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1-03 16:33:05

무한도전 릴레이툰/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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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2. 평가
2.1. 호평
2.1.1. 도전적인 특집2.1.2. 웹툰 작가의 인지도 상승2.1.3. 황광희의 재평가 기회 마련
2.2. 혹평 및 비판
2.2.1. 역량 부족2.2.2. 장기 프로젝트의 한계2.2.3. 일부 멤버의 노력 여부2.2.4. 실패한 방송 구성2.2.5. 작가 선정에 대한 미스2.2.6. 릴레이 툰 방식 자체의 문제
2.3. 총평

1. 개요

무한도전 릴레이툰의 평가에 대해 다룬 문서.

2. 평가

외모지상주의를 찍어누르긴 했지만, 그것과 별개로 혹평 및 비판 여론이 꽤나 나왔었다.

실력이 부족한 무한도전 멤버들이 인기와 팬덤으로 조회수를 싹쓸이해 다른 비네임드 작가들이 피해를 본다는 게 요지인데, 이런 지적은 주로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드러났다. 물론 음악 관련 특집 당시 가수 협회나 대형 아이돌 소속사에서 표출한 불만에 대해선 오히려 대중들의 시선은 차가웠으나, 이는 '프로그램이 가수들의 밥그릇을 뺏는다는 지적'에 대한 반감이 아닌 발라드나 락, 힙합 등을 제치고 아이돌 음악으로 장르를 일원화시키던 장본인들이 비판의 주체란 것에 대한 반감이었다.

이번 특집에 대한 논란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본 특집을 통해 웹툰과 웹툰 작가에 대해 잘 다뤘는지, 혹시 다른 작가들에게 피해를 주진 않았는지에 대한 논의이며, 이하는 특집에 대한 옹호론/비판론을 정리했다.

2.1. 호평

2.1.1. 도전적인 특집

무한도전 구성원들이 자신의 인기도와 이번 특집을 이용해 웹툰 작가로 데뷔한다면 의미가 있으나, 이는 단발성 이벤트일 뿐이다. 그런 식으로 한다면 프로레슬링 특집 때는 다른 프로레슬러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주었느냐는 의견이다.[1] 단순히 프로그램에 의해 몇 주 특별 방송하고 6편 밖에 안 되는 웹툰을 올린다고 인기도 여부에 의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며 순위 변동 영향에 기분이 나쁘다는 것은 과격한 반응이다. 네이버 요일 웹툰 정도 되는 곳에서 연재하는 프로 작가들 입장에서 아마추어들이(연예인이라지만 웹툰에선 아마추어다) 만드는 단발성 작품 정도로 박탈감을 느낄 필요가 있냐는 것.

6주나 하기에 단발성 이벤트라 볼 수 있겠느냐는 비판에도 의문점이 있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거의 대부분의 웹툰이 주간 연재로 돌아간다. 물론 일일 웹툰이나 주당 2~3회 올라가는 웹툰도 있지만 주간 연재가 제일 일반적이며, 일본 만화계도 그렇게 돌아간다. 다음 웹툰은 약 20편 간격으로 재계약/중단의 형태를 거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보통 이 정도는 단편으로 치지 장편은 될 수 없다. 편당 어지간한 분량이 있지 않는 한, 만화는 대부분 10화 내외로 해서 한 권이 구성된다. 그것도 어디까지나 일본식 출판 만화의 기준으로 컷이 상당히 크고 컷 배치가 상당히 느슨한 웹툰은 한 권에 40화 가량을 넣을 수도 있다. 즉 기간은 길어보여도 6주 간의 웹툰 6회는 만화책 한 권 분량도 나오기 힘들다. 6주라 길어보이지만 웹툰계 기준에선 매우 짧은 기획이란 것.

