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lbgcolor=#092e5a><colcolor=#ffffff> 박기수 朴基洙 | Park Ki-So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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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생 | 1962년 3월 19일 ([age(1962-03-19)]세) |
|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면 북지2리 상사골 | |
| 거주지 | 충청남도 천안시 |
| 국적 | |
| 본관 | 밀양 박씨(密陽 朴氏) 규정공파(糾正公派) 27세손 |
| 신체 | 164cm | 58kg | RH_A형 |
| 가족 | 송은경 (배우자 / 1967년생) 박주선 (장녀 / 1994년생), 박주해 (차녀/ 1997년생) |
| 직업 | 사진작가 |
| 소속 | SM Artisting (대표) |
| 수상 | 대한민국 선정작가전 선정작가상 |
| 서명 | |
| 링크 | |
1. 개요
대한민국의 사진 작가.2. 상세
박기수는 대한민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현대 사진작가이며, 현대 사진 예술에 있어 독창적인 하나의 이정표를 세웠다. 사진 매체의 기록적 특성과 회화의 주관적 표현 방식을 통합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전통적인 사진의 경계를 확장하며 사진이 가진 '재현'의 역할과 '창조'의 가능성 사이에서 독특한 미학적 위치를 구축하였다. 카메라를 단순한 기록 장치가 아닌, 붓과 물감의 역할을 대체하는 회화적 도구로 정의하며, 사진의 본질적인 기능 현실의 복제를 의도적으로 조명한다. 사진과 회화의 전통적인 경계를 허물고, 그 모호한 지점에서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창조해낸다. 더 이상 카메라가 단순히 현실을 '기록'하는 도구로 머무르지 않으며, 대신 회화적 제스처와 결합된 '시각적 적층(視覺的 積層)'으로 독자적 서사를 구성한다. 매체 이론, 시지각 기억학적 관점에서 재독해하고, 그 미학적 성취와 한계를 동시에 조명하려는 시도다. 오늘날 사진 담론에서 '매체 간 전이(媒體間 轉移)'를 가장 물성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rowcolor=#fff> 주요 작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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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wcolor=#fff> 기억, 2013 | 숲의 사유(思惟) , 2014 |
3. 생애
박기수(朴基洙)는 1962년 3월 19일 대한민국 경상북도 봉화군에서 4남1녀 막내로 태어났다. 그는 고등학교까지 고향에서 학업을 마쳤으며, 탄광촌 어린 시절의 기억은 훗날 그의 사진 세계 전반을 관통하는 시간·공간·기억의 층위로 남게 된다.1973년, 초등학교 5학년 무렵, 부모는 양잠(養蠶) 사업 실패로 인해 더 이상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막다른 선택으로 강원도 정선의 탄광촌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 시절의 탄광촌은 산업화의 음지이자, 도시와 농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사회적 경계의 공간이었다. 비가 내리면 진창길 위로 탄가루가 섞여 검은 진흙이 되어 발목까지 차올랐고, 맑은 날에는 폐석장의 가루먼지가 하늘을 뒤덮어 숨조차 쉬기 힘든 환경이었다. 그곳은 훗날 ‘정선 카지노 건물 본관’이 세워진 바로 그 자리로, 당시에는 탄광 광부 노동자들과 가족들이 밀집해 살던 사택촌이었다.
1980년대 중반에 들어, 탄광 산업은 구조조정과 함께 급격히 쇠퇴했다. 1988년 석탄합리화 정책이 시행되면서 광부들의 일터는 하나둘 문을 닫았고, 삶의 터전이던 사택촌은 점점 비워지고 폐허로 변해갔다. 광부들이 떠난 뒤의 그 공간은, 산업의 쇠락과 인간 존재의 불안이 교차하는 상징적 장소가 되었다. 그는 그 격동의 시간을 “삶의 막장이 곧 갱도의 끝이었다”고 표현했다. 갱도에서 나온 이들이 다시 막다른 삶으로 내몰리는 현실을 목도하며, 그는 카메라를 통해 그들의 흔적을 기록하고자 했다.
1988년 이 시기 그는 문학과 예술을 동시에 탐닉했다. ‘햇빛’ 동인의 시동인(詩同人)으로 참여하여 시를 쓰며 태백과 삼척, 정선 지역 예술인들과 교류했고, 매월 전통찻집에서 시낭송회를 열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박기수에게 언어의 서정성과 시적 구조가 사진적 구성 안에서도 작동할 수 있음을 인식하게 했고, 그의 초기 사진들이 시적 이미지(photo-poetic image)의 특성을 지니게 되는 토대가 되었다.
그는 당시의 척박한 환경을 ‘현장의 다큐멘터리’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낡은 필름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에는, 사라져가는 광부들의 일상과 무너진 담장, 녹슨 탄차, 불 꺼진 갱도의 입구, 그리고 부득이 야반도주하듯 떠난 집들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버려진 생활용품, 깨진 유리창, 삭은 나무문틀 등은 인간의 부재 속에서 존재의 잔향처럼 남았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단순한 기록을 넘어, 시간의 퇴적과 기억의 물질화라는 그의 이후 작품 세계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예술적 진화는 바로 이 시기의 체험에서 비롯되었다. 다큐멘터리적 기록사진으로 출발했으나, 점차 현실의 재현(representation)을 넘어서는 예술적 사유로 이동했다. 광부와 탄광촌의 잔해를 찍던 시선이, 이후에는 빛과 표면, 질감과 시간의 흔적을 탐구하는 내면적 사진으로 변모한 것이다. 현실의 고통에서 출발했지만, 그것을 초월한 미학적 형식으로 승화시키는 과정이 그의 사진 여정이었다.
