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3-28 03:31:19

컨베이어 벨트 위의 비행기

1. 개요2. 비행기는 이륙하는가?3. 변형
3.1. 정지한 비행기는 이륙 할 수 있는가?3.2. 날개를 단 자동차는 이륙하는가?
4. 왜 논란이 되었는가?5. 비슷한 문제6. 관련 문서

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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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커뮤니티인 레딧에서 시작된 사고실험 중 하나. 원래는 트레드밀(런닝머신) 위의 비행기가 이륙할 수 있을까라는 내용이었으나, 한국에선 트레드밀 대신에 컨베이어 벨트로 더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

2. 비행기는 이륙하는가?

결론부터 말하면 이륙이 가능하다.

비행기가 이륙할때 비행기에 작용하는 힘은 공기저항을 무시하면 엔진이 공기를 뒤로 밀어내서 만드는 추진력과 지면이 비행기를 떠받히는 수직항력, 바퀴에 작용하는 마찰력이 전부다.[1] 엔진의 동력이 바퀴를 돌리고, 바퀴와 지면의 마찰력으로 전진하는 자동차와 달리, 비행기는 엔진의 추진력(=공기와의 상호작용)만으로 전진한다.

랜딩 기어가 바퀴일 경우 구름 운동을 하기 때문에 지면과의 마찰력이 큰 의미가 없고, 스키날같은 형태의 랜딩 기어라 해도 어차피 마찰력의 크기는 마찰계수와 수직항력에만 의존하기 때문에 마찬가지다. 그런데 마찰계수는 상수로 결정되고, 수직항력은 비행기가 양력을 받아서 뜨기 시작하면 점점 줄어들므로, 어쨌든 마찰력을 이길 수준의 추력만 내면 비행기는 전진하게 된다. 따라서 컨베이어 벨트가 비행기가 충분한 양력을 얻을 수 있는 속도를 만들 수 있을 정도의 길이만 되면 비행기는 이륙할 수 있다. 정리하면 비행기는 자동차처럼 땅을 밀어 앞으로 가는게 아니기 때문에 땅이 뒤로 가도 비행기가 이륙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이 문제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는 "비행기가 앞으로 가는 만큼 컨베이어 벨트를 돌리면 뒤로 다시 돌아오니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것이 불가능함은 다음과 같이 비유해서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ruby(롤러스케이트를 신은 사람,ruby=비행기)]이 [ruby(런닝머신,ruby=컨베이어 벨트)] 위에 있고, 앞쪽 기둥에 한쪽이 고정된 밧줄을 들고 있다. 사람이 이 [ruby(밧줄을 당겨서,ruby=엔진 가동)] 앞으로 나아가려 할 때 그만큼의 속도로 런닝머신을 가동시켜서 사람을 제자리에 있도록 만들 수 있는가?"
직관적으로 사람이 밧줄을 당기면 런닝머신이 아무리 빠르게 돌아도 앞으로 나아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2] 마찬가지로 비행기의 엔진이 100km/h의 속력을 내고 컨베이어 벨트가 뒤로 100km/h의 속력으로 뒤로 움직인다면 바퀴가 200km/h의 속도로 앞으로 회전하면서 비행기는 100km/h로 움직일 것이다. 컨베이어 벨트의 속력이 더 증가해도 바퀴가 그만큼 더 빠르게 회전할 뿐 비행기의 속력은 변함이 없는 것.

Mythbusters에서도 실제로 실험했고, 비행기는 이륙했다.#

3. 변형

3.1. 정지한 비행기는 이륙 할 수 있는가?

비행기가 가동하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줄로 묶여있거나 바퀴가 땅에 고정되어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문제의 조건을 바꿔보자.

컨베이어 벨트 위의 비행기가 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비행기가 제자리에 있을 것이라는 잘못된 예상에서 비롯하기 때문인데, 그렇다면 그러한 예상처럼 정말로 비행기가 제자리에 머무르는 상황을 만들어보자.