박명수의 어떤가요가 논란이 됐을 때 양현석은 "인기 콘텐츠란 대중들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어떠한 단체나 제작자들이 결정할 권한은 아니다. 연기자 협회가 연기 잘하는 가수들의 영화와 드라마 출연을 막는다면 이게 말이 되겠나. 왜 무한도전 음원은 잘 되는지를 시기하기보다 왜 본업이 가수인 우리들의 음악이 대중들의 선택을 못 받았는가에 대해 더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업계 자체가 무한도전의 가요계 진출을 비난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나아가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가수 이승철은 "음원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엔 아마추어의 노래다. 프로들이 건드릴 만한 게 아니다. 이런 종류의 노래들은 늘 나왔었다. 싸이 이전까지 K팝은 약했다. 한류라고 말하기 부족했던 게 한 장르밖에 없지 않았나. 제작자들이 언더그라운드나 발라드, 록 등 다양한 음악을 발굴하고 수출하는 데에 더 치중해야지 방송사와 싸울 일이 아니다" (#)라며 프로와 아마추어의 선을 확실히 긋고, 업계에서 다양한 장르를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의 시각은 일선 가요계 관계자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웹툰계로 넘어가도 이들의 발언은 의미가 있다. 특히 일부 저질 웹툰들이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엔 더더욱.

2.1.2. 웹툰 작가의 인지도 상승

당시 웹툰 작가들이 방송에 나오는 일이 드물고 나오더라도 깜짝 이벤트와 같은 느낌이 많았으나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웹툰 작가들 역시 번듯하게 방송에 진출하고 있다. 이 기획은 웹툰과 웹툰 작가들이 주말 대표 예능에서 다루면서 방송진출의 본격적인 포문을 열었다는 점에서는 큰 의미가 있다. 유재석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에서 여러 웹툰 작가들이 출연하기도 했고, 고정으로 한 자리를 담당하기도 했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이 기획은 웹툰계에 도움이 된 바가 크다.

특히 이말년, 주호민, 기안84는 웹툰작가를 넘어 방송 및 유튜브에서도 높은 인지도와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들은 2020년 정도를 기점으로 사실상 방송인(인터넷 방송인)으로 전향했다.

2.1.3. 황광희의 재평가 기회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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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혹평 및 비판

‘릴레이툰’이 담은 [무한도전]의 현재
주호민 작가, 릴레이툰 객관적 평가 "아직 부족하다"

2.2.1. 역량 부족

무한도전 멤버들은 다른 아마추어 작가들이나 베도 작가들보다 연출이나 그림 실력을 비롯한 여러 방면에서 실력이 떨어진다. 물론 멤버들이 만화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고, 웹툰이란 매체가 그림 실력이나 연출보다는 창의성이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한 매체이지만, 무한도전 멤버들의 실력을 생각해 봐야 한다. 정준하, 하하, 광희는 무도 멤버들 사이에선 그림 실력이 "상"으로 통하나 이들의 그림 실력이 다른 웹툰 작가들이나 베도 작가들, 하다 못해 아마추어 작가들의 실력이라고 생각하면 그리 봐줄 만한 것은 아니다.[2]

네이버 웹툰을 비롯한 다른 포털사이트 웹툰이나 디시인사이드 카툰연재 갤러리루리웹 만화 게시판 등 수많은 인터넷 플랫폼이나 커뮤니티에서 볼 수 있는 만화들의 퀄리티는 썩 좋은 편이다. 이 기획은 오빠 왔다하루 3컷 같이 날로 먹는다며 비판을 받는 웹툰들과 비슷한 문제점을 공유하고 있다.

무도충들은 무한도전 멤버들이 살인적인 스케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내어 그림을 연습하고 작가들과 호흡을 맞춰 만들어냈으므로 비난해선 안 된다는 논리를 펴기도 했다. 물론 무한도전 멤버들은 웹툰 작가들보다 상대적으로 바쁠 수도 있다. 하지만 웹툰 작가들이라 해서 딱히 한가하기만 할 이유도 없다. 릴레이툰 특집에 등장한 작가들만 해도 1개 이상의 작품을 연재 중이다. 게다가 무도충들의 본진은 무한도전이지 네이버 웹툰도 아닌데, 네이버 웹툰에 몰려와서 무조건적인 옹호 댓글만 달고 정당한 비판은 배척하면서 자기들끼리 인해전술로 댓글란을 점령한다면 결코 웹툰 독자들에게 좋은 모습은 아닌 것이다.

