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 |||
塤 | 篪 | 相 | 和 |
질나발 훈 | 피리 지 | 서로 상 | 화할 화 |
1. 뜻
옛 중국의 악기인 훈과 지는 서로 음색이 잘 어울린다는 데서, 형제의 우애가 돈독한 것을 나타낸다.2. 유래
시경에서 비롯된 고사성어이다.3. 여담
비슷하게 중국의 옛 악기를 소재로 한 성어인 금슬(주로 '금실'로 변해서 사용됨)보다는 사용 빈도가 적은 듯하다.일제강점기 당시에 중국 상하이에 소재하고 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해방 이후 귀국할 때 중국 정부가 선물로 훈과 지를 선물했던 것은 이러한 고사성어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한편, 실록에 따르면 정조 선황제는 훈과 지의 이중주를 들으시고 "훈지상화라고 하더니 이름만 멋지다"고 기록이 나온다.
命樂工樂生 持樂器以入 (중략) 又命吹壎篪 上曰 "此卽用於兄弟之樂 名卽美矣 而古樂卽決不如彼矣.
악공과 악생들은 악기를 가지고 들어오라고 명령하셨다. (중략) 또한 훈과 지를 불라고 명하시더니 상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형제지악에 쓰는 음악이다. 이름은 아름다우나 옛 음악이 절대로 이 따위일 리가 없다."
악공과 악생들은 악기를 가지고 들어오라고 명령하셨다. (중략) 또한 훈과 지를 불라고 명하시더니 상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형제지악에 쓰는 음악이다. 이름은 아름다우나 옛 음악이 절대로 이 따위일 리가 없다."
훈지상화 이중주가 끊긴 한국과는 달리 중국에서는 현대에 와서도 지와 훈만을 가지고 합주하는 이중주를 흔히 볼 수 있다. 소리내는 구조가 서로 비슷한 만큼 음색은 비슷하지만 지가 높은 음역대를 담당하고 훈이 낮은 음역대를 담당하여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낸다. 그러면 왜 저때는 훈지 병주(竝奏)가 이름과 달리 듣기에 불쾌했는지가 의문일 텐데 평균율이 아니라 삼분손익법으로 십이율을 정해서 십이율마다 서로 음정이 다르다 보니까 조옮김을 하면 음정이 달라져서 불협화음이 나서 그랬거나 아니면 훈과 지가 튜닝이 제대로 안 되어서 불협화음이 난 게 아닐까 추측된다. 후자라면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조선의 악제(樂制)가 쇠퇴를 거듭해서 궁중에서 쓰는 악기조차 튜닝이 안 될만큼 나라가 쇠락했다고 추측할 수 있다. 악학궤범에 실린 악기와 노래와 의장 가운데 오늘날에는 안 쓰고 안 부르는 게 상당수인 것을 봐도 얼마나 쇠퇴했는지 알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