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5-11-06 15:33:53

엔조 아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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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작중 행적3. 평가

1. 개요

Enzo Aguello

영화 대부의 등장인물.

영화판 배우는 가브리엘 토레이(Gabrielle Torrei), 한국어 더빙판 성우는 성완경.

2. 작중 행적

시칠리아 출신 이탈리아인.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이탈리아군이었지만 포로로 붙잡혀 미국으로 끌려왔는데[1], 전쟁 중이라 노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한 미군 측에서 포로들을 노동력으로 활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엔조 역시 가석방 되었으며, 이후 뉴욕에서 제과점을 경영 중인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 '나조리네 피텔리'가 운영하는 제과점에 취직해 일하게 된다.

엔조는 제과점에서 열심히 일하며 나조리네의 신임을 얻게 되고, 이 과정에서 나조리네의 딸 카테리나와 진지하게 사귀는 사이가 되어 결혼까지 약속하게 된다. 그런데 전쟁이 끝나자 포로 신분인 엔조는 이탈리아로 돌아가야 할 운명에 처하는데, 이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2] 나조리네가 영화 초반 코니의 결혼식이 진행되는 도중 비토 콜레오네에게 찾아가 엔조에게 미국 시민권이 발급 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청탁을 하게 된다. 그리고 비토는 "은혜"를 베풀어 엔조가 합법적으로 미국에 남을 수 있게 미국 시민권을 쉽게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3][4]

이후 비토가 버질 솔로초의 부하들에게 저격을 당해서 중태에 빠져 병원에 입원하자 병문안 겸 시민권들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준 감사 표시를 위하여 밤중에 꽃을 들고 방문하였다. 마침 병원에서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암살 위협에 맞서 경호원 하나 없는 상태에서 홀로 아버지를 지키고 있던 마이클 콜레오네와 만나게 되었고, 마이클이 "(병문안은 고맙지만) 이곳은 위험하니 돌아가라" 라고 했지만, "그렇다면, 더욱 여기에 있어야 겠군요. 당신의 아버지를 위해서요." 라며[5] 자신도 마이클을 도와 비토를 지키겠다는 뜻을 밝힌다.[6]

엔조는 마이클의 지시에 따라 병원 앞에서 마이클과 같이 무장하고 있는 경호원이 배치되어 있는 것처럼 연기하여 비토를 암살자들로부터 지켜내는 엄청난 공을 세우게 된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이었기에 암살자들이 떠나자 담배에 불도 제대로 못 붙일 정도로 벌벌 떠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7][8] 반면 마이클 또한 당시에는 여전히 패밀리의 일에 관여하지 않는 평범한 젊은이였음에도 손을 전혀 떨지 않고 침착한 것도 포인트.[9] 이후 경찰이 도착하자 마이클에게 등을 떠밀려 급히 현장을 떠난다.[10]

이후 1950년대에 사장 나조리네가 은퇴하자 그의 빵집을 이어받게 되었고, 훗날 마이클이 자신을 도와 아버지를 지켜준 은혜를 잊지 않고 챙겨주어 라스베이거스에서 콜레오네 패밀리가 운영하는 최고급 호텔들 중 하나의 주방장으로 일하게 된다.

대부 3부에서도 간접적으로 언급되는데, 마이클이 성 세바스찬의 성직을 받을 때 축하연에서 엔조 베이커리의 이름으로 거대한 케이크를 보내면서 다시 언급된다. 목숨을 걸고 마이클을 도와 비토에게 받은 은혜를 갚은 덕분에 패밀리의 보호 아래 계속 잘 지내고 있음을 인증한 것.

3. 평가

엔조의 등장 분량은 짧지만, 조직원이 아닌데도 콜레오네 패밀리 역사상 전무후무한 대위기 상황에 결정적인 공을 세워 강한 인상을 남긴 인물이다. 소니 콜레오네의 한심한 관리 능력으로 비토의 곁을 지키던 인원들이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던 병원을 적대 조직의 히트맨들이 습격해 비토가 결국 암살을 당하고 마이클도 죽음을 당했을 경우 아직 후계 절차도 밟지 않은데다 성격과 역량 모두 대조직의 보스로서 미흡하기 그지없는 다혈질의 소니 콜레오네[11]와 돌발적인 전시 상황에서 기대 이하의 판단력을 보인 톰 헤이건으로는 콜레오네 패밀리의 궤멸을 막을 수 없었을 것이다.[12][13]