가난과 탄광촌 자작나무의 경험은 단순한 과거의 기억이 아니라, 존재의 근원에 대한 미학적 은유로 남았다. 어둠 속에서 빛을 본 어린 시절의 기억은 훗날 그의 사진이 지닌 특징, 명암 대비의 깊은 구조, 표면에 남은 미세한 흔적, 그리고 시간의 누적된 질감의 철학적 바탕이 되었다. 사진은 현실의 복제가 아니라, 삶의 기억이 응축된 표면이자, 시간의 잔상으로 이루어진 조형언어였다.
그는 훗날 “사진은 내가 본 세상이 아니라, 내가 견뎌온 시간의 잔상이다”라고 회고했다. 이처럼 박기수의 예술은 생애의 현실적 토대와 분리될 수 없으며, 그의 유년기와 청년기 경험은 작품 전체를 지탱하는 미학적 근원이 되었다.
4. 경력
- 에스엠 아티스팅 대표
- 2017 세종문화회관 選定作家
- 2016 KBS한국방송 選定作家
- 2015 세종문화회관 選定作家
- 2014 대한민국 선정작가전 '選定作家
- 주식회사 대풍 이사 ( 2006. 2 ~ 2010.10 )
- 고려특수개발(주) 대표이사 ( 2001.6 ~ 2006.10 )
- 건영특수개발(주) 공동 대표이사 (2000,03 ~)
5. 수상
- '2014 대한민국 선정작가전 '選定作家' 수상
6. 작품 특징
6.1. 픽토리얼리즘의 현대적 해석
박기수의 작품은 20세기 초 사진이 예술로 인정받기 위해 회화의 미학적 기준을 차용했던 픽토리얼리즘(Pictorialism)의 개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그는 "붓 대신 카메라로 그림을 그린다"는 발언에서 드러나듯이, 피사체의 사실적 재현을 넘어선 주관적이고 감성적인 심상을 표현하는 데 집중한다. 그러나 픽토리얼리즘이 주로 부드러운 초점이나 특수 인화 기법 등을 통해 회화적 효과를 흉내 냈다면, 박기수의 작업은 사진 매체의 본질적인 요소(입자)를 해체하고 재구성함으로써 회화적 결과를 도출한다는 점에서 차별점을 가진다.6.2. 매체 해체와 콜라주의 활용
박기수의 기법적 핵심은 사진을 구성하는 최소 단위의 이미지를 재조합하는 데 있다. 그의 최종 작품에서 보이는 섬세한 질감과 극소의 '입자(grain)' 또는 '패치(patch)'들은 단순한 노이즈나 입자감이 아니라, 작가가 촬영한 여러 장의 개별적인 사진들을 디지털 혹은 아날로그 콜라주 기법으로 정교하게 결합한 결과물이다.기술적 방법론적으로 이 작업은 ‘아카이브의 재구성’이자 ‘이미지의 재활성화’다. 그는 단일 순간의 인덱스성(indexicality)을 해체하고, 수십에서 수천 (뉴스 보도에 따르면 수천여 컷) 이상의 사진을 디지털 믹싱, 레이어링하여 하나의 화면을 만든다. 이렇게 생성된 화면은 사진이 지닌 사실성의 잔존을 품은 채 회화적 질감과 붓터치의 환영을 동시에 드러낸다.
7. 촬영 기법
7.1. 촬영 기법의 정의
박기수가 개발한 Bv기법(Body Vibration Technique)은 촬영 시 신체의 자연스러운 떨림이나 의도적인 미세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촬영 방법이다. 일반적인 사진 촬영에서 '브레'(흔들림)는 피해야 할 기술적 결함으로 간주되지만, 그는 이를 창조적 표현 수단으로 전환했다. 사진을 촬영한 후, 디지털 이미지 믹싱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감각의 회화적 사진을 탄생시킨다. 결과적으로, 그의 작업은 순수한 사진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붓으로 그린 그림처럼 보이게 된다. 는 작품에서 현실과 비현실, 무정형과 형상의 모호한 경계를 유영한다.7.2. 촬영 기법의 원리
- 의도적 불안정성: 삼각대 없이 핸드헬드(hand-held) 촬영을 하되, 셔터를 누르는 순간의 신체 떨림을 제어하거나 증폭시킨다.
- 선택적 모션 블러: 피사체의 특정 부분에만 움직임 효과가 발생하도록 신체 움직임의 방향과 강도를 조절한다.
- 반복적 실험: 동일한 구도에서 미세하게 다른 떨림을 가진 여러 장의 이미지를 촬영한다.
