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매 현황 · 등장인물 · 애니메이션 (인터뷰) · 무대탐방 |
1. 개요
애니메이션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와 관련된 인터뷰들을 번역하여 소개하는 문서.2. 인터뷰
2.1. 제작진
2.1.1. 준감독・야마구치 사토시 메일 인터뷰
원작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수차례에 걸친 정성스러운 커뮤니케이션으로 제작을
──먼저, 야마구치 님이 맡고 계신 ‘준감독’이라는 역할이 어떤 일인지,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의 소감과 함께 말씀해 주세요.
야마구치
‘준감독’이 뭐냐고 물으신다면……사실 저도 잘 모르겠어요(웃음). 제게 제안이 들어왔을 때, “직책은 없어도 괜찮으니, 불러주신다면 참여하겠다”고 말씀드렸거든요. 그런데 그럴 경우에는 회의나 체크가 필요한 자리에서 부르기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마침 그 당시 다른 작품에서 ‘준감독’이라는 직책을 보고 멋있다고 생각해서, “그럼 그렇게 해 주세요”라고 했습니다. 업무 자체는 제가 그림을 중심으로 활동해왔기 때문에, 그림 작화적인 시점에서 조언을 드리거나 조금씩 돕는 식으로, 감독을 서포트하는 역할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림도 그리고 싶어서, 시리즈 후반부부터는 작화감독 업무를 중심으로 전환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야마구치 님이 지금까지 어떤 작품들에 참여하셨는지도 듣고 싶습니다.
야마구치
제 경력으로는 원화와 작화감독 업무가 주였고, 콘티와 연출은 『동방캐논볼』 오프닝 애니메이션이나 『ATRI -My Dear Moments-』 스페셜 애니메이션 PV 등에서 조금씩 맡은 정도였습니다. TV 시리즈에서는 콘티·연출을 일부 파트만 맡아봤기 때문에, 이번에 연출 측으로 참여하게 된 건 저도 좀 의아하게 생각했어요… (웃음).
──이번 제작진 중에서 이전에 함께 작업한 적 있는 분들도 계셨나요?
야마구치
감독인 쿠로키 미유키 씨는 이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함께 일한 건 『Fate/Grand Order -절대마수전선 바빌로니아-』의 후반 에피소드에서 쿠로키 씨가 연출, 제가 작화감독으로 일부 파트를 맡았을 때 정도예요. 『아케비의 세일러복』에서는 이번 작품의 시리즈 연출인 츠즈키 하루카 씨도 함께 참여해서, 몇 컷 정도에 대해 의견을 나눈 적이 있습니다.
──TV 애니메이션화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생각하신 점이나 원작 측과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땠나요?
야마구치
애니메이션화하면서 원작의 분위기를 해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린타로와 카오루코의 방, 학교, 장면의 무대, 캐릭터 성격이나 연기 등에 대해서 원작 측에 자주 문의드렸습니다. 그때마다 세심하게 구조나 가구 배치, 캐릭터 설정에 대해 상세하게 답변해 주셨고, 그에 맞춰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원작자 미카미 사카 선생님은 아프레코(더빙 녹음)에도 매회 현장에 직접 오시거나, 원격으로 참여해 코멘트를 주셨기 때문에 성우들의 연기에 대해서도 이미지 공유가 원활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인 고집으로는, 아무래도 제가 작화 출신이다 보니 캐릭터가 무너지지 않도록, 예쁘게 그려졌는지, 연기(그림으로 표현되는 동작)가 어색하지는 않은지 등, 평소보다 더욱 신경 쓰며 작업했습니다.
파일:준감독 야마구치 사토시 메일 인터뷰 3.jpg
도서관에서 카오루코가 그린 낙서를 보고 싶어서, 새로 그려달라고 부탁드렸어요.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제작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야마구치
현장 답사는 정말 가서 다행이었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인터넷으로 웬만한 참고 이미지는 다 찾을 수 있지만, 학교나 상점가, 도서관, 수족관, 바다, 케이크 가게, 심지어 케이크 만들기까지, 직접 가보면 알게 되는 점이 많거든요. “이 공간을 그냥 그대로 애니메이션에 담자”는 판단도, 실제 현장을 보고 나서 할 수 있었어요.
──『향기로운 꽃』이라서 가능한 연출이나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요?
야마구치
작화적으로는 표정 표현이 제일 고민이었어요. 애니메이션은 원작보다 단순한 그림이 될 수밖에 없고, 반대로 과하게 하면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2호 그림자’(※보다 진한 그림자색을 지정할 때 사용하는 작화 기법)를 어떤 밸런스로 넣을지, 마지막까지 계속 수정했던 기억이 납니다. 연출 쪽에서는 제 미숙한 점도 있지만, 컷 길이나 여백을 주는 타이밍 잡기가 어려웠어요. TV 애니메이션은 정해진 시간 안에 대본 내용을 모두 소화해야 하다 보니, 감정을 담으려고 시간을 길게 잡으면 아예 내용이 안 들어가요. 반대로 잘라내면, TV 애니메이션 특유의 템포감이 생겨서 보기 편해지기도 하고요. 그 균형 잡기가 가장 어려웠습니다.
──10화까지 방영된 지금,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요?
야마구치
3화 도서관 장면에서, 카오루코가 고양이와 개를 낙서하는 장면이요. 여기서 “개도 그려줘”라는 마도카의 대사는 원작에 있지만, 실제 그림은 원작에 없었어요. 그런데 제가 개인적으로 개 그림도 보고 싶어서, 미카미 사카 선생님께 부탁드려 새로 그려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거의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시리즈 연출인 츠즈키 씨가 담당한 8화의 수족관 장면도 인상 깊었어요. 물고기나 돌고래 쇼가 정말 정성스럽게 그려져 있었고, 답사 때의 감동이 그대로 영상에 녹아들어 있어서 감탄했습니다. 특히 흰동가리(니모) 움직임이 정말 귀엽습니다!
──제작 현장에서 스태프들끼리 오간 이야기나 분위기 같은 게 있었을까요?
야마구치
메인 스태프들과는 거의 일만 계속하고 있어서, 다른 걸 할 시간이 거의 없어요. 이야기할 때도 “어떻게 하면 일이 더 원활하게 진행될까?”라는 이야기만 하고 있는 느낌이에요.
──마지막으로, 야마구치 님이 생각하는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의 매력과 함께 팬 및 시청자분들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야마구치
최근에는 독특한 설정의 작품들이 많은데, 이 작품처럼 순수하게 고등학생들의 청춘 군상극을 그리는 작품은 오히려 드물다고 생각해요. 특별히 악한 인물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고, 아주 따뜻한 세계관이 인상적입니다. 그 속에서도 고민은 존재하고, 하나씩 답을 찾아가며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린타로와 카오루코,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고등학교 시절을 정성스럽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원작을 읽으셨던 분들은 물론, 이번 TV 애니메이션을 계기로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이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를 즐겨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습니다.
2.1.2. 시리즈 연출・츠즈키 하루카 메일 인터뷰
『향기로운 꽃』만의 섬세함이 표정 연기에 잘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이번 작품에 시리즈 연출로 참여하게 되었을 때의 심정과 함께 원작을 읽은 소감을 들려주세요.
츠즈키
쿠로키 감독님과는 이전 작품에서도 함께 작업한 적이 있어서, 이번 작품에서도 다시 함께하게 되어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시리즈 연출로 참여해 달라는 제안을 받은 뒤 원작을 처음 접했는데, 지금까지 제가 참여했던 작품들과는 장르적으로 다른 면이 많아서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졌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파일:시리즈 연출 츠즈키 하루카 메일 인터뷰 1.jpg
──TV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는 과정에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나 고집하고 싶었던 부분이 있다면요?
츠즈키
이 작품은 캐릭터들의 감정이 매우 섬세하게 그려지는 작품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표정, 감정, 행동 하나하나를 표현할 때, 아주 작은 차이로 시청자가 느끼는 의미가 달라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 써서 제작했습니다.
파일:시리즈 연출 츠즈키 하루카 메일 인터뷰 2.jpg
──원작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데 있어 특히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츠즈키
이처럼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의 경우, 독자마다 읽는 속도나 대사의 템포, 간격 등이 다릅니다. 반면 애니메이션은 정해진 러닝타임이 있기 때문에, 그런 간격들이 원작 만화를 읽을 때와는 다르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작 독자분들이 느낀 인상, 분위기, 시간의 흐름 등을 최대한 살려서 영상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했습니다.
파일:시리즈 연출 츠즈키 하루카 메일 인터뷰 3.jpg
──『향기로운 꽃』만의 연출 표현이나, 특히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었나요?
츠즈키
연출 면에서 어려웠던 점이라면, 원작 만화 자체가 굉장히 섬세한 표현이 많았기 때문에 캐릭터들의 표정을 어떻게 연기할지 결정하는 것이 정말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향기로운 꽃』만의 섬세함이 표정 연기에 잘 녹아들었다고 생각합니다.
파일:시리즈 연출 츠즈키 하루카 메일 인터뷰 4.jpg
독자가 느낀 인상을 소중히, 정성껏 만든 애니메이션
──콘티나 연출을 맡은 에피소드 중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면요?
츠즈키
제가 콘티와 연출을 맡은 에피소드 중에서는 2화와 8화의 마지막 장면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가능한 한 충분한 시간을 들여서 린타로와 카오루코 두 사람의 공기감(분위기)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파일:시리즈 연출 츠즈키 하루카 메일 인터뷰 5.jpg
──연출을 하면서 특히 고민이 많았던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츠즈키
고민이 많았던 캐릭터는 린타로, 사쿠, 아야토, 쇼헤이, 카오루코, 스바루 등 메인 캐릭터 전부였습니다. 각각의 캐릭터들이 섬세함을 지니는 동시에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독자들이 원작에서 느낀 인상과 다르지 않도록 표현하는 것이 꽤 어려웠습니다.
파일:시리즈 연출 츠즈키 하루카 메일 인터뷰 6.jpg
──그 외에 제작 현장에서 있었던 일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츠즈키
이번 작품에서는 시리즈 연출로서 각 컷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에피소드마다 스태프 구성이나 작업 진행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매일 컷을 체크하고 회의를 하거나 러시를 보면서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 버립니다. 모든 작업이 끝난 후에는, 이 시간이 좋은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고 있어요.
파일:시리즈 연출 츠즈키 하루카 메일 인터뷰 7.jpg
──마지막으로, 본인이 생각하는 『향기로운 꽃』의 매력과 함께 팬들과 시청자들에게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츠즈키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는 캐릭터들의 마음이 조금씩 변해가는 그 과정 자체가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애니메이션에서도 그 변화를 섬세하게 담아내기 위해 정성껏 제작하고 있으니, 끝까지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파일:시리즈 연출 츠즈키 하루카 메일 인터뷰 8.jpg
2.1.3. 시리즈 구성・야마사키 리노 메일 인터뷰
제6화는 작품 전체에서도 아주 중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어요
──먼저, 야마사키 님께서 시리즈 구성으로 이번 작품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의 소감을 들려주세요.
야마사키
이번 작품의 감독인 쿠로키 씨와는 『아케비의 세일러복』에서도 함께 작업한 적이 있어서, 또다시 함께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말 기뻤습니다. 쿠로키 씨는 캐릭터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원작에 대한 접근도 굉장히 진지하신 분이라 이번 작품의 분위기와도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분명 멋진 작품이 될 거라 확신했습니다.
파일:향꽃 애니 시리즈 구성 야마사키 리노 메일 인터뷰1.jpg
──TV 애니메이션화에 있어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거나 고집하고 싶었던 부분은 어떤 것이었나요?
야마사키
처음에는 작품의 분위기상 여성 팬이 많을 거라는 인상이 있었는데, 실제로는 남성 팬도 굉장히 많다는 걸 알게 됐어요.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에도 원작 팬인 남성 스태프가 있어서, 어떤 에피소드나 캐릭터가 인상 깊었는지 물어보기도 했고, 연재 사이트에 올라오는 독자들의 댓글도 종종 확인했어요. 애니메이션은 제한된 분량과 시간 안에 이야기를 완결지어야 하기 때문에, 기대하고 있는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늘 신경을 썼습니다.
──시나리오 회의를 돌아보며,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야마사키
첫 회의 때부터 감독과 "여기까지는 꼭 애니메이션으로 그리고 싶다"는 의견이 일치해서 전체 구성은 비교적 순조롭게 결정되었어요. 인상 깊었던 장면은 제1화의 오프닝 부분이었을까요. 귀족 학교 키쿄와 바보 학교 치도리, 두 학교의 분위기를 도입부에 담고 싶었거든요. 키쿄의 합창곡 『봄에』와 어우러져서, 애니메이션이라서 가능한 독특한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감정은 뭘까?"라는 가사도 대본 단계에서는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었는데, 앞으로의 이야기를 암시하는 좋은 문구라고 생각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파일:향꽃 애니 시리즈 구성 야마사키 리노 메일 인터뷰3.jpg
──그 외에 있었던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요?
야마사키
각본 체크백을 받을 때, 고쳐야 할 부분뿐 아니라 좋았던 부분에 대한 코멘트도 담당 편집자분이 전달해 주셨어요. 애니메이션 제작 현장까지 배려해주신다는 게 느껴졌고, 작가님의 따뜻한 인품에도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파일:향꽃 애니 시리즈 구성 야마사키 리노 메일 인터뷰4.jpg
──방영 직후인 제6화는 어떤 이야기인가요?
야마사키
제6화는 작품 전체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에피소드라고 생각해서, 원작의 분위기를 해치지 않도록 최대한 신경을 썼어요. 스바루는 줄곧 카오루코를 히어로라고 생각해왔지만, 사실 모르는 사이에 카오루코도 스바루에게 구원받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되죠. 서로를 생각하는 두 사람의 관계가 너무 소중하고, 참 아름다운 에피소드라고 느꼈습니다.
파일:향꽃 애니 시리즈 구성 야마사키 리노 메일 인터뷰5.jpg
앞으로 더욱 깊어질 치도리 4인방의 관계성에도 주목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츠무기 린타로와 와구리 카오루코의 매력, 인물상, 그리고 두 사람의 관계에서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점을 말씀해주세요.
야마사키
린타로와 카오루코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지만, 이 작품의 인물들은 자신의 감정을 상대에게 솔직하게 전할 수 있는 힘이 있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말로 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 감정들이 있는데, 말로 표현하는 건 부끄럽고 망설여질 때가 많잖아요. 하지만 카오루코는 자연스럽게 그런 말을 건넬 수 있는 아이이고, 그런 카오루코와 만나면서, 서툴지만 점점 변해가는 린타로의 성장 과정은 앞으로도 눈을 뗄 수 없을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은 두 사람의 관계뿐만 아니라, 우정이나 가족애도 다루고 있는 점이 또 하나의 볼거리인 것 같습니다. 두 사람의 러브스토리 외에 특히 주목해줬으면 하는 포인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야마사키
하나만 고르라고 하시니 참 어렵지만... 굳이 꼽자면 치도리 4인방일 것 같아요. 과거에 트라우마를 안고 있던 린타로는, 아무리 가까운 친구에게조차 진심으로 마음을 열지 못했거든요.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이 네 사람의 관계도 점점 깊어져 가기 때문에, 그 변화에 주목해주셨으면 해요. “청춘이란 참 좋구나…” 하고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참고로 시리즈 구성자로서 특히 다루기 쉬웠던 캐릭터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캐릭터가 있다면요?
야마사키
움직이기 쉬운 캐릭터라면 쇼헤이일까요. 밝고 에너지 넘쳐서, 어떤 분위기든 단번에 바꿀 수 있는 아이라서, 이야기의 전환점이 필요할 때 자주 그에게 의지하게 돼요 (웃음). 쇼헤이 같은 친구가 있으면 학교생활도 정말 즐거울 것 같죠. 그리고 모든 캐릭터가 매력적이라 딱 한 명을 고르기는 어렵지만… 아들을 진심으로 아끼는 쿄코 씨에게는 마음이 울컥했어요. 이 부분도 앞으로 애니메이션에서 그려질 예정이니 기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야마사키 님이 생각하는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의 매력과 함께, 팬들과 시청자분들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야마사키
이 작품은 등장인물들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어른인 제 마음에도 와닿고, 앞으로 나아갈 용기를 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너무 반짝이는 청춘이 부러울 때도 있지만, 린타로와 카오루코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 두근두근 기대하며 따뜻한 마음으로 지켜봐주시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앞으로도 애니메이션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를 계속해서 즐겨주시길 바랍니다!