만약 뉴욕 정, 재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던 비토 콜레오네라는 거물이 사라질 경우 콜레오네 패밀리는 강력한 후원 세력을 일시에 잃어버려 힘이 크게 약화될 것이 뻔했고, 소니와 톰의 역량으로는 배후에서 일을 꾸미던 노련한 바지니 일당의 공세를 막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뭣보다 소니와 톰은 조직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배신자의 정체도 오판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다른 쪽에 붙었을 거라고 의심했던 클레멘자와의 사이가 틀어지며 조직의 와해가 더욱 심해졌을 수도 있고, 반대로 콜레오네 패밀리의 창립 멤버였고 독립적인 조직을 가질 수 있도록 허락 받았던 살 테시오는 실제 상황보다 좀 더 일찍 돈 바지니 쪽에 붙었을 가능성이 높다.[14]

게다가 마이클이 아무리 전쟁 영웅이었고 군 복무 경험이 있다 한들 그 시점까지는 콜레오네 패밀리와 아예 무관한 대학생에 불과했으며 엔조의 도움 없이 혼자서 비토를 지키고 있었다면 마이클 혼자만으로는 히트맨들의 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비토와 함께 살해되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엔조의 도움으로 비토의 생명을 지켜 낸 덕분에 콜레오네 패밀리는 위기를 넘기고 바지니의 음모를 파악해 훗날의 대책을 세워 둘 수 있었으며, 마이클이 비토의 후계자로 성장하여 패밀리가 융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귀중한 시간을 벌게 되었다.