이 과정은 기술적으론 포토컴포지팅(photo compositing), 알파 블렌딩(alpha blending), 텍스처 맵핑(texture mapping) 같은 디지털 이미징 기법의 복합적 사용을 필요로 하며, 형식적으로는 ‘이미지의 풍화(風化)’를 시뮬레이션한다.
7.3. 촬영 기법의 미학적 의도
Bv기법은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철학적 태도를 반영한다. 인간의 신체는 완벽하게 정지할 수 없으며, 이 불완전성이야말로 인간성의 본질이다. 박기수는 기계적 완벽함을 거부하고 인간의 신체성을 사진 이미지 안에 각인시킴으로써, 사진에 '인간의 흔적'을 새긴다.붓질의 흔적을 카메라 행위로 대체하려는 이 명제는 단지 수사적 장치가 아니다. 그것은 사진적 재료(빛, 렌즈, 센서)를 통해 회화적 시간성(brushstroke’s temporality)을 중첩시키려는 적극적 기획이다. 사진이 지닌 순간성(instantaneity)을 연장하고, 그 위에 반복, 중첩, 지우기 같은 회화적 행위를 환기함으로써 화면은 ‘동시적 시간들의 중층’이 된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과잉 정밀성에 대한 반론이자, 아날로그적 감수성을 현대적 방식으로 복원하려는 시도다. 떨림은 불완전함이 아니라 생명력의 증거가 되고, 흔들림은 결함이 아니라 존재의 증명이 된다.
8. 작품 영향
- 출생 초기의 병세 질환: 박기수의 사진은 무엇보다 ‘신체성’과 ‘질감’에 대한 예민한 감각에서 출발한다. 출생 직후부터 겪은 피부·근육의 괴사와 그로 인한 상처는 단순한 개인사(私事)를 넘어 시각적 모티프가 되었다. 신체의 상흔은 표면의 질감, 균열, 피부 위의 미세한 입자감(질감의 계층성)을 보는 눈을 길렀고, 결과적으로 그의 카메라는 ‘피부’와 같은 표면을 확대·촬영해 텍스처를 전면에 드러내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근접촬영(macro)이나 텍스처 중심의 프레이밍, 초점면을 제한해 표면의 디테일을 강조하는 선택으로 연결되며, 사진이 ‘상처의 기록’이자 ‘상흔을 통한 기억의 저장’이라는 개념적 층위를 갖게 만든다. 즉, 신체적 고통의 물리적 흔적이 곧 시각적 언어의 기초 재료가 된다.
- 탄광촌 가난했던 어린시절: 탄광촌에서의 경험은 그의 색채와 조명의 감수성, 그리고 공간 구성의 근간을 형성한다. 탄먼지에 뒤덮인 공기, 어둡고 무거운 환경, 폐광과 사택촌의 퇴락은 회색-흑색의 넓은 음영과 부분적 강한 하이라이트(예: 자작나무의 흰 껍질에 닿는 햇빛)라는 대비적 미감으로 전이된다. 자작나무는 반복되는 수직 모티프이자 빛과 어둠을 매개하는 상징으로서 프레임 내부에서 리듬과 공간의 분절을 만든다. 탄광의 풍경은 또한 ‘부재의 미학’ 사람의 부재로 인한 잔존물과 잔영을 기록하는 태도로 이어져, 인물의 초상을 직접적으로 찍기보다 흔적(집기, 길, 사택의 창, 먼지가 앉은 표면)을 통해 사회적 기억을 도시지형처럼 포착하게 한다. 이런 환경미학은 그의 사진에서 폐허·흔적·기억의 아카이브화를 낳는다.
- 시(詩)와 그림의 습작: 데생(소묘)과 시·문학 활동은 관찰과 구성의 기초를 다졌다. 데생은 관찰 대상의 형상·톤·선·음영을 분해해 다시 조형하는 훈련으로, 이는 사진에서의 노출 조절, 명암 설계(도저닝·버닝의 디지털·아날로그적 대응), 프레이밍의 절제와 여백 활용으로 이어진다. 시 쓰기와 시낭송 공동체 활동은 시간의 운율과 서사의 압축한 이미지에서 운율을 만들고, 이미지 연작에서 시적 흐름(연쇄적 의미, 리듬, 반복과 변주)을 구성하는 능력을 부여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작업은 단일 프레임이 아닌 ‘이미지 연작(시리즈)’로 읽힐 때 더욱 충실한 의미를 획득하며, 각 사진은 시의 한 연(verse)처럼 기능한다.
- 웹 디자인 접근과 접목: 기술적·매체적 역량으로서의 웹디자인(드림위버, 포토샵, 일러스트, 플래시 등)을 스스로 습득한 경험은 그의 작업을 ‘디지털 실험’의 지평으로 확장시켰다. 픽셀·레이어·마스크·블렌딩 모드에 대한 이해는 사진을 단일 캡처로 머무르게 하지 않고, 여러 장의 이미지를 합성·중첩·가공하는 방식(이미지 믹싱, 레이어링, 다중노출·스태킹)으로 발전하게 했다. 또한 화면 매체(웹)의 특성 해상도, 스케일, 인터페이스 경험에 익숙해진 덕분에 작품의 전시 방식(온라인 포트폴리오, 시퀀싱, 사용자와의 인터랙션 설계)에도 새로운 감각을 부여받았다. 단순한 기술 숙련을 넘어 ‘디지털 회화’적 접근(사진을 캔버스처럼 재구성하는 태도)을 가능하게 한 배경이다.