만약 방송에 진출한 만화가들인 기안이나 김풍이 연예인으로서 인기를 끌기 위해 무리하게 예능인을 따라했다면 끌려는 인기도 못 끌고 조롱만 당했을 것이다. 개그맨인 키타노 타케시가 영화감독 진출하고 인정받는 것과, 개그맨인 심형래가 영화 진출을 한 것을 두고 개그맨 본업에나 집중하라는 비판 역시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무도 가요제에서 무도 멤버들이 제출한 작품과 릴레이 웹툰을 통해서 무도 멤버들이 제출한 작품을 동일하게 평가한다면 무도 가요제나 다른 도전들 역시 의미가 없어진다. 조정 도전 당시도 변변한 결과를 못 냈고,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다른 도전들에도 의미가 생기듯, 릴레이 웹툰 특집에 대한 전반적인 비판 역시 받아들여야 다른 도전들에도 의미가 생긴다는 것이다.

2.2.2. 장기 프로젝트의 한계

초창기 무한도전은 댄스 스포츠에어로빅, 레슬링 등 못하는 사람들이 해낼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그 직무가 장난이 아니고, 진지하게 임할 필요가 있다는 느낌을 줘온 무도다. 물론 디자인 특집 때도 그렇고 의뢰인의 의뢰를 받고 디자이너가 되어 옷을 만든 프로젝트 런어웨이도 그렇고 비전문가로서 도전! 달력 모델에서 단막 도전도 했었지만, 그러한 도전들에 있어선 직업을 보여준다는 느낌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그럴 수 없다면 전문가조차 초빙하지 않았을 정도로 당시에도 이런 전문성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달랐던 것이다. 반면 이번 릴레이툰은 그러한 도전에 대한 애환도, 드라마도 없었다. 릴레이툰은 도전을 하면서 직업에 대한 애환을 보여주는 것이나 기획 내부에서 드라마를 보여주는 것에서 실패했다. 또한 여지껏 조심스럽게 피해가려고 했던 전문성이나 진지함 논란에도 걸리고 말았다. 일자리가 미래다 등, 다른 여러 직업 관련 특집에서 전문가들이나 종사자들과 잘 관계를 맺었던 것이 이번에는 잘 되지 않았다 여태 보여준 도전들엔 드라마가 있었고, 직업 관련 특집에서 전문가들과 해당 계열 인원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주의했고, 피해를 준다는 느낌에 대해 조심스러웠다.

레슬링도 결국 도전 자체가 무도 내에서 레슬링 쇼 자리를 마무리하는 것으로 끝났음에도, 그마저도 열심히 안 한 멤버인 노홍철이나 박명수에 대해 해당 도전 내에서 게으른 모습을 보여줄 때 유재석과 시청자는 질타 했다. 그런데, 이 특집에선 그런 조심스러운 자세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특집에 진지한 자세로 임한 멤버는 광희 밖에 없었으며 정말 잘 쳐줘도 유재석, 정준하 정도이다. 다른 멤버들은 그냥 쉬어가는 특집 정도로 여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단순히 그림을 못 그리고 실력이 없고 바쁘단 이유로는 실드가 용납이 되고, 재미를 위한 도전에만 무게가 실리고, 아마추어란 이름으로 비판이 용납 안 된다면 그냥 전문 작가들 없이 무도 멤버들끼리 해도 되지 않았을까라는 의문이 남는 회차였다.

무엇보다 6주 이상으로 편성됐으면 사실상 장기 프로젝트인데 그렇다면 시청자들은 각종 음악 특집도 곡 하나 작곡하자고 여행을 가고 서로 터놓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세세하게 가져 가수들이 누구인가, 멤버들은 음악을 통해서 자신을 어떻게 표현하는가를 제대로 보여준 것과 같은 무도만의 퀄리티를 기대할 수 있지 않았을까? 그간 선보인 가요제 특집처럼 무도 멤버들이 그들과 함께하는 작가들과 여행하고, 이야기하고, 만화로 교감했다면 방송상 훨씬 좋은 그림이 나오지 않았을까. 가요제 특집이 단순히 노래 만들고 공연해서 호평받은 것이 아니듯 무한도전은 단순 직업 체험으로 인기를 끌어온 프로그램이 아니다. 웹툰과 웹툰 작가를 다루고 소개한다고 하기엔 너무 무도만의 리그라는 모습을 대놓고 보이고 있으며, 그들만의 리그라고 하기엔 다른 전문 작가들이 도우미이자 사실상의 들러리로 같이 참여하는 동시에, 다른 작가들의 작품들과 같이 걸려있다.