결론적으로 제자리에 고정되었다면 비행기는 이륙할 수 없다. 양력은 비행기의 주익과 바람의 상대속도에 의해서 발생하는데[3], 문제에서는 항공기가 고정되어 날개와 바람의 상대속도가 0으로 주어졌기 때문이다.

헬리콥터나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항공기, 예를 들어 해리어같은 VTOL 기종이거나 맞바람이 미친듯이 부는 상황이 아닌 이상[4] 불가능하다. 엔진 추력이 항공기 무게를 뛰어넘는 항공기를 수직으로 세워놓으면 이륙한다 따위는 이 실험조건에 맞지도 않으니 적용 불가다. 엄청나게 큰 프로펠러를 엄청나게 빨리 돌리면 동체가 엄청나게 가벼운 비행기에 한해서 프로펠러의 후류를 이용해서 이론적으로는 뜰 수 있겠으나 현실에서는 장난감이 아닌 이상 제작이 불가능하다.

3.2. 날개를 단 자동차는 이륙하는가?

자동차에 날개를 달아 이륙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가정하자. 이 비행차(?)는 컨베이어 벨트 위에서는 앞으로 나갈 수 없고, 따라서 이륙할 수 없다. 자동차의 전진 원리는 동력이 바퀴를 굴려서 지면을 미는 것인데, 이것은 컨베이어 벨트에 의해서 충분히 상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컨베이어 벨트의 속도보다 빠르게 바퀴를 굴리지 않으면 자동차가 전진할 수 없기 때문에 양력을 받을 수 없고, 따라서 뜰 수 없다.

단, 컨베이어 벨트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 자동차는 제대로 비행할 수 없다. 자동차는 바퀴가 땅에서 떨어지는 순간부터 주변으로 동력을 전달할 수 없어서 공중에서는 가속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잠시 후에 다시 땅으로 내려앉게 될 것이므로 비행을 했다고 하기엔 민망할 것이다.

4. 왜 논란이 되었는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이런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이유는 이륙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측은 이미 서술된 바와 같이 비행기의 추력은 지면과 무관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반면, 이륙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 측은 컨베이어 벨트라는 조건을 비행기가 움직이지 않는 조건이라고 오해하기 때문이다. 출제자의 의도를 생각해 본다면, 전자는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대한 이해[5], 후자는 양력에 대한 이해를 묻고 있는 것이다.
이륙이 가능한가? 컨베이어 벨트의 정의 현실에서 적용이 되는 조건인가?
가능하다. 컨베이어 벨트에 의해 방해를 받으나
비행기의 움직이는 방식에 의해 속도가 0이 아님.
불가능하다. 비행기의 속도가 컨베이어 벨트의 방해를 받아 0임. 아니오

일부러 문제를 모호하게 낸 것이라면 이는 의도된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트롤링 의도를 가진 문제라고 볼 수도 있다. 컨베이어 벨트는 마치 런닝머신 위에서 제자리를 유지하며 뛰는 사람이나 바퀴의 운동이 상쇄되어 헛바퀴를 도는 자동차를 연상시켜서 비행기를 제자리에 고정될 것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 장치이고, 많은 사람들이 이 의도된 함정에 빠진다는 것. 왜냐하면 비행기가 전진하지 못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전제라면 컨베이어 벨트보다 훨씬 쉽고 직관적인 방법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튼튼하고 매끈한 쇠꼬챙이를 세우고 비행기를 거기에 꽂아 상하운동만 가능하게 만드는 것. 이러면 당연히 비행기는 양력을 받지 못하기에 이륙하지 못한다.[6] 이런 간단한 방법을 두고 굳이 컨베이어 벨트라는 복잡한 조건을 택했다는 것은, 질문자가 의도적으로 논란을 유발하기 위해 트롤링을 했을 가능성을 높여 준다. 물론 정말로 그냥 생각이 없었을(…) 수도 있지만.

5. 비슷한 문제

이 외의 비슷한 사고실험으로는 돛단배 위에 선풍기를 달면 배는 움직일까가 있다. 우선 선풍기 모두 배의 선체에 단단히 고정되었다고 가정한다.

