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장문
사이작스 칼리-린스 이카순은 슈리마 제국의 자치구인 이케시아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어릴 때부터 이케시아가 슈리마의 압제에 짓밟히기 전, 당당한 독립국이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그는 이케시아와 마법사 왕을 수호하는 영웅 코하리에 대해 설명했다. 마법사 왕은 슈리마의 침략에 저항했으나 전투에서 사망했고, 휘하의 코하리 수호자들은 자결 의식을 치러 그의 뒤를 따랐다. 슈리마 황제는 코하리 전사들의 유해를 모두가 볼 수 있도록 전시했고, 마법사 왕 역시 도시 성문 위에 처참한 모습으로 걸리게 되었다. 사이작스의 아버지는 이 참상을 직접 목격했고, 시간이 지나자 그의 아들 역시 모든 이케시아인의 가슴속에서 불타는 분노를 이어받게 되었다. 그러나 사이작스는 슈리마의 무기 장인과 부족의 장로들 아래에서 공부하며 무기에 대한 지식을 갈고닦는 데 전념했다. 슈리마의 통치하에 수 세기가 지났을 무렵, 대규모 지진이 해안 지역 사아베라를 덮쳤다. 지진으로 땅이 파괴되자 땅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무언가가 드러났다. 그것은 사악하고 거대한 힘을 가지고 있어, 신적 존재에 가까운 슈리마의 초월체 전사마저 쓰러뜨릴 가능성이 있었다. 사이작스는 이 물체를 발견한 이케시아 마법사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게 되었다. 경비들은 그것을 원소 불꽃으로 타오르는 화로 지팡이로 간신히 감싸 둔 상태였다. 그는 불안한 마음으로 마법사들이 알아낸 사실을 의회에 보고할 수 있도록 인도했다. 그들은 이 힘을 공허라 불렀다. 의회는 즉시 공허의 잠재력을 인지했으나, 사이작스는 그 안에 도사린 재앙의 전조를 보았다. 무기의 대가인 그는 제대로 이해하고 안전하게 다룰 수 없는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었다. 그는 말을 타고 사아베라를 떠날 때 마법사들을 죽이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그는 훗날 이 일을 더욱 후회했다. 공허를 이용해 슈리마의 지배자들을 쓰러뜨릴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 의회는 새로운 마법사 왕을 추대했다. 코하리 역시 재건되었고, 사이작스는 그 최초 구성원 중 하나가 되었다. 그들은 초기 전투에서 여러 차례 승리를 거두었으며, 사이작스는 위대한 초월체 전사 하나를 죽이는 데 성공하기까지 했다. 그는 해방된 도시 바이제크 주위에서 초월체의 시신이 전시되는 모습을 자랑스레 지켜보았다. 초월체 군단이 이케시아에 접근했을 때, 사이작스와 동족들은 전방에 집합했다. 두 군대가 발밑의 흙을 붉게 물들이는 동안, 이케시아 마법사와 사제들은 공허를 방출할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 파멸이 대지를 뒤덮으며 이케시아인, 슈리마인, 심지어 초월체조차 그 존재가 사라져 갔다. 도시 성벽이 무너지며 공허가 수천 명의 시민들을 차갑고 소리 없는 망각 속으로 집어삼켰다. 한순간에 이케시아는 멸망했다. 사이작스는 공허가 소환되어 황폐해진 구덩이로 이동하며 옛 코하리처럼 자결하겠노라 다짐했다. 그러나 그가 목숨을 끊으려는 순간, 폐허 속에 사아베라에서 본 화로 지팡이가 버려져 있는 것이 보였다. 지팡이는 여전히 공허를 억제하는 원소 불꽃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이 불꽃이 사이작스의 가슴속에 불을 지폈다. 그는 지팡이를 집어 들고 폐허가 된 고향을 떠났다. 그는 희망을 상징하는 이 지팡이를 '이케시아의 마지막 불빛'이라 명명하고 고이 간직했다. 슬픔과 수치심에 빠진 사이작스 칼리-린스 코하리 이카순은 본명을 버렸고, 그날 이후 잭스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그는 방랑자가 되어 알려진 세상과 지도 너머의 지역을 떠돌게 되었다. 본래 그의 민족은 기대 수명이 길었으나, 잭스는 품고 있는 원소 불꽃의 힘 덕분에 더욱 오랫동안 생명을 영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케시아에서 멀어질수록 불꽃이 작아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완전히 꺼질 위기가 찾아왔다. 