2.2.3. 일부 멤버의 노력 여부

노력을 열심히 했으므로 감안을 해 줘야 한다는 식의 이야기는 때로는 통하지만, 항상 통하는 것은 아니다. 결국 웹툰의 결과물이 어떻게 나왔는지 무한도전에서 드라마가 어떻게 연출되었는지 등등이 전반적으로 감안이 되어야 할 것인데, 양쪽 다 실망감을 피하기 어렵다. 무한도전에 매우 애정이 있는 사람들 말고는 웹툰 결과물에서나 무한도전 극에서나 멤버들이 열심히 했다는 것조차 잘 실감이 안 되는 것이다.

이 기획에서 연출적인 문제가 상당하다. 대성공한 예능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무한도전은 찬사를 받은 기획이 많았지만 예능 프로그램이 완벽할 수는 없었기에 비판도 결코 적지 않게 받았다.

특집에 진지한 자세로 임한 멤버는 광희뿐이며 정말 잘 쳐 줘도 유재석, 정준하 정도이다.[3] 이번 기획에서 다른 멤버들의 열의가 잘 느껴지지 않았던 것은 확실하고 그냥 쉬어가는 특집 정도로 여기는 모습으로도 보일 수 있었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즐거운 모습이 결코 아니었다.

2.2.4. 실패한 방송 구성

방영분에서 보이는 실험적인 시도가 별로 좋지 않았다. 웹툰이 순차적으로 공개됐는데, 에피소드를 공개하기 전에 멤버들이 릴레이툰 간판과 함께 진행하는 근황토크를 진행했다. 즉 6주간 실시간으로 인터넷에 만화를 발표하고 그 진행을 함께 살펴본다는, 예능프로그램으로는 꽤 실험적인 시도였다. 그러나 이 실험적인 시도가 시간이 진행될수록 잘 되지 않았다. 점점 특집이나 작품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들로 근황토크를 진행하며, 가뜩이나 분량이 적은 편인 작가와의 작품 논의나 작업 내용은 점점 적어졌다. 한 방에 했으면 뭔가 집중도라도 가져갔을 수 있었을텐데, 6주라는 기간 동안 집중도가 점차적으로 떨어지는 모습만 드러나고 말았다. 이렇게 실험적인 구성이 실패하면서 이 기획 자체도 그렇고 프로그램도 이 구성이 들어가는 6주간 집중도가 약해지면서 뭔가 붕 뜨게 되어버렸다.

연출적인 문제가 크게 도드라졌던 것은 결국 그림과 노래의 차이점에 있다. 가장 성공한 기획 중 하나인 가요제로 생각해 본다면 멤버들의 기량 차이가 현격할 수밖에 없다. 일단 음주가무 문화와 노래방 문화 때문에 많은 한국인들은 노래 부르는 것에 익숙하며, 놀기 좋아하는 연예인이라면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멤버들 하나하나로 따져도 유재석은 전문성은 없어도 빠른 템포의 노래를 참 좋아하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박명수는 처음 방송가에 이승철 흉내로 들어왔고 이후에도 정말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노래를 발표할 정도로 관심이 많다. 정준하 역시 뮤지컬 배우로도 활동할 정도이다. 정형돈 역시 가만히 보면 비전문가치고는 꽤 해박하게 이런저런 장르에 대해 조금씩은 알고 있으며 데프콘과 함께 형돈이와 대준이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노홍철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힙합동아리를 돌아다녔고 락밴드 멤버들과 사적인 친분이 있었던 것도 잘 알려져 있다. 하하는 아예 힙합가수로 커리어를 시작해서 스컬과 함께 레게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기도 하다.

