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2-12-31 23:45:18

심판의 날(무한의 마법사)

심판의 날은 판타지 소설 <무한의 마법사>에서 나오는 사건을 일컫는 말이다. 마법사 아드리아스 미로를 천국이 계획하는 땅의 나라 침공을 막는 것을 목적으로 희생시킬지, 아니면 반려하고 다른 방법을 찾을 것인지 20인의 투표가 치러진 날이다.
20인의 위원회
삼황계종교토르미아 왕국
카샨 제국구스타프 제국진천 제국라미교요르교알페아스 마법학교토르미아 교사회국왕
아돌프
왕비
여황
테라제 미스트라
황제
구스타프 하비츠 16세
황제교황요라
아미움
교장
미르히 알페아스
회장
올리비아
사회인문역사철학예술제1급 사신들
?

1. 소개2. 영향3. 기타
"어째서……."
가올드는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어째서 그런 제약을 받아들인 거야!"
"내가 하지 않으면 모두가 죽어. 내가 누군가의 후계자가 되어 이 세계를 지킬 거야. 영광스러운 일이야."
"아니, 미친 짓이야! 그렇게 해서 너에게 남는 게 뭔데?"
"후후, 요르 교단의 신자께서 그런 말을 하면 안 되지.
좋잖아, 세상 모두에게 내 사랑을 줄 수 있다는 게."
-<무한의 마법사> 19권

1. 소개

최초로 앙케 라와 가이아인들의 전투가 거세게 몰아치던 원시 우주 당시부터 천국의 침공을 염려한 땅의 나라의 인류는 천국의 침략을 대비해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힘을 합칠 필요성을 느낀다. 이리하여 인류는 대(對)천국 조직인 성전을 조직하는 한편 성전의 지휘 아래서 여러가지 준비를 하기 시작한다. 크게 두가지로 작중 알페아스의 언급으로 나온 씽크탱크, 그리고 삼황계 중 카샨 제국의 테라제 여황이 주축이 되는 발키리 프로젝트가 그것이다. 씽크탱크의 주요골자는 알 수 없으나 발키리 프로젝트는 인류의 강자들과 기술을 모아 훗날에 침공할 천국의 군대들을 격파할 군단 '발키리'를 육성하는 것이었다.[1][2]

그러던 와중 시로네가 졸업반에 입학한 시점을 기준으로 19년전, 땅의 나라의 인류가 마법 학문을 체계적으로 정립하기 시작한 이래로 모든 한계점을 돌파한 최강, 최고의 천재 스케일 마법사 아드리아스 미로가 성전측의 눈에 띄게 되었다. 아드리아스 미로는 클래스 스리에 입학하고 개인 실험 도중 화재 사고를 내 1년을 정학 당했지만 그 전에 치러진 생존 테스트에서 최고 단계인 7단계 공겁을 알페아스 마법학교 건립 이래로 최초로 통과하게 되었는데, 그 같은 점에 성전측에서 주목했던 것이다.[3][4] 공겁을 통과했다는 것은 엄청난 극기를 가지고 있거나 화신의 힘이 강하다는 것 두가지 가능성만을 제시했을 뿐이지만[5] 미로는 졸업반 2년차 학생 시절에 시간에 간섭하는 스케일 마법을 활용하여 인류 최초로 유기질에서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방법을 익히는 등 과학적ㆍ스케일 마법적으로도 뛰어난 실력을 가지고 있음이 밝혀진다. 거기에 미로는 봉사와 성찰을 덕목으로 하고 대대로 구도자와 현자들을 배출해낸 아드리아스 가문의 핏줄이기에 거핀의 뒤를 이은 인류의 수호자 역할에 더없이 알맞았다. 미로 본인부터가 평범한 아드리아스 가문원이라면 대를 위해서라는 명목하엔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도 별다른 반발없이 받아들일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이런 희생은 아드리아스 가문의 방침과도 맞았기 때문에 미로는 귀족임에도 불구하고 가문원들이 항의를 하며 미로를 보호할 경우도 생기지 않았다.

