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7-27 16:00:06

양날면도기/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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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양날면도기의 성능에 대해3. 안전면도기의 비용에 대해

1. 개요

이 문서에서는 양날면도기를 비판적인 관점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양날면도기에 도전했다가 다시 카트리지 면도기로 돌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50여 년 전 2중날 카트리지 면도기[1]가 세상에 등장하자 곧바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양날면도기를 버리고 카트리지 면도기로 갈아탔다는 사실이다. 이는 마치 만년필볼펜의 관계와 일치한다. 당시 2중날 카트리지 면도기의 성능은 지금의 다중날 제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조악한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2] 양날면도기 옹호자들은 "단언컨대 클래식 면도 맛을 본사람은 절대 카트리지 면도기로 돌아갈 수 없다."라고 말하지만 역사적 사실은 그와는 정반대였던 것이다. 다른 인터넷 동호회도 그렇지만 온라인 양날면도기 동호회에도 업계 관련 사람들의 글이 많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서 조금 비판적으로 바라볼 부분도 있는 것이다.

2. 양날면도기의 성능에 대해

일단 서두에 언급되었듯 카트리지 면도기에 비해 평균적으로 성능이 부족한 편이다. 거기다가 카트리지 면도기는 90년대를 기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기술 향상을 이루면서 더더욱 양날면도기의 입지를 좁혔다. 21세기 현대인이 양날면도기를 쓰는 이점은 가성비, 위생, 친환경 단 3가지 뿐이다.

일반적으로 절삭력과 피부자극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카트리지 면도기가 더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

우선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면도기의 절삭력과 피부자극은 트레이드 오프 관계에 있다는 점이다. 절삭력이 좋으려면 날이 날카로워야 하고, 피부에 밀착해야 하며, 여러번 절삭을 가해야 한다.

파일:안전면도기 절삭.gif
소위 말하는 '2중 날, 3중 날'은 면도기 헤드에 날을 2개 또는 3개 장착하는 것을 통해 한번의 손질로 '2, 3번의 칼질'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여러번의 절삭'을 의미한다. 당연하지만 이런 요소가 들어갈 수록 피부자극은 강해질 수밖에 없다. 즉 절삭력이 강할수록 피부자극이 심한 경향이 있고, 반대로 피부자극이 덜할수록 절삭력이 나빠진다.

서로 역의 관계를 가지는 두가지 요소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면도기를 찾게 된다. 면도기의 성능은 바로 이런 트레이드 오프 관계에서 얼마나 최적의 중간점을 찾아내느냐하는 점이다. 이를테면 오리지날 질레트 퓨전이나 도루코 페이스 7 등은 뛰어난 절삭력으로 유명하다. 5 ~ 7중날로 밀어버리기 시작하는데 장사가 없다. 그러나 반대급부로 피부자극이 너무 심해 인기가 없다.

반대로 쉬크 쿼트로는 정말 피부자극이 거의 없다. 하지만 '베이지 않는 면도기'를 표방하여 날에 수직으로 철사 안전망을 달아놓았기 때문에, 4중날이라는 이름에 무색할 정도로 절삭력이 약하다. '베이지 않는다.'를 표방하려면 피부에 날이 닿는 면적을 줄여야 하는데, 이를 안전망으로 실현했으니 절삭력이 약할 수밖에. 따라서 깔끔한 면도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인기가 없다.

인기를 얻고 있는 질레트 퓨전 프로글라이드/프로쉴드 플렉스볼 제품은 절삭력에 있어서 최고의 제품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절삭력과 피부자극 사이에 가장 적절한 타협점을 찾았기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현재 쉬크의 주력 상품인 쉬크 하이드로 시리즈[3]도 기존 쉬크 제품의 부족한 절삭력을 보완한 제품이다.

그런데 양날면도기는 일반적으로 카트리지 면도기에 비해 절삭력과 피부자극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절대 성능이 밀린다.