잭스는 과거로부터 도망칠 수 없다는 암울한 현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에게는 돌아가 싸워야 하는 의무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초월체에 의해 공허의 잠식은 멈췄으나, 그 기묘한 위협은 아직 남아 있었다. 이후 수 세기간, 잭스는 방랑 전사가 되어 곳곳을 돌며 코하리를 재건할 만큼 강한 자들을 찾아다녔다. 그러나 대단한 실력, 용기, 힘을 가진 존재들과 수없이 싸워도 다가오는 암흑에 맞설 만큼 강한 자는 찾을 수 없었다. 이케시아의 멸망으로 잭스는 끝없는 불확실함에 시달렸으나, 한 가지 사실은 확실하다. 최후의 전투가 시작되는 날, 잭스는 공허에 맞설 것이다. 홀로 싸우게 되는 한이 있더라도. |
1.1. 이케시아가 있던 곳
잭스의 정체가 확정되기 전에 게시되었던 장편 소설.2. 아무도 지나갈 수 없는 길
잭스는 손잡이가 긴 창을 무릎에 걸친 채 다리 한가운데 앉아 있었다.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와 비교해 데마시아는 거의 변한 것이 없었다. 데마시아는 국경 수비에 철저했고 그 덕에 꽤 쓸만한 전사들을 배출했다. 잭스는 짐짓 아무렇지 않은 척 읊조렸다. “흥! 모두 쓸데없는 짓. 조금만 기다려라. 부드럽게 빛나는 내 가로등에 묻은 너희들의 피를 닦아내 줄 테니!” 그러고는 비에 젖은 난간을 툭 치며 전투복 주머니 안으로 손을 넣어 삶은 달걀을 꺼내 들었다. 그날만 벌써 세 개째였다. 잭스는 계란을 돌다리에 톡톡 두드려 단번에 껍질을 벗겨냈다. 그때, 맞은편에서 전사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잭스와 다음 대결을 이어갈까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잭스는 마스크를 위로 휙 올린 채 계란을 덥석 베어 물었다. “후우.” 숨을 한 번 깊게 몰아 쉬고는 너른 지평선으로 뻗어있는 데마시아의 광활한 대지를 바라보았다. 잘 익은 곡식들이 바람결에 일렁이고 있었다. 잭스의 표정은 이내 시무룩해졌다. 탄식이 베인 깊은 숨을 한 번 더 몰아 쉬었다. 평화로운 왕국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고향을 향한 그리움이 진하게 밀려들었다. 이케시아, 그곳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왕국이었다. 잭스는 애써 그 기억들을 떨치려 했다. 옛 생각은 정신만 산란하게 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잭스도 잘 알고 있었다. 입고 있는 전투복은 무게가 엄청났다. 아무리 강렬한 태양빛도 이 전투복을 뚫을 순 없다. 얼룩덜룩하여 다소 흉물스러운 잭스의 살갗은 철저히 옷 아래에 가려져 있다. 어떤 부분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잭스조차 자기 피부가 어떤 모습인지 잘 알지 못했다. 북쪽의 눈 덮인 산맥으로 매서운 칼바람이 휘몰아치자 저 멀리 광활한 대지와 마을 위로 세찬 비가 쏟아졌다. 잭스가 지나온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했다. 그러니 이 폭우는 아마 남쪽에서 시작했으리라. 진원지가 어디든 비가 내리면 다리의 돌 바닥이 무척 미끄러워진다. 대결을 앞둔 잭스에게 이는 분명히 위험 요인이었다. 상대에게도 마찬가지겠지. 하지만 악재라 할 정도는 아니었다. 잭스는 오늘 데마시아의 괴물들을 상대하려면 이 정도 위기쯤은 너끈히 극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갑옷이 덜거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휙 하고 칼날이 공중에서 날카롭게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잭스는 남은 계란을 한 입에 우겨 넣고 손가락 하나를 세워 들었다. 츄르릅, 입술을 가볍게 핥아낸 뒤 걷어 올린 마스크를 다시 쓰고는 바로 앞의 데마시아 전사를 올려다 보았다. 상대는 위협적일 만큼 건장한 체구를 자랑했다. 넓은 어깨는 물론 양팔 역시 무척 단단해 보였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강철 갑옷으로 무장한 그는 길다란 양날 검을 들고 있었다. 