- 결과:이 모든 요소는 서로 보완하면서 한 가지 일관된 미학으로 결합된다. 신체적 상흔이 텍스처와 근접 촬영으로, 탄광촌의 풍경이 음영과 폐허의 기록으로, 데생과 시가 구성 원리와 서사적 배열로, 웹디자인이 레이어링과 디지털 오브제 조작으로 전환되며, 그 결과물은 ‘기억의 층위(layer)’, ‘상흔의 표면’, ‘사라진 공동체의 잔상’이 중첩된 이미지들이다. 기법적으로는 다중 노출, 이미지 스태킹, 브라케팅·합성, 로우컨트라스트와 로우-채도 팔레트의 사용, 국소적 샤프니스·블러 처리를 통한 초점의 시차화 등이 그의 작업에서 관찰될 수 있는 특징이다. 서정성과 기록성, 그리고 디지털 조형성 간의 균형이 그의 사진을 규정한다.
요컨대, 출생의 병과 그 상흔, 탄광촌의 환경 기억, 데생과 시적 훈련, 그리고 웹디자인을 통한 디지털 조형 능력은 박기수의 사진을 ‘질감-기억-서사-디지털 가공’이라는 하나의 통합된 사진언어로 결합시킨다. 이 언어는 신체의 표면과 풍경의 표피를 통해 개인사와 사회사를 동시에 기록하고, 디지털 미학을 통해 그 기록을 재구성·계층화함으로써 관객에게 시적이면서도 아카이브적인 시각 체험을 제공한다.
9. 현대 사진사적 의의
- 회화주의 사진의 현대적 부활
박기수는 19세기 말 20세기 초 회화주의 사진(Pictorialism)의 정신을 21세기적 맥락에서 되살렸다. 피터 헨리 에머슨, 알프레드 스티글리츠, 에드워드 스타이켄 등이 추구했던 '사진의 예술성'에 대한 탐구는 박기수에게서 디지털 기술을 통해 새롭게 구현된다. 그러나 초기 회화주의 사진이 소프트 포커스, 검 프린트(gum print), 브로마일 프린트 같은 특수 인화 기법을 사용했다면, 그는 디지털 레이어링과 파일 믹싱이라는 현대적 방법론을 사용한다. 이는 회화주의 사진의 정신적 계승이면서 동시에 기술적 혁신이다. - 포스트-포토그래피 시대의 사진
프랑스 이론가 프레드 리치(Fred Ritchin)가 명명한 '포스트-포토그래피' 시대, 즉 디지털 조작이 보편화되어 사진의 증거적 가치가 의심받는 시대에 박기수의 작업은 중요한 함의를 지닌다. 그는 사진의 '진실성'을 고수하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합성과 조작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이를 통해 그는 사진이 더 이상 '현실의 기록'이 아니라 '작가의 해석'이자 '시각적 구성물'임을 분명히 한다. 이는 사진 매체의 위기가 아니라 해방이다. 현실 재현의 의무로부터 자유로워진 사진은 회화, 그래픽 디자인, 디지털 아트와 동등한 위치에서 순수한 시각 예술로 기능할 수 있다. - 한국 사진의 국제적 맥락
박기수의 작업은 한국적 특수성과 국제적 보편성을 동시에 지닌다. 동양 회화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디지털 기술과 현대 미학을 적극적으로 수용함으로써 국제 현대 사진의 흐름과 조응한다. 이는 한국 사진이 더 이상 서구 사진의 아류가 아니라, 독자적 미학과 방법론을 가진 주체적 예술 형식으로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 신체성의 복원
디지털 이미지가 지배하는 시대에 박기수는 역설적으로 신체성을 복원한다. Bv기법의 핵심인 '몸떨림'은 사진 제작 과정에 작가의 신체를 다시 불러들인다. 버튼 하나로 완벽한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사진 생성기의 시대에, 박기수는 불완전한 인간의 몸을 예술의 중심에 놓는다. 이는 기술 결정론에 대한 저항이자, 예술에서 인간성이 여전히 중요함을 환기시키는 행위다. - 결론
박기수의 작품 세계는 현대 사진이 당면한 매체적 경계를 탐색하고, 회화와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카메라를 단순한 기록 도구가 아닌, 회화적 상상력을 실현하는 붓으로 활용함으로써, 사진이 과학적 사실 기록을 넘어 작가의 주관적 감성과 오랜 시간의 축적을 담을 수 있는 예술 매체임을 입증하였다. 그의 '그리고 싶은 사진 이야기'는 현대 예술의 다양한 장르가 융합되는 흐름 속에서 사진 예술의 지평을 넓힌 중요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박기수는 한국 현대 사진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작가다. 그가 개발한 Bv기법 '몸떨림을 이용한 촬영과 레이어 중첩 및 파일 믹싱을 통한 후작업'은 사진 매체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기술적 실험이 아니라, 사진이란 무엇인가, 이미지란 무엇인가, 그리고 예술에서 인간의 신체와 불완전성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고 있다.