절삭력에서 보면, 양날면도기는 카트리지를 이기는 것이 '간단한 물리적 원리' 때문에 불가능하다. 카트리지 면도기는 최소 3중날 이상[4]이며,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는 한번의 손질로 3번의 칼질을 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단 칼질 횟수에서 밀리는데다, 카트리지 면도기는 헤드가 두텁기 때문에 피부에 밀착시키기 쉽다. 사람의 피부는 굴곡이 있기에, 외날로는 한번에 깔끔한 면도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카트리지 면도기는 날이 여러개가 있어 1번날에 안 잘린 수염이 2번날, 3번날에 잘리는 등 얻어걸리는 효과가 있다. 말 그대로 시중에서 굴러다니는 천원 내외의 도루코 페이스6 6중날 일회용 면도기면 수염 방향으로 한번만 밀어주면 어지간히 수풀이 자라지 않은 한, 별 자극없이 면도할 수 있다. 그렇게 한번만 밀어줘도 양날면도기보다 더 깔끔하게 밀리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한국인의 특성상 수염이 매우 굵고 색깔까지 검기 때문에 수염 뿌리까지 밀지 않으면 지저분해 보인다는 점이다. 때문에 5중날로 한번만 밀어도 되는 서양인들과 달리 한국인들은 수염의 역방향으로 몇 번 씩 밀다보니까 피부자극이 생기는 것이다. 깔끔한 면도와 피부자극은 역의 관계에 있는 것을 볼 때, 양날면도기가 피부자극이 덜하다는 점은 깔끔하게 면도되지 않는다는 점을 기본으로 깔고 얘기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피부자극' 면에서 양날면도기가 카트리지보다 우세할까? 안타깝게도 그러하지 않다. 양날면도기로 카트리지만큼 깔끔하게 면도하려고 같은 자리를 네 다섯 번 밀다보면 훨씬 극심한 피부자극에 시달리게 된다. 그렇게 심한 피부자극을 얻어가며 여러 번 민다고 해서 카트리지 만큼 깔끔하게 면도되는 것도 아니다. 양날면도기 문서의 3.3 항목의 그림에도 그 원리가 설명되어 있듯이 카트리지 다중날 면도기는 피부 속까지 수염을 깎을 수 있지만 양날면도기는 딱 피부면까지만 자르기 때문에 아무리 여러 번 밀어도 카트리지보다 깔끔하게 면도될 수가 없다. 피부자극만 심해질 뿐이다. 깔끔한 면도를 가장 우선순위에 둔다면 당연히 카트리지 다중날 면도기를 사용하는 것이 옳다.

일부 양날면도기 옹호론자들은 숙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은 양날면도기로도 카트리지 못지 않은 깔끔한 면도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숙련된 기술을 가진 사람이 실존하는가를 논외로 쳐도, 이런 숙련된 기술을 가지기 위해서는 정말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고 또 그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피를 흘려야 할 것이다. 게다가 양날면도기로 어느 정도 깔끔하게 면도하기 위해서는, 거의 20분에 걸쳐 조심스럽게 정교함을 들여 면도해야 한다.[5] 카트리지면 길어봐야 수분임을 고려하면 꽤나 심각한 시간낭비다. 시간도 결국 돈이다.

양날면도기 애호가들이 강조하는 점 중 하나가 카트리지 다중날 면도기로 피부 속까지 깎은 수염이 자라면서 피부 자극을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다. 인그로운 헤어 참고. 그러나 양날면도기는 카트리지 안에서 칼날의 각도가 고정되어 있는 카트리지 면도기와는 달리 사용자의 면도습관과 스킬에 따라 면도날이 피부에 닿는 각도가 제각각 달라지게 된다. 그래서 면도날이 높은 각도로 피부에 닿을 경우 자극이 적다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상당한 피부 자극을 줄 수 있다. 피부에 닿는 잘못된 면도날 각도의 결과는 최악의 경우 피부자극을 넘어 면도화상(Razor burn)으로 이어질 수 있다.[6] 양날면도기가 카트리지 면도기에 비해 피부자극이 적다는 건 사용자의 스킬이 충분히 숙련되었을 때라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피부 자극은 물론 카트리지 면도기에 비해 피를 볼 가능성까지 더 많은 것도 사실이다. 양날면도기를 가지고 잘못된 각도로 같은 자리를 여러 번 밀면 5중날 카트리지 면도기보다 더 극심한 피부자극에 시달릴 수 있다.