2.1.4. 음악・하라다 모에키
풋풋한 린타로와 카오루코에게서 배울 점이 많아요
──먼저 하라다 씨가 음악가로서 TV 애니메이션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의 심경부터 말씀해 주세요.
하라다
가장 먼저 든 감정은 그저 “기뻤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저에게 있어 애니메이션 작품의 음악을 맡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쿠로키 미유키 감독님을 비롯해 제작 스태프 분들도 처음 함께하는 분들이라 두근거림도 있었죠. 하지만 본작의 음악 디렉터인 애니플렉스의 니시다 케이키 씨와는 과거에도 『타네츠미의 노래』나 『Fate/Grand Order』와 같은 게임 작품에서 함께 일한 경험이 있어서, 매번 구체적이고 세심한 피드백과 디렉션을 받아왔다는 인상이 있었어요. 그래서 이번 작품도 안심하고 제작에 임할 수 있었습니다.
──미카미 사카 선생님의 원작 만화를 읽고, 어떤 매력을 느끼셨나요?
하라다
우선 원작자 분은 정말 마음이 맑은 분이시구나…! 하고 느꼈어요. 일종의 "정화 효과"가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린타로와 카오루코의 관계나 대화에서 어떤 점이 멋지다고 느끼셨나요?
하라다
무엇보다 그 풋풋함이죠. 보는 사람이 오글거릴 정도로, 정말 직구잖아요. 그런 점이 고등학생다운 모습이라 시청자 분들도 공감하면서 즐길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두 사람의 관계를 보고 있으면, 정말 서로를 아끼고 있다는 게 곳곳에서 느껴져서, 어른인 저도 본받아야겠다고 느낄 만큼 배울 점이 많았어요.
──음악적인 시점에서 원작을 어떻게 받아들이셨나요?
하라다
이번 작품 이야기를 처음 들은 이후로 즐겁게 원작을 읽어나가면서도, “어떤 음악을 붙여야 좋을까?”라는 생각은 계속하고 있었어요. 고등학생들의 일상을 그린 작품이다 보니, 저도 어느덧 20년쯤 전 제 학창 시절을 떠올려보기도 했죠 (웃음). 그런 가운데 힌트가 되었던 것이, 앞서 언급한 노벨 게임 『타네츠미의 노래』였습니다. 그 작품은 판타지 세계관의 모험 이야기였지만, 음악적으로는 이른바 배틀물처럼 격한 분위기는 없었거든요. 『향기로운 꽃』도 연애물적인 성격이 있어서, 일상 음악이 중요해지는 작품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유사하다고 느꼈습니다.
──정말 『향기로운 꽃』의 음악은 상쾌한 일상곡이 많은 인상입니다. 하라다 씨는 그런 계열의 곡을 특히 잘 다루시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라다
저는 지금까지 주로 게임 사운드트랙을 작업해와서, 배틀곡도 꽤 많이 만들어왔어요. 그래서 일상곡이 ‘특기’라고 말하기보다는, 니시다 님과 함께 작업하게 되면서 제 안의 일상곡이라는 서랍을 더 넓히고, 그 수를 늘릴 수 있는 계기를 얻은 것 같아요.
극반(劇伴, 배경음악)은 멜로디를 지나치게 넣지 않고, 오히려 희미하고 얇게 만드는 방향으로
──음악적으로 이번 작품에서 느낀 테마나 이미지가 있었나요?
하라다
사실 처음에는 꽤 고민이 많았어요. 예를 들면 “린타로 군이라면 이 악기” 식으로, 특정 인물에 악기나 장르를 구체적으로 배정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남학생이라면 어쿠스틱 기타로 청춘 느낌을 표현한다든가, 여학생이라면 마림바 같은 말렛(타악기)으로 꾸며주는, 흔히 쓰이는 그런 방식들을 도입해볼까 생각했었죠. 하지만 결국 원작을 다 읽고 나서도, 저 스스로는 “이거다!”라는 결론을 내릴 수가 없었어요. 그런데 쿠로키 감독님과 만나서 미팅을 했을 때, 감독님께서 “그런 건 굳이 안 해도 됩니다”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그 말을 듣고, 저도 ‘아, 맞다’ 하고 납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특정 민속 악기를 사용한다든지, “이 캐릭터다!” 하고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는 특징적인 소리를 일부러 넣는 방식은 사용하지 않았어요.
──그 외에 감독님 측에서 전달받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하라다
가장 큰 주문은 “멜로디를 너무 많이 넣지 말아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멜로디가 적은 작품도 있긴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그걸 극단적으로 얇게 해달라는 요청이었어요. 게임 음악의 경우, 화면이 있다 해도 플레이어의 긴장감을 유지하고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멜로디의 존재감이 중요하죠. 반면 애니메이션에서는 음악이 보통 영상에 정확히 맞춰 사용되기 때문에, 특히 『향기로운 꽃』처럼 활동 범위가 좁은, 일종의 ‘작은 정원 같은 이야기’에서는 음악이 멜로디로 너무 커지면 그것만 부각되어 버리고, 정작 이야기의 감정선을 놓칠 수 있거든요. 그런 점을 고려해서, 대화의 리듬감을 살리는 음악을 원하신 게 아닐까 해석했습니다. 다만 일상곡은 보통 1분 30초~2분 정도의 길이라 멜로디를 완전히 없애고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디까지 멜로디를 넣을 것인가’ 그 균형을 잡는 게 가장 고민이 컸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에서 도전한 부분이 있다면요?
하라다
피아노와 현악 4중주라는 소규모 편성으로 작업한 점이 저로서는 색다른 도전이었습니다. 하마노 타카토시 음향감독님께서 “극중 음악은 현악 4중주 정도로 충분하다”고 조언해 주셨고, 그게 힌트가 되었죠. “학교라는 작은 정원 이야기니까, 오히려 작게 담백하게 만들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 음악을 만들 땐 수십 명 단위의 편성으로 장대한 음악을 만들지만, 이번 녹음은 연주자가 4명뿐이었어요. 그런데 그것이 『향기로운 꽃』의 음악을 만드는 데 있어서는 오히려 굉장히 효과적이었습니다.
──첫 번째 PV를 보셨을 때의 감상은 어땠나요?
하라다
음악만 만들고 있는 입장에서는, 실제로 음악이 영상에 입혀진 걸 보기 전까지는 늘 불안하거든요. ‘내가 만든 곡이 잘 어울릴까?’ ‘린타로와 카오루코의 장면에서 위화감을 주지는 않을까?’ 그런 걱정이 들죠. 하지만 실제로 첫 번째 PV를 봤을 땐, 제 상상 이상으로 곡이 잘 어울렸다고 느꼈습니다. 음악이 정말 아름답게 사용돼서, 안심이 되더라고요.
──그 PV에 사용된 노래 ‘히토히라(ひとひら)’는, 극중 음악보다 먼저 제작 의뢰가 들어왔다고 들었습니다.
하라다
네. 처음 의뢰 자체가 PV용 음악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어요. PV가 공개되었을 당시에도, 극중 음악 제작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히토히라’는 어떤 주문을 받고 만든 곡인가요?
하라다
“『미래예상도Ⅱ』 같은 90년대 초반의 복고 느낌이 나는 곡이 좋겠다”는 요청이었습니다. 참고 음악의 분위기상, 처음엔 완전히 여성 보컬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는데, 나중에는 “남성 버전도 꼭 듣고 싶다”는 의견을 받고 음역을 조정해서 다시 편곡했어요. 직설적인 러브송을 원하신다고 해석했고, 복잡한 현대적인 기교는 피하고, 멜로디로 들려줄 수 있는 곡을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미래예상도Ⅱ’는 어른의 러브송이잖아요. 브레이크등을 몇 번 깜빡이고… 그런 연애는 린타로는 안 할 것 같거든요 (웃음). 그래서 현재를 사는 고등학생에게 맞게 재해석해서 풀어낼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작업을 진행하셨나요?
하라다
합창곡과는 또 다르게, 입학식이나 종업식에서도 부를 수 있을 법한 팝송을 이미지로 만들었습니다. 작사는 제가 하지는 않았지만, 제 매니저님과 함께 감독하는 형태로 작사가 포함 총 3명이서 상의하며 완성했습니다. 린타로와 카오루코, 두 사람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단어들도 초반에 넣었고요. 작사와 작곡을 분리해서 작업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번 작품은 그 과정 자체가 독특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히토히라’의 멜로디 라인은, 다른 극중 음악에서도 여러 곳에 등장하죠.
하라다
보는 분들이 눈치챌 수 있을지, 사실 꽤 미묘한 수준이에요 (웃음). 이것도 감독님의 주문으로 “히토히라를 소중히 써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그렇게 했습니다. 메인 테마곡(Flowering)만은 ‘히토히라’를 중심으로 풀 버전으로 사용하고 있고, 그 외의 곡에서는 음악이 앞서 나가지 않도록, 한 곡 전체를 쓰기보다는 코드를 바꾸거나 멜로디의 일부분만 바꾸거나, 후렴 부분만 살짝 넣는 등, 균형을 신중히 고민하면서 여기저기에 ‘히토히라’의 멜로디를 흩뿌리듯 사용하고 있습니다.
『향기로운 꽃』의 음악을 장식하는, 학교 하면 떠오르는 바로 그 악기
──‘히토히라’가 완성된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극중 음악 제작은 어느 정도 기간이 걸렸나요?
하라다
선행 제작곡과 후속 제작곡이 따로 있었고, 그 사이에 쉬는 기간도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약 2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총 27곡이고요. 저는 원래 애니메이션을 자주 보는 사람이기도 하고, 감독님들과의 협업도 잘 맞아서 첫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크게 힘들었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각 극중 음악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세요. 우선 앞서 언급하신 ‘히토히라’를 편곡한 메인 테마곡 ‘Flowering’은 어떤 곡인가요?
하라다
이 곡은 “한 송이 꽃이 시간이 지나면서 꽃다발이 되는 듯한 곡으로 해 주세요”라는 주문을 받았던 곡이에요. 그 말을 듣고 저도 ‘바로 그거다!’ 싶었죠. 그래서 소편성이긴 하지만, 피아노 소리로 시작해서 점차 스트링과 플루트 등 악기를 늘려가며 고조되는 구성으로 만들었습니다. 린타로와 카오루코의 거리가 가까워지거나, 자신의 감정을 전하는 장면 등 중요한 대화가 있는 장면에 사용되는 것을 염두에 두고, 대사의 숨결을 덮지 않도록 신경 써서 만들었습니다.
──빠르게 완성됐다는 의미에서, 만들면서 즐거웠던 곡이 있다면요?
하라다
치도리가쿠(千鳥組)의 일상곡 「보이즈 토크(ボーイズトーク)」입니다. 저는 학창 시절 연애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았지만, 린타로 군과 마찬가지로 남학교 출신이기도 해서 접근하기 쉬웠어요. 보이즈 토크(남학생들끼리의 수다)를 이미지로 삼아 만든 곡인데, 이 곡이 가장 먼저 완성됐습니다. 신정보 공개 PV에서도 사용되었고, 고등학생 특유의 생기 있는 분위기를 적당히 담아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파일:향꽃 애니 음악 하라다 모에키 인터뷰4.jpg
그리고 행진곡 느낌의 「공부하자!(勉強するぞ!)」도 만들기 쉬운 곡이었어요. 스네어 드럼의 가벼운 소리를 써서 행진 느낌을 연출했죠. 또 학교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어서 리코더도 사용했습니다. 너무 멋을 부린 곡이 되어선 안 되기 때문에, 적당히 저렴한(?) 느낌을 주면서도 세세한 부분에 신경을 썼어요. 이번 작품에서는 특별한 악기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리코더는 여기저기 자주 사용했습니다.
파일:향꽃 애니 음악 하라다 모에키 인터뷰5.jpg
──개인적으로 특히 마음에 드는 곡은요?
하라다
일상생활을 점묘식으로 그릴 때, 이런 스타일의 곡이 하나쯤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 만든 곡이 있습니다. 『향기로운 꽃』의 극중 음악에서는 밴드 사운드도 적절히 사용했는데요, 너무 시끄럽게 해선 안 되기에 드럼 세트는 거의 쓰지 않았어요. 그런 가운데서도 「고교 생활!(高校生活!)」은 드럼을 넣고, 신나게 들을 수 있는 곡이 되었고, 학교다운 활기찬 분위기가 잘 표현된 것 같아요. 이 곡이 어떤 장면에서 사용될지 저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수정이 많았거나, 감독의 세심한 요구가 느껴졌던 곡은?
하라다
전체적으로 리테이크(수정 요청)는 거의 없었고, 기본적으로 많이 맡겨 주셨다는 인상이에요. 회의 때도 감독님들이 곡마다 구체적인 이미지를 잘 전달해 주셔서, 특별히 걱정하거나 혼란스러울 일 없이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굳이 한 곡을 꼽자면, 감정을 담아 일상곡으로 제출한 「새싹의 예감(芽吹きの予感)」이 있었는데요, “감정 표현이 너무 고조되어 있다”는 지적을 받았어요. 즉, 음악이 너무 앞서 있었던 거죠. 레코딩 당시 저도 그걸 느끼고 수정했지만, 그 흔적이 남아 있었고, 지적은 정확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믹싱 단계에서 더 조정해, 고조감을 줄이고 마무리했습니다. 감독님의 지적 중에서도, 정말 예리하다고 느꼈던 순간이었습니다.
──2화에서 치도리가쿠 네 명이 노래방에 가는 장면에서는, 쇼헤이가 부르는 곡도 나오죠?
하라다
그건 그 장면만을 위해 만든 「STARLIGHT」라는 곡입니다 (웃음). 쇼헤이는 분위기 메이커니까 좀 더 발랄한 곡을 부르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회의에서 “히토히라와 유사한 발라드 계열의 곡으로”라는 주문을 받아서 의외였어요. 후렴 부분만 존재하는 곡인데, ‘히토히라’보다 좀 더 남자아이답게, 기타가 울리는 리듬감 있는 곡으로 만들었습니다.
──노래방 곡까지 오리지널로 만든 걸 보면, 『향기로운 꽃』 애니메이션이 정말 디테일에 신경 썼다는 게 느껴져요!
하라다
그렇죠. 참고로 코드네임은 『미래예상도Ⅱ』를 본따서 **‘히토히라Ⅱ’**였어요 (웃음).
일부러 만든 ‘공백’처럼 보이지만, 효과적인 음악 사용
──방송된 본편을 보시고,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이 있다면요?
하라다
메인 테마곡 「Flowering」이 흐르는, 2화 마지막 장면입니다. 장면이 여러 번 전환되는데도 불구하고, 한 곡을 통째로 사용해 주신 것이 정말 기뻤어요. ‘히토히라’를 기반으로 한 곡이기 때문에, 저 스스로는 ‘Flowering‘을 메인 테마로 생각하지는 않았거든요. 어떤 의미에서는 ‘히토히라’가 메인이고, ‘Flowering‘은 그것을 서포트하는 극중 음악이라는 감각으로 만들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장면을 넘나들며 곡이 온전히 사용된 걸 보니까, 음악을 소중히 다뤄주셨다는 게 느껴져서 감동했습니다. 비슷하게, 1화 마지막에서 두 사람이 헤어지는 장면에서도, 음악을 길게 사용해 주셨죠. 그 곡도 비교적 멜로디가 두드러지는 곡인데, 그런 점에서 극중 음악을 만든 보람을 느꼈던 장면이었습니다.
──두 장면 모두, 음악까지 포함해서 멋진 장면이었어요.