디지털 시대의 과잉 정밀함과 AI의 완벽한 이미지 생성 능력이 지배하는 현실에서, 박기수의 떨리고 흔들리며 겹쳐진 이미지들은 여전히 인간이 만드는 예술의 가치와 의미를 웅변한다.
사진과 회화, 아날로그와 디지털, 우연과 필연, 완벽함과 불완전함 사이에서 박기수는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고, 그 길은 한국 사진의 지평을 확장하는 데 기여했다. 그의 작업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한국 사진 예술의 중요한 참조점으로 남을 것이다.
10. 개인전
- 2017, 제11회 개인전 , 세종문화회관, 서울
- 2016, 제10회 개인전 , KBS한국방송 본관, 서울
- 2015, 제9회 개인전, MBC문화방송, 대전
- 2015, 제8회 개인전, KBS 대전방송총국, 대전
- 2015, 제7회 개인전, 세종문화회관, 서울
- 2014, 제6회 개인전,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파리
- 2014, 제5회 개인전, ANC 갤러리, 서울
- 2014, 제4회 개인전, 김영섭사진화랑, 서울
- 2013, 제3회 개인전 (연초제조창, 청주)
- 2013, 제2회 개인전 (그랜드 앰배서더, 서울)
- 2013, 제1회 개인전 (서울무역전시관, 서울)
11. 그룹전
- 2018, Salon des Artistes Independants, 그랑팔레 국립대궁전, 프랑스, 파리
- 2018. Hello New York !! 展, ABLE FINE ART NY GALLERY, 미국, 뉴욕
- 2016, Locarno Exhibition , 로까르노 Rivellino Gallery, 스위스
- 2016, Fukuoka Korean Art Exhibition , 후쿠오카 International Exchange Center, 일본
- 2016, Korean Wunderkammer , Fondazione Luciana Matalon, 밀라노, 이태리
- 2016, 한국 현대미술작가초대전, Nepal Art Council, 네팔
- 2015, Korean Artists Exhibition , 대한민국 국회의사당, 서울
- 2015, 한중수교 25주년 교류전 , 한전아트센터갤러리, 서울
- 2014, Invited Exhibition by Korean Selected Artists 2014 , 한전아트센터갤러리, 서울
- 2014, Art Island Exhibition , 인사아트센터, 서울
- 2014, Hong Kong Contemporary Art Fair , The Excelsior Hotel, 홍콩
- 2014, Art Gwangju 14 ‘역사적 사건과 미래적 기억 , 김대중 컨벤션센터, 광주
- 2014, Korea International Photo Festival ‘The pictures, wings’ , 예술의전당 , 서울
- 2014, Korea International Art Fair 2014 , COEX, Hall A & B, 서울
- 2014, Gwanghwamun New sensation Exhibition , 조선일보 미술관, 서울
- 2014, Bank Art Fair Exhibition , Pan Pacific Hotel, 싱가포르
- 2013, Korea Art Space Exhibition , Gallery Galaxy, 북경, 중국
- 2013, Christmas Party Exhibition , 경인미술관, 서울
- 2013, Could you tell me the art of love , COOHAUS Gallery, 뉴욕, 미국
- 2013, Korea International Photo Festival ‘사진 꽃 피다’ , 인사아트센터, 서울
- 2013, Korea Photo Festival ‘자연을 품다’ , 서울무역전시관, SETEC, 서울
12. 비평적 평가
12.1. 시간성의 축적
일반적인 사진이 결정적인 순간(Decisive Moment)을 포착하는 데 주력한다면, 그의 작업은 오랜 시간 동안 수집된 수많은 시각적 정보를 하나의 화면에 응축시킨 축적의 시간(Accumulated Time)을 보여준다. 이는 단일한 '순간'을 기록하는 사진의 전통적 정의에 대항한다.12.2. 재현의 주관화
객관적 매체로 알려진 사진의 특성을 활용하면서도, 작가가 임의로 입자 하나하나의 위치와 밀도를 조정하여 비현실적이거나 추상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이는 사진이 곧 '찍는 행위'를 통해 만들어낸 작가의 독창적이고 주관적인 세계임을 강조하는 것이다.- 기술과 감성의 조화
디지털 시대의 발전된 기술을 활용하여 감성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그의 작품은 '사진 같지만 그림 같은', 혹은 '그림 같지만 사진 같은' 미묘한 시각적 줄타기를 한다. 이처럼 기술적으로 완벽하게 제어된 프레임 내에서 오히려 현실과 괴리된 비현실적인(Phantasmal)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보는 이들에게 익숙함 속의 낯선 풍경을 경험하게 한다. 이 '낯선 풍경'은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심리적, 감성적 서사의 주된 요소로 기능한다. - 표면의 은유적 의미
12.3. 시간성의 재구성
이미지는 단일한 시간을 포착하지 않는다. 레이어 중첩과 파일 믹싱을 통해:- 압축된 시간: 여러 순간이 하나의 평면에 동시에 존재한다.
