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8:02:02

이원(십이야)/작중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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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장인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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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군 지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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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국 왕실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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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 문서 ]
||<table width=100%><width=1000><table bgcolor=#f6b200><tablebordercolor=#942221> 등장인물 ||<width=33.4%> 설정 ||<width=33.3%> 무류 ||

1. 1부 : 화화지연 - 花靴之緣 -
1.1. 1 ~ 11화1.2. 12 ~ 22화
2. 2부 : 애이불비 - 哀而不悲 -
2.1. 1 ~ 11화2.2. 12 ~ 22화
3. 3부 : 천명 - 天命 -
3.1. 1 ~14화3.2. 15 ~ 28화3.3. 29 ~ 46화

1. 1부 : 화화지연 - 花靴之緣 -

1.1. 1 ~ 11화

1부 1화의 축제에서 선두리판[1]을 하고 있다가 남자[2]에게 끌려가던 소녀[A]가 옷자락을 잡고 늘어지는 바람에 소녀와 안면을 튼다. 그때 우연히 지나가다 사람에게 귀천의 구별이 어디 있냐는 말을 하며 소녀를 구해준 여인에게 호감을 갖게 되었고 2화에서 수족[B]에게 신상을 보고받는다. 유향루의 기생 '나비'라는 것을 알아내고서 나비라는 이름을 계속 중얼거린다.

현재 가국의 국왕이다. 이제 수렴청정에서 벗어나 실권을 발휘하기 시작했는데 본인은 정사에 별 관심이 없다. 호색하기까지 해서 사실 조정에선 평이 별로 안 좋은 편. 평상시엔 한량처럼 보이지만 화가 나면 아무렇지도 않게 사람을 죽이는 등, 난폭한 면이 있는 탓에 일반적으로 난군이라고 평가된다. 백관들이 올리는 상소문이나 제기하는 안건들은 죄다 날치기로 통과시킨다거나, 어전 회의 도중에 나비가 누군지 아냐는 말을 할 정도로 정사를 돌보지 않는다. 아예 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어전 회의가 끝나자마자 출궁하여 유향루로 달려가 나비를 보러갔다가 문전박대당한다.

3화에서 나비를 생각하며 홀로 술을 마시다가 달 밟기 날에 마주친 소녀와 다시 만나지만 같은 사람인 줄 모른다. 환궁하려 하지만 소녀가 원을 알아보며 보답을 하고 싶다고 하자 말로만 보답할거냐며 묻는다. 두 사람은 연월정으로 향하고 소녀를 옆에 둔 채 원 홀로 술을 마신다. 술이 다 떨어지자 졸리다며 소녀의 무릎을 베고 눕는 기행을 보인다. 단아라는 소녀에게 자장가라도 불러달라며 요구하고, 부르지 않겠다고 하자 스스로 자장가를 부른다. 이때 단아가 자장가를 듣자마자 10년 전에 만난 적이 있느데 모르겠냐며 울먹이고, 원은 당황한다.

6화에서 또다시 출궁하여 비화림에 들어간다. 회귀천에 발을 담근 채 자장가를 부르던 중 또 그 소녀를 만났다. 비화림을 모른다고 말하지 않았냐며 따져보았지만 비화림은 서민들이 부르는 명칭이었으며 정식 명칭은 '왕가의 계곡'이었기 때문에 원은 처음 듣는 이름이었다. 원은 꽃이 둥둥 떠있는 회귀천에 발을 담그고 있는 자신에게 아버지가 와서 예쁜 꽃신이라고 말해주었던 기억을 떠올리며[5] 이곳은 그저 꽃신이라고 말하자 단아는 또다시 눈물을 보인다.

잠행을 자주 나가는 탓인지 '붉은 달'을 칭송하는 노래인 애연가를 외우고 있다. 유자겸과 어머니가 진연세자와 붉은 달 때문에 심각하게 대화를 나누자 둘 사이에 끼어들어 애연가를 부른다. '붉은 달'이 진연세자가 맞냐고 물었을 때 유자겸이 그렇다고 대답하자 영상이 죽인 것 아니었냐며 유자겸을 도발한다. 유자겸이 모르는 척하자 어마마마가 죽였나?라고 말하며 어머니 윤연리까지 당황케 한다. 이후 옆에 있던 궁녀에게 애연가를 불러보라며 목숨까지 위협하며 협박한다. 마지못해 애연가를 부르자 그 자리에서 목을 베어버린다. 어머니는 원에게 분노하며 현실을 직시하라고 야단을 치고, 어머니가 건의한 '금가령'을 통과시킨다.

8화에서는 잔뜩 술에 취해 어떤 여자와 하룻밤을 한 듯한데, 그렇게 한데 나뒹군 자리에 레이가 나타나 내기 상품으로 금화 3만 냥을 준다. 가국과 아리사 간에 전쟁이 발발했는데 내기를 걸었을 당시에는 아리사가 더 우세했기 때문에 원은 아리사의 승리에 걸었고, 아리사가 이겼다. 가국의 승리에 걸었던 레이가 3만 냥을 지급하자 원은 똑똑한 레이가 왜 가국의 승리에 걸었는지 묻고, 레이는 연모하는 이(원)가 승리하길 바라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한다. 침전 밖을 빠져나오자 마자 호위를 부르더니 주와로 간다. 그리고 레이에게서 받은 금화를 죄다 전두로 쓰며 나비를 불러오라고 행패를 부린다.

나비를 만나지 못하고[6] 술에 취해 거리를 떠돌던 중 나비를 만난다. 유향루에 나비가 없다는 방주의 말이 거짓이 아닌 걸 확인하고 나비에게 일이 날아오라고 주정을 부리지만 나비는 차갑게 떠난다. 나비의 안색이 어딘가 좋지 않아보여 어깨를 잡고 세워보는데 원의 손에는 피가 흥건히 묻어나왔다.

1.2. 12 ~ 22화

원은 다급히 나비의 옷을 열어재껴 상처를 확인하고 나비를 억지로 의원으로 데려가려한다. 나비는 결국 쓰러졌고, 나비를 안고 의원을 백방으로 찾아다닌다. 겨우 의원 하나를 찾아 살리라고 협박을 하고, 나비를 살려주겠다고 하지만 곁은 지킬 수 없었다. 문 밖에서 사과만 먹으며 나비가 낫길 기다리다 날이 밝고, 나비는 살려냈다는 말을 들었지만 창문으로 달아난다. 원은 괜히 호위인 백령에게 분풀이를 하고는 환궁한다. 원의 방백에 따르면 아버지 이후로 이렇게까지 무언가에 집착한 건 처음이라고 한다.

돌아가는 길목에서 자객들의 습격을 받는다. 상황은 지련에게 맡겨두고 원은 무사히 빠져나가는데 원의 표정은 자객들과 마주쳤을 때도, 그 곳을 떠날 때도 전혀 변화가 없다. 그때 훌쩍이는 소리를 듣고 돌아보는데 소리의 정체는 단아였고, 발에는 신발이 없어 피투성이였다. 단아가 주저앉고말자 답답해하며 다가가서는 자신의 신발을 벗어서 준다.

