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04-23 14:51:40

송충이는 솔잎만 먹어야지 갈잎을 먹으면 죽는다

1. 개요2. 상세3. 실제 생태

1. 개요

자기 분수, 위치, 역할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의 속담. '오르지 못할 나무는 쳐다보지도 마라'라는 속담과 비슷하다. 어감이 미묘하게 달라지기는 하지만 '송충이는 솔잎만 먹어야지'만 잘라서 쓰는 경우도 많고, '죽는다' 대신 '떨어진다'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영어로는 Crab in the bucket이라고 해서 양동이를 벗어나려는 게를 다른 게가 잡아 끌어내리는 것을 의미한다.

송충이솔나방애벌레. 보통 곤충의 유충은 정해진 먹이만 먹고, 이를 기주식물이라고 한다.(ex. 누에: 뽕나무 ) 그리고 기주식물 외의 다른 먹이를 먹으면 죽는다. 그걸 비유해서 자기에게 주어진 일만 해야지, 다른 일도 해보거나 출세를 생각하면 안 된다는 의미다.

2. 상세

사람을 자신의 한계에 가두고 새로운 도전을 방해하는 말로 인식하고 있어 부정적인 의미로 많이 쓴다. 특히 도전을 비웃는 소시민, 노인들이 주로 하는 클리셰인 말이기도 하다. 새로운 도전이 인간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 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주는 점을 생각할 때, 현대에는 지양되는 의미의 속담이다. 현대에 노인들이 자주 쓴다고 알려진 노력드립과는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의미라는 것이 특이하지만 변화에 반대할 때는 여전히 쓸 법하다.

단, '도전정신'에 대한 응원으로 옹호하기 어려운, 재능은커녕 아무런 소질 및 적성도 없는 완전히 다른 분야에서 사전 준비나 노력도 없이 그저 무턱대고 잘 할수 있다며 객기를 부리는 막무가내 행위를 비난할 때는 아직 생명력이 있다. 그리고 한편으론 그렇게 전혀 다른 차원에서 자기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하게 되며, 또한 그것이 악영향 등의 부정적인 결과만 초래한 것에 대해 거부감을 드러내는 자조의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1] 때문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처럼 완전히 배척받는 속담 정도는 아니다.

3. 실제 생태

생물의 생태에 빗대는 속담인데도 실제 생태와 잘 일치하는 것 같지만, 이런 속담이 다 그렇듯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나비/나방 유충은 보통 먹이식물을 과 단위로 가리는데, 이게 생각보다 큰 분류라서 민들레와 상추가 같은 국화과다. 송충이 역시 낙엽송 잎도 먹는데, 소나무과는 맞지만 미묘하게 이질적인 생김새와 겨울에 잎이 지는 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아과부터 다르기 때문에 소나무라고 뭉뚱그릴 수가 없다. 네안데르탈인은 사람으로 묶을 수 있지만 오랑우탄은 그럴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한 술 더 떠서 먹이식물을 거의 가리지 않는 종도 있는데, 이 점으로 분류한 나방 도감도 있다.[2] 그 중 유명한 종만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 아틀라스나방 - 세계 최대의 나방으로 유명한 종. 애벌레가 송충이와는 조금 동떨어진 모양새지만[3] 상록 활엽수라면 가리지 않고 먹는다.
  • 가중나무고치나방 - 한국 최대의 나방으로 유명한 종이며 속칭 '군대 팅커벨' 중 하나이다. 애벌레 생김새가 송충이와는 조금 거리가 있지만[4] 기주식물이 어마어마하게 다양하다.[5]
  • 매미나방 - 2020년 대량발생으로 지상파 뉴스에도 나왔다. 100여종 식물의 잎을 먹는데다 송충이처럼 가시털이 난 애벌레다.[6]
  • 미국흰불나방 - 전세계적으로 골칫거리로 유명한 나방으로 자그마치 300여종의 식물의 잎을 먹는다.


[1] 예: 공부를 그만두고 한동안 나가서 일(막노동)을 했지만, 확실히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지 갈잎을 먹으면 죽는다는 기분이 들었다.[2] 다만 농약에 힘도 못쓰고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개체수에 비해 병충해는 그렇게까지 많진 않는 듯.[3] 가시가 있기는 한데 찌를 수가 없는 부드러운 가시고 밀도도 낮다.[4] 연두색인 두꺼운 몸통에 풀어진 면봉 솜 같은 하얀색의 무언가가 달린 돌기가 나 있다. 징그러울 수 있으니 주의.[5] 가중나무, 소태나무, 상수리나무, 녹나무, 산초나무, 사과나무, 대추나무, 황벽나무 등.[6] 글로 설명해보면 검은색 아니면 황금색 송충이라고 할 수 있다. 징그러울 수 있으니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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