- 지속으로서의 이미지: 베르그송적 의미의 '지속(durée)'을 시각화한다.
- 기억의 구조: 겹쳐진 이미지들은 인간의 기억이 작동하는 방식, 선명함과 흐릿함, 중첩과 혼재를 닮았다.
마치 색채 추상화를 보는 듯도 하다. 붓으로 그려진, 물감의 자취만으로 얼룩진 회화와도 같다. 순간 그림과 사진의 경계가 모호해진다. 모더니즘 회화, 색채 추상이 그림을 이루는 존재론적 조건인 평평한 캔버스의 표면과 물감과 붓질에 천착하듯이 그래서 회화가 특정 대상을 재현시키는데 종속되지 않고 그 자체로서 자족적인 조형적 질서를 이루듯이 이 사진 역시 주어진 대상 세계에서 출발해 이를 보여주는, 재현하는 사진에서 벗어나 재현과 비재현 사이에 서 있는 사진, 구상과 추상 사이에 머뭇거리는 그런 사진을 보여준다. 그것이 문득 비현실적인 꿈이나 몽상의 한 자락처럼 비친다. (박영택 경기대교수 / 미술평론가)
염세주의 철학의 경우 최종의 목표는 고통으로 가득 차 있는 인생에서 벗어나 해탈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것은 산스크리스어로 쓰인 “타트트밤 아지(Tat tvam asi)”로서 해탈의 경지에 도달했을 때 인간이 하는 말이다. 번역하면 “이것이 바로 너”라는 것이다. “해탈의 경지에 도달하면 인식만이 남는다. 주체와 객체 간의 경계는 사라진다. 현상의 원리로 작용하던 시간과 공간을 넘어선 곳이다. 그곳에서 우리는 진정하고 본질적인 자기 자신으로 회귀하게 된다.” 장르와 관계없이 모든 것은 통하게 마련일까? 박기수는 자신의 사진에 대한 정의를 ‘사진은 소통이고 치유’로 표현한다. 사진에 각인된 창작의 고통과 치유, 그리고 개인적인 괴로움은 작품의 외형과 거친 기표로 표현되어 무거운 심경과 예민한 감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했다. 박기수의 사진에 드러난 중첩되어있는 이미지는 유형과 무형의 공간 속 미묘한 찰나를 포착하고 절묘한 타이밍에서 무한할 것 같은 반복행위를 멈춘다.(김석원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사진평론가)
사진은 나에게 단지 시각적 기록의 수단이 아니다. 그것은 시간과 감정, 기억과 사유의 밀도 있는 축적이며, 내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이다. 나는 셔터 한 번으로 현실을 포착하는 대신, 수백 수천 장의 이미지들을 겹겹이 쌓아 올린다. 그것은 일종의 구축 작업이며, 회화적 조형에 가까운 행위이다. 이미지 위에 또 다른 이미지가 겹쳐지고, 그 위에 또 한 겹의 시간이 더해질 때, 비로소 나의 기억은 형태를 얻는다. 나는 그곳에서 단지 대상을 찍는 것이 아니라, 대상을 응시하던 내 감정의 궤적을 재구성한다.
디지털 파일을 섞는 일은 연금술과 닮아 있다. 픽셀은 색의 입자가 되고, 입자들은 서로의 경계를 삼키며 새로운 색조와 패턴을 탄생시킨다. 그러나 이 과정은 단순한 기술적 편집이 아니다. 나의 사진은 파괴를 통해 생성된다. 형태는 부서지고 색은 번지며, 원래의 윤곽은 해체된다. 하지만 그 해체 속에서는 오히려 새로운 서사가 솟아난다. (작가노트)
13. 비판적 관점
- 박기수의 사진 세계는 인간 존재의 상처와 회복, 그리고 기억의 퇴적을 다루는 동시에, 기술 매체로서의 사진이 지닌 본질적 모순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의 작업은 자전적 서사와 사회적 기억을 융합하는 동시에, 회화적 감성과 디지털 합성기법을 통해 새로운 조형 언어를 창조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학적 실험은 동시에 ‘사진의 순수성’과 ‘기술적 개입’ 사이의 긴장 관계를 드러내며, 박기수 작품에 대한 사진학적 비판의 핵심을 이룬다.
- 그의 작품은 첫째, ‘사진적 리얼리티의 확장과 붕괴’라는 개념에서 분석된다. 박기수는 수천 장의 이미지를 중첩·합성하는 방식으로 회화적 질감을 구현하지만, 이러한 기법은 사진의 근본적 속성인 ‘현실의 직접적 기록성’을 의도적으로 해체한다. 그는 렌즈를 통해 얻어진 원본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조작·중첩함으로써, 현실보다 더 복잡한 ‘감각적 진실’을 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사진은 더 이상 외부 세계의 재현이 아니라, 내부 세계의 구축으로 전환된다. 이러한 미학은 사진의 객관성과 기록성을 전제하는 전통적 사진학에 대한 도전으로 읽힌다. 즉, 박기수의 사진은 ‘보이는 것’을 증명하기보다 ‘보이는 것 뒤에 존재하는 감각과 기억’을 드러내려는 시도로, 사진의 정의 자체를 비판적으로 재구성한다.
