인 것으로 보아, 그 전부터 동반자살을 계획했던 것으로 보였다.
3. 동반자살에 이르게 된 원인
일본 언론에서는 이 사건을 두고 '노노개호(老老介護)[4]의 말로'라고 보도했다.알려진 바에 따르면 사와다 부부는 생전에 동네에서도 소문이 자자한 잉꼬부부였으나, 슬하에 자식은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사다에가 당뇨 합병증으로 거동이 거의 불가능해진데다, 사건 발생 몇 년 전부터는 치매까지 겹치게 되었다. 죠에이는 그런 아내를 차에 태우고 인근 병원에 다니는 한편 간병과 가사도 전부 혼자 도맡아 해 왔다. 결국 죠에이는 가까운 곳에 의지할 만한 자녀도, 친척도 없는 상태에서 혼자 모든 부담을 떠안아야 했기에 정신적, 육체적 부담이 날로 심해져 갔고,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끝내 아내와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사건이 알려지면서 일본 인터넷상에서는 동반자살 계획의 주도면밀함에 혀를 내두르는 한편 노부부의 서로에 대한 깊은 애정이 화제가 되었고, 점차 고령화되어 가는 일본 사회의 어두운 일면을 보여준 사건이라며 부부의 죽음을 안타까워하는 반응이 많았다.
4. 매체에서
코단샤의 청년만화 잡지 이브닝에서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환희의 송가(よろこびのうた)>라는 만화가 총 10화에 걸쳐 연재되었다. 작가는 우치야마 유지(ウチヤマユージ).[5] 자세한 사항은 해당 문서로.[1] 후쿠이 화장장 신주(心中) 사건. 여기서 '신주'는 동반자살을 의미하는 말이다.[2] 이 음악이 어떤 곡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한 만화 환희의 송가에서는 베토벤 교향곡 9번 환희의 송가로 설정되었다. 작품의 제목도 여기서 따 온 것.[3] 인용문에서는 메모들이 하나로 모아져 있으나, 실제로는 발견된 영수증이 여러 장이었고 각각의 영수증에 하나씩 적혀 있었다고 한다.[4]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불가피한 사정으로 같은 고령자의 간병을 도맡아야 하는 상황. 일본에서는 상당히 오래 전부터 사회문제가 되었고, 한국도 점차 이 문제가 크게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에서 사용되는 '노노케어'에 대응할 수도 있으나, 노노케어의 경우 건강한 노인이 '자원해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다른 노인을 돕는' 일종의 자원봉사에 가까운 개념이기 때문에 노노개호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 더 심각한 경우로 인인개호(認認介護)가 있는데 치매(인지증)을 앓는 노인들이 서로를 돌보는 상황을 의미한다.[5] 1979년생으로 본업은 회사원. '키츠네츠카'라는 1인 서클로 동인 활동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