하라다
그렇죠. 5화 이후에도 어떤 장면에서 제 곡이 사용될지 정말 기대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귀여운 장면에는 귀여운 음악을 붙여주셨고, 음악이 사용된 부분은 물론, 일부러 음악을 넣지 않고 '공백'으로 남긴 부분들에서도 제작진의 감각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공백을 만드는 것도, 역시나 그 ‘균형감’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사실 이 작품에 들어가기 전에, 애니메이션의 감각에 익숙해지기 위해 개인적으로 연습을 해보기도 했어요.
──어떤 식의 연습이었나요?
하라다
다른 애니메이션 작품을 틀어놓고, ‘내가 음악을 붙인다면 어떤 방식일까?’라고 생각하면서 접근해봤어요. 하지만 당연하게도, 어디에 어떤 곡을, 어느 정도 길이로 넣을지, 혹은 아예 넣지 말아야 할지 판단하는 게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향기 나는 꽃』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는, 장면의 흐름에 맞춰 제 곡을 정말 잘 활용해주셨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레코딩 당시 기억에 남는 일화도 들려주세요.
하라다
레코딩은 이틀간 진행했는데요, 항상 맛있는 과자를 챙겨주시는 아니플렉스의 니시다 씨가 이번에는 정성껏 케이크를 사 오셨어요. 말없이 조용히 케이크를 꺼내고, 묵묵히 조각을 나누는 니시다 씨를 옆에서 지켜보며, 다 함께 케이크를 나눠 먹으며 즐겁게 이야기 나눈 것이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웃음).
──그 외에 제작 비하인드가 있다면, 꼭 들려주세요!
하라다
만들면서 재미있었던 곡 중 하나가, 1화 도입부에서 흘렀던 합창곡 「봄에(春に)」입니다. 이 곡은 감독님의 주문으로 제작이 결정된 곡이었는데, 실제로 이 곡은 아니플렉스의 직원분들이 직접 불러주셨어요! 악보와 피아노 반주를 니시다 씨께 드렸더니, 사내에서 십수 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해주셨다고 해요. 노래도 굉장히 잘하시고, 수작업으로 만들어낸 곡이 나와서 깜짝 놀랐어요 (웃음). 덕분에 매우 아름다운 곡이 완성됐고, 편곡하는 재미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팬과 시청자분들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하라다
4화까지도 볼거리가 많았고, 여러분들께서 이미 재미있게 보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한 명의 시청자로서, 음악이 더해져 하나의 작품이 된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를 즐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새롭게 등장할 곡들이 있으니, 음악에도 귀 기울여 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메인 테마가 앞으로 어떤 장면에서 흐를지, 저도 기대하고 있으니, 꼭 주목해 주세요. 린타로 군과 카오루코 짱은 물론이고, 두 사람 외의 관계성도 점점 발전해 나갈 예정이니, 앞으로도 TV 애니메이션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1.5. 캐릭터 디자인・총작화감독 토쿠오카 코헤이
“카오루코는 무조건 귀엽게”를 목표로
──먼저, 토쿠오카 씨가 캐릭터 디자인과 총작화감독으로 본 작품에 참여하게 되었을 당시의 심경부터 들려주세요.
토쿠오카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CloverWorks와는 지금까지 전혀 인연이 없었는데, 갑자기 “캐릭터 디자인을 맡아줄 수 없겠느냐”는 제안을 받은 거예요. 저는 지금까지 캐릭터 디자인을 PV(프로모션 영상) 같은 단편에서만 해봤기 때문에, ‘왜 갑자기 나지?’라는 느낌이 컸습니다. 그동안 제가 참여했던 작품은 대부분 배틀이나 액션물이었기 때문에, 이런 순수한 작품을 내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하는 불안도 사실 꽤 컸어요. 게다가 『향기로운 꽃』은 스튜디오도 스태프도 전부 처음 함께하는 현장이었기 때문에, 처음엔 정말 많이 긴장했죠. 감독님이 무서운 분이면 어쩌지… 같은 걱정도 했고요. 하지만 실제로 현장에 들어가 보니 그런 걱정은 정말 기우였어요.
──TV 애니메이션화가 결정되면서, 쿠로키 감독님이나 프로듀서 분들로부터는 어떤 이야기를 들으셨나요? 또 본인은 어떤 점을 중요하게 여기고, 고집하고 싶다고 생각하셨나요?
토쿠오카
처음에는 아무래도 감독님의 전작(『아시타쨩의 세라복』) 이미지가 제 머릿속에 강하게 남아 있어서, 그런 분위기를 요구받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향기로운 꽃』은 『향기로운 꽃』이니까 그런 건 의식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해주셨죠. 원작의 순수한 분위기나 멋진 컷의 인상 등을 소중히 여기면서 애니메이션에 잘 녹여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디자인에 있어서는 비교적 자유롭게 맡겨주셨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카오루코를 무조건 귀엽게" 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원작자 미카미 사카 선생님과의 주고받은 이야기 포함해서, 캐릭터 디자인이 완성되기까지의 구체적인 제작 에피소드를 들려주세요.
토쿠오카
지금까지 제가 주로 그려왔던 건 남성 캐릭터가 많았기 때문에, 남자아이 넷은 비교적 순조롭게 OK를 받았어요. 반면 카오루코는 정말 고생했죠. 제가 나름대로 최대한 귀엽게 그렸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디자인과 비교해 보면 초반엔 좀 더 리얼한 스타일에 가까웠던 것 같아요. 감독님과 미카미 선생님의 조언을 받으며 지금의 카오루코가 완성됐습니다. 미카미 선생님의 피드백은 각 캐릭터의 핵심을 정확히 짚어주셔서, 쇼헤이의 머리끝 뾰족한 느낌처럼 작은 요소 하나로도 캐릭터의 개성이 훨씬 살아났어요.
──린타로와 카오루코 각각의 디자인에서 고집하거나 중요하게 여긴 포인트는 무엇인가요?
토쿠오카
린타로는 키가 크고 체격이 좋지만, 살짝 힘이 빠진 듯한 느낌을 의식했어요. 표정도 대체로 무표정에 가까워서, 미묘한 뉘앙스를 표현하는 게 어렵죠. 그리고 머리카락의 균형이 의외로 어렵습니다. 머리카락 길이, 부드러움, 이마의 넓이 같은 요소들이 미묘해서요. 카오루코는 무조건 귀엽게. 표정도 풍부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신경 써서 그리고 있어요. 또 가슴 볼륨이 있긴 하지만, 너무 섹시하게 보이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키뿐만 아니라 눈 크기나 헤어스타일 등 정반대 요소가 많아서, 나란히 섰을 때의 밸런스도 신경 썼어요.
원작의 그림 완성도에 뒤처지지 않게 애니메이션도 열심히 만들고 있어요
──총작화감독으로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나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요?
토쿠오카
총작감으로서는, 결정적인 컷에서 디자인을 살짝 벗어나더라도 디테일을 더해주는 작업에 특히 힘을 쏟고 있어요. 원작은 터치도 그렇고 정보량이 많기 때문에, 그 밀도 그대로 색을 입히면 애니메이션에서는 이질감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원작의 인상을 해치지 않으면서 선을 줄이고, 대신 그림자나 하이라이트를 더하는 식으로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있어요. 그리고 카오루코의 머리카락이 휘날리는 장면이 많은데, 그 머리카락을 예쁘게 움직이게 하는 게 정말 힘들어서 각 화의 스태프들과 함께 상의하며 작업했어요.
──주변 스태프들과의 작업을 포함해, 작화 면에서 특히 인상에 남은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토쿠오카
카오루코와 쇼헤이는 원화 담당자들이 귀엽고 재밌는 움직임을 많이 넣어주셔서, 피곤할 때 완성본을 보면 정말 힐링이 됩니다. 2화 마지막의 멀리서 본 카오루코 장면 같은 경우, 스태프 전원이 "귀여워~"라고 하면서 확인했어요.
──그 외에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토쿠오카
비하인드라기보다는 소소한 이야기인데, 남자아이들 중에 아야토만 머리에 하이라이트가 있어요. 본편 작화가 시작된 후 급하게 추가한 설정이라 현장에 약간 민폐를 끼치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꽤 마음에 드는 포인트입니다.
──마지막으로, 토쿠오카 씨가 생각하는 『카오루의 꽃』의 매력과 함께, 팬과 시청자 여러분께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토쿠오카
정말 정말 순수한 러브스토리입니다. 캐릭터들도 전부 매력 넘치고 착한 아이들이고요. 정말 멋진 작품이에요. 이런 훌륭한 작품의 애니메이션화에 참여할 수 있어 영광입니다. 원작의 그림 퀄리티에 밀리지 않도록 애니메이션도 열심히 만들고 있어요. 꼭 린타로와 카오루코가 움직이는 모습을 지켜봐 주세요. 감사합니다.
2.1.6. 고단샤 히라오카 유우다이 × 애니플렉스 호리 쇼코 × CloverWorks 츠지 토시카즈 좌담회
이 멤버들이라면 틀림없이 훌륭한 결과물이 나올 거라 확신합니다
──2025년 7월 5일부터 고단샤 『매거진 포켓』 연재 만화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의 TV 애니메이션이 방송됩니다. 우선 이 작품의 어떤 매력에 끌려 애니메이션화 기획이 시작되었는지 말씀해 주세요.
호리
원래 『매거진 포켓』 독자였는데, 소녀 만화풍의 일러스트가 눈에 띄어서 “이건 『주간 소년 매거진』스럽지 않은데…?” 하며 흥미를 느껴 읽기 시작한 게 이 작품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전형적인 로맨스물인 줄 알았는데, 사람과 마주하는 자세나, 각자가 가진 다정함, 그리고 그 다정함을 어떻게 전달하고, 받아들이는지를 그려낸 인간관계의 섬세한 묘사가 정말 멋졌어요. 린타로와 카오루코를 비롯한 등장인물 모두가 ‘말로 표현하는 강함’을 갖고 있고, 말의 선택, 전달 방식, 받아들이는 태도까지 일관되게 섬세하게 그려지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강요처럼 느껴지지 않는 스토리라는 점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이 작품이 가진 부드럽고 따뜻한 분위기와 다정한 세계관에 감탄하게 되었고, 애니메이션화를 통해 나이, 성별, 국적을 넘어 더 많은 분들이 봐 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 기획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파일:향꽃 애니 주요 제작진 좌담회 인터뷰1.jpg
──제작 스튜디오는 CloverWorks죠?
호리
섬세한 심리 묘사와 청춘의 감정을 아름다운 영상으로 표현해줄 곳이라면 역시 CloverWorks라고 생각했고, 상사에게 상의한 후 맡게 되었습니다.
──그럼 츠지 씨는 원작 만화를 읽고 어떤 인상을 받으셨나요?
츠지
저는 애니메이션화 기획이 시작된 단계에서 처음 원작을 읽었는데요,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 걸리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저는 열혈 주인공이 수련하고 라이벌을 쓰러뜨리고… 이런 정통파 소년 만화를 보고 자란 세대라서 “이게 진짜 소년지 만화인가?” 하고 놀랐거든요. 의견 충돌이 있을 때 캐릭터들이 스스로 먼저 사과하는 선택을 한다는 점도 인상 깊었고, “조금 더 자신감을 가져도 되는데”라고 느끼기도 했어요. 옛날 소년 만화에서는 그렇게 먼저 사과하는 캐릭터는 없었거든요(웃음).
히라오카
확실히 옛날 소년 만화는 그랬죠(웃음).
츠지
그래서 미카미 사카 선생님은 지금의 젊은 세대의 공기감이나 거리감을 잘 포착하고 표현하시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이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경우, 템포나 표현 방식 등에서 어떤 연출을 해야 할까? 그게 하나의 과제가 될 거라 생각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작화 측면은 지금 들어와 있는 스태프들이 모두 뛰어난 분들이라 걱정은 없었고, 오직 원작을 읽었을 때의 인상을 영상으로 어떻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가 가장 신경 쓰였습니다.
히라오카
미카미 선생님은 고등학교 졸업 후 10대 시절부터 이 작품을 그리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지금의 젊은 세대 현실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애니메이션화는 많은 만화가들의 목표일 텐데요, 편집자로서 CloverWorks × Aniplex 조합이 결정됐을 때 기분은 어땠나요?
히라오카
솔직히 “됐다ー!!” 하고 외쳤죠. 언제가 정확히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사내의 라이선스 담당에게 “CloverWorks랑 Aniplex에 『향기로운 꽃』 좀 소개해줘”라고 부탁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랬더니 “사실은 이미 기획이 진행 중입니다”라고 하더라고요. 츠지 씨와 Aniplex 팀과는 제가 담당한 『WIND BREAKER』 애니화에서도 함께 작업한 경험이 있어서, 막연한 ‘기대’가 아닌 “이 멤버들이라면 반드시 좋은 결과물이 나올 거야”라는 절대적인 신뢰가 있었어요. 그래서 딱히 요청하거나 주의를 줄 필요도 없었고, 지금은 그저 완성작이 기다려질 뿐입니다.…괜히 부담처럼 들렸다면 죄송해요(웃음).
츠지
아닙니다, 신뢰해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호리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웃음)
──원작자인 미카미 사카 선생님에게 애니화 소식을 전했을 때 반응은 어땠나요?
히라오카
저는 항상 담담하게 전하는 편인데요, 회의 전화 도중에 “보고사항인데, 애니화가 결정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에 전달드릴게요” 이런 식으로요.그래서 미카미 선생님도 처음엔 “아, 네…” 정도의 반응이셨어요.
일동:
(웃음)
히라오카
나중에 “너무 담담하게 말씀하셔서, 저도 담담하게밖에 반응을 못 했어요! 좀 더 기쁘게 해 주세요~!”라고 핀잔을 들었지만(웃음), 정말 기뻐하셨어요. 애니화 결정 PV가 공개되었을 때도, 처음 영상으로 구현된 『향기로운 꽃』을 보고 퀄리티에 깊이 감동하셨다고 하더라고요.
──원래 “애니화됐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는 하고 계셨던 건가요?
히라오카
아니요, 그런 이야기는 되도록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작가님에게는 무엇보다 매주 좋은 작품을 만드는 데 집중해 주셨으면 하거든요. 애초에 연재가 일정 수준을 넘지 않으면 애니화는 이뤄지지 않으니, 설사 결정되더라도 거기서 멈추지 않았으면 해요. 전국대회 출전은 그저 통과점… 그런 마음가짐으로 임해주셨으면 합니다.
──선생님이 이번 애니화에서 기대하는 부분은 어떤 건가요?
히라오카
캐릭터의 감정이 고조되는 장면에서, 만화에는 없는 ‘플러스 알파’ 연출을 매우 기대하고 계세요.
이미 공개된 PV나 받은 콘티에서도, 원작에서는 구현할 수 없는 멋진 표현이 많이 엿보였기 때문에요.
케이크 재료는 뭐지? 색감은?” 같은, 만드는 사람들의 세밀한 해석력에 매일매일 놀라고 있습니다.
──원작 연재는 어떻게 시작된 건가요?
히라오카
미카미 선생님이 17세 때 『매거진』 월례상에 투고해 주셨어요. 그 당시에는 다크 판타지 계열이었고, 컷 분할도 지금보다 2배는 많은 스타일이었지만, 캐릭터의 감정을 전달하는 능력은 이미 비범했어요. 그 능력을 더 살릴 수 있다면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 생각해서 담당을 맡게 됐습니다. 실제로 만나보니 정말 좋은 분이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따뜻한 세계관을 그려보는 건 어때요?”라고 제안드렸고, “그려보고 싶어요”라고 하셔서 『향기로운 꽃』이 탄생했습니다. 제 편집 인생 중 가장 순조로운 출발이었고, 특별히 고생한 기억도 없어요.
──그럼 히라오카 씨는, 미카미 선생님이 그리는 『향기로운 꽃』의 매력을 어떤 점에서 느끼시나요?