- 둘째, 그의 작업은 ‘상처의 미학’(Aesthetics of the Wound) 으로 해석되면서도, 동시에 그 한계를 내포한다. 박기수의 초기 생애 피부와 근육이 괴사하는 질병, 탄광촌의 가난과 어둠은 그의 예술적 원형으로 기능한다. 그는 카메라를 통해 그 상흔의 흔적을 재현하거나 변형하며, 인간 존재의 연약함과 회복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서사는 때로 ‘고통의 낭만화’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즉, 개인적 트라우마가 미학적 장치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실제 경험의 구체성이 감각적 이미지로 추상화되어 관객의 감정적 몰입을 유도하는 방식은, 예술의 진정성에 대한 논쟁을 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기수의 사진은 고통을 소비하는 감상주의로 흐르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 존재가 지닌 상처의 불가피성을 응시함으로써, ‘이미지의 윤리’에 대한 질문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비판적 의의를 지닌다.
- 셋째, 박기수의 작품은 ‘사진과 회화, 기술과 인간 사이의 경계 해체’라는 측면에서 동시대 사진 담론과 맞닿아 있다. 그의 이미지들은 전통적 의미의 프레임을 초월한 다층적 공간 구성을 지니며, 디지털 합성과 회화적 질감이 공존한다. 그러나 바로 그 지점에서 “사진이 더 이상 사진으로 기능하지 않는다”는 비판적 시각이 제기된다. 그의 이미지들은 조형적 실험과 색채의 조정, 데이터의 합성 과정을 거치며, 사진의 물리적 현실성과 거리감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즉, 사진이 ‘사실의 기록’에서 ‘감각의 조형’으로 변질되는 과정은 미학적으로 풍부하지만, 동시에 사진이 지닌 사회적 증거성과 시각적 진정성을 약화시킨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그럼에도 박기수는 이러한 모순을 의도적으로 유지함으로써, “사진이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의 사진은 기술과 예술, 기록과 허구 사이의 불안정한 균형 위에서 존재한다.
- 기술적 실험과 미학적 탐구가 결합된 ‘포스트포토그래피(Post-photography)’의 맥락에서 평가된다. 그는 현실의 단면을 포착하는 대신, 디지털 연산과 데이터 중첩을 통해 ‘시간의 총합’을 구성한다. 이로써 그의 사진은 단일한 순간의 기록이 아니라, 기억과 데이터의 층위가 쌓인 ‘시간의 구조체’로 변화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은 동시에 “사진이 과연 여전히 현실을 반영하는가”라는 비판적 질문을 동반한다. 박기수의 작품은 현실의 이미지가 아니라, 현실의 감각을 해체한 ‘추상적 기억의 지도’에 가깝다. 이로 인해 그의 사진은 예술적 깊이를 획득하는 동시에, 전통적 사진미학의 범주를 벗어나 존재론적 불안정성을 품는다.
- 요약하자면, 박기수의 사진은 개인적 상처로부터 출발해 기술과 미학, 존재와 기억을 가로지르는 복합적 탐구의 결과물이다. 그는 사진의 기록성과 조형성을 동시에 확장했지만, 그 과정에서 사진의 본질적 정체성을 끊임없이 흔들어 놓았다. 이처럼 박기수의 사진은 찬미와 비판이 공존하는 영역에 서 있으며, “사진은 무엇을 재현하고, 무엇을 잃어버리는가”라는 동시대적 질문을 가장 첨예하게 제기하는 작가 중 한 명으로 평가된다.
- 이러한 점에서 그의 작업은 현대 사진예술에서 ‘기억의 층위를 탐구한 상흔의 미학’이자, 동시에 ‘사진의 본질에 대한 비판적 실험’으로 자리매김한다.
14. 여담
- 출생 직후부터 알려지지 않은 중증의 피부·근육 감염성 질환으로 고통받았으며, 유아기를 통틀어 거의 걷지 못하고 먹지 못하며 말하지 못하는 상태로 지내야 했다고 본인이 회고한다. 이 시기의 병세는 신체 곳곳에 주먹 크기의 상처가 퍼지는 등 극심한 육체적 손상을 남겼고, 성인이 된 현재까지도 상흔으로 흔적이 남아 있다. 본 항목은 본인의 회고와 기억을 바탕으로 유년기의 병력과 회복, 초기 학교생활을 정리한 것이다.
- 출생과 초기 병세: 출생 당시부터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질환이 발현되었다. 병증은 피부와 근육이 곪고 썩어 들어가는 형태로 진행되었으며, 몸 곳곳에 크기가 주먹만 한 상처들이 발생해 상체, 특히 등과 배 부위의 병변이 심각했다. 이러한 상태로 인해 다섯 살 무렵까지는 걷지 못했고, 스스로 음식을 섭취하거나 울고 말하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로 지냈다. 증세는 장기간에 걸쳐 지속되었고, 회복 이후에도 신체 표면에 깊은 흉터를 남겼다.
