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입양아로 유럽을 떠돌다가 블랙 써클에 가담했다.
나중에 안드레이 키르모비치가 서연희에게 알려준 '리'라는 성 이외의 다른 것은 일체 알려진 바 없고 죽을 때까지도 자기 자신을 포함한 누구도 이름을 알지 못했던 염체 능력자.
그의 염체 능력은 대단히 격이 높아서 자신이 상상하는 광경은 뭐든지 만들어 낼 수 있고, 의식을 유지한 채로 자신의 유체[1]를 몸에서 떼어낼 수 있는 고도의 능력까지 사용한다.
하지만 자신의 능력 때문에 오히려 힘든 삶을 살아온 것 같다. 원래는 세상을 증오하며 지내고 있었으나, 어린 시절 연희와 같은 눈을 한 여자가 자신을 바라보며 해준 말 덕분에 선한 마음을 지키며 살아왔다.
원래는 마스터의 명령에 따라 서연희의 사촌동생인 수정이를 납치하려다가[2] 그녀의 심연의 눈에 반해 오히려 그녀를 돕게 된다.
이후 수정이가 납치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유체로 인해 현암과 연희가 리를 찾아왔는데, 이때까지 현암과 연희는 케인의 존재를 몰랐기에 리는 연희가 계속 찾아오는 자신이 귀찮아져서 쫓아내려고 온 줄 알고 반쯤 절망해서 현암과 사투를 벌였다. 결국 현암이 그를 어찌 제압해내긴 했는데, 그 뒤에 사태의 원흉이었던 케인이 나타나 자리에 있던 현암과 리를 기습한다. 그 결과 유체에 심각한 손상을 입은 상태에서 연희를 지키겠다는 마음 하나로 죽음을 대가로 최후의 유체, 자기 자신의 영혼을 움직여 케인의 염체 줄기들을 모조리 집어삼켜가며 케인의 유체와 서로 악전고투를 벌이기 시작한다. 실제로 염체 능력만 놓고 보면 케인보다도 한 수 위였다고. 다만 현암과의 싸움에서 크게 타격을 입은 와중에 기습까지 받아 치명상을 입은 그로써는 케인을 상대하기 힘들었다. 그나마 현암의 조력에 힘입어 어찌어찌 시간을 끄는 데에는 성공했고, 그 틈에 연희가 무방비한 케인의 육신을 그대로 옥상에서 던져버리는데 성공한다.
결국 케인이 죽고 난 후, 극도로 쇠약해진 상태에서 현암이 쥐어준 부적 덕분에 유체를 볼 수 있게 된 연희와 마지막으로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사망했다.
연희가 진정으로 사랑한 남자. 그도 연희를 진정으로 사랑했다. 죽기 직전에 자신의 마음을 담은 염체를 자신이 가지고 다니던 낡은 구리 십자가에 넣어 연희에게 건네준다. 그리고 그 십자가는 평생 연희가 그를 추억하는 기념물이 된다.
십자가에 담긴 염체는 세계편에서 여러 가지로 도움이 되었고 마스터가 날린 뇌전을 받아내서 그녀의 목숨을 구하며 소멸했다. 하지만 이후 리가 생전에 만들어 두었던 염체들이 하나 둘씩 연희의 주변에 나타나며 그녀를 구하기 위해 마스터와 싸우기 시작했고, 염체에게 팔을 물린 마스터는 손에 잡고 있던 월향을 놓쳐서 그만...
천하의 마스터를 상대로도 싸울 수 있는 염체를 부린 그의 능력이 아니었다면 연희가 말세편까지 목숨을 연명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블랙 써클의 일원답게 정말 대단한 능력자였던 셈. 만약 살아있었다면 말세편까지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었을 것이다.
원래 블랙 써클의 계약 때문에 영혼이 지옥에 떨어져있는 상태였으나, 혼세편 마지막에 과거 블랙 써클 구성원의 영혼 전원이 해방되면서 그 역시 해방되었다.
[1] 성질은 염체와 비슷하지만 이건 영혼 그 자체다.[2] 아마 수정이에게는 리와 비슷한 염체 능력에 대한 자질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밤에 잠을 잘 때 수정이의 유체가 일시적으로 분리되려는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