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엔(라스트오리진)

내가 바라던 멸망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나는 사천왕 귀도중의 일원인 홍련의 암희 카엔.
동방장군 미카가미 겐쇼 님의 밑에서 세계를 멸망시킬 이계왕의 부활을 위해 힘쓰던 자다.

나는 이전에도 여러 집단을 전전하며 세상을 멸망시키려 했지만 방해꾼들 때문에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지.
그러나 나의 노력과 실패와는 별개로, 갑자기 철충이라는 괴물이 나타나 인류를 학살하고 인간의 문명을 파괴했다.

세상은 이런 식으로 멸망해서는 안 됐다.
그래서 나는 다짐했다. 내가 알고 있는 방식으로 철두철미하게, 철충이라는 괴물도 함께 멸망시키기로.
그래, 그러니 우선 이계왕의 부활을 위한 제물부터 준비하도록 하지. 이번에는 결코 실패하지 않겠다.

……라는 설정이다. 다시 내 소개를 하지. 전국 블레이드의 악역 홍련의 암희 카엔이다. 그래, 배우지.
상식적으로 생각해서 누군가를 제물로 바쳐서 세상을 멸망시키는 게 말이 안 되지. 그런 게 가능했으면 세상은 몇 번이고 멸망하지 않았겠나. ……인류가 멸망한 이후에 할 말은 아닌가.
어쨌든. 악역 배우이기는 하지만 현실에서는 나는 멸망을 막기 위해서 열심히 싸웠다. 그리고 실패했지.
나의 노력은 언제나 실패로 끝나는군.
하지만 걱정 마라. 우연의 일치일 뿐이고, 코요리도 이곳에 있지 않나. 이번에는 결코 실패하지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