오래전부터 땅의 나라를 천국이 있는 차원으로부터 보호해준 무한의 마법사 거핀이 스스로 광자계에서 이탈하기로 마음먹어 성전과 거핀이 후계자를 찾은 것인지, 아니면 아카식 레코드의 손아귀에서 벗어나야만 하는 상황과 맞닥뜨려 급하게 성전과 함께 후계를 찾게 된 것인지는 모르나 미로는 성전측과 계속 교류하며 천국에 다녀오는 등 인류의 생존이 등불 앞에 놓여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거핀이 스스로를 말소시키기 전 거핀과 만나게 된 뒤 거핀에게 감읍하여 스스로 거핀의 후계자가 되겠노라 다짐한다. 오로지 자신의 스케일 마법으로 만든 차원의 시공만이 거핀이 만들었던 차원 결계와 비슷한 수준의 효과를 내어 인류가 천국에 대적할 수 있을 힘을 기를때까지 시간을 벌 수 있다는 것을 깨달었던 것이다. 이 같은 작업을 위해 스케일 마법의 극의인 차원의 결계 '미로의 시공'의 필요했고, 미로의 시공을 시전하는 미로가 장기간 거주할 누구의 접근도 불가능한 고정점이 있어야 했다. 이 두가지를 준비하여 실행에 옮기는 것이 미로의 월 프로젝트였다.

미로의 실력으론 이미 차원의 결계를 펼칠 능력이 충분했다. 따라서 준비할 것은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장소를 마련하는 것이었는데 누구의 아이디어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미로는 천국과 인간계 사이의 차원에 자신이 들어가 차원 결계 마법을 시전하는 계획을 세운다. 이렇게 하면 미로가 중앙에서 시전한 차원 결계 마법 때문에 인간계에서도 미로를 암살하거나 결계 마법을 취소시킬 수 없고, 천국에서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평범한 방법으론 두 차원 사이의 지점에서 인간이 고정될 수는 없어 특별한 방안이 필요했다.

미로는 클래스 스리로 새로 입학한 서번트인 세인에게 자신의 처지를 털어놓고 그의 협조를 받아 난제 방정식을 적용한 마법 창고 이스타스를 설계하는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를 조직한다. 이스타스는 수없이 많은 난수를 창출하는 방정식으로 보호받는 마법 건축물로 설계자들만이 알고 있는 풀이법으로 돌파하지 않는 다면 건물 내에서 길을 잃게 되고 출입구로 돌아가게 된다. 학생의 수준은 물론이고 프로 수준에서나 볼법한 건축물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이조차도 궁극적인 목적인 '미로의 보호'를 감추는 위장 기능으로, 이스타스는 출입구 부근에서 콘트롤러를 소환해 마스터 키를 입력해야만 시공의 문이 열리는 이중장치가 설계되어있다. 현재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가 동아리 방으로 사용하고 있는 방을 두명의 설계자들만이 알고있는 마스터 키를 입력한 뒤 찾아가 문을 열면 미로가 있는 '미로의 신전'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또한 마스터 키와 내부 설계를 돌파할 수 있는 방정식의 해법을 알고 있다 해도 시공의 문은 극히 찰나의 순간에만 열리기 때문에 정확한 돌입 순서를 측정하기 위해 달인의 경지에 다다른 스케일 마법사가 필요하다.[6] 이같은 '난수를 적용한 내부 설계' + '마스터 키 시스템' + '스케일 마법을 터득한 최고수준의 마법사' 세가지 방어법을 적용한 이스타스 덕분에 땅의 나라측에서도 쉽사리 미로에게 접촉할 수 없었다. 설사 외부에서 이스타스를 파괴한들 마스터 키로 시공의 문이 활성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접근은 불가능하다.