나비를 보러 유향루에 들었다가 허탕만 친다. 기분이 상한 채로 저자에서 노름을 하던 중 단아와 만난다. 단아는 원이 다른 곳으로 갈 때도 원을 졸졸 따라온다. 그러다 '홍'의 그림을 발견하고 멈춰서서는 그림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소녀는 원에게 비화림만 그리는 화사(畵師) '홍'에 대해 알려준다. 그림에 서명도 하지 않고 낙관도 찍지 않고 붉은 지장만 있어 '홍'또는 '홍월'이라고 부르는 화가인데 인기가 많은지 신작이 나오기만 하면 바로 팔린다고 한다. 작품을 자주 그리지 않고 시장에 잘 나오지도 않아 홍의 그림을 보기가 쉽지 않다고 말해준다. 원이 단아에게 그렇게 좋으면 지금 한 점 사면 되지 않냐고 말하고 떠난다. 단아가 긴급하게 원에게 도움을 청해보지만 원은 모른 체하고 가던 길을 계속 간다.

단아를 따돌린 뒤 마 의원에게 약을 건네받고 주와로 가고 있었다. 나비의 몸에 퍼진 독이 해독이 덜 된 데다 상처를 계속 살펴야했기 때문에 백령을 시켜 기별까지 넣었다고 한다. 그러나 의원에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고 원이 직접 나비를 찾아가 약재를 전달해줄 겸 상태를 살피러 했던 것이다. 그러다 약재를 소매치기 당하는 바람에 도둑을 쫓아가다가 빈민촌에 이르렀다. 원은 소매치기를 발견하고 약을 달라고 짜증을 낸다. 청이는 원에게 조아리면서도 약재만큼은 돌려주지 못하겠다며 사정한다. 이때 소매치기가 약을 주고 싶어했던 동생 운이가 나타나고, 동생은 원을 보며 '붉은 달'이라고 부른다.[7] 원은 안 그래도 '붉은 달'이 진연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심기가 불편했는데, 아이들이 자신을 붉은 달이라 부르자 이 상황을 재밌어한다. 원은 아이들에게 다가가 붉은 달이 좋냐고 물어본다. 동생은 붉은 달이 우리를 구해주는 진짜 왕이라며 붉은 달이 진짜 왕이길 바란다는 말을 하고, 청이는 그런 말을 하면 안된다며 동생을 말린다. 원은 점점 심기가 뒤틀리고[8] 결국 붉은 달을 칭송한 죄, 붉은 달을 숨겨준 죄 등을 빌미로 관군들을 불러 마을을 소탕하라고 시킨다.

원은 소매치기 형제의 멱살을 잡고 걷어차는 등 아이들을 압박하고 폭력을 쓴다. 그리고 이 장면을 단아와 한 사내[D]가 목격한다. 사내는 원을 걷어차며 말리고, 원은 사내를 제압하려한다. 단아가 원을 껴안으며 말리자 잠시 그쪽을 바라보다 사내를 다시 보았는데 사내가 나비로 보였다. 원은 이런 상황에서마저 헛것이 보인다며 허탈해하다가도 다시 사내를 공격하려고 한다. 그런데 일이 꼬이면서 빈민촌 사람들이 붉은 달을 핑계로 습격을 당했으니 역으로 붉은 달을 잡아다 바치자는 움직임이 발생한다. 마침 누군가가 원을 보고 붉은 달이라고 말한 것을 들어버렸고, 원을 붉은 달로 오해해 원을 잡아 관군에게 바치려 한다. 사람들이 점점 단아와 사내, 원을 포위해오고, 단아와 사내는 원을 이끌고 도망친다.

원은 자신이 왜 도망가야하냐며 다 쓸어버리면 된다고 한다. 단아와 사내는 일심동체마냥 죄 없는 사람들이며 오해가 있을 것이라고 빈촌 사람들을 변호한다. 원은 자신이 붉은 달이면 당신들은 붉은 달을 숨겨준 것이라고 따진다. 두 사람은 원이 붉은 달이 아니라고 믿는다고 말한다. 원은 자신을 믿어주는 두 사람에게 마음이 움직였고[10], 자신을 어디 한 번 지켜보라고 말하며 두 사람을 따른다. 사람들의 추격이 생각보다 빠르자 사내는 단아와 원을 물에 밀어버린다. 사내가 붉은 달인 척 한 후 사람들을 따돌릴 생각이었다. 잘 해결되었는지 사내가 두 사람에게 물에서 나와도 된다고 알려준다. 세 사람은 모닥불을 피워 체온을 유지하려한다. 원은 사내가 나비와 많이 닮은 것 같아 계속해서 쳐다본다. 사내가 웃는 모습을 보며 나비가 웃는 모습을 아련하게 상상한다.

환궁한 원은 어머니를 만난다. 어머니는 정사에 관심있는 척이라도 하라며 궁을 계속 비우는 원을 꾸짖으며 연판장을 잃었다는 말을 전한다. 원은 그 소식에 전혀 심각해하지 않고 목숨줄을 잘 관리했어야 한다며 농담을 한다. 어머니는 이후 진짜 용건을 언급하는데, 그것은 연판장을 빌미로 왕실의 안위를 세우겠다며 국혼을 추진한다는 이야기였다. 원은 어머니에게 현빈이 회임 중이었기 때문에 시기상조라고 반박하지만, 서출이라며 성화를 낸다. 원도 서출, 현빈도 서출인데 아들마저 서출이어서야 되겠냐고 말하는 어머니에게 원은 반사적으로 호탕하게 웃으며 국혼을 진행하라고 해버린다. 그러면서도 자신은 어머니에게 그저 욕망을 채울 도구일 뿐이냐며 어머니에게 또다시 실망한다.

원은 왕자 시절에도, 왕이 되어서도 자신보다 더 사랑받는 진연세자를 부러워한다. 그때 현빈이 들어와 또다른 내기를 청한다.

또 저잣거리에서 투전판을 한다. 이때 단아가 다가와 원에게 아는 척을 하고, 원은 귀찮다는 듯이 단아가 있는 쪽을 돌아보았는데 단아의 뒤로 다른 사내 옆에서 미소 짓고 있는 나비를 발견한다. 원은 즉시 나비에게 달려가 손목을 잡아채고는 다른 사내 앞에서 웃지 말라며 떼를 쓴다. 나비가 거부하는데도 완력으로 나비를 데려가려 하지만, 나비는 원에게 힘에서 절대 지지 않았고, 이적이 그만 하라며 말린다. 원은 내 것에 손을 대고 무사할 줄 아느냐며 들고 있던 곰방대를 휘두르고, 기어이 사내는 칼을 빼내어 원을 막는다. 나비는 원에게 아무리 금은보화를 주어도 술 한 잔 기울이기 힘든 객이 있고 사람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며 원을 거부한다. 원은 떠나려는 나비에게 무엇이든 다 내어주겠다며 나비에게 구애하는데, 나비는 '이 나라라도 주시렵니까?'라고 대꾸한다. 떠나는 나비를 보며 나즈막이 주겠다는 답을 한다.