히라오카
앞서 말한 것처럼, 작가님의 개성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이에요. 등장인물들의 다정함은 작가님의 인품에서 우러나온 것이기에 전혀 부자연스럽지 않고, 설득력이 있어요. 그래서 독자들이 진심으로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고요. 또, 배경이 고등학생들의 세계인데, 미카미 선생님 자신도 불과 얼마 전까지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 청춘의 생생함과 해상도가 굉장히 높다는 점도 이 작품의 큰 매력 중 하나입니다.
──애니메이션화를 진행함에 있어, 원작 측과 제작 팀 간에는 어떤 방식으로 소통이 이루어졌나요?
히라오카
CloverWorks는 작품의 좋은 점을 굉장히 높은 수준과 정밀도로 뽑아내 주는 인상이 있습니다. 그래서 캐릭터 디자인 같은 실무적인 세부 조율은 있었지만, 큰 틀에서 원작 측에서 “이건 이렇게 해 주세요”라고 특별히 주문한 건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나오는 결과물의 퀄리티가 전반적으로 워낙 높아서, 저희 입장에선 그저 “감사합니다, 편하게 작업하고 있어요!”라는 기분이에요(웃음). 미카미 선생님도 자주 감동하고 계십니다.
츠지
저희를 정말 많이 믿어주신 덕분에 제작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요. 색채 설정이든 콘티든, 궁금한 점이 있으면 바로 답변을 주셔서, 원작 측과 제작 측이 매우 좋은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호리
처음부터 모두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던 느낌이에요. 시나리오 회의에 들어갈 때도 초고를 읽자마자 “이거라면 괜찮겠다!”라는 확신이 생겨서 안심했어요. 제가 따로 보충 설명을 넣을 필요도 없었고, 그대로 원작 측에 전달할 수 있었습니다.
츠지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 시나리오 회의는 제가 경험한 회의 중 가장 빠르게 끝난 회의 중 하나예요.
호리
정말 빨랐죠?
30분 만에 끝나는 경우도 있어서, “다 확인한 거 맞죠? 진짜 끝내도 되는 거예요…?” 같은 대화를 나눈 적도 있어요(웃음).
히라오카
너무 빨리 끝나서 오히려 불안해질 정도였어요(웃음).
츠지
여러 번 고쳐서 겨우 최종안을 만들어내는 작품도 많은데, 『향기로운 꽃』은 정말 순조로웠어요. “이런 애니메이션을 만들자!”는 식의 공통 인식조차 굳이 만들 필요 없이, 호리 씨 말씀대로 처음부터 모두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었다는 느낌이 강했죠.
히라오카
감독이신 쿠로키 미유키 씨를 포함해, 애니메이션 제작팀 분들도 모두 따뜻한 분들이세요. 작가님이 지닌 분위기와 비슷한 감성을 가지고 계셔서, 그런 부분들이 자연스럽게 공유되어 작품 세계관이 잘 살아나는 것 같아요.
──미카미 선생님은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제작에 참여하고 계신가요?
히라오카
기본적으로 의사 결정이 필요한 자리는 꼭 참석해 주시고 있는데, 현장이 워낙 매끄럽게 진행되는 덕분에 선생님도 늘 “그렇게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라고 해주십니다. 또, 제작 측에서 궁금한 점이 있으면 세세한 부분까지 질문을 주시고, 선생님이 하나하나 확인해 주십니다.
호리
원작과 다르게 보이지 않도록, CloverWorks 측이 정말 섬세하게 작업을 진행해 주시고, 선생님도 항상 성실하게 대응해 주고 계세요.
츠지
제가 말하기 좀 민망하지만, 저희 쪽에서 설정에 대해 굉장히 세세한 질문을 많이 하잖아요?
호리
그렇죠. “이 정도까지 물어보는 거야!?” 싶을 정도로 놀라면서도 확인하고 있어요.
히라오카
저도 “선생님도 이건 아직 생각 안 하셨겠지…” 싶은 걸 물어보는데, 항상 정확한 답변이 돌아와요. 그래서 오히려 저 혼자만 도태된 기분이 들기도 해요(웃음).
츠지
애니메이션은 만화 컷과 컷 사이의 내용을 영상으로 메워야 하니까, 원작에 없는 장면도 영상화할 필요가 있을 땐 원작 측과 상의하고 지침을 받아요. 그렇다 해도 질문이 너무 세세해서 “과연 답해주실 수 있을까…” 싶을 때도 있는데, 항상 명확하게 답변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어떤 질문들이 있었나요?
츠지
오른손잡이인지 왼손잡이인지 같은 질문이요.
히라오카
케이크 재료에 대한 질문도 있었어요. “생크림 색은 어떤가요?” 같은 질문이요.
호리
“단면에 보이는 과일은 어떤 걸 이미지하셨나요?”, “스펀지는 일반 스펀지인가요, 아니면 색이 들어간 건가요?” 같은 질문도요.
그러면 선생님께서 “이런 느낌이에요!”라며 직접 참고 일러스트를 그려주시는 경우도 있어서, 정말 이해가 잘 되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히라오카
CloverWorks가 작품에 대한 해상도가 정말 높다고 생각해요. 캐릭터뿐 아니라 케이크 같은 소품도 단순한 소품이 아니라, “이 케이크는 이야기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까지 고려해 표현해 주시니까요. 그렇게 하면 케이크 하나의 무게감이 전혀 달라지고, 작화 방식도 달라지죠. 작가님도 마찬가지로, 등장인물을 단순한 ‘캐릭터’가 아닌 ‘하나의 인간’으로 그리기 때문에, 어떤 질문에도 “이 아이는 이런 아이예요”, “이 장면은 이런 배경이에요”라며 확실한 설명이 가능합니다. 그런 고수준의 소통을 매번 보고 있고, 정말 감탄하고 있어요.
──그 외 제작 현장에서 있었던 에피소드는요?
츠지
본 PV를 1차 PV와는 다른 방식으로 본편 스타일로 제작하는 과정에서, 드디어 애니메이션의 영상 방향성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이제부터는 이 흐름을 어떻게 마지막 화까지 잘 이어갈지가 과제가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카오루코의 머리카락이 휘날리는 표현 하나에도 굉장히 공을 들였기 때문에, “이거 기준이 확 올라갔다!” 싶었죠(웃음).
히라오카
꼭 최종화까지 잘 달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
호리:호리
저는 개인적으로 이번에 로케이션 헌팅(현장 취재)에 많이 동행하게 되었는데, 그게 정말 재미있었어요.
히라오카
소풍 같았죠(웃음).
츠지
어른들의 소풍 같은 느낌?
호리
그런 분위기도 있었죠(웃음). 로케 헌팅 때, 정말 세세한 부분까지 사진으로 남겨서 자료를 모아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이번에는 이전보다 훨씬 더 제작 과정을 자세히 볼 수 있었고, 만화가 어떻게 영상으로 바뀌는지를 직접 체감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감독님을 비롯해, 함께 작업해주시는 모든 스태프 분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이 작품과 마주하고 계신지를 가까이서 느낄 수 있었고, 감사한 마음과 함께 “나도 이 작품의 일원으로서 함께 만들고 있는 거야. 열심히 해야지…”라는 책임감도 커졌습니다. 원래부터 좋아했던 『향기로운 꽃』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나는 정말 스태프들과 작품에 제대로 마주하고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요즘입니다.
히라오카
멋지다!
일동:
(웃음)
호리
멋진 작품을 멋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기 위해, 저희의 제안에 성심껏 응해주시는 모든 분들이 움직여 주고 계시니까요. 그런 분들과 함께하면서 제 마음도 바쁘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보다 친근한 세계관을 전달하기 위해서라도, 연기에는 ‘자연스러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캐스팅이나 녹음 현장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츠지
캐스팅은 아마 팀을 꾸리고 나서 처음으로 모두 함께 내린 중요한 결정이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도 인상 깊게 남아 있어요. 각자 고민하면서 결론을 도출해낸 일이었기에, 작가님이나 시청자 여러분의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졌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히라오카
성우의 목소리에 대한 이미지는 작가님 안에 어느 정도 있었고, 실제로 후보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시기도 했어요. 제작팀의 의견과도 특별히 어긋남은 없었습니다.
호리
최종 후보를 원작 측에 제안할 때, 음향팀, CloverWorks, 저희 회사 간에 의견이 크게 나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도 “다 함께 같은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었구나”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주요 인물인 나카야마 씨와 이노우에 씨는 신선한 두 분입니다.
호리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전형적인 ‘애니메이션적인 연기’는 피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되면 『향기로운 꽃』이 가진 리얼함이나, 가까이 느껴지는 세계관 같은 작품의 장점이 퇴색될 것 같았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러운 연기가 중요했고, 무엇보다 린타로와 카오루코다운 목소리인지를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작가님도 수록에 참여하고 계시나요?
호리
네, 매 회차 참석하고 계십니다.
히라오카
애니메이션 녹음 현장을 처음 보신 거라, 1화 녹음 때 “감동했어요…” 하시며 눈물을 흘리셨어요. 울면서 저를 바라보시길래, “어, 어쩌지!?” 하고 당황했던 게 비하인드예요(웃음). 그런데 감독과 음향감독 하마노 타카토시 씨의 고집이 정말 엄청나서, 녹음 시간도 상당히 길어졌거든요. 그래서 나중엔 “대단하네요……!” 하고 놀라워하셨어요. “모두가 좋게 만들어주시니까,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어요”라고 하신 게 인상 깊었어요. 선생님은 굉장히 온화한 분이지만, 작품에 대해서는 어떤 자리에서도 분명하게 의견을 전달하시는 분이에요.
츠지
디렉션에서 전달된 걸, 성우 분들이 확실하게 구현해주시는 표현력도 대단하고, 그 디렉션 자체를 명확한 말로 전해주는 음향감독님의 전달력도 눈부신 현장이에요. 디렉션은 아무래도 뉘앙스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 언어 선택 하나하나가 정밀하게 느껴져서 정말 감탄하게 됩니다.
호리
“이렇게 설명할 수도 있구나!” 하고 놀라기도 하고, “그걸 듣고 저렇게 연기를 고쳐낼 수 있다니!” 하고 두 번 놀라죠. 예를 들어 물리적 거리가 아니라 심리적인 거리감 같은 부분에서 “지금 린타로는 이런 마음 상태잖아요?” 식으로 캐릭터의 감정을 아주 섬세하게 파고들어 주시니까요.
히라오카
음향팀도 캐릭터에 대한 해상도가 정말 높아서,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각적인 미묘함까지 전부 언어화해 주시는 점이 대단합니다.
호리
감독과 음향감독의 호흡도 기가 막히죠. 정말 소통이 잘 되고 있어서,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안심이 돼요.
히라오카
감독님이 “음~……” 하면서 말문을 여시고요(웃음).
츠지
그걸 듣고 음향감독님이 “알지 알지” 하고 받아주세요. 우리는 속으로 “무슨 얘기지…?” 하고 멍해질 때도 있고요(웃음).
호리
“이 부분 말이죠?” “맞아요 거기요!” 하고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져요.
츠지
쿠로키 감독님이 매일 고민하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그분이 가진 작품 해석력이나 연출력, 감독으로서의 역량이 『향기로운 꽃』과 정말 잘 맞는다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스케줄적인 면까지 포함해서, 좋은 인연 덕분에 『향기로운 꽃』 애니메이션 제작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고 느껴요.
──방영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히라오카
원작 팬 분들도 분명히 좋아하실 만한 애니메이션으로 완성되고 있으니, 자신 있게 기대해 주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향기로운 꽃』이 전하고자 하는 소통의 중요함, 따뜻한 세계를, 이번 여름 TV 애니메이션으로 마음껏 즐겨주세요.
츠지
원작을 아시는 분도,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접하시는 분도, 모든 시청자분들이 보고 나서 “좋았다”라고 느낄 수 있는 무언가가 남는 필름을 만드는 것이 저희의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감독님을 비롯해, 내외부 스태프 모두가 한 방향을 바라보며 제작 중이니, 방송을 기대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호리
제가 처음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훌륭한 필름을, 멋진 팀과 함께 만들어 주고 계세요. 여러분도 꼭, TV 애니메이션 속에서 움직이고 말하는 린타로와 카오루코, 그리고 『향기로운 꽃』이라는 작품 전체를 받아들여 주신다면 기쁠 것 같아요. 여러분의 마음에 보물 같은 필름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2.2. 아티스트
2.2.1. OP・키타니 타츠야
2.2.2. ED・우시오 레이라
2.3. 성우진
2.3.1. 와구리 카오루코 역・이노우에 호노카 & 호시나 스바루 역・야마네 아야 대담
신념을 가지고 주변을 살피는 카오루코, 그 모습이 겹쳐 보이는 이노우에 씨
──먼저 야마네 씨는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와 어떻게 처음 만났는지 들려주세요.
야마네
『향기로운 꽃』은 오디션 제안을 받기 전부터 원작 만화를 5권 정도까지 읽고 있던 작품이었어요. 처음엔 그냥 평범한 소녀 만화일 줄 알았는데, 읽다 보니 ‘어? 내가 생각한 만화랑 전혀 다르잖아...!’라는 느낌을 받았죠. 사춘기 시절 누구나 겪는 답답함이나, 미래에 대한 불안, 학생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흐름 같은 것들을 아주 섬세하게 그려낸 작품이라, 그런 현실적인 묘사에 더 끌렸던 것 같아요.
이노우에
공감해! 감정 묘사가 정말 섬세하게 그려져 있지.
파일:향꽃 애니 이노우에, 야마네 인터뷰1.jpg
──원작자 미카미 사카 선생님과는 이야기를 나눠보셨나요?
이노우에
스바루가 등장하는 게 3화부터라서, 아야짱(야마네 씨)은 1화 녹음 후 식사 모임에는 참여 못 했었지?
야마네
맞아요. 그래서 선생님과는 간단히 인사 정도만 나눴고, 이후엔 『마가포케(マガポケ)』에서 최신화가 공개될 때마다 뵐 수 있으면 그때그때 “이번 화도 정말 최고였어요!!”라고 말씀드리고 있어요.
──그렇다면 야마네 씨는 와구리 카오루코의 매력을 어떻게 보셨나요?
야마네
카오루코의 매력은 바로 ‘꺾이지 않는 마음’이에요.
이노우에
어!? 나도 나카야마 씨와의 대담에서 똑같은 말 했었어!
야마네
정말!? 카오루코는 정말 한결같고 곧은 아이잖아요.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믿고 있는 그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파일:향꽃 애니 이노우에, 야마네 인터뷰2.jpg
──그럼 야마네 씨가 보기에, 카오루코와 그녀를 연기하는 이노우에 씨 사이에 닮은 점이 있을까요?
야마네
호짱(이노우에 씨)과 이렇게 깊이 있는 역할로 연기 호흡을 맞춘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카오루코와 정말 많이 겹쳐 보였어요.
이노우에
에엣, 정말!?
야마네
호짱도 겉모습은 정말 부드럽고, 꽃처럼 사랑스러운 인상이잖아요. 그런데 생각이 깊고, 머리도 좋아요.
이노우에
그렇지 않아요!!
야마네
진짜예요! 재밌는 에피소드가 있는데, 3화 녹음 중간에 어떤 영화를 두고 얘기가 한창이었어요. 재미있다, 아니다, 의견이 엇갈렸는데, 호짱이 끝까지 조용히 있더라고요. 그랬더니 (츠무기 쿄코 역) 히카사 요코 씨가 “호짱은 어땠어?”라고 물었죠. 그랬더니 “엄마가 ‘잘 모르겠더라~’라고 해서, 저도 안 봤어요~”라고 답했거든요. 그 순간 분위기가 확 풀리면서 다들 웃었어요. “그 태도 최고다~!”라고 말이죠(웃음).
이노우에
(웃음)
야마네
처음 보면 부드러운 이미지라서 자칫 ‘엉뚱한 캐릭터’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중심이 확실히 잡혀 있고, 자기 생각과 소신이 분명한 사람이에요. 일에 임하는 태도도 매우 진지하고요. 그런 긍정적인 반전이 있는 모습이 카오루코와 정말 닮았어요.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세심하게 챙기는 점도요.