이렇게 모든 것이 준비되자 미로는 최종적으로 미로의 월 프로젝트를 실행할 것인지 말것인지를 결정할 인류의 정상 20인의 투표를 기다리게 된다. 바로 이 투표일을 심판의 날이라고 칭하며, 거핀 리셋과 앙케 라 말소기의 세계를 다룬 본작에서 모든 사건들의 중심이 된다.

투표에는 인류의 대사를 결정하고 이끄는 삼황계, 종교 지도자 두명, 토르미아 왕국 인사 네명, 그리고 제1급 사신들 및 사회, 인문, 역사, 철학, 예술 등 세계 각 분야의 최고 권위자 열한명 도합 스무명이 모여 진행하였다. 다만 이는 역사에 아무런 오점이 없이 남기기 위한 방침으로 미로나 하비츠, 아미움의 태도를 보건데 이미 정세는 찬성으로 모여졌던 것으로 보인다. 토르미아 왕국이 왕국중에선 구왕국에 들 정도로 어느정도 힘을 갖춘 나라이긴 하나 네명이나 투표권자가 포함되었던 것은 순전히 토르미아 국적을 가지고 있는 미로에 대한 처분을 타국가들이 멋대로 결정했다는 모양새를 후세들에게 남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또한 당시 토르미아 왕국에서 알페아스보다 뛰어난 마법사들을 가지고 있음에도 알페아스에게 투표권을 준 건 알페아스가 아드리아스 미로의 스승이며 그녀가 다니는 학교의 교장이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올리비아는 20년 전은 모르나 작중 시점에서도 공인 2급을 달성한 뛰어난 마법사이기도 했지만 토르미아 마법 학교들의 전반적인 사항을 검토하는 교사회의 감사회장이었다. 이 둘은 학생으로서의 신분의 미로에 대한 처분을 대표할 수 있는 이들이었다.

투표는 기명 투표로 치러졌다. 개표 결과는 찬성 16표, 반대 1표, 기권 3표로 반대표는 알페아스 하나였으며 기권표 중 하나는 올리비아였다. 나머지 표는 밝혀진 바 없다. 이렇게 과반수가 찬성하여 미로의 월 프로젝트는 통과하기로 결정되었다. 투표가 치러지기 전, 아드리아스 미로를 소유하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 구스타프 하비츠가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가 결성된 직후 시기부터 미로에게 자신만의 인형이 되라는 조건으로 미로의 월 프로젝트를 취소시켜 주겠다고 끊임없이 구애를 하거나, 자신을 사랑했던 가올드의 진심어린 만류가 있었으나 아드리아스 미로는 모든 것을 뿌리치고 스스로를 인류를 위해 희생하기로 결정한다. 또한 가올드는 미로를 설득하는데 실패하자 투표를 막을 작정으로 요르 교단측의 대표자인 아미움에게 심판의 날을 저지해줄 것을 요청하지만 실패한다. 아미움은 요르 교단의 聖으로 추앙받을 정도로 종교 단체들의 고위 인사들 중 가장 인격적으로 뛰어나다는 평이 자자하였지만, 가올드가 아미움에게 무릎을 끓으며 자신의 영혼을 거둬가도 좋으니 친구인 미로를 구해달라고 간청한 것을 "신께서도 용서해주실 것이다."라는 입바른 소리와 함께 단번에 거절했다. 이렇게 심판의 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됐으며, 최초의 심판의 날은 맥클라인 거핀을 통해 리셋되고 거핀이 말소된 후인 거핀 말소기 우주에서 벌어졌다.

심판의 날에 대해 가올드는 미로의 희생 위에 인류가 살아있기 때문에 모든 인류는 이 시점부터 미로에게 원죄를 짊어지고 살아간다고 말한다. 유일한 반대표 투표자였던 알페아스는 이루말할 수 없는 잔악한 폭력행위라고 탄식하며 제자를 구하지 못했던 것에 아내를 잃었던 것 처럼 평생을 후회하게 된다. 20인의 투표에 참가한 것은 아니나 가올드와 미로의 친구인 세인은 서번트답게 한 명의 인생이 파괴됨으로서 셀 수 없이 많은 절대다수의 인류가 구원받아 더할나위 없이 이득을 보았으므로 궁극적으로는 매우 훌륭한 행사라고 말했다. 올리비아는 마찬가지로 마법사로서의 이지로는 이득을 본다고 판단하였으나, 인간으로서의 마지막 도덕심 때문에 찬성표를 던지지는 못하고 결국 기권표를 던진다.

