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 Part 2 <케이의 테마>
1. 개요
대부의 등장인물. 본명은 캐서린 아담스(Katherine Adams)이며, 작중에선 애칭인 케이(Kay)로 통칭된다.영화 애니 홀(Annie Hall)로 유명한 다이앤 키튼(Diane Keaton)이 연기했다. 재밌게도 애니 홀에서 남주인공 앨비가 애니를 기다리는데 이탈리아계 남성들과 마주쳐 곤란한 일이 생길 뻔하자 뒤늦게 도착한 애니에게 앨비가 "왜 이제 왔어? 완전 대부 찍을 뻔했잖아!" 라는 배우 개그를 날린다.
2. 작중행적
1편에서 마이클 콜레오네의 연인으로 처음 등장한다. 첫 등장 때만 해도 부잣집 아들을 애인으로 둔 세련된 아가씨였다.[1] 이후 시칠리아에서 돌아온 마이클과 결혼하여 안토니 콜레오네와 메리 콜레오네를 낳는다. 1편에서 자상했던 마이클이 냉혈한 마피아로 서서히 변해가는 모습을 보며 내적 갈등을 겪는다.조직원들에게 "돈 콜레오네" 호칭을 들으며 명실상부 최고의 위치에 오른 마이클 콜레오네를 케이가 쓸쓸히 바라보는 대부1의 마지막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2] 영화에서는 결국 편집됐지만 개신교도였던 케이는 가톨릭으로 개종하고 마이클의 영혼을 위해 미사를 드리게 된다.
대부 2에서는 마이클과 춤을 추며 사업 합법화가 늦어지자 걱정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그날 밤, 총격을 입을 뻔한다.[3] 이 때문에 마이클이 더욱 냉정한 마피아로 변하자 그런 마이클과의 정서적 괴리로 인해 부부관계가 틀어지게 된다. 총격 사건 이후 집밖으로도 못 나가면서 극심한 우울증[4]에 시달리는듯, 마이클이 출장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을때 홀로 재봉틀만 돌린다. 마이클도 케이에게 다가가질 못하고 자리를 피해준다. 시간이 지나고 프랭크의 배신으로 마이클이 청문회에 불려가자 동석하는데, 이때 마이클이 저지른 여러 악행을 듣고 표정이 굳어진다. 결국 마피아의 자식을 낳기 싫다는 이유로 셋째 아이를 낙태한 것을 마이클이 알게 되고 한바탕 한 뒤에 결국 이혼한다.[5] 후에 더글라스라는 미국인 변호사와 결혼하고서 정신적인 안정을 되찾은 듯 하다.
대부 3에서는 8년 만에 마이클과 재회한다. 이유는 안토니의 성악가로써의 진로를 허락 받기 위해서... 후에 아들의 오페라를 감상하기 위해 시칠리아로 가게 되고 마이클과 정서적으로 화해하게 된다. 그러나 그곳에서 딸을 잃게 되니...아무래도 마이클과의 인연은 좋아지기 힘든 운명인가 보다.
로맨스 영화가 아니다 보니 깊이 있게 다뤄지는 부분은 아니지만 원작의 내용을 바탕으로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보이는 마이클에 대한 그녀의 감정의 변화도 흥미롭다. 등장부터 마이클과는 풋풋한 대학생 커플이었고, 마이클이 버질 솔로조와 맥클러스키 서장을 암살하고 시칠리아로 몸을 피한 시기 연유도 알지 못한 채 연락 두절이 됐는데도 한결같이 그를 기다렸다. 보다 못한 마이클의 어머니조차 그냥 자기 아들은 없는 셈 치고 다른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하라고 간곡히 설득할 정도. 마이클 역시 시칠리아에서 아폴로니아와 결혼했지만, 그녀 사후 미국에 돌아온 이후에는 곧바로 케이와 재결합하여 결혼하게 된다. 대학생 커플 시절의 마이클이 케이를 바라보는 눈빛과 아폴로니아의 죽음 이후 케이를 바라보는 눈빛이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꽤나 씁쓸한 부분.
