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 박재릉(朴栽陵) |
출생 | 1937년 12월 10일 |
학력 | 춘천고등학교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
주요 지위 | 제18대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장 |
1. 개요
대한민국의 시인.2. 활동
1937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나 영월군 문곡초등학교를 다니던 중 3학년 때 원주초등학교로 전학하여 원주초등학교 4학년때 서울특별시로 전학하였다. 이후 1953년 원주중학교를 들어갔고, 1956년 원주에 있던 춘천고등학교 ‘재원춘고’ 분교를 진학해 졸업한 이후 연세대학교 국문학과에 진학했다.1958년 대학 2학년 때 그리스 신화에 심취하며 연세대 캠퍼스를 뒤덮은 숲 위로 피렌체와 아테네의 언덕을 상상했고, 연대 문예지인 『연세문학』에 ‘정오에 랩소디’란 시를 발표했다. T.S.엘리엇에게 영향을 받았던 그 시는 문명비판과 몰락하는 인간상을 묵중하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 시는 자유문학 주간으로 있던 평론가 천상병 시인으로부터 모더니즘의 새로운 경지라는 극찬을 받았고, 1961년 자유문학지를 통하여 등단하게 되었으며, 1962년 ‘오패라 객석에서’, ‘애뷰뉴 3가’ 등의 모더니즘 시를 발표했다.
1963년 연대 국문과를 졸업하자 마자 잠시 강원일보에서 기자로 있으면서, 첫 시집 『작은 영지 1집』를 냈다. 이 첫 시집에서 ‘정오의 랩소디’, ‘무변환타지’, ‘이역의 환타지’, ‘비망록’등 네 카테고리로 된 시집으로 그리스 신화적 세계를 그렸다.
1964년 집안의 사정 때문에 강원일보사를 퇴직하고 부모님이 계시던 원주로 내려가 교편을 잡게 되었고, 원주고등학교에 국어 교사로 재직했다. 참고로 아버지 역시 원주 단구초등학교 교장을 지내신 분이었다. 교사로 있으면서도 작품 짓기 활동을 이어가 1965년에 『꺼지지 않는 殘存』(신생사)을 내놓았다.
그러다가 9년 만에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문덕수 시인의 영향을 받아 현대시로서 항간에 방치된 무속의 소재를 시로서 쓸 수 있는 길을 모색하며, 귀신에 의한 행동인 무속, 의식화인 무속, 체취화인 토속 등의 다양한 영역을 연구했다. 그러던 중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아버지를 여읜 슬픔과 효를 시집으로 엮어 1975년에 제5시집 『망부제』를 발표했다. 망부제는 이승과 고별하고 승천할 때까지 사이의 망부의 귀신이 머물러 있는 동안의 민속적 과정을 그렸다.
그리고 2002년 월간문학사에서 망부제 이후 10년 만에 『삭발하고 분바르고』란 제6시집을 냈고, 이 시집으로 제39회 한국문학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그 뒤에도 꾸준히 활동했으나, 2012년 이후 건강이 좋지 않게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3. 평가
박재릉의 시를 보고, 한국의 낭만주의 내지 한국 현대시가 어디로 가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았다. (중략) 불교의 영향과 샤머니즘적 낭만주의에 바탕을 두고 한국적 특성이 짙은 개성의 개화를 위하여 열심히 쓰고 있는 박재능은 한국적인 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가에 대한 선험적 작업을 미묘하게 해나가고 있다.
문덕수 (시인)
문덕수 (시인)
박재릉의 시세계는 정령 사상에 뿌리박고 있다. 한국의 원시불교는 (중략) 처음 불교가 이 땅에 들어올 때 한국의 토속족 종교, 즉 샤머니즘과 손을 잡고 전래했음을 입증하여 주는 것이 된다. 이러한 사실은 박재능의 시집 제목 『밤과 연화와 상원사』라는 말에서도 엿볼 수 있다. ‘밤’은 鬼神의 세계(광장)요, 귀신은 밤에 나타난다. 이 시집의 ‘밤’은 그런 의미에서의 밤이다 ‘연화와 상원사’는 불교의 시계를 의미(상징)한다. 그러므로 이 시집의 전체적 의미는 샤머니즘(정령사상)과 원시불교와의 접합(접목)이 아닌가.