──츠무기 린타로 역의 나카야마 요시노리 씨도 이노우에 씨와의 대담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하셨어요.
야마네
정말요!? 맞아요, 호짱은 항상 “아야짱은 이런 게 정말 대단해”라면서 칭찬을 해주는데, 그런 말은 주변을 제대로 보고 있어야 가능한 거잖아요. 그냥 나오는 말이 아니에요. 주변 사람들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을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이타적인 면도 있고요. 그것 또한 카오루코와 닮은 점이라고 생각해요.
이노우에
너무 기뻐요…… 고마워!
닮은 듯 다른 린타로와 스바루, 그들 눈에 비친 카오루코의 이상형!?
──그럼 이번엔 호시나 스바루의 매력을 이야기해 주세요.
야마네
자신을 뒷전으로 둘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스바루는, 카오루코가 행복할 수 있다면 자신이 어떻게 보이든, 100%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라 그 점이 멋있다고 느꼈어요. 애초에 자신보다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잖아요. 보통은 그렇게 소중한 사람이 생기면, 집착하게 되기 마련인데, 스바루는 그렇지 않아요. 카오루코의 행복을 우선으로 생각하고, 그 결과가 자신을 버리는 것이어도 받아들이죠.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렇게까지 스바루가 카오루코를 위해 행동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세요?
야마네
카오루코가 스바루에게 ‘전부’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스바루가 카오루코에게 보여준 일련의 행동은, 결국 ‘이런 형태의 사랑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어릴 적 자신을 구해준 히어로 같은 존재와 10년 넘게 함께 지냈다면, ‘이 아이가 없으면 난 살아갈 수 없어!’라는 집착이 생기는 것도 이상하지 않죠. 실제로 스바루에게도 그런 마음이 조금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그 이상으로, 카오루코가 싫어할 걸 알면서도 “린타로랑 만나지 마”라고 말한 건, 그녀 나름의 강인함이 드러난 장면이었어요.
──이노우에 씨는, 카오루코에게 스바루란 어떤 존재라고 생각하시나요?
이노우에
아야짱이 말한 것처럼, 이 정도로 가까운 관계이고 항상 함께였다면 서로를 얽매고 집착할 수도 있었을 텐데, 이 둘은 “스바루는 어떻게 생각해?”, “카오루코는 어떻게 생각해?”라고 서로에게 물어보잖아요. 그렇게 최종 결정을 상대에게 맡길 수 있는 모습이 정말 멋지다고 느껴요. 아무리 믿는 사람이라 해도, 좋아하는 마음이 크면 그렇게 쉽게는 못 하거든요.
야마네
맞아요, 그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죠.
이노우에
“이게 더 좋을 거야!”라든가, “이 사람은 내 거야!”라는 생각이 들기 마련인데, 특히 스바루는 카오루코 없이는 못 살 것 같으면서도 그녀를 가두지 않아요. “이게 카오루코에게 가장 행복한 길이야”라고 생각하며 행동하는 모습이 정말 멋있어요. 만약 입장이 바뀌더라도, 카오루코도 똑같이 행동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고요. 그래서 이 두 사람의 관계가 정말 아름답고 이상적이라고 느껴져요.
파일:향꽃 애니 이노우에, 야마네 인터뷰6.jpg
──그렇다면 그런 스바루와, 그녀를 연기하는 야마네 씨가 닮은 부분은 있을까요?
이노우에
외모와 속마음 사이에 갭이 있다는 점에서 먼저 닮은 것 같고요, 그 내면 자체도, 스바루는 꽤 키짱(야마네 씨)과 비슷하지 않나? 하고 생각해요. 겉으로 보기엔 강한 아이 같고, 키짱은 굉장히 프렌들리하고 밝아 보여서 겉모습은 다르지만, 조금만 대화를 나눠보면 키짱은 정말 섬세한 사람이구나 하고 느껴요.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한테는 ‘고민 없어 보이네!’라고 들을 것 같은 느낌?
야마네
우와~ 그 말 자주 들어요! (웃음)
이노우에
그게 스바루와 닮았다는 느낌이에요. 스바루도 겉보기엔 ‘저 애는 절대 강할 것 같아!’ ‘무서울 것 같아’ 이런 이미지가 있는데, 사실은 누구보다도 상냥하고, 유리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잖아요. 그 점이 두 사람은 닮은 것 같다고 느꼈어요.
야마네
정말 그래요. 저도 첫인상만 보면 밝고 텐션 높고 100% 양(陽)의 인간으로 보이는데, 사실 전혀 그렇지 않고, 본래는 꽤 어두운 성격이고요. 학생 때는 자신을 좋아하지 못했던 시간이 정말 길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스바루가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이 나오면, ‘이거 완전 고등학생 때 나잖아...’라고 느꼈어요. 그런 부분이 정말 많이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닮은 사람일지도 모를 린타로와 스바루, 그리고 카오루코의 취향!?
──5화까지의 이야기 중에서, 카오루코와 스바루의 장면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은?
야마네
저는 4화에서 린타로랑 단둘이 얘기하는 장면이에요. 특히 많이 받았던 디렉션이 “울먹이는 연기는 하지 마세요”였거든요. 스바루가 자신을 희생하는 장면은 특히 슬픔, 억울함 같은 감정이 확 올라와서, 연기하면서 감정이 복받칠 때가 있어요. 린타로와의 대화도 울지 않았지만, 디렉션에서 “그렇게 하면 눈물로 감정을 이끌려는 것처럼 들릴 수 있어요”라고 하셨죠.
그리고 5화 마지막에 카오루코에게 “츠무기 군과 얘기했어”라고 고백하는 장면도, 처음에는 살짝 슬프고 울먹이며 연기했어요. 이 말 한마디로 카오루코에게 미움 받을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 우리의 우정이 끝날지도 모른다는覚悟를 하고 스바루는 불러냈으니까요. 그래서 연기하면서 무너질 것 같아서, 눈물이 날 뻔했는데, 역시 디렉션에서 “스바루는 여기서 울지 않아”라고 하셔서, 그게 특히 인상 깊었어요.
이노우에
저는 3화 도서관에서, 린타로와 함께 있는 걸 스바루가 봤을 때 “...카오루코? 그 사람, 누구야?” 라는 대사가 정말 인상 깊었어요. 카오루코 입장에서는 아무 거리낌 없이 행동한 거긴 하지만, 뭐든 다 알고 있다고 믿고 있는 스바루한테 그런 말을 들으니까, 연기 중에도 진짜 깜짝 놀랐어요. ‘아... 이거, 조금 위험할지도...!’ 하는 느낌?
야마네
정말 그랬어!? (웃음)
이노우에
응응! 거리낌은 없었지만… 어떡하지!? 하는 느낌이 확 왔던 거, 기억나요.
파일:향꽃 애니 이노우에, 야마네 인터뷰8.jpg
──스바루는 카오루코에겐 부드러운 얼굴, 남자들에게는 냉정한 얼굴을 보이는 갭도 있죠.
야마네
맞아요. 그 온도차를 어디까지 표현할지,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어요. 얼마나 무섭게 해도 되는 건지, 목소리를 얼마나 낮춰야 할지… 방금 얘기한 “그 사람, 누구야?”도, 카오루코 앞에서 얼마나 평소처럼 보이게 말해야 할까? 진심으로 “누구야?”라고 물을까, “괜찮아, 신경 안 써~”라는 느낌을 섞어서 억누르며 말할까... 등등. 린타로 같은 남자는 스바루 인생에 없었기 때문에, 어디까지 물어봐도 될지 모르겠다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그 온도 조절이 어려운 대사였어요.
이노우에
카오루코 입장에서는 스바루가 남자에게 냉정한 건 평소 일이기도 하고, 그 말도 평소랑 같다고 느꼈기에 더 놀란 거죠. 린타로는 스바루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하지만 스바루도 이해하니까 그 질문도 받아들이게 되고... 정말 어려운 장면이에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고요.
야마네
맞아요. 린타로와 카오루코의 분위기를 보고, 평소랑 뭔가 다르지 않아...? 하고 스바루가 느꼈을지도 모르죠. 평소였다면 “내가 지켜줄게, 걱정 마”라고 끝났을 텐데, “정말 상냥한 사람이었어”라는 카오루코의 부드러운 미소를 보고, 스바루는 ‘이 불편한 감정은 뭐지... 뭔가 싫다...’고 느꼈을 것 같아요.
파일:향꽃 애니 이노우에, 야마네 인터뷰9.jpg
──그 외에도 5화까지에서 인상 깊었던 장면이나 대사는?
야마네
4화에서 린타로와 카페에서 대화하던 “미안, 못 하겠어”라는 대사요. 나카야마 씨(린타로 역)가 이 대사를 어떻게 말할까 기대하고 있었는데, 본 녹음에서 듣고 ‘이거다!’ 싶었어요. 그 대사를 듣고, 약간 상처받으면서도, 마음 한켠에선 ‘그래, 그렇겠지…’라고 납득하게 됐고요. 그래서 제 안에 깊이 남아 있는 대사예요.
이노우에
스바루는 린타로랑 만난 걸 카오루코가 말해버릴까봐 불안해했잖아요. 그런데 린타로는 카오루코에게 말하지 않았죠. 그런 두 사람의 관계를 카오루코 시점에서 바라보면서, 정말 기쁘다는 감정이 들었어요. 잘 생각해 보면, 린타로와 스바루는 약간 닮은 면이 있는 것 같기도 해요. 물론 서로 다르지만, 내성적이거나, 특히 카오루코에 대해서는 자기 스스로 고민하고 생각할 수 있는 점.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카오루코가 먹거나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귀엽다고 느끼고, 그런 카오루코를 귀엽게 여기는 포인트도 비슷하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카오루코의 취향은 의외로 명확한 걸지도?
야마네
맞아요, 정말 닮았는지도 몰라요! 외모로 인해 상처받은 경험도 비슷하고. 서로 닮았기 때문에, 상대가 내린 선택에 대해서도 어디선가 이해할 수 있었던 걸지도 몰라요. “그래, 그럴 수도 있지” 하고요.
파일:향꽃 애니 이노우에, 야마네 인터뷰10.jpg
어려운 녹음도, 서로의 존재 덕분에 이겨낼 수 있었다.
──녹음 현장에서의 에피소드도 들려주세요.
이노우에
얼마 전엔 음향감독 하마노(다카ト시) 씨도 함께, 운전 이야기를 모두 함께 나눴었죠? 그것도 한 시간 정도 서서 얘기했어요. 남성 뇌와 여성 뇌가 운전할 때 방식이 다르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요. (웃음)
야마네
저랑 호짱(이노우에 씨)은 운전면허가 있는데, 주차가 특히 어려워서 “그러니까 이게 이렇게 되면~!”이라고 설명을 들어도 “그게 뭔지 모르겠어요~!”라고 말했었죠. (웃음)
──서로의 존재에 도움이 되었던 일이 있다면?
이노우에
키짱한테는 늘 정말 많이 도움받고 있어요. 예를 들어 앞으로 나올 회차에서 어떤 대사에 대한 디렉션을 받았는데, 머리로는 이해했지만 원하는 감정이 목소리에 실리지 않아서, 몇 번 해도 안 돼서 결국 “나중에 다시 녹음합시다”가 된 적이 있었어요. 디렉션 내용도, 내가 하고 싶은 방향도 분명히 알겠는데, 도저히 되지 않아서 속으로 ‘어떡하지 어떡하지…’ 하고 있었죠. 그때 키짱이 “아마 이런 의미일 거야!” 하고 그걸 쉽게 풀어서 설명해줬고, 실제로 목소리로도 표현해줬어요. 그 덕분에 감이 잡혔고, 리테이크는 단번에 OK가 났어요. 그때 키짱이 없었으면 제 마음이 무너졌을지도 몰라요.
야마네
에이, 별로 대단한 일도 아닌걸요…! 오히려 저는 다음 6화 같은 경우, 호짱이 함께여서 할 수 있었던 거라고 생각해요. 대본을 혼자 집에서 읽을 땐, 카오루코에게 말하는 어떤 일련의 대사가 좀처럼 감이 잡히지 않아서 ‘어떻게 연기해야 하지…’ 하며 계속 고민했어요. 그런데 녹음 당일, 테스트에서 처음 호짱과 대사를 주고받았는데 너무 자연스럽게 잘 맞아서, ‘아, 이게 바로 호흡이구나!’ 라는 걸 실감했죠. 호짱의 카오루코가 정말 멋졌고, 그걸 받고 나니 저도 카오루코를 감싸는 스바루의 마음이 되어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었어요. 같이 녹음해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그렇다면 만약 두 분이 고등학교 같은 반이었다면, 어떤 관계였을 것 같나요?
야마네
제가 계속 호짱에게 달라붙었을 것 같아요.
이노우에
진짜!? 난 꽤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스타일인데? (웃음)
야마네
(웃음) 아마도 옆자리에 앉게 된 걸 계기로 1년 내내 친하게 지냈을 것 같아요.
이노우에
기뻐! 사실 초반에는 스튜디오 안이 너무 조용해서, 스태프분들이 걱정하셨거든요. 그래서 3화부터 키짱이 와줘서 정말 힘이 되고, 기뻤어요.
야마네
저야말로, 그렇게 말해줘서 너무 고마워요! (웃음) 제가 모두를 이어드릴게요, 맡겨주세요!!
이노우에
든든해~! 아마 내가 그림자처럼 키짱을 따라다니고 있을 것 같아요.
야마네
아하하! 나중에는 “같이 밥 먹자~” 말도 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함께 먹고 있을 듯 (웃음) 『향기로운 꽃』에서 호짱과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향기로운 꽃』은 린타로와 카오루코가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최근 본인이 ‘만난’ 것(사물, 일, 사람)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이노우에
원래 꽃을 정말 좋아해서 자주 사는 편인데, 금방 시들어버려서 아깝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향기로운 꽃』 더빙이 시작되던 시점부터, 프리저브드 플라워는 아니지만, 꽃을 전자레인지에 말려서 노트에 붙이기 시작했어요. 그 꽃에 대한 이야기나, 꽃을 발견했을 때의 상황도 같이 써놓고요. 꽃을 사게 되는 순간이란 “오늘 기쁜 일이 있었으니 꽃을 사야지!”라든가, 우연히 들어간 꽃집이 너무 멋져서 “이 꽃이 딱 좋다고 느꼈는데, 뭔가 인연이 있었던 걸까?” 같은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잖아요. 그래서 그 감정을 잊고 싶지 않아서, 시작하게 됐어요.
야마네
멋지다! 진짜 『향기로운 꽃』이네! 저는 밥솥을 샀어요! 밥솥 얘기도 현장에서 한 번 다 같이 신나게 했던 기억이 있는데요. 지금까지는 쌀이 있으면 무조건 밥을 지어서, 탄수화물을 너무 많이 먹고 몸매가 안 변한다는 생각에 사실 일부러 밥솥을 안 샀거든요. 그런데 지난 2년 정도 매일같이 삼각김밥을 사 먹으면서 “나, 쌀을 좋아하는 거 아닐까…?” 하고 깨달았죠. ‘진짜 맛있는 쌀이란 어떤 맛일까?’도 궁금해졌고, 그래서 조금 좋은 밥솥을 샀어요. 거기에 쌀집에서 좋은 쌀도 사서, 제대로 방법도 찾아가며 밥을 지었는데... 너무 맛있어서! 쌀이 음료처럼 느껴졌어요. 요즘은 그렇게 지은 밥을 삼각김밥으로 만들어서 현장에 간식용으로 가져가는 게 취미예요. 밥 반찬이나 삼각김밥 속 재료 모으는 것도 너무 좋아하고요.
이노우에
맞다! 무슨 밥솥 샀는지도 물어봤었는데, 진짜 괜찮은 거였어요!
야마네
밥 짓는 데 한 시간이 걸려서, 그게 좀 힘들긴 해요. (웃음)
이노우에
요즘 쌀도 비싸고 말이죠~?