마일드한 양날면도기와 마일드한 날의 조합으로 각도를 잘 맞춰 면도하면 여러 번 면도해도 5중날 이상 카트리지 면도기로 한 번 미는 것 보다 피부자극이 적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다중날 카트리지 면도기 또한 쉬크 쿼트로처럼 피부자극이 매우 적은 제품이 있기 때문에 유의미할 정도의 영향력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안전면도기의 비용에 대해

흔히들 양날면도기의 가장 큰 장점으로 저렴한 비용과 위생을 꼽는다. 이는 가성비 있게 면도를 할때에는(면도기 본체, 가성비 교체용 면도날, 슈퍼/인터넷에서 값싸게 구매할 수 있는 쉐이핑 폼/젤/일반비누 등을 사용할때) 틀린 말이 아니다. 면도기 본체와 쉐이빙 폼은 카트리지 면도기를 사용하든 양날면도기를 사용하든 똑같이 필요한 물품이고,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도루코 안전면도날 기준으로 날 한개의 가격은 122.5원[7]에 불과하며, 대부분의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일회용 면도기의 평균가는 개당 300~350원대이다. 게다가 일회용 면도날은 부피가 매우 작아 쓰레기 처리 비용도 크지 않다. 취미나 수염이 억세고 많이 나는 체질이라 해외의 고가 면도기와 면도날을 구매해야하는 사람이 아닌 한[8], 비용과 수고면에서 상당한 이득을 볼 수 있다. 날을 자주 바꾸는것이 한 날을 오래 사용하는 것보다 위생적임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이전 문서의 서술에는 안전면도날 동호회를 기준으로 작성하여 비싼 면도용품과 해외의 고가 면도기, 고가 면도날이 반드시 필요한듯이 서술하였으나, 그것은 취미에 투자하는것이 당연한 동호회 기준이고, 실제 면도시에는 면도기, 날, 비누(또는 폼이나 젤) 정도면 충분하다.

다만, 취미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다를 수 있는데, 수입산 면도기, 면도솔, 면도비누, 셰이빙볼 등 본격적인 면도용품을 갖추는 단계에서는 상당한 지출을 하게 된다. 일반적인 매니아층이 사용하는 수입 면도기는 가격이 수만원에서 십만원까지 가며, 오소리털 솔 등이 포함된 쉐이빙 용품 세트는 수십만원을 호가한다. 이런 전문 면도용품은 면도기와 거치대를 제외하면 모두 소모품이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상당한 비용이 소모된다. 때문에 동호회나 양날면도기 매니아들이 하는 '멋드러진' 면도방식을 체험하고 싶다면 상당한 비용을 각오해야 하며, 이 비용을 모두 들인다고 해도 돈값을 못할 수 있다. 위 문단에 설명되어있듯이, 절대적인 절삭력은 양날면도기가 절대 다중날 카트리지보다 부족하다. 어디까지나 감성의 영역임을 잘 알아두어야 한다.



[1] 1971년 질레트 트랙 2가 출시됨.[2] 질레트를 필두로 끝없이 기술발전을 이룬 카트리지 면도기와는 대조적으로 양날면도기는 이미 기술적으로 완성되어 100여년의 역사동안 별다른 기술 혁신이 없어서 그렇기도 하다. 당장 질레트가 처음 개발한 시점에서 큰 틀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제자리걸음이다.[3] 기존의 철제 안전망을 없애고 스킨가드를 단 제품이다.[4] 외날, 2중날 카트리지도 존재하지만, 마니아층을 위해서 소량생산하거나 혹은 저가형으로나 명맥을 잇고 있다. 둘다 아니면 피부가 매우 민감한 소비자에게 날 갯수를 줄여 피부자극을 최소화한 것을 강조한다.[5] 남성의 얼굴 스타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전문 바버샵에 가면 뜨거운 물수건으로 수염을 불리고, 면도비누/폼과 전문 면도용품(외날면도기 등) 및 애프터케어까지 기본 30분은 잡아먹으며, 당연히 숙련된 기술자의 인건비와 시술에 쓰이는 각종 용품비용으로 큰 비용이 지출된다.[6] 물론 한 번에 많은 개수의 날이 피부에 닿는 카트리지 면도기도 면도화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자세한 건 Razor burn 으로 검색바람. 단 혐짤 수준의 사진이 많이 나오니 주의.[7] 23.10.12 쿠팡 최저가 기준[8] 사실 이런 체질은 카트리지 면도기를 쓰든 양날면도기를 쓰든 면도에 상당한 비용을 지출하게 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