이만큼 멤버들이 음악과 가창에 친숙한 상황인데, 그럼에도 시작이었던 강변북로 가요제는 윤일상과 안정훈 두 명에 의해 인도되었다. 멤버들의 희망하는 컨셉에 따라 윤일상과 안정훈이 적당한 곡을 주는 에피소드였다. 노래의 내용도 한 뚱보 두 뚱보 세 뚱보, 소녀 내 삶의 이유 등등 예능성을 잡으려는 느낌이거나 자기소개 같은 느낌이 강했다. 1년 후 창작동요제, 2년 후 상당히 규모가 커졌지만 그럼에도 조촐한 편이었던 올림픽대로 듀엣가요제를 거쳐[4]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야 큰 규모로 성공적인 가요제를 개최하게 되었다.

반면 앞에서도 얘기되었지만 아무리 창의성이나 공감대가 중요해도 웹툰의 기본은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노래와는 달리 멤버들의 그림 실력이 정말 수준 이하였던 상황에서, 평소 취미도 아니고 앞으로도 취미로 삼을 생각이 없는 그림을 그려서 단편 만화 하나를 완성시키려고 하는 기획 자체가 솔직히 말해서 제정신 아니고 또라이 같은 소리였다. 기획의 뿌리가 너무 멤버들의 기본 실력을 무시하고 만화의 전문성을 우습게 봤다. 이미 짜인 틀이 쓰레기였기 때문에 멤버들이 줄기나 가지 이파리에서 아무리 만화를 존중하려고 해도 와닿지 않았을 것이고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가요제에서 멤버들에게 작곡 작사를 하라고 들이미는 기획은 없었다. 단편 만화를 그리라고 하는 것은 그저 그림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 컷 구성이나 만화 연출 등 수많은 요소가 있는데 이것들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너무 쓰레기 같은 기획이었다. 차라리 작곡을 시키면 할 수 있는 멤버들도 있었겠지만, 만화를 그리라고 한다면 멤버들이 그 틀 안에서 어떻게 노력하려고 하기에도 문제가 있었던 것이다. 웹툰에서 중요한 것이 그림과 컷 구성 뿐 아니라 스토리에도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림은 작가들이 주로 담당하면서 상대적으로 그림에 비해 접근성이 높은 스토리 부분에서 멤버들이 직접 스토리작가가 되는 식으로 기획을 잡고 웹툰 제작 과정도 겸사겸사 조명했다면 훨씬 완성도가 높았을 수도 있다.

또한 릴레이로 스토리가 있는 창작물을 만든다는 기획이 웹상에서 흔하다면 흔하기는 하지만, 엄밀하게 얘기하면 그것은 친목 목적으로 노는 것에 불과하다. 인터넷에서 릴레이로 창작물을 만드는 기획이 제대로 마무리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그런데 만화를 생전 그려본적도 없는 사람들을 데려다놓고 당신들이 주가 되어서 릴레이툰을 만드시오 하는 것은 사실상 미친 기획이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방송가 역시, 가요제를 개최하면서 댄서들을 섭외하고 무대를 만들고 하는 것은 방송가의 전문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만화에 대해서는 비전문가인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웹툰작가들을 대뜸 방송에 뽑아놓은 것도 사실 무리가 많았다. 가수나 음악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방송이 익숙한 사람들이 많고, 잘 놀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유희열이나 윤종신 같은 예능 초고수들이 있는가 하면 멤버들과 본래부터 친하고 익숙한 사람도 많다. 개중에 신인급이나 수줍은 성향의 사람들 몇만을 어느 정도 끌어주는 일이다. 하지만 웹툰 작가들이 방송에 나온 사람도 거의 없을 뿐더러 방송에 나왔다 하는 사람들도 익숙하면 얼마나 익숙하겠는가?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서 활발하게 놀 줄 안다고 하면 얼마나 놀 줄 알겠는가? 멤버들과 면식이 있거나 익숙해서 예능 프로그램의 원활한 진행에 도움이 되는 웹툰 작가를 뽑았는가? 혹은 멤버들의 자발적인 존경이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을 정도로, 멤버들이 읽어봤을 만한 만화나 웹툰을 발표했겠는가?

