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China Syndrome.원자로와 관련된 일종의 도시전설.
원자로의 냉각장치가 고장날 경우, 원자로가 녹아내리는 이른바 '노심용융'이라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 과정에서 초고온으로 달아오른 핵연료 덩어리가 원자로 바닥을 녹이고 유출되어, 심지어 원자로가 위치한 부지의 땅 속까지 계속해서 녹여버려 지각의 아래로 아래로 끝없이 파고든다는 것.
1.1. 왜 차이나 신드롬인가
이 도시전설에 '차이나 신드롬'이라는 명칭을 붙인 것은 미국의 핵물리학자들로, 그 까닭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거론된다.[1]- 원자로를 항아리(일반명사로서의 china는 도기 그릇을 말한다.)로 보고, 그 항아리의 바닥이 뚫렸다는 비유로부터
- 그렇게 항아리 바닥이 뚫렸을 때, 미국에서 원자로가 녹아내린다면 지구 반대편에 해당하는 중국(China)까지 뚫고 녹여버릴 것이라 한 발표의 내용으로부터
물론 중력의 원리상 지구의 내핵이면 몰라도 지구 반대편의 지표까지 뚫고 나간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일단은 그만큼 용융력이 강하다는 상징성이 매우 강해 이 명칭으로 고착화되었다. 나비 효과와 비슷한 기원인 셈.
그리고 애초에 미국의 대척점은 중국이 아닌데, 북반구인 미국에서 수직으로 내려간 물건이 같은 북반구인 중국으로 나온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미국 본토의 대척점은 육지가 아니라 인도양 남쪽에 위치한다.[2]
1.2. 시대적 배경
이 도시전설이 유행한 1970년대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 격화로 인한 핵전쟁 우려가 대두되던 시기였다. 때문에 핵에너지에 대한 불안감은 전에 없이 팽배했다. 그리하여 차이나 신드롬은 빠르게 확산되었고, 지금에 이르러서는 본래의 의미보다는 핵발전 사고가 야기할 파멸적 위험성을 경계하는 상징어로 굳어졌다.1.3. 대중매체에서의 차이나 신드롬
듄 시리즈의 두번째 작품 듄의 메시아에 등장하는 핵무기 암석소각탄(Stoneburner)의 기능 중 하나이다. 출력을 지나치게 강하게 잡으면 고온의 방사성 물질이 행성의 핵까지 뚫고 들어가 행성 자체를 폭발시킨다. 듄의 메시아가 출판된 것은 1969년이니 작가가 이미 원자력에 대해 연구를 했음을 암시한다.1978년 '차이나 신드롬'이라는 이름의 영화를 제작했다. 주연은 제인 폰다, 잭 레먼, 마이클 더글러스. 영화 자체는 실제 사고의 위험보다는 그로 인한 인간군상의 모습을 다룬 작품으로, 영화 속의 원자로는 아무 것도 안했는데 그냥 알아서 멈춘다.
590만 달러의 제작비가 투입됐는데 딱히 스펙타클에 돈을 쓴 영화도 아니고 액션이나 음모조차 (당시 시대를 감안해도) 평균 이하인데다 그리 짜임새가 있는 것이 아니었음에도 북미에서 5,180만 달러를 벌어들이며 흥행도 성공하고 평도 꽤 좋다. 그런데 영화 개봉으로부터 불과 몇 주 후 펜실베이니아 주 스리마일 섬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터져 전 세계를 경악시켰다. 위에도 나왔지만 냉전 하에서 핵에너지에 대한 불안감이 전 세계에 팽배해졌고, 특히 북미는 전쟁 발발시 소련의 핵미사일에 가장 먼저 노출될 수밖에 없는 곳이었기에 이런 이야기가 충분히 현실적인 위험으로 여겨질 수 있었던 것이다.[3]
방사능에 대한 공포를 담은 그 자체인 고지라 시리즈에서도 언급되는데, 고지라의 체내는 원자로 그 자체라 <고지라 대 디스트로이어>에서 멜트다운을 일으키고, 멜트다운이 임계점을 넘어가면 고지라가 일으키는 폭발이 지구 내핵을 관통해 행성 전체를 박살내버린다고 작중 언급으로 나온다. 인간들이 신형 냉각병기를 도입해 마지막에 고지라의 열을 낮추는데 성공해 고지라는 훨씬 조용한 최후를 맞고, 방출된 엄청난 방사능은 2대 고지라가 모조리 흡수해 지구가 지켜진다.
