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티토(리버스: 1999)

때는 1975년 어느 날, IDM의 최고 경영자 프랭크는 무거운 표정을 한 채 회사로 향하고 있었다. 프로토타입 개발은 1년도 더 전에 이미 완성되었지만, 기능이 프랭크의 기대에 전혀 미치지 못했기 때문에 정체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출시일'까지 7개월도 남지 않았다.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이십니다." 프랭크의 비서가 말했다.
"자네도 내 자리에 앉으면 그 예쁜 얼굴이 나처럼 될 거야." 프랭크는 전용차 뒷좌석에 기운 없이 앉아 있었다.

차가 회사 입구에 도착했을 때였다. 엔지니어로 보이는 몇 명이 문밖에서 어느 소녀와 격렬하게 다투고 있었다.
"저 바보들이 또 무슨 소란을 일으킨 거지? 누가 녀석들 좀 막아..."
이렇게 말하던 프랭크는 소녀가 차갑고 무감정한 어투로 사내들에게 욕하는 소리를 들었다.
"4675636B206F666621596F75207069656365206F66207368697421![5]"

"...그래, 바로 저 소녀야!"
"어, 어서 가서 절차를 밟고 저 소녀를 붙잡아 둬!"
"수석 엔지니어로 채용하겠어!"

7개월 후, IDM 5100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6월 16일 비
내전은 정말 끔찍하다! 도시 사람과 농촌 사람이 종일 서로 죽이고, 교구의 아이들조차 강제로 엽총 민병의 일원이 되어 농촌을 위해 싸워야 한다.
제발, 걔들은 아직 총도 제대로 들지 못한다고!

1월 29일 눈
올해 올림픽은 중단되었다. 세상은 난장판이 되었고, 스포츠맨십 같은 걸 신경 쓰는 사람은 이제 없는 것 같다. 내가 죽기 전에 정식 올림픽 경기 같은 건 열리지 않겠지...

12월 24일 안개
크리스마스이브는 이제 평화롭지 않다. CJD와 유전자 변형 식품이 우리의 세계를 망치고 있다. 인류가 신의 작품을 멋대로 가지고 노는데, 더 이상 신의 기념일을 챙길 이유가 있겠는가?
...

판독된 내용에 의하면 해당 텍스트는 대상이 쓴 일기로 보인다. 하지만 내용이 허구에 가깝고 진위를 확인할 방법이 없어 이것은 대상 본인의 상상이나 창작으로 판단된다. 대상의 정체에 관한 추론은 현 단계에서 불가능하다.

판도라 윌슨: 안녕하세요, 티토 양. IDM의 수석 엔지니어인 당신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정말 큰 영광입니다.
존 티토: 536176652069742c676f20746f2074686520706f696e742e[7]
판도라 윌슨: ...그럼 인터뷰를 시작해 보죠. 독자적으로 지금의 IDM5100을 개발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존 티토: 596561682e416c6c206279206d7973656c662e[8]
판도라 윌슨: 음... 그거 정말 대단한 거죠? 설명해 주시겠어요? 당신은 일당백의 천재인가요?
존 티토: 596f75206265742e446f6e277420636f6d70617265206d6520776974682074686520666f6f6c732e[9]
판도라 윌슨: ...이렇게 말하면 실례일지도 모르지만, 인간의 말은 할 수 있는 건가요?
존 티토: 5374757069642c61726520796f7520616c736f206f6e65206f662074686f7365206964696f74733f[10]
판도라 윌슨: 문제를 하나 낼게요. RSA-155의 인수분해는?
존 티토: 39505874583265144526419767800614...
판도라 윌슨: 알겠습니다. 확실히 천재 같아 보이는군요. 아마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