앙케 라 말소기에서는 미로가 세상을 떠나게 되는 날 가올드가 미로를 막아서기 위해 나타났으나 만일을 위해 위원회가 준비하여 대기하고 있던 율법사들과 안티매직을 준비한 마법사들에게 저지당했다. 안티매직과 악을 멸하는 율법에 대항한 부작용으로 가올드는 그 자리에서 대초열지옥을 불러일으키는 극기를 얻지만 평생을 일반인보다 증폭된 통각을 통해 고통에 시닳리게되는 자기상환적 돌연변이라는 희귀한 불치병을 앓게 된다. 이어서 자기상환적 돌연변이가 불러일으키는 통각에 따른 마법의 증폭을 익히고 이들에게 맞서지만 그마저도 이들에게 꺾이고 만다. 가올드가 저지되고, 미로는 이스타스 안으로 들어가 미로의 시공을 가동하는데 성공한다. 거핀 말소기서부터 앙케 라 2차 말소기 때까지는 미로는 18년 뒤 아리안 시로네가 이모탈 펑션을 개방하여 오버 플로우에 걸려 자신에게 도달하기까지 맨정신을 유지하며 먹지도, 자지도, 씻지도 못한 채 그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으며 인류를 지켜냈고 다시 1년 뒤 대천사 키리엘이 파괴의 유리엘에게 도움을 받아 천폭을 이용한 시공의 직접 타격으로 시공이 위험해지자 스스로 삼매경에 빠져들어 완전히 모든 의식을 스스로 끊어버린다. 그러나 이때 발생한 시공의 틈새로 천국의 옵트러스가 침입해 정신정보를 남겨 카리엘에게 추적당하고 납치되어 시공에서 이탈하게 된다.

미로의 시공은 미로가 카리엘에게 납치 당해 천국으로 끌려나온 뒤로도 유지되었고 설령 그 상태에서 카리엘이 미로를 죽인다해도 삼매경의 관성으로 인해 시공을 해제할 수 없었다. 그래서 카리엘은 현생하고 있는 인류중 가장 인간의 정신을 잘 이해하는 블랙 라인의 마법사 아리우스를 소환한다. 아포토시스로 자기 자신의 정신으로 도망쳐있던 아리우스는 카리엘이 소환한 정보를 담당하는 2각 마라 브라흐마와 대동하여 트라우마 키워드를 일깨워 삼매경에서 강제로 깨어나게 하며 결국 미로의 시공은 붕괴된다. 천사의 괴뢰이긴 했지만 결국 인류의 수호자가 같은 인간에게 당해 고꾸라졌다는 아이러니를 자아내는 연출이 만들어지기도 했다.[7]

2. 영향

  • 미로가 아무리 쾌활하고 숙명을 받아들이는 대의를 우선하는 성격이라곤 하나, 결국 한 사람이기에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공겁의 시간에 자신을 맡긴다는 것은 엄청난 두려움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시공 마법을 시전하기 전날밤 가올드가 최후의 수단으로 자신과 함께 성전으로부터 도주하자고 하자 처음엔 장난스럽게 응해주다가 진지해지고, 나중에는 울면서 하소연을 한다.
    "이야, 정말 다행이네. 아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서 심심해 죽는 줄 알았는데. 세인 그 녀석, 진짜 무심하다니까."


    "너는 약하니까. 그러니 내가 해야 돼. 가올드, 이해해 줘."


    "대체 나한테 왜 이래!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으면서!"


    "그럼…… 구해 주든가……."