야마네
맞아, 맞아~! 앞으로도 맛있게 먹을 생각이에요!
──마지막으로, 6화 이후의 볼거리와 함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야마네
6화는 스바루가 정말 열심히 하는 회차예요. 저도 이 고비를 향해 그녀와 계속 마주해 왔고, 스태프 여러분과 시간 들여서 녹음하면서 수많은 디테일을 담아낸 에피소드가 되었을 거예요. 꼭 처음부터 끝까지, 한 마디 한 마디를 느끼며 봐주신다면 정말 기쁠 것 같아요.
이노우에
6화에서 나오는 카오루코와 스바루의 대화가, 저 개인적으로도 정말 좋아하는 장면이에요! 여러분도 꼭 기대해 주세요. 또 앞으로는 큰 이벤트들이 연달아 펼쳐지기 때문에, 그 속에서 인물들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이는지가 전해졌으면 좋겠어요. 『향기로운 꽃』은 보는 사람마다 다양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감정들을 잊지 않고, 여러분 마음에 무언가가 남는 작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계속해서 카오루코, 스바루, 그리고 모두의 성장을 지켜봐 주세요!
2.3.2. 츠무기 린타로 역・나카야마 요시노리 × 와구리 카오루코 역・이노우에 호노카 대담
「나는 오디션에 붙지 못할 거야……」 같은 생각을 했던 두 사람
──테이프 오디션, 그 후의 스튜디오 오디션을 거쳐 두 분은 린타로 역과 카오루코 역으로 선정되셨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오디션 당시의 추억을 들려주세요.
나카야마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는 원래 SNS에서 보고, 이야기의 도입부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조금 읽고 있던 작품이었어요. 그러고 나서 시간이 좀 지난 뒤에 오디션 제안을 받았고, “어라……? 이 작품, 나 알고 있어! 이걸 애니메이션화한다고!?”라는 느낌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이노우에
저도 오디션 제안을 받기 전부터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라는 제목은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인기 작품이잖아요. 솔직히, 나는 붙지 못하겠지……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나카야마
저도 마찬가지예요!
이노우에
정말요!? 그래서 스튜디오 오디션 때는, 그냥 즐겁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하고, 비유하자면 기념 삼아 시험 보는 느낌이었어요. 작품에 너무 빠져들면, 탈락했을 때 너무 슬프니까요……
나카야마
이해돼요. 저도 오디션 때 린타로의 이미지를 잘 그릴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로 해보자! 라는 마음으로 임했지만, 분명 안 되겠지……라는 생각뿐이었어요. 전혀 손応え가 없었죠.
이노우에
에!? 나카야마 씨, 린타로군 그 자체 같다고 생각했어요!
나카야마
정말요? 그래서 제가 캐스팅되었다는 걸 듣고는 정말 놀랐어요. “린타로는 이런 캐릭터다!”라는 기준이 아직 없었는데, 주변 사람들은 “딱 어울린다”라고 말씀해 주셔서요.
──오디션 당시, 스태프 분들로부터 받은 디렉션 같은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나카야마
저는 연기에 대해 “좀 더 내면적으로”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 외에는, 오디션 당일 제 머리스타일이 린타로보다 훨씬 거칠었어요. 맨번 헤어라고 해서, 뒤는 1~2mm로 밀고, 윗머리는 묶는 스타일인데요. 그래서 스튜디오에 들어가자마자 들은 첫 마디가 “프로필 사진이랑 다르네?”였고, 그 순간 “아… 끝났다…” 싶었어요 (웃음).
──지금과는 인상이 달랐던 거네요!
나카야마
네. 합격한 후에 소속사에서 “앞으로 무대 이벤트도 있을 테고, 『향기로운 꽃』은 고등학생 청춘물이라…”라는 조언을 받아서, 지금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어요 (웃음).
이노우에
(웃음) 저는 오디션에서 “더 이렇게 해 주세요” 같은 디렉션은 거의 받지 않았어요. 그래서 정말 즐겁게 카오루코를 연기할 수 있었죠. 대사를 말하면서 제 마음도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걸 느꼈어요. 하지만 끝나고 나서는, “디렉션이 거의 없다는 건 카오루코에 맞지 않았다는 뜻인가…” 싶어서 불안했어요. 그래서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놀랐어요.
──다시 원작 만화를 읽고, 『향기로운 꽃』의 어떤 점에 매력을 느끼셨나요?
이노우에
등장인물들의 감정 변화가 굉장히 섬세하게 그려져 있는 점이 멋졌어요. 이 정도로 정성스럽게 그려진 작품은 흔치 않다고 생각했어요.
나카야마
그리고 이 둘의 관계로만 끝나지 않는 것도 좋죠. 친구, 부모님…… 다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여러 감정이 보이는 게 흥미로워요.
이노우에
정말 린타로 군과 카오루코 짱 두 사람만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게 아니라,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느낌이랄까요. 주변 인물들도 소외되지 않는 점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원작자 미카미 사카 선생님과는, 녹음이 시작되기 전이나 후에 어떤 교류가 있었나요?
나카야마
미카미 선생님이 1화 녹음에 직접 오셨고, 이후의 결의식에서도 “린타로에 딱이에요!”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저 자신은 “정말 괜찮을까, 린타로를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 걸까……” 하는 불안감이 계속 있었는데, 선생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다행이다! 하고 안심했던 기억이 있어요.
이노우에
그런 말을 들으면 안심이 되죠. 선생님은 정말 부드러운 분위기의 상냥한 분이셨어요. 저도 인기 작품이라 불안한 마음이 컸는데, “오디션 때부터 멋진 카오루코였어요”라고 말씀해 주셔서 “다행이다……!” 하며 마음이 조금 놓였어요. 그리고 “이렇게 해 주세요”보다도, “카오루코를 연기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라고 해주시니까, 저희가 감사드려야 하는 입장인데 오히려 감사 인사를 받아버렸네요……! 싶었어요.
나카야마
3월 AnimeJapan 때는, 선생님께서 일러스트도 보내주셨잖아요? PV 마지막에 나오는 우리 둘의 발표 멘트가, 녹음할 때 타이밍이 잘 안 맞아서 고생했던 일이 있었는데, 그 장면을 린타로와 카오루코로 그려주셨어요. 뒤에는 그걸 지켜보는 네 명도 있고요.
이노우에
분명 바쁘실 텐데, 정말 상냥하시죠!
파일:향꽃 애니 나카야마, 이노우에 인터뷰3.jpg
처음 임한 녹음에서는, 처음엔 연애 경험치 높은 린타로 & 카오루코였다고!?
──그렇다면 린타로와 카오루코, 직접 연기하시는 캐릭터의 매력이나 존경할 만한 점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나카야마
린타로는 역시 솔직한 점이 매력이에요. 괜히 멋을 부리지 않는 것도 멋지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어른이 된 지금 다시금 중요하다고 느낀 건, 감사와 사과의 말을 상대에게 제대로 전할 줄 안다는 점이에요. 정말 린타로는 좋은 아이구나 싶고, 그를 연기하면서 저도 더 정성스럽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이노우에
카오루코는 단순히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자기 중심이 뚜렷하고, 그것을 꺾지 않는 점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렇게 하고 싶어!”라고 생각해도, “이렇게 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는 말에 휘청휘청 흔들리기 쉬운 타입이거든요. 그래서 자기 신념을 소중히 여기는 카오루코는 정말 멋지다고 느껴요. 그러면서도 외모는 부드럽고 귀여운 느낌이 있어서, 그런 갭도 매력적이에요.
──그럼 녹음을 계속해오면서, 캐릭터나 상대방에게 공통점을 느꼈던 부분이 있나요?
이노우에
본인은 린타로 이미지가 잘 안 잡힌다고 하셨지만, 저는 굉장히 성실하신 점이 린타로랑 닮았다고 느꼈어요. 애프터레코딩 중에도 나카야마 씨는 “이 대사는 어떻게 해볼까”, “여기는 이렇게 가는 게 좋을까요?”라며 스태프분들과 계속 소통하면서 매회 많은 고민을 하시더라고요. 저는 그런 걸 잘 못하는 편이에요. 음향감독 하마노 타카토시 씨에게 “이런 방향으로 가보자”라고 디렉션을 받아도 우물쭈물해지기 쉬운 편이라…… 그러니까 “이렇게 해야 해!”라고 깊이 생각하고 연기할 수 있는 점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요. 린타로도 내면적으로 많은 걸 생각하는 캐릭터라서, 그런 점이 두 분은 닮아 있는 것 같아요.
나카야마
그렇구나 (웃음).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이노우에 씨는 정말 실물 크기의(?) 카오루코 같아요.
이노우에
에에— 정말인가요!?
나카야마
응. 지금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는 걸 들어봐도, 굉장히 사람을 잘 관찰하고, 많이 생각하시는 분이잖아요. 카오루코도 부드러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지만, 단순히 귀엽기만 한 게 아니라 자기만의 중심이 확고하고 자존심도 있어요. 그래서 지금 이노우에 씨는 정말 카오루코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디렉션이 거의 없었던 거구나! 하고 납득했어요.
이노우에
그건 아니에요! 저도 “이 부분은 이렇게 해 주세요”라는 디렉션 받아요!!
나카야마
물론 연기적인 부분에서 디렉션은 다들 받지만요 (웃음).
이노우에
달라요, 린타로 군은 대사량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내레이션도 많고, 일반 대사도 많고요.
나카야마
확실히 린타로는 내레이션이 많죠…… 아, 이렇게 상대방을 불쾌하게 하지 않는 말투를 쓰시는 것도 카오루코와 같아요. 불평이나 욕 같은 건 안 하실 것 같아요.
이노우에
아뇨, 엄청 해요? 오늘도 “진짜 덥다~……”고 했는걸요.
나카야마
그건 누구도 상처 주지 않잖아요, 욕도 아니고!
이노우에
전철 타고 있을 때도 “누가 좀 내려주면 앉을 수 있을 텐데…” 같은 생각 해요!
나카야마
(웃음)
──제1화 녹음 에피소드도 들려주세요.
이노우에
“지금의 카오루코는 남자친구 셋째 같은 느낌이야”라고 1화 녹음 때 듣고 ‘헉’ 했던 게 정말 인상 깊어요. 아마 너무 차분해서 연애 경험이 많은 느낌이 났던 것 같아요. 린타로 군과 이미 사귀고 있는 듯한 분위기였달까요. 제가 원작을 먼저 읽고 있었기 때문에, 이후의 카오루코나 이야기 전개를 무의식중에 반영하고 있었던 게 영향을 미쳤던 것 같아요. 그래서 “좀 더 목소리가 떨릴 정도로 순수한 느낌으로 해 주세요”라는 디렉션을 받았고, 린타로 군과 이야기할 때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조금 허둥대는 카오루코가 되어 있어요. 그건 나카야마 씨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나카야마
그렇죠. 저도 린타로의 다정함이나, 체격에서 오는 포용력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케이크를 둘이서 먹는 장면에서 “여자에게 너무 익숙한 느낌이 난다”고 들었어요.
이노우에
린타로 군은 볼이 빨개지긴 해도, 당황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지는 않아서, 그 부분도 어렵죠.
나카야마
맞아요. 속으로는 당황하고 있지만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아서, 그 부분이 연기하기 어려워요.
──1화에서 두 사람의 장면 중에서, 다른 인상 깊었던 부분은?
이노우에
카오루코가 불량배에게 얽히는 장면에서, 체격 차이도 크고 무서웠을 텐데도, 린타로 군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함부로 말하는 건 그만두시겠어요? 기분 나쁘네요”라고 제대로 말하는 장면이 인상 깊었어요. 이건 오디션 때도 연기했던 장면이라, 카오루코의 강한 면이 멋지다고 느꼈고, 녹음 때 다시 연기할 수 있어서 저도 뭔가 자랑스러운 기분이 들었어요.
나카야마
그 장면에서 린타로가 카오루코를 감싸준 뒤, 돌보는 카오루코에게 “제 탓으로 말려들게 해서 죄송합니다!”라고 사과하죠. 그에 대해 카오루코는 “당신이 왜 무섭다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요. 이렇게 다정한 사람인데…”라고 말해줘요. 이 장면만 보면, 뭔가 연애가 시작될 것 같잖아요? 그런데 디렉션에서는 “그렇지 않아요. 여기서의 린타로는 죄책감뿐이에요”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이 장면은, 감정이 점점 들떠가는 카오루코와, 점점 침잠해 들어가는 린타로라는, 정반대의 두 사람이 인상 깊어요.
히카사 요코 씨가 연기하는 어머니도 정말 멋져요!
──그렇다면 제1화 중, 린타로와 카오루코 외의 장면에서 마음에 드는 부분은 어디였나요?
나카야마
일단 린타로의 어머니인 쿄코 씨가 정말 좋지 않나요!?
이노우에
히카사 씨의 연기도 정말 멋져요. 거기에 재치도 있으시고!
나카야마
정말 그래요. 카오루코가 두 번째로 가게를 찾아왔을 때, 처음 도망쳤던 게 린타로가 무서워서가 아니라는 걸 알게 되는 장면이 있잖아요. 그때 린타로가 너무 놀라서 큰소리를 치는데, 뒤에서 손님을 응대하던 어머니가 “린타로, 시끄러워…”라고 중얼거릴 때, 히카사 씨가 거기에 맞춰서 “카—!!” 하고 화를 내는 애드리브를 넣으신 게 있는데, 그게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웃음).
어머니 역할을 맡으실 때도 “학생들은 다 섬세한 표현을 하는데, 어머니만 꽤 코믹한 터치니까 이 세계관에서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라며 히카사 씨도 꽤 고민하셨다고 해요.
이노우에
그래서 더 멋진 것 같아요. 만약 어머니가 린타로에게 너무 감정적으로 밀착된 인물이었으면, 지금의 린타로는 전혀 다른 아이로 자랐을지도 모르거든요. 너무 가깝지도 않고, 그렇다고 거리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속으로는 확실히 아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정말 따뜻하게 키우신 게 전해져요. 린타로는 반항기 있는 외모지만…
나카야마
그쵸? 근데 정작 반항기 같은 건 없어 보이잖아요.
이노우에
없어 보여요. 그리고 치도리의 세 친구들도 정말 좋아요. 학교 선생님하고도 잘 지내고 있고, “남고생들이란 원래 이랬었지” 싶은 느낌이 들어요. 키쿄 측과는 다른, 선생님과 학생 사이의 거리감도 보이고요. “모두 다르고, 모두 멋져” 같은 느낌의 남학생들이라고 생각해요.
나카야마
장난기 많은 학생들이긴 하지만, 학생 자율성을 존중하는 학교 분위기인 것 같죠.
이노우에
그리고요, 남자애들이 넷이나 되는데 캐릭터가 하나도 겹치지 않는 거,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제 고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비슷한 애들끼리 그룹 만드는 게 일반적이었는데요.
나카야마
그렇죠. 그런데 이 4명은 전부 확실하게 개성이 다르네요.
이노우에
예를 들어 린타로랑 사쿠 같은 경우, 일반적으로라면 캐릭터가 좀 겹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미카미 선생님은 두 사람을 전혀 다른 인물로 그려주셔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어요.
나카야마
맞아요 맞아요. 원래는 사람을 밀어내는 타입인 린타로가, 의외로 중심축이 되어주고 있고, 그래서 다들 모이게 되는 느낌도 받았어요.
히카사 요코 씨가 연기하는 어머니도 정말 멋져요!
파일:향꽃 애니 나카야마, 이노우에 인터뷰7.jpg
──그나저나 두 분은 어떤 학창 시절을 보내셨나요?
나카야마
저는 치도리처럼 약간 바보 같은(?) 고등학교를 다녔어요 (웃음). 반에서 두각을 나타내거나 주도적인 위치는 아니었고, 조용히 4명 정도의 소그룹에서 재미있게 지냈던 기억이 나요.
이노우에
저도 공부 잘하는 학교는 아니었고요 (웃음), 3년 내내 같은 반이었어요.
나카야마
에—! 반 변경이 없는 건 드문데요?