원은 또 잠행을 해서 나비를 보러 가지만 나비는 또 그 사내 앞에서 웃고 있었다. 짜증이 난 원은 약재만 전달하고 유향루를 뜬다. 한낱 기생 따위에게 이렇게까지 구애를 해야하는 것이 억울하고 자존심이 상했는지 어깨에 잠시 앉은 나비를 손으로 잡아 죽여버린다. 다음 날 원은 어머니와 현빈을 왕가의 계곡으로 보내면서 자신의 호위인 비영팔무를 내어주고, 현빈은 원에게 자신의 호위인 지련을 붙여둔다.

또 다시 몰래 미복잠행을 나가서 투전을 하던 중 웬일로 나비가 제발로 원을 찾아온다. 나비는 그저 전해줄 물건이 있을 뿐이라며 글을 하나 전해준다. 처음엔 그저 나비가 쓴 시인줄 알고 좋아했지만, 단아가 쓴 연서였다. 자신의 마음을 뻔히 알면서 연서를 전달해오는 나비에게 화가 나서 연서를 찢어버린다. 저녁까지도 환궁하지 않고 주와의 주막에서 뒹굴거리며 술과 담배를 하다가 나비가 낙적하며, 유향루의 악공과 맺어진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원은 유향루로 가서 문을 두드리며 나비에게 애원한다. 내일 날이 밝으면 아예 꽃가마를 보내 나비를 궁으로 데리고 오려했다고 한다. 나비가 계속해서 거절하자 원은 살면서 처음으로 인내라는 것을 해보았고 한다. 나비를 껍데기로만 갖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음까지도 탐냈으니 상당히 절실했던 듯하나, 결국 갖지 못한 자신을 초라하다고 여긴다. 심지어 눈물을 뚝뚝 흘리며 나비 너도 내가 필요없냐고 까지 말할 정도로 평생동안 받아온 상처가 심했음을 보여준다.

궁으로 들어가는 길목, 회귀천 근처를 지나가다 자객의 습격을 당한다. 그럼에도 원은 이상하리만치 태연한 표정을 보인다. 지련이 자객을 처리하겠다며 원을 먼저 보낼때도 여전했다. 돌아가는 길에 원을 따라오는 발 소리와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뒤를 돌아보니 단아였다. 단아는 신발 없이 걷느라 버선이 피투성이가 되어있었고, 단아에게 다가가 자신의 신발을 내어준다.

2. 2부 : 애이불비 - 哀而不悲 -

2.1. 1 ~ 11화

습격을 당한 뒤 이레동안이나 조회에 들지 않고 처소에 박혀 술만 들이킨다. 아무도 들이지 말라 명령까지 해두었으나 현빈은 고집을 부려 들어온다. 현빈에게 술을 함께 하자고 권해보지만 현빈은 말린다. 취하고 싶을 정도로 기분이 안좋았는데 취하지도 않고 쓴맛만 난다며 불평한다. 현빈은 원에게 술도 마음에 여유가 있을 때나 취하지 이렇게 노기로 꽉 차있는데 어떻게 취하겠냐며 원의 괴로움을 읽어준다. 원은 그동안 갖고 싶은 것이 있었는데 다른 이에게 빼앗겨버려서 그 기분을 잊으려하는데 계속 또렷해지는데 왜 그런지 모르겠다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한다. 현빈은 갖지 못해서 모르겠다면 반드시 가져보겠다고 대답한다. 원은 껍데기 뿐인걸 알고도 갖겠냐며 속으로 대답하지만 입으로 내뱉지는 않는다. 다만 현빈은 멀리서 보는 것만큼 향기롭지는 않을 수도 있으니 한 번 가져보라고 충고하고서 처소를 떠난다.

화사로 들어가 누군가가 홍의 마지막 그림이라면 얼마를 벌 수 있냐고 묻고, 원은 그 그림을 흔쾌히 사겠다고 한다. 자신을 홍이라고 칭한 사람은 다름 아닌 빈촌에서 원을 끌고 나왔던 사내[D]였다. 홍은 원에게 10만 냥을 요구하고, 원은 홍을 데리고 어디론가 향하는데 그곳은 다름아닌 투전판이었다. 심지어 이미 투전판에서 가진 돈을 모두 잃고 홍이 방금 번 그림값을 걸어버린다. 투전판에서 내리 지던 중 원과 홍은 투전판이 사기극임을 알아채고 수작부리지 말라며 판을 엎어버린다. 그러나 그곳의 참가자 모두가 한 패거리였고, 오히려 두 사람을 사기범으로 몰아간다. 그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고 발길질을 당한다. 상처를 입은 원과 달리 홍은 어쩐지 멀쩡해보여 혼자만 맞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 기분이 좋지 않아 술을 먹고 취하고 싶다는 원에게 막주 값으로 한 냥을 준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고서 헤어지려 하는데 지난 번에 자신을 믿는다고 말해준 일이 생각나 또다시 감동받은 원은 홍을 기어코 끌고 가서 홀로 술을 마신다. 홍에게 나비를 잊기 힘들다며 토로하고, 홍에게도 잊기 힘든 사람이 있냐며 질문한다. 홍이 홍으로서 있을 수 있던 유일한 순간이었기 때문에 단 하루뿐의 만남이었지만 잊을 수 없고, 다시 만났을 때도 여전히 어릴 때 그대로였지만 다른 이와 결혼하는 것을 그저 두고 봐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놓는다. 그걸 왜 보고만 있냐고 되묻자, 자신 곁에서는 웃을 수 없으니 행복해지는 것을 멀리서 지켜보는 게 좋다고 한다. 원은 같은 물음에 현빈과 홍이 서로 다른 답[12]을 준 것을 재밌게 생각한다. 원은 크게 웃다가도 홍에게 공감해준다. 원은 홍에게 무언가 얽매여 살기 싫고 지금처럼 놀아본 적도, 속을 털어놓은 적도 없어 이러한 경험을 처음으로 같이 나누고 있는 홍을 벗으로 느낀다고 말한다. 원은 취해서 그대로 잠들었는데 일어나보니 홍은 없었고 백령이 와있었다. 홍은 원이 누운 흙바닥에 원의 날개를 그려주고 떠났다.

또다시 잠행을 나온다. 달끝마을에서 나타났는데 그 직전에는 웬 창기 한 명을 만났다고 한다. '나비'라는 기명을 듣고 화를 내며 갔다고 하니 진짜 나비인 줄 알고 찾아갔다가 허탕을 쳐서 짜증을 낸 모양이다. 달끝마을에서 단아를 만난다. 단아는 이곳에 전염병이 창궐하고 있으니 다음에 오라고 한다. 역으로 원이 너야말로 왜 이곳에 있냐고 물으려 하는데 홍도 함께였다. 홍이 원을 주당이라고 부르자 넉살 좋게 호가 마음에 든다며 좋아한다. 원은 심기가 불편했는데 홍을 만나서 잘 되었다며 어울려달라고 청하고, 홍이 마을 사정이 엉망이니 거절하려는데 단아가 원과 함께 어울리자며 좋아한다. 단아는 마음에 드는 곳일거라며 의기양양해한다.