칼 놀림이 무척 능숙해 보였지만 잭스는 동요하지 않았다. 그 정도는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봐, 자네 아주 힘이 넘쳐 보이는데? 강철 자작나무 숲을 몽땅 작살내고도 선술집에 쳐들어가 난투극까지 벌일 수 있겠어!” 잭스가 비웃으며 말했다. 그러자 데마시아 전사가 받아 쳤다. “쓸데없는 소리로 시간 낭비는 그만 두시지. 이 괴물 같으니라고!” 그가 이렇게 거리낌없이 내뱉은 것은 잭스를 보통 상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잭스는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 앞서 자신에게 덤비다 나가떨어진 열다섯 명의 패전 용사들로부터 아무 언질을 받지 못한 상대가 안쓰러울 뿐이었다. “괴물?” 잭스는 가볍게 몸을 일으키며 실소를 뱉고는 말을 이어갔다. “그렇다면 진짜 괴물의 위력이 어떤 건지 똑똑히 보여주지! 그런데 이걸 어쩌나. 다른 자들에게 자네가 본 것을 전하려면 명줄을 꽉 붙잡아야 할 텐데……그건 좀 힘들 것 같아서 말이지.” 잭스는 가로등을 좌우로 흔들면서 어깨 근육을 가볍게 풀었다. 그럴 필요까진 없었지만 이미 다른 상대들과 네 시간 넘도록 전투를 벌인 후였다. 데마시아 전사는 이 사실로 미루어 잭스를 비교적 수월하게 제압할 수 있으리라 예상했다. “데마시아를 위하여!” 우렁차게 기합을 넣은 양날 검의 적수는 힘차게 잭스를 공격해 왔다. 한 손으로 검을 휘두를 만큼 상대는 제법 날쌔고 강했다. 허나 잭스도 상대를 훤히 꿰뚫고 있었다. 너무나 뻔한 패턴이었다. 첫 번째 공격은 물론 연이은 두 번째, 세 번째도 손쉽게 막아냈다. 이어서 상대편 가드 쪽으로 돌진하여 팔꿈치로 전사의 헬멧 측면을 가격했다. 그러자 갑옷의 금속 장신구가 힘없이 떨어져 나갔다. 적수는 고통에 찬 신음을 토하며 한쪽 무릎을 구부린 채 쓰러졌다. 잭스는 상대에게 시간을 주었다. 데마시아 전사는 투구를 벗어 강물 아래로 휙 던져 버렸다. 전사의 머리 일부가 피로 흥건했다. 그런데 이런 공격을 당한 순간에도 전사는 침착하게 분노를 다스리고 있었다. 잭스는 여기에 깊게 감명을 받았다. 데마시아인은 규율에 엄격한 것으로 유명하다. 변함없는 그들의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다. 상대는 차분히 숨을 고르더니 다시 한 번 잭스를 향해 돌진했다. 상하좌우로 긴 검을 공중에 그으며 거침없이 공격해왔다. 잭스는 가로등을 자유자재로 휘둘러 이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 날아드는 검의 방향을 바꿔버리는가 하면 상대의 팔과 다리를 향해 반격을 가했다. 왼쪽으로 공격하는 척, 상대 다리에 가로등을 걸어 완전히 넘어뜨렸다. 그 순간 잭스가 가로등의 뭉툭한 끝으로 적수의 배를 찔렀다. 전사는 곧바로 훅 소리를 내며 웅크리더니 거칠게 몰아 쉬었다. “어때, 이 정도면 충분하지?” 잭스가 물었다. “원한다면 손의 위치 정도는 바꿔줄 수 있지.” “천만에. 난 데마시아 전사다! 적의 도움을 받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어!"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했으나 특유의 기개만큼은 조금도 흔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굳은 절개도 잭스의 공격 앞에 산산이 부서질 참이었다. 엄격한 규율과 빛나는 기술을 가졌대도 속수무책이었다. 머리 쪽을 향한 전사의 공격에 잭스는 홱 수그린 채 재빨리 가로등을 한 손으로 잡았다. 곧이어 상대편 칼날 밑으로 원을 그리며 가로등을 힘껏 던진 후 전사의 손목을 비틀었다. 그러자 데마시아 전사의 양날 검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뒤틀린 채 공중으로 휙휙 돌아갔다. 잭스는 재빨리 그것을 잡아챘다. “키야, 이거 한손에 쏙 들어오는 게 아주 괜찮은데?” 검을 공중에서 빙빙 돌려가며 그가 덧붙였다. 칼잡이 달인이 보여줄 법한 놀라운 기술이었다. “보기보다 훨씬 가볍네.” 데마시아 전사는 단검을 꺼내어 잭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잭스는 전사의 무모함에 고개를 내저었다. 그러고는 검을 다리 밑으로 힘껏 내던지면서 상대의 맹렬한 찌르기 공격을 날렵하게 피해갔다. 