이노우에
그랬어요. 그 당시, 그렇게 ‘청춘이다!’라고 느낀 건 아니었지만, 고3이 되면 수업이 오전 4교시까지만 있었거든요. 그래서 수업 끝나면 친구들이랑 바다에 가거나 공원에 놀러 가거나 항상 밖에 나가서 놀았어요. 그런데 그 시간표도 저희 기수까지였던 것 같아요. 진짜 운이 좋았어요!
나카야마
그게 바로 청춘이네요. 부러워요. 저는 아이치현 출신이라, 방과 후에 놀 데라고는 노래방밖에 없었어요. 8시간 불러도 1,000엔 정도로 엄청 저렴했거든요.
이노우에
소프트아이스크림 무제한 제공 그런 거 아니었어요?
나카야마
맞아요 맞아요! 당구랑 다트도 있고, 방과 후는 늘 노래방이 정석이었어요. 그리고 드럼을 쳤어서, 밴드 멤버를 찾던 친구가 “같이 해보지 않을래?” 하고 제안해서, 거의 임시 멤버처럼 경음악부에 드나들었어요. 시험 기간엔 오전 중에 수업이 끝나니까, 다들 부실에 가방을 두고, 지갑만 들고 교복 입은 채로 라멘 먹으러 갔다가 돌아와서 밴드 연습하고…… 지금 생각하면 그것도 참 ‘청춘’이었구나 싶어요.
──멋진 이야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제2화부터의 관전 포인트와 함께 한마디 메시지 부탁드려요.
이노우에
앞으로도 볼거리가 너무 많죠!
나카야마
정말 전부가 볼거리인데요, 그중에서도 린타로는 제2화에서 살짝 의식의 변화가 일어나는 장면이 있으니 주목해 주세요. 2화 이후에는 다양한 계기를 통해 점점 변화하고 성장하는 린타로의 모습을 지켜봐 주시면 기쁠 것 같아요.
이노우에
카오루코 쪽에서는, 치도리와 키쿄가 팽팽한 분위기인 가운데, 앞으로 등장할 소꿉친구 스바루도 빼놓을 수 없어요. 그녀들과의 관계성에도 꼭 주목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각자의 마음의 변화를 소중히, 섬세하게 그려가는 TV 애니메이션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2.3.3. 나카야마 요시노리 × 토야 키쿠노스케 × 우치야마 코우키 × 이시바시 히이로 좌담회
나이가 가장 가까운 이시바시 씨가 보기에도, 린타로 일행은 ‘이상적인 청춘상’
──먼저, 여러분이 원작 만화를 읽고 느낀 이 작품의 매력을 들려주세요.
토야
린타로는 자신의 외모 때문에 여러 가지를 포기해 왔지만, 카오루코는 전혀 개의치 않고, 그 트라우마조차 날려버릴 듯한 태도로 대하는 게 멋있다고 느꼈어요. 그것이 이 작품의 큰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특히 2화 마지막의 「다름 아닌 당신이기에, 알고 싶다고 생각했어요」라는 대사는, 치도리니깐, 키쿄니깐 따지지 않고 순수하게 다가가주는 사람이라는 게 전해져서, 원작을 읽으면서 ‘와, 멋지다!’ 하고 감탄했어요.
나카야마
실제로 린타로를 연기하고 있다 보면, 그동안은 마음을 닫고 포기하며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려 했는데, 카오루코는 정면에서 부딪혀 와줘서, 정말 대단하다고 느껴요. 그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에요.
토야
게다가 고등학생이 그 정도로 생각할 수 있다는 점도 대단하고요. 카오루코는 계속해서 어른스러운 말을 하죠.
나카야마
맞아요. “고마워”라는 말도 상대에게 정면으로 솔직하게 전할 수 있잖아요. 어른이 되면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거 하나만으로도 이미 훌륭해요. 대단해요!
토야
정말 대단해요!
우치야마・이시바시:
(웃음)
우치야마
저는 다른 멤버들과 세대 차이가 있다 보니, 모든 게 그립고, 청춘이구나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시험공부라든가 학교생활, 친구들과의 여러 가지 일들이요... 다만 실제로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냐고 묻는다면, 굳이 그러고 싶진 않지만요.
일동:
(웃음)
우치야마
그 시절을 떠올리며, ‘반짝반짝한 시절이었구나’라고 느끼게 되죠.
──이시바시 씨에게는 고등학교 시절이 아직 최근의 일이겠네요?
토야
그러게요!
우치야마
고등학생이었던 게 몇 년 전이죠?
이시바시
2년 전입니다.
나카야마・토야・우치야마:
에에―!?
나카야마
그건 거의 어제 일이겠네요?
우치야마
진짜 얼마 안 됐잖아. 거의 실사판이네. 그렇게 가까운 과거를 돌아봤을 때, 어땠나요?
이시바시
가깝게 느끼긴 했지만, 제 고등학교 시절은 코로나 시국이라서 행사도 적었고, 다 같이 시험공부를 한다거나 하는 경험이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에 그려진 일상은 이상적인 청춘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미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친구들과 “여름방학 어떻게 보낼까?” 같은 계획을 세우는 게 참 멋지다고 느껴졌고, 한편으로는 정말 부럽기도 했어요. 이야기 면에서는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배경이 충실하고, 린타로의 부모님 같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도 섬세하게 그려진 작품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치도리 4인방에 대해, 그럼 먼저, 나카야마 씨가 연기하신 ‘츠무기 린타로’의 매력과 인물상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토야
린타로는 정말 성실한 사람이에요. 카오루코와도 늘 진지하게 마주하고, 시험공부도 “나도 함께 스포츠 대회에 나가고 싶어서”라는 이유로 혼자서 열심히 하잖아요.
나카야마
그 이유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쟤들이랑 같이 스포츠 대회에 나가고 싶어서”라는 점이 멋있는 거죠. 상대를 생각하는 마음이 잘 드러나서요.
이시바시
정말로 동료를 소중히 여기는, 좋은 사람이에요.
우치야마
지나치게 생각이 많을 정도로 남을 배려하는 것 같았어요. “지금 저 사람은 이런 기분이려나?” 같은 걸 모놀로그로 계속 고민하고 있는 모습이, 이 나이에 비해 굉장히 어른스러워 보여서 감탄했어요.
친구를 소중히 여기는 치도리 멤버들이 가진 매력과 반전
──다음으로 토야 씨가 연기한 ‘우사미 쇼헤이’는 어떤가요?
우치야마
쇼헤이는 무드메이커예요. 애드리브도 거의 쇼헤이가 중심이 되어 시작되죠. 대본에 “이하 애드리브”라고 적힌 부분은, 보통 린타로의 모놀로그 배경에서 저희 셋이 채우는 경우가 많은데, 저희 둘(사쿠와 아야토)은 먼저 말 꺼내기가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쇼헤이가 먼저 말을 시작하는 게 패턴처럼 되어버렸는데, 그게 또 쉽지만은 않아요.
이시바시
맞아요!
토야
점점 그렇게 되고 있어요 (웃음)
나카야마
항상 셋이서 애드리브 맞춰보고 저는 소외되어 있는데, 린타로는 그런 상황에서도 말 잘 못 꺼내는 캐릭터라… (웃음)
토야
쇼헤이는 단순한 의문이 많아요. 뭔가를 캐내려는 게 아니라, 답변에 따라 놀리려는 것도 아니라, 그냥 순수하게 “왜?”라고 묻는 거죠. 솔직하달까요, 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 생각나는 걸 다 말로 해버리는 타입이에요. 저도 연기할 때 괜히 의미를 담아 말하게 되는 편인데, 그때마다 음향감독 하마노 타카토시 님이 바로잡아 주세요.
이시바시
『향기로운 꽃』은 좋은 대사가 많다 보니,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자꾸 의미를 부여하고 싶어져요. 그런데 “그건 결의에 찬 대사가 아니라,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내뱉은 말이에요”라는 식으로 지적을 자주 받았던 것 같아요.
토야
맞아요 맞아요. 그래서 일부러 담담하게 말한 대사가 오히려 린타로의 등을 밀어주는 느낌이 들도록, 그런 부분을 의식하면서 연기하고 있어요.
나카야마
지금 나온 것처럼, 쇼헤이처럼 “왜?”라고 자연스럽게 묻는 사람, 좋은 의미로 분위기 안 읽는 사람은 단체 안에서 정말 중요한 존재라고 생각해요. 특히 치도리 그룹은 린타로도, 사쿠도, 아야토도 전부 마음을 숨기는 성격이라서요.
이시바시
쇼헤이가 있기 때문에 일이 해결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아무 생각 없어 보이면서도 사실은 다 생각하고 있는 것 같고, 동료를 생각하는 마음도 보이고요.
우치야마
모두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다음은 우치야마 씨가 연기한 ‘나츠자와 사쿠’의 매력과 인물상은?
나카야마
사쿠는 귀여워요. 그리고 린타로 다음으로 이 4명이 모인 모임을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아요.
우치야마
의외로 그렇죠?
토야
확실히 사쿠는 독설을 날리기도 해서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지 않지만, 한 바퀴 돌면 귀엽고, 정말 친구를 생각하는 사람이란 걸 느꼈어요. 특히 린타로에 대해 여러 생각을 품고 있으면서도 가장 뜨거운 마음을 가진 게 아닐까 싶습니다. 3화에서 스바루에게 건네는 말도 동료를 위해서 하는 말이라는 느낌을 받았어요.
우치야마
그런 친구를 생각하는 면이 앞으로 더 많이 드러나니 꼭 주목해 주셨으면 합니다. 또 놀림받는 쪽에 서는 재미있는 부분도 있고, 사쿠는 아직 보여주지 않은 얼굴이 앞으로 계속 나옵니다.
이시바시:
사쿠는 반전이 있는 사람이죠. 그리고 사쿠와 아야토가 앞에 서 있고, 뒤에서 린타로와 쇼헤이가 얘기하는 걸 들으며 “또 저 둘이구나...”라며 작은 목소리로 대화하는 장면이 많은데, 이 두 사람은 의외로 서로 잘 맞는 것 같아요.
우치야마
리더급의 좋은 콤비 같아요, 그렇죠?
토야
상식적인 면이 있는 두 명이니까요.
이시바시
서로 분위기를 잘 읽는 타입이라서 그런 면에서도 호흡이 딱 맞는 것 같아요.
──그럼, 이시바시 씨가 연기하는 ‘요다 아야토’는 어떤가요?
토야
아야토는 밸런서 같은 면이 있다고 생각해요. 뭔가 싸움이 날 것 같은 순간도 아야토가 말리거나 해서, 온화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좋다고 생각한 점은, 의외로 아야토도 그렇게 머리가 좋은 편은 아니라 사쿠에게 공부를 배우고 있다는 점이요.
우치야마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는 느낌이죠.
이시바시
느긋하고 아무 생각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주위를 잘 보고 있고, 일종의 어머니 같은 면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맞장구만 치면서도 실제로는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그 점도 재미있다고 생각했어요(웃음). “응응, 또 시작했네~”라며 약간 관망하는 듯한 면이죠.
나카야마
정말 주위를 잘 봐 주는 사람이에요. 다만 진정한 의미의 밸런서 역할을 발휘하는 건 앞으로입니다!
토야
맞아요. 앞으로 아야토가 활약하는 멋진 장면들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꼭 봐 주세요!
우치야마
숨겨진 면이 드러날 거예요.
이시바시
네. 앞으로 아야토의 활약을 기대해 주세요!
촬영 현장에서도 키워지는 설렘! 린타로와 카오루코의 시작
──그럼 1화와 2화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장면을 알려주세요.
나카야마
먼저 1화 초반, 키쿄의 여자 두 명이 나와서 떨어뜨린 손수건을 쇼헤이가 건네려고 하는데, “버려 주세요… 지금 막 쓰고 싶지 않아서요”라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이야기상 치도리와 키쿄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건 알지만, 실제로 어떤 계기로 그렇게 되었는지 자세히 나오지 않아서, ‘이렇게까지 된 이유가 뭐지!?’라고 생각했어요.
토야
치도리 쪽은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도 알 수 있는 장면이었죠. 하지만 그 말투가 너무 독했어요...!
나카야마
그때 쇼헤이는 “내 잘생긴 모습에 부끄러워서 그런 거겠지” 하며 꽤 쿨하게 넘기긴 했지만요. 그리고 2화에서 카오루코가 교문 앞에서 기다릴 때, “부럽다...” 하며 멍하게 중얼거리는 쇼헤이가 귀여웠어요(웃음). 그리고 2화는 토야 씨가 따로 녹음한 에피소드였는데, 쇼헤이뿐 아니라 토야 씨도 현장의 무드메이커였다는 걸 실감한 회였어요(웃음). 린타로, 사쿠, 아야토 셋만 있으면 정말 담담하고 차분해져 버리거든요.
이시바시
디렉션에서도 “오늘 다들 기운이 좀 없네?”라고 말씀하셨죠(웃음).
나카야마
그렇지만 쇼헤이 같은 텐션은 낼 수 없고...
토야
역시 내가 무드메이커였구나!
우치야마
그렇죠.
일동:
(웃음)
토야
정말 다 같이 녹음하지 못해서 죄송했습니다!
──그 밖에 초반 이야기에서 언급하고 싶은 부분이 있나요?
이시바시
저는 1화에서 몸을 던져 카오루코를 지키는 린타로를 정말 좋아해요. 맞고 나서 반동으로 머리를 부딪혀 피가 흐를 정도로 그녀를 지키는 린타로는 정말 좋은 아이구나 하는 게 그 한 장면만으로도 전해졌어요. 그리고 “피가! 죄송합니다……!” 하며 당황하는 카오루코도 정말 귀여웠고요. 두 사람에게는 힘든 일이었지만, 다정함에서 시작되는 만남이라는 의미에서는 참 좋다고 녹음할 때도 계속 가슴이 설레었어요.
토야
알아, 알아. 정말 설레지. 그게 바로 『카오루 하나』의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해.
우치야마
그러네.
나카야마
카오루코도 린타로가 구하러 올지 모르는 상황인데도 불량배에게 팔을 잡히면서도 그렇게 강한 모습으로 맞서는 게 대단해요.
토야
맞아! 강한 거야. 정말 카오루코의 마음을 생각하면… (가슴을 쥐는 토야 씨)
나카야마
무슨 생각인데?
토야
설렌다!
우치야마·이시바시
(웃음)
나카야마
그 뒤 귀가길에 린타로가 닿은 어깨에 손을 얹고 생각하는 장면 있잖아요. 그때 무슨 생각을 했을까? “손이 컸다”라고 생각했을까… 뭐 그런 거요.
토야
맞아요! 아~ 너무 힘들어! 죄송해요, 팬심이 나와버렸어요.
일동
(웃음)
──그럼 애니메이션 완성 영상에서 기대되는 부분은?
우치야마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건 케이크 묘사예요. 아마 종류도 많고 맛있게 그려질 거라 생각해요. 녹음할 때도 먹고 싶어질 만큼의 그림이었거든요. 그런 음식 묘사에도 주목해 주셨으면 해요.
──방송 전에 공개된 프로듀서 좌담회에서도 케이크 설정이 꼼꼼하게 만들어졌다고 하셨죠. (여기서 완성된 영상을 보고)
우치야마
와! 역시 종류가 많고 다 세련된 케이크네. 저 초록색 거는 꼭 피스타치오 썼을 거야.
토야
말차가 아니라 피스타치오였죠? 이번 작품에 케이크 디자인 스태프분도 계시다던데.
이시바시
케이크뿐 아니라 은박지도 재현도가 대단해요!
우치야마
음식이 맛있어 보인다는 건 그만큼 세세하게 신경 쓴 거니까 그런 작품은 훌륭하죠. 『카오루 하나』도 꼭 뭔가 콜라보 했으면 좋겠어요!
이시바시
와, 정말 좋네요!
토야
콜라보 있었으면!
나카야마
뭔가 전개가 기대되네요?
토야
또 카오루코가 먹는 모습이 정말 귀여우니까요.