    너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다는 말과 미로가 남긴 구해달라는 마지막 말 한마디 때문에 가올드는 자기 자신에게 큰 상심을 하고, 모든 것을 포기한채 오로지 미로를 시공으로부터 구출하기 위한 강함만을 추구하며 전문적인 전투 마법사로 진로를 잡는다. 그 전까지 가올드는 독실한 요르교 신자로, 요르교의 교리에 따라 공격 마법은 살아생전 단 한번도 시전해본적이 없으며 화단에 꽃을 가꾸는 것을 좋아하던 순박한 청년에 불과했다. 또한 가올드는 요르 교를 대표하며 동시에 요르의 聖을 상징하는 아미움에게 거절당한 것과 마지막 미로가 세상을 떠나던 날 요르교의 정복을 입고 신에게 한 기도마저 묵살되자 요르교와 신에 대한 믿음에 환멸을 느끼며 신을 죽여버리겠다는 살심을 품기도 한다.
    가올드는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는 고통을 겪다가 지옥에서 처음으로 귀환한 뒤로는 19년동안 단기기억이 쉬도없이 날아가는 아픔을 겪게 되지만 초열지옥이라는 극기와 시로네의 아타락시아를 통과한 광자포마저 아무렇지 않게 막아내는 그야말로 대기(大氣) 마법의 극의에 다다른 경지를 이룬다.[8] 그리고 가올드는 공인 1급 마법사라는 직함과 토르미아 마법협회의 협회장 자리를 거머쥐어 미로의 시공에 침투하여 미로를 빼올 준비를 갖추기 시작한다.
  • 서번트 신드롬 마법사들은 감정 활동 자체가 극미하며 냉정하게 손익을 계산하므로 절대로 블랙 라인에 들어가지 않을 것으로 취급되는 이들이나 세인은 협회의 눈을 피해 그림자 속에서 가올드의 계획을 돕기 위해 스스로 블랙 라인에 들어간다.
  • 아드리아스 가문에서 제2, 제3의 미로가 나올것을 염려한 인간계의 세력가들은 자신들의 권력에 위협이 될까 염려해 미로의 시공 이후 아드리아스 가문원들을 전원 참수시켜버린다. 미로는 성전측에게 자신이 시공을 만든 뒤 가문원들을 보호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성전은 이를 묵살한 것이다. 그러나 이스타스로 들어가는 미로든 그런 미로를 떠나보내는 아드리아스 가문원이든 결국엔 너무나 뛰어난 통찰력과 인류애를 가진 아드리아스가 욕심많은 권력자들에게 몰살당할 것을 예상하고 있어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오히려 이에 격분한것은 속세적인 명목으로 아드리아스 가에서 분가한 아르디노 가문이었다. 그러나 아르디노 가문은 아드리아스 정도는 아니지만 심판의 날 이후 똑같이 정치적 압박을 받게 되어 이를 무마하기 위해 금자탑을 쌓아올렸던 가문의 재산과 인력을 탕진해야될 정도였기에 아드리아스의 형제들을 구할 수 없었다.