2.2. 12 ~ 22화

황당하게도 전염병을 치료하는 의원이었다. 원은 짜증을 내며 하나도 마음에 안들어하면서도 쑥대밭이 된 마을 상황에 마음이 쓰여 근처에서 호위하던 백령에게 일손을 도우라고 명한다. 홍은 갑자기 어디론가 가서는 밤이 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홍만 기다리고 있을 무렵 진짜 나비가 원 앞을 지나가는 것을 보고 나비를 쫓는다. 원은 나비를 놓치고서 겨우 여자 하나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는 자신을 보며 허탈해한다. 그때 나비의 옷자락이 스치듯 보였고, 원은 그곳으로 달리는데 나비가 원의 팔을 잡고 절벽으로 원을 밀어버린다. 그리고 떨어지는 원을 향해 단아가 나타나 잡아올려보려하지만 결국 함께 떨어진다.

원이 정신을 차리고보니 옆에 단아가 쓰러져있었다. 원이 늘 밀어냈는데도 계속 원만 생각해주는 단아에게 미련하다고 느끼면서도 그 모습에서 나비에게 거절당하면서 끝까지 나비를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만다. 원은 단아를 안고 의원으로 향하려하는데 홍이 나타난다. 홍은 단아를 대신 들어주려하지만 원은 직접 단아를 옮기려한다. 의원은 다른 상처는 괜찮지만 다리는 잃을 수도 있겠다는 말을 한다. 원은 의원에게 반드시 살릴 것을 요구한다.[13] 의원은 자신감을 보이며 반드시 살릴 것을 맹세하고 두 사람을 내보낸다. 홍이 원에게 사고였냐고 묻자 원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나비의 일을 숨기고 사고였다고 둘러댄다. 그때 의원의 조수가 나타나 영상 대감[14]이 이 일을 알면 노할 것이라고 중얼거리고, 원은 그제서야 단아가 유자겸의 딸이라는 것을 알게된다. 이튿날, 단아는 다행히 목숨을 건진다. 하지만 의식을 찾지 못했고 다리는 천운에 맡겨야했다. 백령은 보이지 않고 흑랑이 원을 찾아온다. 원이 절벽에서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은 궁에도 전해졌다고 한다. 흑랑에게 백령의 위치를 묻는데, 백령이 지원 요청 건으로 궁에 갔다가 윤연리의 칼에 맞아 사망했다고 한다. 흑랑의 보고를 듣자마자 궁으로 향한다.

궁에 들자마자 즉시 조참에 든다. 워낙 오랜만의 참석이라 대신들 모두가 당황한다. 역시나 모든 안건은 날치기로 통과시킨다. 마지막 안건은 웬일로 원 스스로가 발제하는데, 반란군을 당장 토벌하겠다는 어명이었다. 원은 그야말로 나비에 미쳐있었다[15]. 나비가 반란군의 탈을 쓰고 원을 절벽으로 유인해 죽이려 들었던 사건을 염두에 두어 반란군 소탕을 핑계로 그곳에 있을지도 모르는 나비를 찾아낼 생각이었다. 그때 유자겸이 원에게 긴히 아뢸 말이 있다며 주변을 물려달라고 청한다. 원은 유자겸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첩자가 누구냐며 허를 찌른다. 주변을 물려달라고 하는 이유에 그것 말곤 다른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자겸이 말한 자는 선우서인이었다. 아직은 심증 뿐이라지만 과거에 진연세자의 스승이었고, 올곧기로 정평이 나있는 사람이 하루아침에 원에게 충성한다는 것이 어릴 적 원에게도 조금 이상했다고 한다. 원은 유자겸에게 하루빨리 증좌를 가져오라 명한다. 다만 선우서인 밀고 건은 아직 의심 단계이기 때문에 유자겸에게 할 말이 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자겸은 진짜 용건을 밝히는데, 그것은 반란군의 위치 제공을 대가로한 보민원(保民院)[16] 설치였다. 약재고를 열 것과 반란군 목숨까지 보장해달라며 요구해온다. 진연세자의 목 뒤에 대해서도 증언을 해두었다고 한다. 원은 유자겸의 요구를 받아들이고 반란군 토벌은 전적으로 유자겸에게 맡긴다. 유자겸이 편전을 나가기 전 단아의 상태를 물어본다. 간택이 신경쓰였는지 유자겸이 시치미를 떼는 바람에 원은 더 이상 묻지 않기로 한다. 그새 선우서인에게 미행을 붙였는지 백아[17]가 그를 미행한다.

원은 미복잠행을 나가서 단아의 상태를 확인하려 한다. 유자겸의 집에 도착했을 무렵 단아가 원의 안부를 묻겠다며 마 의원에게 가려고 대문을 박차고 나오자마자 원을 발견하고 굵은 눈물을 흘린다. 그때 원의 눈에 단아가 손에 쥔 지팡이가 들어온다. 단아는 단지 걷기 불편해서 지팡이를 짚고 있을 뿐 하나도 불편하지 않다며 내색 하나 하지 않으려하는 모습에 답답해한다. 원은 단아의 소원을 하나 들어주기로 하며, 단아는 함께 가고 싶은 곳이 있으니 같이 가달라고 부탁한다. 단아가 지팡이를 짚고 힘겹게 걷자 안쓰러워진 직접 단아를 업어준다. 단아는 원에게 거듭해서 마음을 고백한다. 단아가 가고 싶어했던 곳은 비화림이었다. 오는 길에 연등까지 샀다. 단아는 비화림에는 떠도는 전설을 하나 알려준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회귀천에 등을 띄우면 그 인연이 회귀천을 따라 돌고 돌아 헤어져도 언젠가 꼭 다시 만난다는 이야기라고 한다. 단아는 마지막으로 원과 하고 싶었던 소원이라고 밝힌다. 그때 원이 단아에게 단아가 곧 가례를 올린다는 이야기를 이미 들어서 알고 있다고 해준다. 원은 가례 전 뭐든 들어주려고 큰맘을 먹고 왔는데 고작 비화림에서 등을 띄우는 것이었냐며 투덜댄다. 단아는 함께 떠나자하면 들어줄것이냐며 진담 섞인 농담을 한다. 그런데 뜻밖에 원은 단아의 청을 들어주겠다고 나선다. 단아의 뜻대로 해주고 단아를 왕후에 올리면 유자겸은 몸도 온전치 않고 야반도주까지 감행했던 딸 때문에 부원군이 되더라도 권력을 죽일 수 있었다. 어머니의 기를 죽일 수도 있어 좋겠다며 굉장히 적극적으로 나선다. 그때 원과 단아는 홍을 만난다. 홍은 원에게 그림을 서화전에 맡겨두러 가려던 참이었다 하고, 단아는 그림을 보고싶어하지만 원이 자기 그림이라며 야박하게 거절하는데 그걸 듣고 홍이 원에게 따진다. 티격태격하는 누구의 탓으로 다투든 세 사람이서 연등을 띄운 셈이니 우리 모두가 헤어져도 만날 수 있다며 분위기를 바꾸어본다. 원은 단아의 말이 듣기 좋았는지 다시 기분이 좋아진다.