작용 반작용의 법칙에 의해 선풍기가 공기를 빨아들여서 밀어내면, 공기도 선풍기를 반대쪽 방향으로 밀어내기 때문에 선풍기는 반작용에 의해 바람을 불어내는 반대쪽 방향으로 움직이려고 하며, 이러한 구조로 추진되는 선박인 공기부양정과 에어보트가 실제로 존재한다.

그러나 선풍기가 불어낸 공기가 모두 돛에 닿아서 돛을 밀어낸다고 하면, 돛은 선풍기가 공기를 밀어낸 힘과 같은 크기의 힘을 받고 바람이 부는 쪽 방향으로 움직이려고 하기 때문에 배에 작용하는 힘이 평형을 이뤄서 정지한다.

그러나 위의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돛이 바람을 모두 끌어안는다는 이상적인 조건을 상정한 가정이고, 실제로 강력한 송풍장치가 달린 돛단배라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다. 현실에서는 선풍기의 바람이 전부 돛에 직각으로 부딛히지 않고 돛에 도달하기 전에 다른 틈으로 빠져나갈 수 있다. 그리고 선풍기는 배의 바깥 쪽의 공기까지 끌어와서 돛에 부딛히게 할 수 있다.

즉, 이론처럼 선풍기가 분 공기를 돛이 완벽하게 막지 못하고, 일부분 반사시키기 때문에 배가 이동할 수 있고, 배를 움직이게 하는 수준의 바람을 불 수 있는 충분히 큰 출력의 선풍기를 갖다 놓으면 배가 움직일 수 있다. 반대로 평범한 돛 대신에 받는 바람을 반사시키는 구조물을 달면 선풍기 바람을 추진력으로 삼아 역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비슷한 예로 한 사람이 수레 위에서 송풍기와 우산을 동시에 들고 전진하는 것도 실제로 가능하다.

물론 돛 역할을 하는 물체가 선풍기의 바람을 모두 끌어안는다면 보트는 전진하지 못한다. 위에서 언급된 공기부양정이나 에어보트의 팬 부분에 보존용 커버를 씌운 상태에서 엔진을 작동 시킨 경우에 해당하는데, 정면부에서 흡기를 해도 배기가 일어나지 않기에 초기에 흡기가 가능했던 일시적인 순간을 제외하곤 흡기된 공기가 더 들어갈 수 없으므로 움직이지 않는다.

이 외에도 풍력을 사용하는 자동차가 바람보다 더 빠르게 주행할 수 있을까도 있는데, 정답은 '맞다'였다. Veritasium이 UCLA의 물리학과 교수 알렉산더 쿠센코와 내기를 하여 이겼다.

6. 관련 문서



[1] 해당 실험조건에서 바람의 존재는 언급되지 않으므로 바람 요소는 빼고, 처음부터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종류의 특수한 항공기(VTOL)인 경우도 제외한다.[2] 중학교 과학시간에 배우는 정지마찰력 - 운동마찰력 관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사람이 받는 운동마찰력은 런닝머신 속도에 비례해서 증가하지 않으며 일정하다. 그만큼의 힘만 주고 있으면 런닝머신 위에서 버틸 수 있고, 그것보다 더 큰 힘으로 당기면 앞으로 나갈 수 있다.[3] 이는 베르누이 법칙에 의해서다. 빠른 속도에서 공기가 주익 형태에 의해 갈라지며 날개 윗면이 아랫면보다 기압이 작아져서 공기가 날개를 아래에서 위로 밀어주는 형태가 된다. 때문에 비행기가 뜬다.[4] 실제로 An-2같은 프롭기나 일부 초경량기체는 맞바람 상황에서는 거의 정지에 가까운 상태에서 비행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배위에서 활주없이 이륙시키거나 착륙시키는 기예를 보여주곤 한다.[5] 자동차는 전진 불가능한데 비행기는 왜 전진이 가능한가[6] 여기에 어마어마하게 센 강풍을 주면 비행기가 뜨게 된다. 종이로 만든 날개와 헤어드라이기로 간접 실험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