3. 기타

  • 18년정도 홀로 시공속에서 살게되자 그 고매했던 성자와도 같던 미로도 외로움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시로네가 우연찮게 미로의 시공에 돌입하자 미로는 땅의 나라에서 보여줬던 모습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추태 아닌 추태를 보여준다. 미로를 시로네를 붙잡고 영원히 시로네를 원래의 세계로 보내지 않으려고 하기까지 한 것이다. 결국 시로네와의 대화속에서 시로네의 의지를 읽고 다시 원래 세계로 갈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기는 한다. 이후 미로가 자신을 삼매경에 빠져들도록 결심한 것이나 납치 직후 아리우스에 의해 강제로 깨어난 뒤의 반응을 보면 학생 시절때보다 한층 더 까칠해졌지만 시로네와의 대담을 계기로 어느정도는 정상으로 돌아온 듯.
  • 세인은 서번트 답지 않게 어느 정도는 인간적인 감정이 있는 사람이었다. 덕분에 심판의 날은 세인의 모순적인 모습을 볼 수 있는 사건이기도 하다. 세인 본인으로서는 자청하고 나서서 이스타스를 설계하고 심판의 날을 긍정적으로 본것 처럼 절친인 미로가 스스로 자신의 삶을 파괴하는 것과 희생을 강요하는 성전측에 별다른 악감정을 가지진 않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미로라는 지인을 잃는다는 사실 자체는 무척 안타까워 했던 것으로 보인다. 가올드가 율법사들과 안티 매직에 당해 혼수상태에 빠지자 옆에서 계속 간호한 것도 세인이었으며, 병상에서 깨어난 뒤 권력층과 인간의 이기심에 고통과 분노에 피눈물을 흘리는 가올드를 위로하며 둘이 힘을 모아 미로를 다시 시공에서 땅의 나라로 데려오자고 제안한 것도 세인이었다.
  • 한편 세인은 재밌게도 사건의 중대성과는 어울리지 않게 자신의 후배들인 동아리 회원을 모집하고, 이스타스 내부를 정상적으로 돌아다닐 수 있는 난수 방정식 해법을 차기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의 회장에게 제대로 계승해주고 떠나기도 했다. 여기서 전대 회장이 차기 회장에게 퇴임을 하며 방정식의 해법을 전수해주고 떠나는 전통이 생겼다. 하지만 본디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의 창립 목적은 미로를 보호하기 위한 이스타스의 설계가 핵심이기에 당시엔 아무런 의미 없이 미로와 세인이 대충 이름 붙인거라 미로 삼총사 이후로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의 회원들은 대대로 이 말도 안되는 동아리명 때문에 갖은 고생을 하며 지내야만 했다. 더이상 쓸모가 없어진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를 폐부시키려는 학교측으로부터 학창 시절 내내 동아리를 지켜내야 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세인은 다음대의 회장과 회원들에게는 연구회가 조직된 사유도 밝히지 않아 후배들은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도 정말 말이 안되는(...) 온갖 이상한 사유들과 괴상망측한 공작들을 펼치며 필사적으로 동아리를 방어해야 했다. 이 같은 무의미한(...) 소모전이 19년동안이나 진행되었다. 애초부터 <무한의 마법사>세계엔 초자연 심령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 아무런 동아리 활동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귀가부? 시로네 삼총사도 이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다.
  • 세인이 후배들에게 이스타스의 난수 방정식 해법을 전수해주었기 때문에, 이스타스의 보안성은 당초 미로와 세인이 계획했던 것보다 떨어지게 되었다. 동아리 회원은 알페아스 학교 규정상 최소 세명이고, 19년간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는 단 한번도 해체하지 않았기 때문에 난수 방정식 풀이법이 그동안 누적해서 동아리 회원들 간에 전수되어왔기 때문이다. 결국 1대 초자연 심령과학 연구회로부터 19년뒤인 시로네의 시점에서 단 한번도 외부인의 침입을 허락하지 않았던 이스타스는 전대 회원이 돈을 받고 유출한 난수 방정식 풀이법으로 인하여 상층부까지 뚫리게 되는 비극을 겪는다. 거래 대상자는 아르디노 페르미.