다음날 아침, 단아와 한 약속 때문에 아침부터 들뜬 모습을 보인다. 아직 그 누구에게도 교지를 내리지 않았다고 한다.

원은 단아를 만나 야반도주를 하기 위해 궁을 빠져나가려 한다. 허나 타이밍 좋게 현빈이 진통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듣고 결국 나가지 못했다. 레이는 왕자를 낳았다. 하지만 무언가 문제가 생긴 듯, 다른 말도 전달 받는다.

다음 날, 반란군만 토벌하라 했지 유향루를 불태우라 한 적은 없었다고 격노하고, 유자겸은 유향루가 반란군의 자금책 및 연락책이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고한다. 나비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간 옥사에서 선우서인을 만나 나비의 행방을 묻는다. 그제야 나비에게 집착했던 수상한 남자가 진원왕임을 안 선우서인은 일개 기생 사정이 낭군과 함께 초야에 묻혀 잘 살거나 이번 일에 말려들어 죽었거나 둘 중 하나 아니겠냐며 원의 속을 잔뜩 긁어놓는다.

3. 3부 : 천명 - 天命 -

3.1. 1 ~14화

원은 나비를 발견하고 품에 안는 꿈을 꾼다. 원은 유향루가 불탄 후 사망자 명단을 받아 보고 있었다. 나비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살았다면 반란군과 무관한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나비의 생사가 여전히 불명이기 때문에 원은 여전히 아무도 천거하지 않고 있었다. 원은 그간 반란군에 대해 조사도 함께 하고 있었는데 그 규모가 매우 커 그동안 발각이 되지 않은 것을 신기해한다. 반란군을 진압하면서 보민원을 설치하여 나름 민심을 다독일 수 있었고, 후궁 소실이지만 왕자도 보았다. 그동안 전염병과 기근으로 잃은 백성들은 죄인을 사면하고 노비의 신분을 상승시키는 방법으로 보충했다.

그리고 왕자가 태어난 후에 거론된 문제가 나오는데, 레이가 왕자를 낳은 뒤 이어 옹주도 낳았기 때문이다. 쌍둥이 남매를 낳아버렸으니 내기의 승부가 나지 않아 레이에게 연장전을 명목으로 삼간택 후보로 천거한다.

원은 나비의 뒤를 쫓은 지 한 달 만에 나비의 사망을 확인한다. 불타 사라진 유향루로 가 나비에게 술을 따라 넋을 기리며 눈물을 흘린다. 홍의 그림을 사고 그 금액을 서화전에 달아두었는데 그림값을 찾아가지 않았다. 나비도, 홍도 원 앞에 나타나지 않아 외로워한다.

삼간택 후보들의 입궁 기념으로 주연이 있던 날, 시작 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원은 연회장에 들지 않았다. 시작한 뒤에 겨우 환궁했다고 한다. 이때 연회장에 있던 서서의 태자가 가국의 연회가 지루하다며 도발을 한다. 기다리는 동안 자신이 준비한 여흥 거리를 구경하자고 제안하고, 마침 이때 원이 잔뜩 술에 취한 채로 들어오며 그의 제안을 승락한다.

그가 준비한 여흥 거리에서 문 너머로 누군가 춤을 추고 있었다. 문이 걷히고 춤꾼의 얼굴을 확인하는데, 죽은 줄 알았던 나비였다. 원은 홀린 듯 나비에게 향한다. 그때 나비가 칼을 빼들어 원의 목을 겨누고, 원은 쓰러지며 나비의 노리개를 움켜쥔다. 이 일로 원은 나비가 반란군의 일원임을 확신한다. 원 외의 다른 사람들은 나비가 원을 시해하려 한 줄은 모르고 있었고, 원이 시해 미수 사건을 함구한다.

원은 나비를 보기 위해 단아가 묵고 있는 별궁으로 급히 향한다. 내관들이 혼례를 치르기 전에 별궁으로 향하는 것은 법도가 아니라며 말렸지만 원은 막무가내였다. 원이 찾아가자 단아와 나비는 함께 있었다. 나비는 원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원은 화가 나지만 나비를 끌고갈 수는 없어 단아를 끌고간다. 자신의 정체를 알고 당황한 단아를 달래주고 서로가 서로에게 했던 무례를 없던 일로 하자고 말하는데, 단아에게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나비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중얼거린다.

원은 사실 진연이 돌아오면 왕위를 그냥 내어줄 생각이었다. 애초에 원했던 자리도 아니었고 어머니가 만든 자리에 그저 앉아만 있을 뿐이었다. 하물며 왕자 시절 진연과 친해지는 것이 소원이었지만, 두 사람을 주변이 적으로 갈라놓았다. 하지만 원에게 이제는 간절히 바라는 것[18]이 생겨서 진연의 반란으로부터 왕좌를 지키려 애쓰기 시작한다. 원은 가장 먼저 보름 뒤 선우서인을 처형하라고 지시한다. 반란군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던 선우서인을 처형하게 시켜야 반란군이 위기를 감지하고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세 명의 왕후 후보와 왕이 다함께 낮것을 하기로 한다. 원이 나타나자마자 차가 쏟아지고 단아와 나비가 다치는 소란이 발생한다. 나비의 화상을 보자마자 원은 자리를 파해버린다. 원은 나비의 상처가 걱정되어 어의에게 특별히 신경쓸 것을 주문한다. 그러나 나비가 통 사양하는 바람에 원이 직접 단아의 별궁으로 간다. 원은 단아의 상처를 걱정하는 척 나비의 상처를 확인하려한다. 나비 대신 단아가 차를 대접하러 잠시 자리를 비운다. 원이 나비를 걱정하자 나비는 상관하지 말라며 매몰차게 굴었고, 원은 폭발해서 나비에게 내 것이라며 억지를 쓴다. 나비는 인기척을 느낀 듯 갑자기 밖으로 나가려하고, 아무도 없다고 보고한다. 아무도 없다면서 들어오지 않는 것이 이상해서 원도 밖으로 나가보았는데 나비는 온데간데 없었고 단아가 가져오겠다던 차만 놓여져 있었다. 원은 그 다음날 아침까지도 단아의 별궁에서 두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관이 원을 찾아오자 드디어 별궁을 나가고 미복 잠행을 나간다.

홍은 서화전에 맡겨둔 그림값을 아직도 찾아가지 않았다. 그림값을 찾아갔다면 홍이 서화전 근처에 있다는 뜻이니 홍을 찾아서 나비를 향하는 감정을 나누고 상담을 하고 싶었다.

활 연습을 하러 가다가 서서의 태자와 나비가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한다. 태자가 나비에게 노리개를 주자 화살로 깨뜨린다. 심기가 어지럽다며 활 연습을 취소하고 처소로 돌아간다.