방송에서 멤버들 개인이 털어놓기를 정준하는 이현세 박봉성 이후로 만화를 안 봤다고 말하고 가장 좋아하는 만화로 공포의 외인구단과 간첩 잡는 똘이장군(79년)을 얘기했다. 황광희는 괴짜가족, 짱구, 슬램덩크를 얘기했다. 박명수는 애초에 만화를 좋아하지 않지만 로봇 찌빠만은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하는 오프닝에 슬램덩크를 얘기하더니 베르사유의 장미도 언급했다. 양세형은 드래곤볼을 좋아한다고 말하고 유재석과 하하의 공감을 샀다.

2.2.5. 작가 선정에 대한 미스

작가 선정도 이런 부분에서 썩 좋지 못했다. 만약 연출진들이 미리 멤버들과 이야기를 나눴다면, 어떻게든 이현세를 비롯해서 정준하나 유재석이 어린 시절 보고 좋아했던 만화작가를 초빙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또한 황광희나 하하, 양세형처럼 비교적 젊은 층이 그래도 어린 시절 봤을 만한 국내 만화 작가들을 초빙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무턱대고 방송에 적합하거나 영화화가 되어서 유명한 웹툰 작가들 위주로 섭외한 결과인지 멤버들과 서먹하고 그 구성도 들쭉날쭉했다. 그나마 기안 84의 웹툰을 유재석이 좀 본다고 얘기하고, 뭔가 양세형이 아는 눈치였던 것, 황광희가 윤태호 작가와 안면이 있었던 것을 제외하면 무한도전 멤버들이 해당 작가들의 만화나 작가들을 과연 원래 알고 있었는지조차도 의심스러운 구성이었다. 드래곤볼이나 슬램덩크를 얘기할 때 자연스레 입이 터지는 것과 달리 다른 작가들의 경우 무도 멤버들이 잘 인지하고 있다는 느낌은 없었다. 그나마 윤태호가 드라마 미생, 영화 내부자들 등으로 원작만화가 알려지면서 멤버들과 대중들에게도 다소 친숙한 정도였다.

게다가 정말 무도 가요제에 걸맞을 만한, 만화적으로 유명하고 무게감 있는 작가들을 섭외했는지도 의문스럽다. 가장 최초인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에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역할이었던 윤일상만한 무게감을 가진 사람은 그나마 윤태호 한 명뿐이었다. 철저하게 흥행성 있는 대중음악을 추구하는 윤일상과 달리 윤태호의 만화는 아무래도 색깔이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윤태호를 제외하면 나머지 작가들은 2016년 당시 대개가 애매한 작가들이었다.[5]

타이거 JK, 윤미래, 에픽 하이, 이정현, 윤도현, 소녀시대 제시카, 싸이, 지드래곤, 이적, 유희열, 보아, 아이유, 윤상, 박진영 등은 예능에서 웃기게 나와서 그렇지 그야말로 KPOP을 대표하는 기라성 같은 가수들이다. 방송에 익숙하고 티를 안 내서 그렇지 이적, 윤상, 유희열, 박진영 등 20년 가까이 음악인생을 걸어온 베테랑들도 수두룩하다. 반면 현실적으로 가스파드, 주호민, 이말년, 무적핑크, 기안84 등이 2016년 시점에서 저런 뮤지션들과 비견할 정도가 되었는지는 의문스럽다. 작가들이 가요제의 가수들처럼 자연스럽게 멤버들을 리드하는 역할을 기대하기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

차라리 처음 가요제를 시작했을 때 윤일상과 안정훈이 있었듯이, 이현세처럼 멤버들에게 그 작품이 친숙하고 존경을 얻는 베테랑 작가와 비교적 젊은 웹툰작가 한 명으로 구성하여 단촐하게 진행하는 편이 훨씬 부담이 적고 좋았을 것이다. 만약 네이버와 협약을 맺는 커다란 그림을 절실하게 원했다면, 작가 구성을 좀 더 정밀하게 하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6] 또한 멤버들이 직접 만화를 제작하기보다는 작가들이 주가 되고 멤버들은 모티브나 스토리를 제공하는 어시스턴트 느낌으로 참여하는 편이 좋았을 것이다.