장백일 (국민대 교수·문학평론가)
장백일 (국민대 교수·문학평론가)
시집 『망부제』의 시들은 앞의 『밤과 연화와 상원사』의 세계와 다름없는 무속적 판타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중략) 이 시집에도 여전히 많은 무속적 사건들이 일어나는 밤이 그 배경이고 귀신들은 그 밤무대의 주인공이 돼 활개친다. 박재릉 시인은 1992년 문제의 시집이었던 『밤과 연화와 상원사』도 재판하였는데 이 재판시집, ‘재판을 내면서’라는 글에서 자신이 이 시집을 내자마자 세 번씩이나 졸도를 했다고 고백했다. 주변 문인들은 귀신의 일을 세상에 알렸기 때문에 죄를 받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하여간 시집 내용과 마찬가지로 시인의 이런 전력도 환유적이라고나 할까?
박혜숙 (시인·건국대 교수)
박혜숙 (시인·건국대 교수)
박재릉의 시는 한국판 엑소시스트처럼 으스스한 귀신과 죽음의 세계를 다루지만 그것은 결토 엽기적인 취향에서가 아니다. 자꾸만 서구화되고 메카니즘화 된 산업사회에서 잊혀져가는 고유정서와 무속적인 기층문화를 되살리고 소외되어가는 인간 본성을 찾고 지키려는 값진 작업들이다. 의례 도회적인 삶의 애환이나 민중적 현안, 그리고 서구 지향의 포스트 모더니즘 징후 속에서 오늘의 한국 시단에 『망부제』는 신선한 청량제로써, 한국시가 나아갈 새 길을 찾는데도 선명한 이정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중략) 바야흐로 21세기로 향하는 과학만등의 사회에서 스러져가고 있는 우리 감정의 밑바닥에 여린 맥으로 흐르고 있는 전통 정서를 현대적으로 복원시키고 기리는 민족문학의 값진 노력이기 때문이다.
이명재 (문학평론가·중앙대 교수)
이명재 (문학평론가·중앙대 교수)
박재릉 시인이 정녕의 세계를 지향함은 현실에서 실현 불가능한 문명 현실에서의 해방 욕구의 의지가 현실 아닌 다른 세계를 찾기 위함이며 과학에서 잃어버린 만능력을 환상력으로 되찾으려는 거다. (중략) 현대 문명의 압력적인 합리주의에 도전하는 불합리성의 시학이며 현대 문명의 메카니즘에 대항하는 비전의 시학이다. 백귀야행의 원시적 현상, 정령화, 샤머니즘의 마술성, 무당 푸닥거리식의 토속성, 문명에 불복종하는 반변용의 철학, 시공을 초월하는 사고의 만능력, 착란적으로 전개하는 비전 등등이 시의 그로테스크를 형성한다.
정귀영 (문학평론가)
정귀영 (문학평론가)
박 시인은 마치 프리즘을 통해서 빛을 파장에 따라 갖가지 스펙터클로 분해하듯 그렇게 존재를 다원적으로 시리즈화 하고 있다. 그의 시법 앞에서는 신의 이름을 어떻게 부르건 그것이 신령님이건 하나님이건 혹은 저승귀신이건 이승귀시인이건 빛의 폭발과 확산과 해체와 파종의 과정에 불과한 것이다. 따라서 신은 없는 셈이다. 열아홉 살 색시를 잡아 국 끓여 먹듯이 그렇게 부분으로 해체하여 그 파편을 주워 모아 시를 재구축하고 있다. 이 한에서 그는 어쩌면 포스트모더니티의 씨앗을 뿌리고 있었다고 보아 무방하지 않을까 한다. 샤머니즘은 매체요 그의 시법은 그것을 분해하는 분광기였다고 바꾸어 말해도 좋다.
김상일 (문학평론가)
김상일 (문학평론가)
박재릉이 죽음에 직면하였을 대 그 배경에는 색다른 숱한 죽음의 환영이 북적거리듯 사회의 구성과 그 변화에 따른 기괴한 이미지의 망령에 전율함일까. 그의 시는 뛰어난 예술작품인 조각과고 같이 입체감이 깃듯 물체라 해도 좋고 뭔가 어느 각도에서 잘라내려면 그 각도에서 역으로 아주 놀라운 빛을 낸다고 할 수 있다. 이제 바야흐로 박재능은 새로운 역사적 현실 앞에 주어진 보다 새로운 인간을 발견하여 보다도 새로운 세계에의 전개를 예지하는 밝고 중후한 시의 도래- 그날을 기대하며 그의 시법은 강인한 조형 감각을 지니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김소영 (시인)
김소영 (시인)
4. 수상
- 현대문학상(1973년 현대문학사)
- 사진평론 공로상(1982년 영상사)
- 한국현대시인상(1992년 한국현대시인협회)
- 한국문학상(2002년 한국문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