원이 선우서인을 감춰둔 곳은 다름아닌 원의 처소였다. 반란군이 올 때까지 원은 아무도 없는 척 처소에서 불을 켜지 않은 채 기다리고 있었다.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고 잠입한 일당 역시 겨우 셋에 선우서인을 업고 있어 거동도 훨씬 불편했지만 비영팔무와 군인들이 놓쳐버려 분개한다. 원은 어머니에게 불려가 단아의 처소에 그동안 드나들었던 것을 문책받는다. 원은 밤 사이 자객이 들었는데 아들의 안위를 걱정해주는 것이 먼저이며 어머니가 그렇게 원하던 영상의 딸의 처소라며 반항한다.

3.2. 15 ~ 28화

갑자기 어머니가 쓰러진다. 특이하게도 몸은 굳어 움직일 수 없는데 정신은 또렷하고, 더욱 묘한 것은 유자겸이 그곳에 함께 있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어머니의 상태를 보러온 원에게 시국이 어지러울수록 원의 편을 더욱 만들어가야한다며 어머니가 썼다는 간택 교지를 들이밀었다. 분명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모든 상황이 너무나 절묘하게 돌아갔고 원은 그런 유자겸에게서 수상함을 느낀다. 유자겸에게 직접적으로 자신의 편이 되어주겠다는 뜻이냐며 물었을 때도 그저 통촉[19]해달라는 말만 할 뿐 확신을 주지도 않았다. 원은 유자겸이 내미는 간택 교지를 믿을 수 없다며 친간[20]으로 레이를 간택하는 융단을 내린다.

하지만 얼마 후 왕자가 사망하고, 조사 끝에 나온 사인은 독살이었다. 이 일로 레이가 미쳤다는 소문이 돌았고, 유자겸은 이 소문을 빌미 삼아 현빈의 폐출을 주도한다. 백관들도 유자겸에게 전부 붙어 레이를 폐출하라는 상소를 너도나도 올린다. 아이를 잃고 심신이 약해지는 것은 당연하다며 레이를 감싸주었지만 하필 레이가 무월지에 몸을 던진 것을 본 목격자까지 대거 나오면서 현빈이 정말 미쳤다면 그때는 폐출을 시키겠다며 백관들을 데리고 레이의 처소로 향한다. 원이 레이의 처소에 도착하자마자 보란듯이 레이가 왕자를 찾으며 쓰러지듯 넘어진다. 그러나 아무리 보아도 원의 눈에는 아이를 잃은 가여운 여인일 뿐이었다. 두서 없이 아이를 찾는 레이의 말 속에서 옹주를 돌려달라는 말을 귀담아듣고 옹주에 대해 캐묻는다. 이때 백관들이 원과 레이의 허락도 없이 레이 옆에 있으면 옹주가 위험하다는 이유로 옹주를 레이와 분리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원은 격노하여 백관들의 입을 다물게하고 레이에게 가위바위보 내기를 먼저 청하여 레이의 소원[21]을 들어준다. 눈치 없이 입을 연 백관 하나를 본보기로 처형함으로써 강경한 태도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상소는 빗발쳤고 조정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것은 원도 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현빈의 간택만은 취하했다.

나비를 보고 싶어 나비의 처소 앞에서 잠시 갈등하지만 나비는 원을 반기지 않을 것이 뻔했고, 원은 차가운 나비보다는 따뜻했던 홍과의 추억을 떠올리려 비화림으로 잠행을 나간다. 홍이 그려준 날개가 사라졌다며 우울해한다. 단아의 처소에 갔다가 단아가 새를 잡겠다며 나무를 타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결국 원이 나무 밑에 모이를 뿌려 새가 알아서 내려오게 한 뒤 소쿠리로 잡아서 단아에게 준다. 단아는 그 새를 도로 원에게 돌려준다. 사실 단아는 원이 잠행을 좋아하는 것이 궁을 답답하게 여겨서 일지도 모른다고 여겼고, 그래서 원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싶다는 마음을 전하려 새를 잡아주려했던 것이다. 원은 날개가 있어도 새장안에 가둬버리면 날개가 소용이 없다며 새를 풀어준다. 그래도 자신의 기분을 정확히 읽고 순수하게 마음을 전해오는 단아에게 큰 위로를 받았고[22], 소원을 하나 들어주겠다고 한다. 뜻밖에도 단아의 소원은 처녀단자를 물리고 궁을 떠나는 것이었다.

하지만 원은 단아의 처녀단자를 물려주지 않았고 궁 밖으로만 나가게 해준다. 이유는 단아의 교전비로 와있는 나비 때문이었다[23]. 단아와 원은 서로 궁이 싫다는 동질감을 공유한다. 원이 꼭 나가야겠냐고 되묻자 단아는 자신이 원의 곁을 떠나야만 원이 더 행복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진짜 할 말은 따로 있는 듯 했는데 결코 입 밖으로 내지는 않았다. 원은 단아를 보는 듯 너 없이는 행복할 수 없다고 하지만, 단아에게 하는 말이 아니라 나비를 향해 하는 말이었다. 단아는 곧바로 그것이 나비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을 눈치채고 나비의 행복을 위해 나비를 놓아달라고 말한다. 그런 말을 하면서도 단아는 정작 원의 옷을 꼭 잡고 있었다. 단아는 원이 자신을 도저히 보아주지 않으니 단아라도 잡는 것이고, 한 번만 보아준다면 자신과 유자겸에게서 원을 놓아주겠다고 말한다. 원은 단아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했는지 한 번은 봐주겠다며 단아를 놀이판으로 끌고 간다. 원이 걸 돈이 다 떨어지자 서화전에 맡겨둔 그림값을 도로 찾으러 간다. 그런데 홍이 그림값을 방금 막 찾아갔다는 소식을 듣고는 홍이 근처에 온 것 같다며 진심으로 좋아한다. 단아에게 함께 홍을 보러가자고 하는데, 이때 포졸들이 단아를 왕자 독살범으로 지목하고 체포한다. 원은 순수하다 믿었던 단아에게 잠시 혼란이 온다.

단아를 향하는 혼란이 가라앉고, 진짜 단아는 원이 알던 단아가 맞을 것이라 믿지만 진짜 배후가 유자겸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단아를 모질게 추국한다. 유자겸이 최소한 아비라면 단아를 추국했을 때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단아가 저자에서 원에게 말하려다 만 것을 입 밖으로 내게 만들 목적도 어느 정도 있었다. 그래서 단아가 아는 진실을 입 밖에 내면 단아를 즉시 풀어주려 했다[24]. 그러나 단아가 도통 입을 열지 않았고 결국 날이 저물때까지 추국이 이어졌다. 그날 밤 나비가 오랜만에 원을 먼저 찾아왔다. 나비가 원에게 올 때면 그 이유는 늘 단아 때문이었다. 나비는 단아의 결백을 주장했다. 원도 마찬가지였으나 하루 아침에 아들과 어머니를 잃었고, 그 배후로 유자겸이 가장 유력한데 유자겸이 죄를 지었다는 증거는 도무지 나오지 않으니 마침 누명을 쓰게된 단아라도 이용해야 했다. 나비 역시도 원의 이런 사정을 듣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원의 예상대로 드디어 유자겸이 근신 처분까지 어겨가며 원을 찾아왔다. 유자겸은 모든 증거가 정황 증거[25]일 뿐, 단아가 명백히 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며 결백을 주장한다. 그러나 유자겸이 결백을 주장하며 댄 근거는 원도 아는 사실이었고, 원에게는 어차피 유자겸의 자백이 아니면 아무것도 필요 없었다. 유자겸에게 단아가 했다는 증거가 없는 것은 맞지만 아니라는 증거도 없고 단아는 억울하겠지만 유자겸은 그 단어를 쓸 수 없다며 유자겸을 가볍게 상대한다[26].