2.2.6. 릴레이 툰 방식 자체의 문제

"솔직히 말하면 릴레이 웹툰 흥한적이 없어요"# - 이말년

사실 릴레이 툰이라는 방식 자체가 만화로서도 성공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각 만화가들이 특정한 가이드라인이나 스토리 줄기도 없이 즉흥적으로 자기의 만화를 전개시킨 뒤 바톤을 이어주는 방식 자체가 신선함은 줄 수 있을 지언정, 안정적으로 만화의 재미와 몰입을 주기에는 어려운 구도이다. 이말년 말에 따르면 네이버에서도 릴레이 웹툰을 시도하다가 잘 안풀려서 각 주제를 주고 각자 단편을 연개하는 식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한다.

실제로 무도 릴레이툰의 전개도 중구난방한 모습이었다. 특히 하하-기안84 조의 첫화는 전체적인 전개에 있어서 트롤링이나 다름 없는 수준이었고, 2회의 양세형-이말년 조는 첫화의 트롤링을 수습하는데 내용 대부분을 할애했다. 이후 정준하-가스파드 조의 동물 변신이나 유재석-무적핑크 조의 시간 여행 등은 각자 따로보면 재미있는 아이디어지만, 전체적인 툰의 구성을 봤을 때는 각자 따로노는 이상한 전개였다.

2.3. 총평

기간과 더불어 전문가의 초빙으로 기대치를 한껏 올려둔 릴레이툰 특집은, 여지껏 무한도전을 10년 넘게 지켜봐 온 많은 시청자들에게 있어선 너무나도 실망스러울 것이다.

오랜만에 찾아온 무모한 도전 + 창작이 큰 감흥 없는 릴레이툰과 더불어 멤버들의 직업 체험 정도로 끝났는데 아쉬움이 남지 않는다는 건 거짓말일 것이다. 그나마도 같은 직업 체험이라도 극한알바처럼 독특한 직업을 조명하는 요소 역시 부족했다.

뿐만 아니라 이 기획이 잘 되었을 때, 어쩌면 가요제처럼 꾸준한 에피소드가 될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었던 만큼, 작가들의 TV방송이나 인터넷 방송 진출이 활발한 지금 상당히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던 에피소드가 되어버렸다.

[1] 당시 특집이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그것은 프로레슬링을 다룬다는 것 자체가 아니라 레슬러 희화화와 출연진 안전 경시 등의 주제를 다루는 관점에 대한 비판이었다. 적어도 21세기 한국에서 프로레슬링은 비인기 체육 종목이고, 방영 당시 프로레슬러들은 무도에서 프로레슬링을 조명하는 것을 반겼다.[2] 그나마 황광희는 그 당시 윤태호 작가가 팔을 다친 상태라서 본인이 대신 열심히 스케치를 하고, 숙제도 꼼꼼히 해온 모습을 보여줘서 비판이 적은편이다.[3] 프로레슬링 도전이 무도에서 레슬링 쇼를 연출하는 것으로 잘 끝났지만, 노홍철이나 박명수에 대해 해당 도전 내에서 게으른 모습을 보여줄 때 좋은 반응이 나오지 않았다.[4] 중간에 이런저런 연말콘서트까지[5] 주호민은 이후 신과 함께 영화 시리즈가 연달아 천만관객을 돌파하면서 만화 역시 다시 붐을 탔지만, 촬영 당시에는 영화가 갓 촬영을 시작한 상황이라 만화의 대중적 인지도는 미묘했다. 기안84의 경우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기 시작하면서 작가의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었지만, 만화가 유명했다고 보기에는 어렵다.[6] 대본도 좀 더 작가들의 만화에 집중하는 편이 좋았지 이상한 무슨 만화도 아닌 역사 얘기를 한다던지 이상한 신상명세를 얘기한다던가, 김구라도 아닌데 영화화 이후 돈 얘기를 한다던가 하는 괴악한 구성은 좀 자제하는 편이 낫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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