  • 옵트러스 침입 당시 야크마 공화국에서 토르미아 마법협회측에 토르미아 왕실의 재가를 받고 미로와의 접촉을 허가해줄 것을 요구한 것을 보면 미로의 시공을 관리하는 최종 책임권자는 마법협회의 협회장임을 알 수 있다. 가올드가 강난과 만난 뒤로 마법협회의 협회장 직을 노린 것을 보면 협회장의 힘도 있지만 이런 행정상의 권리도 노린 것으로 추측된다.
  • 이 희생의 난제는 인류사에서 수도없이 반복된 딜레마인데, 작가의 사상을 볼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가올드가 간도의 배신으로 반역자로 몰리게 되고, 토르미아 국가정보원의 요원들로부터 쫓기다가 알페아스의 패닉룸에 도착하게 된다. 이후 자신을 찾아온 올리비아를 만나게 되는데, 심판의 날 이후 19년만에 만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올리비아의 얼굴을 보자마자 비열하게 기권표를 던지고선도 그동안 자신의 죄를 외면하고 편하게 살아왔느냐며 악을 쓰며 추궁한다. 이 장면에서 작가는 이런 텍스트를 붙인다. ' 찬성표도, 반대표도 던지지 않은 올리비아의 기권표는…… 선을 추구하는 양심있는 지성인의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1] 사실 씽크탱크는 시로네가 천국에서 돌아온 직후의 9권에서 딱 한 번 언급되고 천국 파괴 편인 17 - 21권이 출판될때까지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은 것을 보면 작가의 천국 관련 설정이 제대로 잡히기 전 '성전'의 명칭일 확률이 높다. 싱크 탱크(think tank)의 의미를 생각해보면 천국과 벌일 최후의 전쟁에을 대비하여 인재들과 기술을 모은다는 점에서 현재의 성전과도 일맥상통한다.[2] 하지만 알페아스는 '각국의 싱크탱크'라고 언급했으므로 토르미아의 용뢰와 같은 기관을 말하는 것일 수 있다.[3] 생존단계는 매우 가혹한 시험 중 하나로, 단계별로 자연 현상을 변화시켜 마법사들의 인내심과 끈기를 측정하는 시험이다. 아드리아스 미로가 공겁을 통과하고 19년동안 숱한 알페아스 졸업반 학생들 중 그 누구도 7단계까지 통과한 학생은 없었다. 심지어 독실한 요르 교 신자이자 훗날 1급 마법사의 자리에 올라서는 가올드는 6단계에서 떨어졌다. 가올드의 친구이자 미로의 연인으로 이스타스를 공동 설계한 서번트이며 마찬가지로 훗날 블랙 라인의 정신계 마법사 최강 자리에 올라서는 세인도 5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 즉 생존 경쟁은 5대 명문교 졸업생들이라면 누구나 거치는 시험이었지만 통달하는 것은 불가능 그 자체였던 시험이었던 것이다.[4] 사실 가올드는 6단계에서 미로를 향한 고백이 차이지만 않았어도(...) 통과했을지도 모른다. 세인은 서번트라 논리의 영역을 넘어서는 4단계 접사를 통과하고 5단계까지 도달한 것만 해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규정외식자들 중 정신계통에 영향을 발휘하는 학생들도 7단계는 금침의 영역이었는데, 결국 금강태이자 이모탈 펑션의 소유자인 아리안 시로네가 본작에서 미로의 19년 전설의 기록을 깨버린다.[5] 후에 학생 시절때 심적초월인 반야의 경지에 올랐다는 것이 언급된다. 미로의 화신술은 영생자들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강력하다.[6] 스케일 마법사들은 시간과 공간을 다루기 때문에 다른 마법사들 보다도 시간에 대한 개념과 인지가 매우 민감하다.[7] 물론, 이 둘은 깨어난 미로의 보복까지 피해진 못했다. 미로는 자신의 일생을 담은 설계가 부숴졌다는 것과 인류의 생존에 경각이 울렸다는 것, 자신에게 약점이 있다는 것에 크게 분노하여 침입했던 브라흐마는 미로의 정신속에서 압사당하여 사망했고 아리우스는 정신의 세례를 받아 완전히 정신이 붕괴, 스스로 눈을 뽑고 미로의 노예가 되어버린다.[8] <무한의 마법사>의 세계관에선 육체는 정신을 따르며, 정신은 마음을 따른다. 따라서 육체의 고통은 곧 정신의 고통이고, 정신의 고통은 마음의 고통이다. 마법사는 정신과 마음을 통해 마법을 구사한다. 즉 임계점을 초월한 고통을 마음으로 승화시켜 마법이 작용하는 메커니즘에 기여할 수 있다면 마법의 위력이 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