왕자를 살해한 범인이 갑자기 자수를 했는데, 그 범인은 나비였다. 때맞춰 유자겸과 유자겸과 한 편을 먹은 작자들이 들어와서 나비를 엄하게 추국할 것을 간언한다. 레이를 왕후로 삼겠다는 간택을 철회할 수 밖에 없던 것과 상황이 같다며 내심 화가 났으나 그 때처럼 대신들의 말을 강하게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단 "엄하게 추국하라." 는 명령을 내렸다. 그 날 밤, 후드를 뒤집어쓴 사람들을 데리고 나비가 갇힌 감옥으로 갔고, 그곳에 있던 단아는 처소로 보냈다.

3.3. 29 ~ 46화

원은 믿기지는 않겠지만 이게 최선이었고 나비가 하필 적이라며 슬퍼한다. 진연을 버리고 자신에게 온다면 무엇이든 다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그러자 휘는 "그러면 진연세자에게 이 나라를 주십시오." 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하면 내 곁에 있어주겠냐고 원이 묻자, 그리 해도 자신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원은 그렇다고 대답했다면 당장이라도 나비를 풀어주고 지켜주고 목숨까지 내어주었을 것이라며 괜히 웃어보인다. 그때 바닥에 있는 은장도가 눈에 들어온다. 단아가 나비를 구해주려고 했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도망'이라는 말을 연상했을 때 사람들이 다들 자신을 떠나려한다는 것에 울컥했는지 도망치려고 했으니 둘 중 하나는 죽어야 궁을 나갈 수 있다고 선언하고 나비 곁을 뜬다.

심경이 많이 복잡했는지 영생전[27]에 간다. 아버지의 어진 앞에서 자신은 아버지처럼 지키고 싶은 것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상처만 주게된다며 어떻게 지켜야하냐고 한탄한다. 이때 단아가 원을 만나러 영생전으로 들어온다. 정신을 차리자마자 자신을 탓하러 왔냐는 물음에 단아는 탓하지 않는다고 답한다. 단아는 원에게 몇 마디 위로[28]를 건넨다. 단아는 원에게 두 가지 청을 한다. 그동안 단아와 아버지, 원 때문에 상처받았을 나비를 위해 진범을 꼭 잡아줄 것, 그리고 아버지에 관한 진실을 전부 말할테니 아버지를 파직하고 함께 유배를 보내달라는 부탁을 한다. 원은 단아의 변화와 변하지 않는 진심에 당황하면서도 미안함을 느낀다. 원은 살면서 고개를 숙이거나 사과를 하지 말라는 가르침을 받으며 컸고 그 가르침에 따라 살았다. 원은 살면서 처음으로 단아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꺼내게 된다.[29]

영생전을 나가자마자 레이와 마주친다. 레이에게서 왕자 독살의 배후가 황세련이라는 걸 듣고 황세형 부녀를 거열형에 처했다.

3부 32화에서 어머니에게 문안을 간다. 어머니에게 진범은 잡았지만 진범을 잡는다고 너무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준 것과 유자겸에 오히려 빌미를 제공한 것을 자책한다. 이어 왕좌를 얻었지만 그저 누워있을 뿐인 어머니에게 건강을 빌면서도 원망도 함께 표출한다. 그때 어머니가 입을 움직이는 것을 보고 급히 어의를 부른다. 어의 덕에 어머니는 스스로 말할 수 있게 되었고, 대비를 병석에 눕게 한 범인이 유자겸이라는 걸 듣는다. 급히 유자겸을 궁으로 불러들여 부대시참을 명하고, 그동안 단아와 나비는 처소에 감금하라는 명령을 내린다[30]. 유자겸의 여죄가 밝혀지는 바람에 단아의 청을 들어줄 수 없게 되어 속상해한다.

어머니는 치료를 더 받기 위해 다시 병석으로 이동한다. 아직 여독이 남아있는데도 원에게 기를 쓰고 진연이 남았다는 경고를 한다. 원은 오히려 담담하게 진연과의 싸움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마 의원은 원에게 이제라도 바로잡으면 된다고 조언하지만, 원은 그러기엔 너무 늦었다며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이 모든 것을 얻든지 잃든지 둘 중 하나라며 비장함을 보인다. 피 냄새를 지우고 괴로움도 달랠 겸 혼자 술을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반란군이 처들어왔다는 보고를 받았다. 원은 진연이 드디어 왔다며 매우 설레한다. 상선은 상황이 워낙 혼란스러워서 지원군이 제 때에 올 걸 기대하기 어렵고 대비와 옹주는 비영팔무가 데리러 갔으니 안심하고 일단은 피신하라고 말한다. 그러나 원은 말을 듣지 않았고 싸우겠다고 단호하게 거절한다[31]. 어차피 동생에게 물어볼 것도 있고 지금과 같은 10년을 보내고 싶지 않다며 남아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다 별궁 쪽에 불이 났다는 보고를 받고는 별궁에 갇혀 있을 나비가 걱정되어서 혼자 별궁 쪽으로 가서 반란군이 별궁으로 가지 못하도록 지키고 있었다. 그곳에서 붉은 달과 반란군이 함께 쳐들어오자 화살을 쏘아서 싸움을 청한다. 검에 서투르면서 활을 내려놓고 검을 잡아 동생과 싸우기 시작하는데[32] 술에 잔뜩 취해서 안그래도 검을 잘 못쓰는데 더 못 쓴다. 이때 붉은 달의 탈이 벗겨지고, 붉은 달의 탈 뒤에는 홍이 있었다. 홍이 진연 세자라는 사실을 알게된 원은 홍을 향해 절규한다. 배신감에 휩싸여 홍과 몸싸움을 벌이다 홍이 갖고 있는 향갑 노리개와 팔에 난 화상 자국[33]까지 봐버리고, 홍=붉은 달(진연세자)=나비라는 사실까지 전부 알게 된다. 그동안 홍에게서 나비 얼굴을 종종 보았던 것은 착각이 아니었던 것이다. 혼란스러운 마음에 현실을 부정하며 나비가 있어야할 별궁으로 향한다. 나비는 당연히 별궁 안에 없었고 또다시 홍에게서 나비의 얼굴을 보면서 결국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나비가 진연세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그동안 나비가 자신을 죽일 때 망설였던 이유도 바깥에서 홍의 이름으로서 정을 쌓았던 원이 왕이라는 사실을 알아버렸기 때문이었다. 자신과 어머니 윤연리 때문에 모든 걸 잃고 11년 동안 복수를 위해 절치부심했을 나비에게 "나는 너만 있으면 됐는데 넌 나만 아니면 되었던 거구나."라고 허탈한 듯이 말했다. 그러다 마침 자신의 발밑에 있는 검을 본 그는 검을 잡은 뒤 일어나 이제는 망설이지 말라면서 둘 중 하나는 죽어야만 끝나는 싸움을 청한다.

