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0-14 23:26:56

가루술

1. 가루 알콜2. 휴대용 막걸리

1. 가루 알콜

Alcohol powder라고 하는 분말 형태의 알콜이다. 가루만 물에 타면 원두찌꺼기를 거를 필요가 없이 바로 마셔도 되는 인스턴트 커피 같은 인스턴트 술로,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을 사이클로덱스트린이라는 전화당에 흡수시켜 가루로 만든 것이다. 가루를 물이나 음료수에 타면 알콜 성분이 든 약한 단맛이 나는 진짜 이 되고 물론 똑같이 취한다. 1970년대 일본에서 발명되었고 최근에는 미국에선 팔코홀(Palcohol)이라는 상표로 판매중이다. 청소년의 음주 우려 때문에 논란이 되고있는 듯.

사이클로덱스트린은 일반 전분을 효소처리해서 만드는 고리모양(왕관모양)의 탄수화물로 고리 바깥쪽은 친수성이고 안쪽은 상대적으로 소수성이다. 제품으로 구매하면 물에 좀 녹을 수 있는 하얀 분말이며 고리의 크기에 따라 즉 고리를 이루는 단당류 분자의 갯수에 따라 알파, 베타, 감마 등으로 분류된다.

고리 내부에 소수성 분자를 집어넣을 경우 외부 환경(자외선, pH 등)으로부터 소수성 분자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식품, 화장품 약품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물질이다. 값도 싸고 안전하며, 특히 식품 속에 콜레스테롤을 강하게 붙잡기 때문에 저콜레스테롤 식품이나 다이어트 식품재료로도 쓰인다.

비슷한 것으로, 비노젤이라는 걸쭉하게 겔화시킨 프랑스군 전투식량이 있다. 물을 타먹는 식으로. 보통은 비노젤1에 물2 정도의 비율로 섞어서 마셨으나 농도를 높여 독주를 만들어 마시기도 했고 알코올의 살균 효과 덕에 수질이 좋지 않은 물을 조금이나마 정수해주는 효과도 있었기에 꽤나 쓸만했다고 한다.

2. 휴대용 막걸리

휴대용 희석식 막걸리 음료. 이화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누룩으로 발효시킨 일종의 술떡인데 물에 풀어 술로 마시는 물건으로 그 희석 농도에 따라 음료도 되고 술로도 사용 가능한 물건이다. 주로 사대부나 부유층에서 빚어 마셨다.
누룩을 가루 내 찹쌀과 멥쌀을 불려 곱게 갈아 오매기떡(가운데 구멍난 납작하고 둥근 떡)이나 백설기 형태 등 손바닥만하게 빚어 끓는 물에 익혀 건져내고, 여기에 이화곡[1] 누룩 가루를 찹쌀 한되당 한 공기 비율로 섞어 섞이도록 반죽해 쳐 고루 반죽해 내고, 엿기름을 단지에 담기 전에(처음부터 넣으면 바로 삭는다) 한접시 비율로 버무려 일체 수분이 들어가지 않게 단지에 꾹꾹 눌러 담아 넣어 물독에 안에 물이 들어가지 않는 정도로 항아리를 넣어놓거나 해서 차가운 곳에서 삭힌다. 그리고 이를 물에 타먹거나 그대로 떠 먹기도 한다.

누룩의 양을 늘리면 술이 달아지고, 적게 쓰면 독해지게 되어 빚는 방법에 따라 독한 술로도 만들수 있고 감주로도 빚을 수 있다고 한다. 맛은 현대의 청량 음료 비슷하다고 하며 쌀누룩을 써서 도수를 낮게 조절할 경우 금방 젖 땐 아기도 먹을 수 있다고 하며 어른들보단 부녀자나 어린이들이 먹는 음료수격 술로 쓰여 집집마다 빚어 미숫가루, 오미자, 화채 등으로 먹었다고 한다.[2]

현재 이 술을 빚는 법이 전승되는 곳은 영주 무안박씨 가문과 안동의 안동김씨 가문과 문화류씨 가문으로 이화주라는 이름으로 빚고 있다.# 이 술에 대한 기록은 매우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동국이상국집, 한림별곡 등에서 그 기록이 등장하며 술 빚는 법을 기록한 최초의 기록은 1450년경 전순의가 편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산가요록, 규곤시의방, 요록, 주방문, 역주방문, 산림경제, 고사십이집, 임원경제지, 양주방, 언서주찬방 등등 수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근대 들어서면서 도수가 낮은 술은 찾는 이가 없어져 양반가에서 근근히 전승하는걸 제외하곤 모두 명맥이 끊어져 버렸다.

이와 같은 휴대용 희석식 술로 제주도의 강술이라는 것도 있는데, (청산별곡에도 나오는 유서깊은 전통주다) 이것은 밀과 차조로 양력 10월 28일즈음. 서리가 오기 시작하는 상강이 지나고 빚는 물건인데 밀누룩과 오매기떡을 가지고 청주 빚는 법과 같으나 물을 넣지 않고 흘러내리지 않을 정도로 반죽 형태로 술독에 10-20도 온도에서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네달동안 발효시켜 이를 양하 잎사귀 등에 싸가 새참 먹을때 물에 타 마셨다고 한다. 가루술과 다르게 이건 매우 독한 술. [3]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께 물어보면 강술은 청주를 거르고 남은 술지게미라고 답하는 경우가 많다. 술지게미를 술재강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그러니 다른 지방에서는 강술이라면 그렇게 이해할 수 있다. 강술은 새참에 같이 혹은 집에서나 한 잔 할때 처럼 마시는 것이 보통이라고. 물에 안타고 그냥 먹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인식이나 대우가 막걸리와 별반 차이가 없다. 평소에도 강술을 따로 챙겨 다니는 사람이 가끔 있었는데 술꾼 혹은 알콜중독자 취급이 보통이었다고 한다. 그게 사실이기도 하고.

[1] 2월 상순쯤 멥쌀 다섯 말을 물에 담갔다가, 이튿날 곱게 빻아 고운체에 여러 번 쳐서 물을 적당량 부어 쳐 반죽해 오리 알 모양으로 만들어 그대로 쑥이나 볏짚, 솔잎 등으로 싸서 7-10일을 띄워 거친 껍질을 벗기고 서너 조각으로 쪼개서 마른 그릇에 담아 홑 보자기로 덮어서 맑은 날이면 매일 볕에 말려 만드는 누룩[2] 조정형 저, '다시 찾아야 할 우리의 술', 서해문집 1996 152p[3] 위의 책. 168-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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