키 캐릭터 스바루 등장 긴장감 넘치는 장면도, 이 4명이었기에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럼 막 방송된 3화에서 특히 인상 깊은 장면은?
토야
3화는 스바루 등장 에피소드죠.
나카야마
녹음할 때 스바루 첫 대사인 A파트 마지막의 “……카오루코?”, “그 사람 누구야?”를 정말 공 들여 녹음했어요.
우치야마
스바루는 키 캐릭터야. 사쿠가 그녀에게 꽤 엄하게 대해서, 좀처럼 하지 않을 말을 한다는 게 인상적이었고, 연기할 때 미묘한 조절이 필요했죠. 린타로가 “평소 네가 그런 촌스러운 말 하는 애 아니잖아”라고 한 것처럼, 사쿠도 본래 나쁜 사람이 아니라 평소답지 않은 행동을 하고 있는 거니까.
나카야마
개인적으로 린타로 대사도 어려웠어요. 명대사가 아니어서 일부러 강조하면 안 되고, 그냥 툭 “이봐” 하는 것도 어렵더라고요. 기억에 남아요.
우치야마
조금만 가까워져도 그런 상황이 되는, 치도리와 키쿄의 대립 관계도 드러난 부분이었어요.
토야
확실히 나타났죠. 쇼헤이는 거기서 “미안!”하고 사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그걸로 분위기가 바뀌었죠.
나카야마
맞아요, 카오루코와 서로 사과도 하고.
우치야마
그런 부분에서 쇼헤이의 솔직함이 보여요.
이시바시
그 전에도 아야토가 “겁먹게 한 건 우사미 아니야?”라며 쇼헤이에게 알게 했잖아요. 아야토는 “지금이다!”라는 타이밍을 잘 본다고 생각해요.
토야
맞아요, 계기는 아야토였어요!
이시바시
이 4명이었기에 해결할 수 있었던 정말 멋진 장면이었어요.
우치야마
아야토는 등 떠밀어 주는 역할이죠. 그런 와중에 사쿠는 사과하지 않아요.
나카야마·토야·이시바시
아아……
우치야마
이 문제는 다음으로 미뤄졌어요.
나카야마
린타로는 카오루코 일행을 보호하려고 거짓말했지만, 나중에 영향이 있게 되죠.
토야
그것도 모두에게 폐 끼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있기에 그렇죠.
나카야마
또 그런 린타로에 대한 사쿠의 마음도 앞으로 드러날 거예요.
우치야마
서로 너무 생각이 많아요. 사쿠는 린타로를 신경 쓰고 있구나 싶은 컷이 자주 끼어 있죠. 정말 서투른 사람들이에요.
──린타로와 카오루코의 대화는 어떤가요?
나카야마
마지막 전화 장면이 멋져요.
이시바시
거기 최고예요! “언제보다… 목소리가 높아진 것 같아……” 완전 공감해요! 전화는 떨리잖아요!? 좋다, 원작 읽을 때부터 거기도 설렜어요.
우치야마
존댓말에서 어느새 반말로 바뀌는 부분.
나카야마
“존댓말! 다음부터는 안 써도 돼!”라고 일부러 말하는 린타로가 너무 귀여워요.
토야
거기서 나카야마 씨 연기도 정말 좋았어요! 용기 내서 말하는 게 전해져서 기억에 남아요.
나카야마
고마워요. 본인도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잘 모를 거예요. “좀 답답했으니까…” 정도였던 것 같아요.
토야
그걸 갑자기 말해 버려서 “……아, 이거 대화 끝난다”는 린타로 독백도, 그러면 끝내고 싶지 않다는 뜻인가요!?
이시바시
계속하고 싶다는 거죠~
토야
그리고 “존댓말! 다음부터는 안 써도 돼!” 쿨~!
일동
(웃음)
나카야마
열정적인 남자예요, 린타로.
치도리조 캐스트 4인의 공통점은? 공학 출신 & 수학여행은 "남들 따라가기" 타입!?
──참고로 여러분은 고등학생 시절, 남고였나요? 공학이었나요?
전원
공학이었습니다.
나카야마
저도 공학이긴 했는데, 검도와 유도의 선택 수업에서 검도를 골랐더니 그걸로 반이 나뉘어서, 고1 때는 남자들만 있는 반이었어요. 그리고 ‘치도리’는 하위권 학교라고는 하지만, 고립된 불량학생은 없잖아요. 다들 친구 생각하고 분위기도 좋고. 제 학교에도 양아치는 있었지만, 분위기는 꽤 달랐어요.
이시바시
전 체육 수업이 남녀 따로였는데, 그래서 군중 소리를 녹음할 때 스포츠 장면이면 “가자 가자!”, “절대 질 수 없어!” 같은 식으로, 바로 경쟁 분위기로 가는 게 ‘남학생 전용’ 느낌이 나더라고요.
토야
남자들끼리는 보통 그런 분위기죠.
이시바시
그리고 “이거 지면 매점 아이스크림 쏴!” 같은 것도 있었고요.
토야
뭐야, 그거 완전 청춘이잖아!!
나카야마
고등학교는 중학교랑 다르게 매점도 있고 식당도 있으니까, 들뜨게 돼요.
──이시바시 씨가 봤을 때, 자신의 고등학교 주변에도 이런 학생이 있었던 것 같다 싶은 캐릭터는 누구인가요?
토야
2년 전을 떠올려 보세요.
우치야마
쇼헤이 같은 애는 없었어?
이시바시
음… 제가 다녔던 곳은 특수한 과정이라서 반에 남학생이 8명밖에 없었어요. 그래도 사쿠 같은 애는 있었어요. 키 크고 쿨하고 잘생겼는데, 약간 부끄러움 많은 타입. 볼링하러 가면 혼자서 스트라이크를 계속 치는 식의…
우치야마
스펙 높은 스타일이었네?
이시바시
네. 발도 빠르고 운동도 잘하고, 딱 사쿠 같은 애였죠.
──그럼 만약 네 분이 고등학교 같은 반 친구였고, 수학여행에서 같은 조가 됐다면 어떤 그룹이 되었을까요?
나카야마
어디 가고 싶어요? 교토? 우치야마 씨는 어디 가고 싶어요?
우치야마
글쎄요, 어딜까?
토야
욧티(나카야마)는 지금처럼 모두 의견을 존중해 줄 것 같아요. 그러면서 제일 열심히 알아보니까, 결국은 욧티가 가고 싶은 데로 가게 되는 느낌?
나카야마
근데 전 제 의견을 잘 말 못 하는 편이에요. 린타로랑 비슷한 점인데, 사람들이 제 의견엔 관심 없을 거라 생각해버려서요. 그래서 그냥 다른 사람 말 듣는 게 편하다는 느낌이 있어요.
토야
그래서 의견 잘 들어주는 거군요? 저도 사실 주변에 맡기는 편이에요.
우치야마
그 얘기 들으니까 생각났는데, 고등학교 졸업여행으로 오사카 갔을 때 저도 다 맡기고 그냥 따라가기만 했어요.
나카야마・토야・이시바시
아하하하하!
토야
히이로 군은 어떤 타입이에요?
이시바시
저도 구경하는 쪽이에요.
토야
에!? 그럼 우리 넷 다 아무것도 안 정하는 타입이잖아!
이시바시
전 계획 없이 그때그때 정하는 스타일이에요. “배고프다~ 저기 맛있어 보이는데?” 하고 그냥 들어가는 식.
우치야마
젊은 감성이네. 근데 지금 교토는 외국인 관광객 많아서 그런 게 안 통할 걸요.
나카야마
외국인 많아서 좀 힘들겠네요.
토야
오사카는 엑스포도 해서 더 복잡하잖아요!
이시바시
아, 예약 안 하면 안 되겠구나……!
우치야마
그럼 식사는 체인점으로 가야겠네요.
전원
(웃음)
이시바시
체인점이구나…
나카야마
저는 고등학교 수학여행으로 오키나와 갔었는데, 점심 때 체인점에서 먹었어요(웃음).
토야・우치야마・이시바시
에에~!?
우치야마
거기선 오키나와 소바 먹었어야지. 근데 고등학생이라면 그럴 수도 있죠.
나카야마
맞아요, 괜히 삐딱하게 행동하고 싶잖아요.
토야
그거 완전 공감.
──어른이 되면 안 할 선택이라 그게 또 청춘이구나 싶어요.
나카야마
약간 짭짤한 추억이지만요(웃음).
토야
전 재밌으면 어디든 상관없다는 주의예요.
우치야마
그럼 도쿄에도 있는 체인점 OK파?
토야
고등학생 때는 그랬을 것 같아요. 지금은 달라요.
우치야마
이제 계획을 잘 짜는 어른이 된 거네요.
토야
네. 저도 어른이 됐습니다!(웃음)
나카야마・이시바시
(웃음)
토야
아무도 리더 역할을 안 해서 우리 그룹, 이미 무너졌네요?
나카야마
리더가 없어!
이시바시
누가 리더 해줄까요?
토야
그럼…… 제가 해볼게요.
우치야마
오! 멋지다.
이시바시
감사합니다!
나카야마
그럼 우리 둘이 같이 해보자!
토야
도와줘요? 감사합니다! 좋아 좋아, 이걸로 해결!(웃음)
파일:향꽃 애니 음악 하라다 모에키 인터뷰5.jpg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이기 때문에 볼 수 있는 우치야마 씨와 히카사 씨의 콤비 플레이는 마치 만담!?
──녹음 현장에서의 에피소드도 들려주세요.
나카야마
지금처럼, 다 함께 자주 이야기를 나눠요.
이시바시
나카야마 씨가 오토바이를 타시는데, 다녀오신 곳의 사진을 자주 보여주시거든요. 그래서 "이번 주는 어디 갔다 오셨을까?" 하고 듣는 게 매번 기대돼요.
토야
확실히 오토바이 이야기는 자주 듣는 듯해요.
나카야마
그럼 어디라도 다녀와야겠네요! 지금은 햇빛도 엔진도 뜨겁고, 자외선도 엄청 강해서요.
우치야마
지금 계절에는 더워서 정말 힘들겠네요. 그 외에는, 츠무기 쿄코 역의 히카사 요코 씨가 정말 활기찼어요.
나카야마・토야・이시바시
아하하하하!
우치야마
극 중에서는 쇼헤이가 분위기 메이커였지만, 스튜디오에서는 히카사 씨가 계속 이야기하고 있어서, 역시 그대로구나 싶었어요.
토야
정말 최고였어요, 두 분의 주고받음이.
나카야마
진짜 최고였죠!
이시바시
1화 녹음 때 인사드렸을 때, “히카사와~” “우치야마입니다” 식으로 콤비명 말하는 개그처럼 하시더라고요.
나카야마
그런 일이 있었구나!
우치야마
나, 콤비 결성돼 있었어?
토야
언제나 두 분이서 만담하시는 느낌이에요. 백스테이지에서의 대화가 정말 재밌어요.
나카야마
우치야마 씨가 로비에 계시면, 히카사 씨가 부스 안에서 “웃치~ 다 같이 이야기하고 있어? 어서 와~!”라고 부르세요.
우치야마
진짜 항상 그런 분위기예요.
──『향기로운 꽃』은 린타로와 카오루코가 만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최근에 여러분이 만난 새로운 사람, 물건, 사건이 있다면?
나카야마
저는 플랜터에서 채소를 키우기 시작했어요.
토야・우치야마・이시바시
아~ 말했었죠!
나카야마
상추, 청경채, 바질, 파슬리를 키우고 있어요. 뭔가 몰두할 수 있는 걸 원해서, 문득 자연을 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원래 가족이 가정텃밭을 하셔서, 가족 단체 톡에도 "가지가 자랐어" 같은 보고가 올 정도로 익숙했어요. 최근엔 파슬리에 ‘흰가루병’이 생겼는데, 습도가 높거나 햇빛이 부족하면 생기는 병이에요. 사람에게는 무해해서 먹을 수 있지만, 그게 최근 만난 사건이네요.
토야
저는 TikTok을 접하게 됐어요. 제 계정을 만든 걸 계기로, 요즘 뭐가 유행하는지 보게 되었는데,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요.
우치야마
TikTok에서 시작된 유행도 많지. 그거 인스타 릴이랑은 뭐가 달라?
토야
거의 같아요. 다만 TikTok 전용으로만 올리는 사람도 많아서요.
나카야마
유행이 지나가는 속도도 빠르죠. 한 달 전에 유행하던 게 벌써 옛날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고양이 밈은… 이제 유행 아니에요?
토야
욧띠(나카야마 씨 애칭) 그건 너무 늦었어요!
나카야마
에에엣!?
토야
“에에엣!?”이 아니에요!
일동
(웃음)
우치야마
저는 요즘 소주에 빠졌어요. 고구마 소주인데 과일 향이 나는 게 있어서, “이건 괜찮겠는데” 싶어 사봤더니, 완전 마음에 들었어요. 탄산수랑 섞어 마시고 있어요. 전에는 비율을 대충 섞었는데, 이제는 정확히 재서 만들어요. 얼음도 얼음틀로 만든 게 아닌 걸 쓰고, 소주 60cc에, 탄산도 ml 단위로 정해서. 그렇게 하면 알코올 도수 계산도 되니까 마시기 편하고, 몸에 영향도 파악하기 쉬워서 좋아요. 얼음을 피해서 부어서, 급하게 저어주지도 않고… 정성껏 만들면 확실히 더 맛있는 느낌이에요.
이시바시
대단하다, 바텐더 같아요…! 저는 원래 수국을 정말 좋아해서, 고등학생 때부터 카메라로 찍는 게 취미예요. 얼마 전에는 가마쿠라 쪽으로 가서 여러 수국을 보며 사진을 찍었어요. 장마 자체는 싫지만, 수국이 피니까 이 계절도 좋아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최근에 왜 수국은 이렇게 하나하나 다르게 피고 아름다운 걸까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토양의 산성·알칼리성에 따라 꽃 색이 달라진다고 하더라고요. 파란 수국은 산성 토양이고, 그럼 흰 수국은 어떻게 생길까…? 라는 식으로 흥미가 생겼어요.
나카야마
그 감성이 참 멋져요.
이시바시
근데 요즘 너무 더워서, 꽃이 지는 속도가 엄청 빨라요! 좀 더 오래 보고 싶었는데 아쉬워요.
──마지막으로, 4화 이후의 볼거리와 함께 시청자에게 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나카야마
많은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카오루코의 데이트 의상도, 밥을 먹을 때의 표정도, 린타로와 거리가 가까워졌다가 화들짝 놀라서 멀어질 때의 붉어진 얼굴도, 전부 엄청 귀여운 ‘카오루코 축제’가 되고 있어요! 계속해서 TV 애니메이션 『향기로운 꽃은 늠름하게 핀다』를 즐겨주세요.
토야
역시 스바루죠. 지금 시점에서는 무섭거나 부정적인 인상을 받은 분도 계실 수 있겠지만, 그녀가 린타로나 카오루코와 대화하는 모습을 보면, 앞으로 스바루를 더 좋아하게 되실 거예요. 저희 치도리 그룹으로서는, 중간고사에서 진짜 낙제를 피할 수 있었는지… 기대해주세요!
우치야마
사쿠루는 비교적 자유롭게 연기하게 해주셨는데, 그 가운데서도 4화 마지막 대사의 경우는 드물게 아주 세세한 연출이 붙었고, 기억에 남습니다. “추리 드라마의 살인 현장에서 중요한 증거를 발견했을 때처럼, 다음을 기대하게 만드는 두근두근한 느낌으로”라는 연출이었어요. 그 대사에 꼭 주목해주세요.
이시바시
4화는 다양한 요소가 가득 담긴 에피소드로, 전개가 빠르지만 각각의 요소가 깊이 있고, 여기서부터 더 크게 이야기가 펼쳐지는 중요한 회차예요. 그런 4화에 이어지는 5화도 정말 멋지니까,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토야
저희 셋이 안 나오는 회차도 있어서, 한 시청자로서 방송을 기대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