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11-17 17:43:07

자일렌

탄화수소
알케인(알칸) 알켄(알킬렌) 알카인(알킨) 방향족 탄화수소
사이클로알케인 사이클로알켄 엔아인 알렌
다이엔# 폴리엔# 큐베인# 도데카헤드레인

방향족 탄화수소
벤젠 및 유도체 벤젠, 톨루엔, 스타이렌
C2-벤젠 자일렌, 에틸벤젠
C3-벤젠 메시틸렌, 에틸톨루엔, 큐멘
C4-벤젠 테트라메틸벤젠, 뷰틸벤젠
C5-벤젠 펜타메틸벤젠, 펜틸벤젠
C6-벤젠 헥사메틸벤젠, 헥실벤젠
여러고리 방향족 탄화수소 2-ring: 나프탈렌, 아줄렌 / 3-ring: 안트라센, 페난트렌, 플루오렌[1]
4-ring: 테트라센, 피렌 / 5-ring: 벤조피렌, 펜타센
n-ring: 폴리아센, 헬리센
[1] 다른 3-ring 방향족 탄화수소와 분자식이 다른데, 이는 플루오렌의 중간 부분의 고리가 벤젠고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파일:xylenes.png
오쏘(Ortho-)자일렌 메타(Meta-)자일렌 파라(Para-)자일렌
Xylene

자일렌(또는 크실렌)은 방향족 탄화수소의 일종으로 벤젠, 톨루엔과 함께 BTX라고 불리는, 석유정제나 석유화학 분야의 기본이 되는 물질들 중 하나다. 유기화학에서는 벤젠고리에 새로 뭘 붙이는 식으로 합성을 하지만, 대량생산에서는 오히려 이미 달려있는 탄소뼈대를 변형하는 방식이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크게 벤젠고리에 메틸기가 붙는 방법에 따라 오쏘(o-)자일렌, 메타(m-)자일렌, 파라(p-)자일렌 세 가지 기하이성질체가 있으며, 산업적 가치는 파라자일렌이 압도적이다. 자일렌 명칭은 자일리톨과 동일하게 수목(樹木)을 뜻하는 그리스어 어근 xylo-에서 왔다.[1] 그 이유는 자일렌이 처음 분리된 물질이 타르의 일종인 목타르(wood tar)이기 때문.

순수한 자일렌은 벤젠이나 톨루엔과 동일하게 외양은 동일하게 투명한 액체이다. 그리고 세 가지 이성질체가 있는데, 물리적 성질은 판이하게 다르다. 밀도는 동일하지만 메타자일렌의 어는점은 -48도인데 파라자일렌은 영상 13도로 50도가 넘게 차이가 난다.[2] 이 때문에 겨울에 실험실 난방이 끊기면 파라자일렌은 얼어버린다. 한편 점성은 오쏘자일렌이 0.81cP[3]인 반면 파라자일렌이 0.34cP로 2.5배정도나 차이가 난다. 사소한 분자구조의 한 끝 차이가 거시적인 물리적 성질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시.※(The Journal of Chemical Thermodynamics, 95, 116–123.외 문헌을 참고할때, 각 자일렌 이성질체의 점도(cP)에 대한 출처가 불문명합니다. 출처 기입 또는 연구자분들의 검증 부탁드립니다.)

용도는 나열하기 힘들 만큼 많다. 석유나 고분자와 같은 화학산업 뿐만 아니라 인쇄산업, 가죽처리 심지어 반도체공정까지도 주요한 비극성 용매 및 세정제로 사용된다. 물론 벤젠이나 톨루엔과 같이 중추신경계에 피해를 주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4] 또한 벤젠의 유도체로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에서 분류한 1군 발암물질(암 발생과의 상관관계가 명백하게 확인된 물질)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전술했듯이 순수한 파라자일렌은 여타 이성질체들에 비해서 산업적으로 미친듯이 중요한데, 그 이유는 파라자일렌이 테레프탈산의 전구체이기 때문. 파라자일렌은 산소만 이용해서 산화시켜서 테레프탈산이 되는데, 이 테레프탈산이 바로 페트병의 재료인 고분자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의 단량체이다.[5]

파일:external/patentimages.storage.googleapis.com/US08115041-20120214-C00001.png 파일:external/upload.wikimedia.org/540px-Zeolite-ZSM-5-3D-vdW.png
제올라이트 분자체(몰레큘라시브, Molecular Sieve)를 이용한 파라자일렌의 선택적 합성

이 파라자일렌의 범용성은 또한 미세다공성 알루미노실리케이트 촉매재료인 제올라이트의 엄청난 성공을 불러왔다. 제올라이트는 엄청나게 종류가 많지만 여기에 사용된 제올라이트는 ZSM-5로 불리는 구조체로 위 그림과 같이 체로 치듯이 파라자일렌을 다른 자일렌에서 골라낼 수 있다. 제올라이트 촉매 안에서 3가지가 무차별적으로 생성되지만 딱 5.5Å밖에 안되는 내부 미세채널을 통해서 탈출할 수 있는 것은 셋 중 폭이 제일 좁은 파라자일렌 하나뿐이기 때문. 이 방법이 아니었니면 증류 등 기타 전통적인 분리공정 방법을 사용해야만 하는데 기본적으로 전기를 엄청 써야 하기 때문에, 이게 발명되지 않았으면 아마 페트병 가격부터 장난 아니었을 것이다. PET가 전세계적으로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서 사용된다는 무지막지한 범용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실제로 이 한 가지 반응공정의 경제적 가치가 웬만한 대기업 전체 가치를 가뿐히 씹어먹고도 남는다.

[1] 실로폰(xylophone)의 어원도 동일[2] 오쏘자일렌은 그 중간정도[3] 센티푸아즈(centipoice, cP)는 점도(viscosity)의 단위로 물질의 특성이며, 물이 1.0cP 이다.[4] 급성 중독이면 구토, 두통,현기증, 가슴이 압박되는 느낌, 마취 상태(페인트 창고 같은 곳에서 오래 있다 보면 어느 순간 정신이 몽롱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당연히 몸에는 굉장히 해로우므로 그러지 말자.)가 되고, 만성 중독은 신장장애, 빈혈, 백혈구 감소 등 골수 장애를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5] 물론 PET는 페트병을 만드는데도 쓰이지만 거의 안쓰이는데가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범용성을 가지는 고분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