- 가족의 대응과 위기 상황: 본인의 회고에 따르면, 병세가 악화되어 거의 목숨이 위태롭다고 여겨졌던 시기가 여러 차례 있었다. 당시 가족들은 죽음을 인정하고 슬퍼하기도 했으며, 특히 아버지는 퇴비 더미에 아이를 버려 생명을 포기하려는 시도를 여러 번 했다고 전한다. 이러한 시도는 어머니의 강한 반대로 번번이 좌절되었으며, 어머니는 품에서 자식을 결코 빼앗기지 않겠다는 결연한 태도로 아이를 보호했다고 한다. 이 같은 가족 내 갈등과 위기 상황은 당시의 극빈과 의료 환경, 그리고 질병에 대한 무지와 공포가 맞물린 결과로 이해된다.
- 치료 과정과 회복: 치료는 서구식 알약과 한방 약제가 병용되는 형태로 이루어졌다. 약제는 매우 쓴 맛이었고, 어린 환자는 복용을 거부하곤 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약을 먹이기 위해 설득을 반복했고, 때로는 마른 명태와 같은 작은 보상을 약속하며 약 복용을 유도했다. 당시 가정은 극심한 가난을 겪고 있었고, 마른 명태는 매우 귀한 보상이었다. 쓴 약을 복용한 뒤 차츰 병세가 호전되기 시작했고, 의식과 행동이 회복되면서 걷기와 말하기, 식사가 가능해졌다. 본인은 이러한 회복의 시기를 다섯 살 전후로 기억한다.
- 초기 성장과 학교 입학: 다섯 살 무렵 걷기와 말하기, 식사가 가능해진 후 유아기로서의 시간은 짧게 지나갔다. 본인은 회고에서 ‘걸음마가 시작된 지 불과 1~2년 만에 학교에 들어갔다’고 서술한다. 일곱 살 무렵, 동네에서 한 살 많은 친구의 초등학교 입학 장면을 따라갔다가 별다른 절차 없이 그 자리에서 입학 처리되었다. 당시에는 현재와 같은 엄격한 입학 요건이 없었고, 다니기 시작하면 그대로 학교생활을 이어가는 관습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초등학교 1학년 시절은 본인에게 ‘학교에 놀러 가는’ 시절이었으며, 책가방 없이 다녔고 수업보다는 자유로운 활동과 낮잠, 잔디밭에서의 여유로운 시간이 많았다고 한다. 담임의 증언에 따르면 수업시간에 승낙 없이 교실을 돌아다니기도 했고, 학교 앞 언덕 잔디에서 햇살을 이불 삼아 낮잠을 자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러한 경험은 본인의 초기 성장기에 있어 비교적 평온하고 행복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 <상흔과 심리적·신체적 여파> 초기 중증 질환의 흔적은 성인이 된 현재까지 신체 여러 부위의 상흔으로 남아 있다. 본인은 이러한 상흔과 유년기의 극심한 고통이 이후의 삶과 정체성 형성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수차례 언급해 왔다. 유아기 대부분을 질병으로 소모한 탓에 ‘백지 상태’로서의 새로운 삶이 갑자기 시작되었다는 점과, 그로 인해 형성된 삶의 감수성은 이후의 개인적·예술적 태도에도 일정한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 <촬영 방식과 후작업에 따른·신체 영향> 박기수의 사진은 부동자세에서 수천 컷을 축적하고 디지털 레이어링으로 중첩·혼합하는 수행적 제작 방식을 통해 시간의 퇴적과 상흔의 표면을 가시화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은 사진의 순간성을 해체하여 ‘기억의 층위’를 조형하는 동시에 작가 자신의 신체를 소진시켜 신장 기능 악화(만성 신부전 5기)라는 실질적 대가를 남겼으며, 결과물은 회화적·디지털적 혼성미학과 함께 예술적 윤리성에 대한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 <신체적 결과> 긴 시간의 부동자세와 과도한 작업 집중으로 인한 생리적 부담이 누적되어 신장(콩팥) 기능 악화로 만성 신부전 말기(5기)에 이르렀다. 투석 직전의 상태에 이르렀고, 현재는 엄격한 식이요법으로 상태를 관리하면서도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신체 손상은 작품의 기저 경험이자 작업 윤리에 관한 중요 맥락을 제공한다.
- 주석: 본 항목의 사실관계는 대체로 본인의 회고를 기반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가족 구성원이나 제3자의 증언, 의학 기록 등 별도의 자료가 추가로 확보될 경우 내용은 보완될 필요가 있다.
15. 외부 링크
16. 보도자료
- 붓 대신 카메라, 사진작가 박기수의 '그리고 싶은 사진 이야기' #뉴시스(2017)
- 사진작가 박기수 '붓 대신 카메라로 그림을 그리다' #뉴시스(2015)
- [사진을 만나다] 박기수 作 '낮에 그린 사진' #중부매일(2015)
- 카메라로 그림을 그리는 사진작가 박기수의 '그림 속에 풍덩 빠진 사진한장' 展 #뉴시스(2015)
- 사진의 회화적 표현, 사진작가 박기수의 '사진, 그림에 젖다' 파리展 #뉴시스(2014)
- 2013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벌-박기수의 '설레임' #뉴시스(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