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4-20 20:46:30

후후와 피피

1. 개요2. 본래 의미3. 기타

1. 개요

이영도의 장편소설 《오버 더 초이스》에서 언급되는 존재.

아이들이 맹세를 할 때 거는 이름. 휴스트라넬과 페르다이할은 아이들이 발음하기 어려워서 이렇게 바뀌었다. "후후랑 피피한테 걸고 진짜?", "후후와 피피한테 걸고 확실해." 같은 식으로 쓴다. 다만 고지식한 엘프인 레피란은 "휴스트라넬과 페르다이할에 걸고 이런 법이 어디 있어요?"라면서 정확한 어원을 밝혀서 말한다. 후후와 피피에 건다는 말은 내 말이 거짓이라면 내게 가장 끔찍한 일이 벌어질 거라는 뜻이다.

또 동쪽을 페르다이할 방향, 서쪽을 휴스트라넬 방향이라고 지칭하기도 한다. 이는 북극이나 남극처럼 페르다이할이 있는 곳을 동극, 휴스트라넬이 있는 곳을 서극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생겨난 표현이다. 작중에서는 '저기, 휴스트라넬 방향에……', '휴스트라넬을 향해 밤이 범람하고 있었다.'라고 티르가 독백할 때에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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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본래 의미

사실 페르다이할과 휴스트라넬은 서로의 입장에서 세계 반대편에 있는 두 드래곤의 이름이다.[1] 이 세계관에도 지구와 마찬가지로 모든 방향이 서쪽인 점(동극)이나 모든 방향이 동쪽인 점(서극)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두 드래곤은 서로에게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 머물고 있고 그래서 그 두 곳을 동극과 서극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세상은 둥글기 때문에 계속 멀어지다 보면 오히려 다시 가까워지므로 페르다이할과 휴스트라넬은 더 이상 멀어질 수 없는 곳까지만 날아가서 그곳에 정착했다고 한다. 그렇기에 북극과 남극에서처럼 두 드래곤은 어느 쪽으로 가든 서로에게 다가가는 것이 된다고.

그리고 두 드래곤이 가까워져선 안 되는 이유는 페르다이할과 휴스트라넬의 화염이 매듭지어지면 태양에 맞먹을 정도로 뜨거운, 불을 태우는 불이 되기 때문이다. 후술할 내용으로 짐작해 볼 때 이 화염 매듭의 위력은 제국의 모든 군사력을 합친 것과 맞먹거나 그 이상인 듯하다.[2]

비록 위험이 따를지라도 두 드래곤의 화염을 동원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둘은 제3자인 제국에 드래곤들이 만나야 할 때를 판단하고 그들을 소환할 책임을 맡겼다.[3] 제국 전역에 깔린 봉수대가 그 역할을 하는데, 봉화 네 개가 오르면 모든 제국군이 출동 준비에 들어가고 다섯 개가 오르면 모든 제국군이 그 지역으로 즉각 소환된다.

그런데 신호가 다섯 개까지밖에 없는데도 모든 봉수대에는 반드시 여섯 번째 봉화대를 두는데, 봉화 여섯 개는 제국 바깥에 있는 휴스트라넬과 페르다이할을 부르기 위한 신호이기 때문이다. 덴워드에 의하면 사소한 일을 가지고 둘을 불렀다가는 두 드래곤으로부터 책임을 추궁받을 것이기 때문에 오남용은 불가능하다고.

작중 후반부에 식물왕을 막으려는 덴워드 이카드에 의해 육거가 모두 오르고, 그로 인해 두 드래곤이 도시 자체를 소각하게 되어버릴 상황이 된다. 덴워드가 황족인 백금기사였기에 가능했던 일.

하지만 티르 스트라이크가 비누풀과 미루나무의 모습을 한 션 그웬 등의 대화를 통해서 도시 밑에 세상을 멸망시킬 수 있는 대멸종을 불러오는 초화산이 잠들어 있고, 식물왕은 사실 그 대멸종을 막기 위해 대신 멸종하는 희생양인 식물종의 선출을 의미하는 것이었고, 지성을 가지게 된 식물종 중 급진파들이 그냥 화산 확 터트리고 다 날려버린 뒤 살아남은 식물종들이 변신 기술로 종을 복구하고 지상을 점거하자는 생각으로 덴워드를 낚아 속여넘긴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상황이 반전되는데, 두 드래곤이 도시를 소각하면 초화산이 분화해 지상의 생물체 대부분이 대멸종 한다. 결국 진실을 안 티르가 뛰어가 식물왕이 등극하면 왕권이 위협받을 지 모른다는 설레발과 젊은 치기에 쪽팔리기 싫어서(...) 폭주하는 덴워드를 죽이는 대신 때려눕히고 드래곤을 소환하던 광선 발생 상자를 발로 차서 글려버리고 두 드래곤의 결합을 가까스로 막는다.

그리고 오다 만 두 드래곤 왈[4]'자꾸 이런 거로 부르지 마라. 한번도 안 해봐서 잘 할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괜히 책임지겠다고 죽겠다고 난리치지 마라. 죽지 말라고 말리는거 피곤하다. (...) '등의 귀찮아 죽겠다는 대사로 시종일관 진지하게 진행되던 책의 마지막을 뻥뻥 터트려 주신다. 심지어는 불러낸 원인에 대해서도 확실히 짐작하고 인간이 잘못했네 하고 결론짓기도. 말이 다 끝나고 마지막에 티르가 가셨냐고 여쭤보자 아직 안갔다면서 한번 이렇게 출두하면 돌아가기 힘들다면서 투덜거리는건 덤. 대화로 미루어 보면 전에도 별 거 아닌 걸로 많이도 불러대고, 그때마다 자기들이 지레 겁먹어서 불러낸걸 취소하면서 쓸데없이 자살 내지 처형쇼를 벌이며 사죄한 듯. 결국 귀찮으니 가급적 부르지 마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별 탈 없이 떠난다.

3. 기타

서적판 표지 상단에서 연기를 흘리고 있는 용이 페르다이할, 불을 뿜고 있는 용이 휴스트라넬이다. 둘 다 불을 뿜는 드래곤임에도 불구하고 각각 황색과 청색으로 색이 다르며[5] 동양식의 용 모습을 취하고 있는 것도 특징.


[1] 이영도의 글에 등장하는 드래곤답게 다섯 글자 이름이다.[2] 참고로 제국은 인간 병사만 있는 게 아니라 오크, 트롤, 유니콘, 미노타우르와 같은 상식을 넘어서는 종족들이 수두룩하다.[3] 제국이 아무리 커도 세계의 절반을 차지하진 않기 때문에 제국의 서쪽 끝과 동쪽 끝에서 봉화가 오르면 두 드래곤이 각자의 수단으로 확인한다고 한다.[4] 오디오북판 성우는 윤용식[5] 이 둘의 몸 색깔을 합치면 식물의 색인 녹색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