잭스는 연이은 공격에 고개를 숙이는 척하며 오른쪽 손바닥으로 상대의 왼쪽을 향해 마지막으로 치명적인 일격을 날렸다. 데마시아 전사는 이내 강물 쪽으로 나가 떨어졌다.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할 텐데.” 상대의 손목을 비틀며 잭스가 말했다. 그 다음 양발을 들어올려 몸체를 뒤집어서 난간 밑으로 홱 던졌다. 전사는 순식간에 강 아래로 추락해 버렸다. 상대가 떨어지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잭스는 가로등을 바닥에 내려 놓았다. “다음은 누구 차례지?” 잭스가 물었다. “저인 것 같군요.” 다리 너머로, 낯선 여자가 잿빛 말을 내려오며 대답했다. 말의 옆구리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고 그녀의 망토는 먼지로 가득했다. 바람을 가르며 거침없이 달려온 듯 보였다. 실버강으로 된 흉갑을 걸친 채 엉덩이께에는 칼집에 싸인 긴 검을 차고 있었다. 그녀는 이내 잭스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과하지 않도록 절제된 동작과 완벽한 균형감에서 강한 자신감이 보였고, 다소 여윈 체구는 어두운 진홍빛 머리칼와 어우러져 귀족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그러나 그 눈빛만큼은, 누구도 용서하지 않을 것처럼 매서웠다. 오직 상대의 죽음만을 경고하는 듯한 눈빛이었다. “넌 누구냐?” 호기심에 사로잡힌 잭스가 물었다. “난 로렌트 가문의 피오라.” 무엇이든 단번에 베어버릴 듯한 은빛 칼날을 꺼내 들며 그녀가 대답했다. “한 가지 더. 이 다리는 내 구역이지.” 잭스는 마스크 아래로 희미하게 웃음을 흘렸다. 드디어 싸워볼 만한 상대가 나타난 것이다! |
3. 구 배경
전설의 리그에 참전하고 있는 챔피언들은 리그 바깥에서부터 이미 많은 업적을 쌓았거나 이름이 알려져 있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리그에 참전하기 전에는 한낱 평범한 용병에 불과했던 자가 리그에 선발되어 뛰어난 활약을 보인다는 것은 정말로 드문 일이었다. 아마 당신도 믿을 수 없을 것이다. 자칭 리그 최고의 무기 달인으로, 소환사들에게선 누구보다도 난폭한 전사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잭스'가 과거엔 그저 한낱 평범한 용병이었다는 것을! 리그의 옛 지도자였던 상임 의원 레지날드 애쉬람은 어떻게 잭스를 알아보았던 것일까? 리그 선발 여부를 결정하는 면접 '리그의 심판'에서 레지날드 애쉬람은 직접 자신의 손으로, 그것도 최고의 성적으로 그를 통과시켰다. 잭스가 심판장에 발을 들여놓자마자 수락의 문 또한 지체 없이 빛을 발하며 스스로 열렸는데, 이는 리그 역사상 가장 신속한 결과로 기록되고 있다. 잭스는 그 어떤 관찰이나 회고 과정도 없이 리그의 심판을 통과했던 것이다. 누구보다 폭발적이고 무시무시했던 데뷔전, 전쟁 학회의 챔피언들 중에서 가장 높은 승률, 아직 아무도 깨지 못한 연승 기록! 앞의 업적들이 모두 한 사람이 세운 것이라면 믿을 수 있겠는가? 사실 리그의 여러 소환사들조차 이 엄청난 이변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난데없이 나타난 전사가 연전연승을 거두는 것은 리그 오브 레전드가 갖고 있던 객관성과 균형감각에 흠집을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엔 레지날드 애쉬람이 실종된 후 헤이워드 렐리바스 상임 의원이 리그를 이끌고 있었는데, 그는 잭스를 견제하기 위해 그가 싸울 때 지켜야 할 특별 규제를 만들어내야만 했다. 실로 전무후무한 조치였다. 그러나 난폭한 전사 잭스는 리그의 결정에 반발한다는 의미로 오히려 자기 자신에게 불리한 조건을 하나 더 추가하기로 했다. 전투에 나설 때 황동제 가로등만을 무기로 사용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리그의 규제도 스스로 끌어안은 핸디캡도 잭스의 연승 행진에는 어떤 영향도 끼치지 못했다. 이후 리그는 잭스에 대한 제재를 취소했지만 그는 아직도 손에 익은 황동 가로등만을 들고서, 아직도 아주 노련하게 싸움에 임하고 있다. "조심하라구. 요즘 리그 오브 레전드에선 가로등에 얻어맞고 멍드는 놈들이 많으니까." - 그라가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