즉, 아무리 마피아와의 관계에서 입은 은혜가 무겁다 하더라도, 엔조는 그 개념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용기 있는 행동으로 '비토 콜레오네의 암살'이라는, 콜레오네 패밀리가 한순간에 붕괴될 수 있는 비극의 가능성을 차단하는 결정적인 공을 세운 것이며[15] 당연히 적대 패밀리에서 파견한 히트맨들의 손에 비토와 함께 죽을 수 있었던 마이클의 생명도 구한 것이다. 마이클이 자신의 평생 동안 두고두고 엔조를 후하게 대접한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1] 정황상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포로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2] 원작 설정에 따르면 나조리네는 엔조가 일을 잘 하는 것과는 별개로 딸과 눈이 맞은 건 살짝 못마땅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엔조가 이탈리아로 송환될 위기에 처하자 아내와 딸이 말 그대로 극딜(...)을 퍼붓는 바람에 등 떠밀리다시피 비토에게 청탁을 부탁하게 된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건 표면적으로 그런 거고 사실은 딸이 썩 예쁘게 생기지 않아 시집이나 갈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던 차에 엔조와 결혼까지 약속하게 된 걸 보고 지금 엔조를 안 붙들면 평생 자기 딸이 시집 못 가게 될 까봐 전전긍긍하고 있었던 것이다(...)[3] 여기까지만 보면 비토와 나조리네 사이의 각별한 우정이라고 볼 수 있으나, 선견지명이 탁월한 비토는 앞으로 이탈리아 포로 출신들의 미국 시민권 청탁 제의가 많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 아예 이걸 전문으로 처리할 팀을 만들도록 지시한다.[4] 대부 소설 원작에 따르면 비토와 나조리네는 굉장히 돈독한 관계라고 한다. 비토가 뉴욕에서 장사하는 제과업자들의 조합을 만들어 조합회비를 받는 대신 그들을 보호해줬는데, 나조리네는 꼬박꼬박 상납하는 식으로 자신의 말을 잘 들으니 평소에 좋게 봤다고. 덕분에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 설탕 품귀 현상이 일어나 다른 제과점들이 경영난에 허덕이며 하나둘씩 망할 때 나조리네는 비토의 빽을 통해 설탕을 풍족하게 공급받아 큰 돈을 벌었다.[5] 짧은 대사지만 상당히 임팩트가 있으며 그 뒤에 마이클과 함께 경호원으로 위장해 히트맨들의 접근을 막는 것 역시 오래도록 회자되는 명장면이다.[6] 엔조는 제빵업에 종사하는 평범한 사람이지만 콜레오네 패밀리가 하는 일을 당연히 잘 알고 있으며, 그들이 위험하니 돌아가라고 말하는 것은 목숨을 내놓을 만한 위험에 놓인 상황임을 당연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영화 첫 장면에서 비토가 베푼 은혜를 망설임 없이 목숨으로 갚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비토가 베푸는 '호의'를 받은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무게감을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장면.[7] 다만 이 때 갑작스럽게 처음 경호원 연기를 한 상태다 보니 사진에서 볼 수 있듯이 꽃다발을 들고 마중 온 것이라 경호원 연기를 할 때도 꽃다발을 들고 서 있는 바람에 마이클이 그 모습을 보고 꽃다발을 집어 계단 아래로 던져버린다.[8] 이 장면에는 뒷얘기가 있는데 엔조 아겔로 역의 가브리엘 토레이는 영화 촬영이 처음이라 실제로 엄청 긴장한 상태였고 손을 벌벌 떨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도 연기가 아니라 실제로 긴장이 안 풀려서 그런 거였다고 한다.[9] 다만 마이클은 자원 입대 후에 태평양 전쟁에 참전하여 전쟁에서 크게 활약해 그 공훈이 유명 잡지인 LIFE지에 실릴 정도로 대단한 전쟁 영웅이었다. 하지만 엔조 또한 시대상황을 보면 북아프리카 전선에서 싸운 참전자였는데도 엔조만 벌벌 떤 것을 생각하면 소니의 말대로 마피아의 일이 1마일 밖에서 적군을 향해 사격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일인 것을 보여주며, 그와 동시에 마이클이 이쪽 업계에 매우 적합했던 인물임을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다.[10] 사실 그가 받은 미국 시민권은 이런저런 불법적 위조를 통해 받은 거나 마찬가지라 경찰에게 잘못 걸리면 엔조의 시민권이 트집을 잡힐 수 있는 가능성은 물론이고, 콜레오네 패밀리가 엔조의 시민권 발급에 대해 손을 댄 부분들까지 들통날 수 있어 빠르게 도망치도록 한 것으로 보인다.[11] 비토가 습격당해 중태에 빠져 병원에 입원해 있다는 소식을 듣고도 아버지의 병원을 지키는 인원들이 제대로 배치되어 있는지, 병원 주변 상황은 어떤지 제대로 신경을 쓰지 못하고 상황 파악에 실패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차기 보스 후보로서 일단 조직을 재정비하여 안정시키고 냉정하게 현재 상황을 판단해야 하는데도 당장의 보복에만 정신이 쏠려 타탈리아 패밀리를 냅다 습격해 브루노 타탈리아를 사살해 버리는 실책을 저질렀다. 훗날 마이클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치밀한 계획을 세운 후에 이른바 피의 세례식에서 돈 바지니를 포함한 5대 패밀리 보스를 일거에 끝장내버리고, 나아가 조직을 배신한 살 테시오와 매제 카를로 리치까지 후환의 여지를 남기지 않기 위해 제거해 버리는 모습과 비교해 보면 보스로서의 역량과 과단성에서 극명한 대비를 이룬다.[12] 톰 헤이건은 애초에 비토를 암살하려 한 솔로초에게 붙을 것을 제안했을 정도로, 좋게 말하면 온건파로서 안정적인 대책들을 내놓는 데에는 소양이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마피아로서는 소심하고 베짱이 없다는 게 탈이다. 냉철하고 신중하면서도 대담성과 과단성 까지도 겸비한 마이클과는 심히 대비되는 점이다.[13] 물론, 기본적으로 톰 헤이건은 조직의 변호사로서 참모 역할과 조직 사업에 따라오는 법적인 부분의 리스크를 없애는 역할에 어울리는 지식인이었을 뿐, 여차했을 때에 앞장서는 전투원이나 행동대장 격의 인물이 아니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14] 살 테시오가 훗날 비토가 사망한 직후 마이클의 역량을 못미더워해서 콜레오네 패밀리를 배신하고 바지니에 붙어서 화해를 주선하는 스파이 짓을 한 점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15] 버질 솔로초의 비토 암살 시도 당시, 암살자들의 총에 아버지가 무참히 피습당하는 것을 눈 앞에서 보면서도 당황해서 총을 떨어뜨리고 범인들을 놓쳐버린 것도 모자라 쓰러진 아버지에게 응급 조치도 취하지 않고 주저앉아 질질 짜기만 했던 프레도와 비교해 보면 더더욱 극명한 차이가 난다. 무장이라고는 하나도 없었고, 비토의 은혜를 입었다고는 하나 비토와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으며, 조직원도 아닌 일개 빵집 종업원인 엔조가 총으로 무장하고 있던 비토의 아들 프레도보다 패밀리에 더 엄청난 공을 세운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