사실 재회하는 순간부터 마이클은 자신이 저지른 암살을 부인하다가 그녀가 재차 캐묻자 얼버무렸고, 이후로는 아예 '당신이 내 아내가 되더라도 인생의 동반자(partner)는 아닐 것'이라고 못 박아버린다. 그럼에도 마이클을 사랑하는 마음에 그리고 5년 내로 패밀리의 일을 합법적인 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그의 약속에 결혼하지만 결과는 다들 아는 대로 파국으로 이어진다. 사실 맥클러스키 서장 암살 당시의 정황과 뉴스 기사, 톰이나 마이클 어머니의 반응 등등을 보면 대충 눈치채고 돌아설 만도 한데 재회 직후에도 '절대 당신이 죽이지 않았을 거라 믿었다. 내가 당신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니까(...)'라고 하는 바르고 순수한 천성으로 인해 언제가 됐든 마이클과는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을 듯. 목사인 아버지도 나이에 비해 애가 너무 순진하다고 걱정할 정도니.... 마이클이 본인이나 비토가 원하던 대로 교수나 의사, 정치인 같은 정상인의 삶을 살았더라면 두 사람이 아무 탈 없이 말년까지 해로하지 않았을까 안타까움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
3. 명대사
"우리 둘 다 한잔 해야겠네."
"(나에게 얘기했다면) 뉴잉글랜드식 오메르타를 보여주었을 텐데, 양키들도 입이 무겁다는 거 알잖아?"
"마이클, 사실이야?"
"마이클. 정말 눈이 멀었구나. 유산 아니었어. 낙태였다고, 마이클. 우리의 결혼생활처럼 그냥 낙태 해버렸어. 성스럽지도 않고, 악마 같은 짓이었지. 난 당신의 아들을 낳기 싫었다고. 이런 세상에 당신 아들을 더 낳기는 싫었어! 아들이었어, 마이클. 그런데 내가 당신의 아들을 죽여버렸지. 이젠 이 짓을 그만 끝내야 하니까."
4. 기타
- 3편에서는 콜리오네 패밀리를 상대로 화를 내면서 마피아라는 말을 실제로 입에 담는다.
- 케이가 2편에서 유산이 아닌 낙태를 했다는 설정은 코니 콜레오네를 맡았던 탈리아 샤이어의 아이디어였다고 한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도 동생의 의견을 수렴하여 영화에 집어넣어 비극성을 더 강조할 수 있었다.
[1] 심지어 아버지는 목사(...)에다 고명한 학자이다. 본인도 마이클이 시칠리아로 떠나 있는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2] 이 장면은 심슨 가족에서도 패러디되었다. 그땐 리사 심슨이 케이 아담스의 포지션.[3] 이 사건때부터 마이클에 대한 믿음이 사라진 모습을 보인다. 아이들을 데리고 피신해있을때 마이클이 케이의 눈치를 보며 바라보는데 케이가 원망스런 눈빛으로 마이클을 노려보자 마이클이 눈을 깔아버린다(...)[4] 케이 뿐만 아니라 아들 안토니 콜레오네 역시 소아 우울증에 걸린 모습을 보인다. 부모님의 관계 악화로 늘 기죽어 우울한 모습을 보여 케이가 속상해한다. 케이가 마이클에게 안토니의 상태를 보라고 외쳤지만 마이클은 아무런 이상 없다고 다그친다. 마이클이 사업에 정신이 팔려 가족을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하는 것을 드러낸 대사 중 하나.[5] 처음에는 어떻게든 설득하려 애쓰다가, 케이가 일부러 낙태했음을 밝히자, 눈빛이 죽일듯이 살벌해지면서 한 번도 아내에게 가정폭력을 한다는 묘사가 없었던 마이클이 케이의 뺨을 후려친다. 또한 가톨릭과 개신교를 통틀어 기독교 전반에 낙태는 엄청난 대죄에 포함된다. 개신교 목사 집안 출신이었던 케이는 누구보다 이 사실을 잘 알았음에도 이런 선택을 했다는 것은 정말 심적으로 큰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