하지만 홍이 덤벼들었을 때 왼쪽 배에 중상을 입었다. 이때 홍이 자신을 죽이는 걸 지금도 망설이고 있다는 걸 알고는, 이리 마음이 여린데 그 모진 세월을 어찌 견뎠냐며 오히려 홍을 위로한다. 당황한 홍이 왜 공격하지 않았냐고 소리치자 머리를 쓰다듬어주면서 자신을 죽이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다시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라고 독백하면서도 마지막으로 한 번만 안아보고 싶다며 그대로 포옹했다. 칼이 배에 꽂힌 상태였기에 포옹한 건 부상을 입은 곳에 칼이 더 깊게 들어가게 만들었고 아예 홍의 칼이 배에서 등까지 관통하면서 곧 사망했다. 사실상 자살한 것이나 다름없다.

진원왕 사후 진적왕으로 즉위한 진짜 진연세자의 정체가 밝혀지면서 이휘는 세간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진연세자의 대역으로 나선 인물로 이원이 사랑한 유향루의 기생인 나비이자 진연세자는 처음부터 모든 게 가짜[34]였다는 게 드러난다. 그러나 이휘의 진정한 정체는 진연세자의 쌍둥이 동생이라는 반전이 다시 나오면서 결국 이원과 이휘는 이복형제가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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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도박의 일종. 돈을 올려놓은 숫자판의 숫자를 맞추면 10배, 색만 맞춰도 건 돈의 2배를 따낼 수 있다.[2] 남해표국 남가의 장남 양헌.[A] 유단아[B] 흑랑[5] 차가웠던 과거 속 유일한 안식의 기억이라고 한다. 차가웠던 과거를 떠올릴 때, 아버지와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진연세자를 뒤에서 서럽게 쳐다보는 장면이 나온다. 아버지를 사랑했고, 아버지도 원을 사랑한 듯하지만 진연세자만큼의 관심과 사랑을 주지는 않았던 듯하다.[6] 후일담에 따르면 월영화와의 술내기에서 졌다고 한다.[7] 원의 붉은 머리색과 석양 때문에 '붉은 달'이 생각나 그냥 말한 것이다.[8] 동생이 태양은 필요 없고 지금 왕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이 가장 결정적이었다.[D] 휘 또는 홍.[10] 받는 정이 부족하고 끊임없이 정을 요구하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원의 성격상, 두 사람의 신뢰가 의미 있었을 것이다.[D] [12] 현빈은 꽃을 꺾어서라도 반드시 가져보겠다고 했고, 홍은 꽃이 다칠까봐 멀리서 지켜보겠다고 했다.[13] 눈에 혈관이 다 설 정도로 단아에게 마음을 열었다. 나비처럼 집착의 대상이 아닐 뿐, 단아 역시 원의 벗으로서 원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14] 유자겸.[15] 나비를 찾을 수 있다면 향주를 죄다 불태워도 상관없다고까지 생각한다.[16] 가국의 임시 국립의료기관.[17] 비영팔무의 일원.[18] 나비, 그리고 나비가 원하는 것(가국)[19] 아랫사람의 형편 등을 헤아려 살피는 것. 원의 질문에 대한 대답이 전혀 아니다.[20] 왕이 직접 왕후를 간택.[21] 옹주와 함께 있게 해주는 것.[22] 유자겸을 닮지 않아 못되지 않은 것에 답답함, 고마움 등의 복잡한 감정을 느낀다.[23] 나가기 전에 원이 나비도 함께 가야한다며 고집을 부린 모양이다.[24] 원 역시도 단아가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고, 단아가 유자겸을 전혀 닮지 않은 순수한 사람이기에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그저 사랑받고 사랑하며 사는 것이 꿈인 원에게는 더욱). 그러나 왕자를 죽인 죄는 연좌제를 적용할 수도 있을 정도로 큰 죄이며, 대비가 몸져 누운 것도 유자겸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었다. 단아 역시도 함구하는 것만은 죄가 없다고는 할 수 없었다. 무엇보다 진연으로부터 가국을 지키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괴로워도 추국했다. 그래서 단아가 빨리 아는 것을 증언하길 바랐는데 그러지 않아 더 힘들어했다.[25] 단아가 심었다는 독초 때문에 단아가 의심을 받고 있는데 사방이 트인 정원에 심은 독초가 단아가 심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단아가 현빈의 처소에 자주 드나든 것은 사실이지만 늘 현빈이 먼저 요청했기 때문이었다.[26] 유자겸이 없으니 할 일이 많다며 그동안 얼마나 수고해주었는지 실감했으니 이제 그만 푹 쉬라고 제대로 비꼬았다.[27] 역대 왕들의 어진을 보관해두는 곳.[28] 죄를 지은 아버지 탓도 있고 진실을 알고도 침묵한 자신의 잘못도 있고 자신 역시도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며 살아왔다, 인간은 누구나 그런듯 하니 자책하지 말라고 했다.[29] 단순히 결백한 단아에게 고문을 내렸기 때문인것도 있지만, 그러면서도 원을 전혀 원망하지 않고 오히려 원을 위로하고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으려 했다. 단아는 원의 곁에서 사는 것을 누구보다 원했는데 원의 곁을 포기하기까지 했다. 일반적이지 않은 순수함과 용기, 따뜻함이 결국 원에게 닿았고 미안함의 감정을 입 밖으로 내게 만든 것.[30] 나름대로 유자겸의 처형으로 상처받을 두 사람을 지키려고 내린 결론이다.[31] 한 나라의 군주로서는 목숨을 보전하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몸을 숨기는 것이 맞지만 원은 진연과 직접 결판을 내려고 결심했기 때문.[32] 이와중에 탈을 쓰고 얼굴을 안보여준다며 서운해한다.[33] 나비는 3부 6화에서 단아를 보호할 때 엎어진 찻물에 왼팔을 데여서 화상을 입었다. 이원은 나비가 입었을 화상을 걱정해서 바를 약을 가지고 나비를 만나기 위해 단아의 처소에 방문했었다. 당시 저 약은 제대로 전해주지 못했으나 3부 39화에서 밝혀진 것에 따르면 얼마 후에 우연히 나비랑 만났을 때 이원이 직접 왼팔에다 약을 발라줬다. 게다가 나비의 팔에 난 화상자국이 나비 모양이었다.[34] 이휘의 진짜 신분은 금군별장 이하의 외동아들로 어릴 때 진연세자를 닮아서 그를 지키기 위한 대역으로서 입궁한 아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