딱히 방사능과 관련이 있진 않지만, 식물 vs 좀비의 업적 메뉴는 깊게 판 땅 속 지층에 업적이 박힌 식인데 이 지층을 죽어라고 내려가다보면 뜬금없이 중국에 도착한다. 그리고 '북경 특급 열차'라는 업적이 달성된다.
1.4. 실제로 일어난 차이나 신드롬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이후 인터넷에서 차이나 신드롬이란 단어는 뜻이 와전되어 사용되기 시작했다. 여기서의 뜻은 초고온으로 달아오른 핵연료 덩어리가 원자로 바닥을 녹이고 유출되어 지하로 파고 들어가,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지하수가 핵연료의 고온으로 수증기가 되어 지상으로 뿜어올라와 대기를 계속 오염시키는데도, 지하 깊이 들어가 대책판이 어떤 방제 대책도 세우지 못하고 손을 놓아야 하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완전 막장.당연하게도 용융된 원자로가 지구 반대편까지 뚫고 나가는 일 따위는 없지만, 녹아내린 핵연료 덩어리가 지하로 파고 드는 일은 있었다.
-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서 멜트다운을 일으켜 마그마화된 연료봉이 지하로 파고드는 일이 진짜로 발생했다. 소련은 광부들을 동원해 원전 밑바닥 지하로 파고 들어가 콘크리트로 발라버렸고[4], 이 과정에서 많은 광부들이 피폭에 따른 부작용으로 10년 내에 암과 같은 질병으로 인해 사망했다. 다만 세간의 오해와 달리 마그마는 발전소의 하부 콘크리트에 닿기 전에 지하실을 뚫다 스스로 굳었고, 결과적으로 광부들의 희생은 부질없는 행위가 되어버렸다. 물론 결과적으로 볼 때 그렇다는 것이고, 사건이 발생한 당시에는 과학자들의 예측으로는 용융된 노심이 6~8주 안에 50%의 확률로 발전소의 하부 콘크리트층을 뚫고 지하수층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했고, 소련 정부는 가능한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무조건 조치를 취한 것이다.
-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도제한은 둘째치고, 현장에 접근할 수가 없어 확인이 불가능하다. 자세한 것은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경과/2011년 12월을 참조하자. 사건 후 10년이 가까이 지난 시점에서는 비관적인 예측과는 달리 체르노빌과 비슷하게 용융된 노심이 격납용기를 뚫지는 못한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예상이다. 다만 노심이 확실히 발전소 내부에 봉인되었다는걸 확인한 체르노빌과 달리 이쪽은 일본 정부의 정보 통제가 심해 앞으로도 (사고가 일어난 지역을 제외하고) 안전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치가 않다는게 차이점이다.
2. 경제학에서
중국에서 사업하면 대박이 날 거라는 헛된 생각을 말한다. 예를 들면 전체 중국 인구 13억명 중 0.1%에게 1000원짜리 제품을 판매해 13억을 벌 수 있다는 망상이다. 그러나 문화 검열 정책 등에 대비하지 않으면 망할 확률이 높다. 이것 때문에 차이나 머니 관련으로 중국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는 기업들이 존재한다.[1] 아마 두 가지 모두를 의도한 중의적 표현일 것이다.[2] 본토에 속하지 않는 2개 주의 경우, 하와이 제도의 대척점은 보츠와나 영토에 속해 있고 알래스카의 대척점은 남극 대륙과 일부분 겹친다.[3] 2차 대전때만 해도 방사능에 대한 위험성이 잘 알려지지 않아 할 수만 있다면 가스렌지가 아니라 아토믹렌지라도 쓸 기세였단 걸 생각하면 나름 격세지감이다.[4] 원래는 질소를 이용한 열교환기를 설치해 냉각시키려 했으나 기술적 문제로 설치가 불가능해져 콘크리트를 발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