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3-03-05 18:02:50

로보트론: 20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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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해야 할 비디오 게임 1001|'''죽기 전에 꼭 해야 할 비디오 게임]]

0000년 발매'''



Robotron: 2084
1. 개요2. 개발3. 특징4. 이후5. 기타

1. 개요

1982년 윌리엄스 사에서 발매한 탑다운 시점의 슈팅 게임. 1980년대 초중반 디펜더, 스타게이트, 블래스터 등 여러 아케이드 히트작을 개발한 유진 자비스(Eugene Jarvis)의 작품이다.

당시 대단한 히트작으로 트윈 조이스틱 컨트롤 체계를 대중화시킨 게임이자 액션과 반사신경을 중시하는 트위치 게임(twitch game)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2. 개발

유진 자비스는 핀볼 머신 제작사 윌리엄스 일레트로닉스(Williams Electronics)의 프로그래머로 1970년대 후반 스페이스 인베이더가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한 후 비디오 게임 개발에 관심을 가진다. 그의 첫 비디오 게임은 1981년[1]에 발매된 디펜더(Defenders)로, 5만 5천 대의 아케이드 머신을 판매하며 아케이드의 황금기를 구가한 타이틀 중 하나였다. 윌리엄스는 이 성공을 바탕으로 회사 시설을 확충하고 더 많은 직원을 고용했는데 자비스는 여러 직원들과 함께 일하기를 달갑지 않아 했다. 그래서 윌리엄스에서 퇴사해 디펜더를 개발한 동료 개발자 래리 드마르(Larry DeMar)와 함께 비드 키즈(Vid Kids)를 설립한다.

유진 자비스는 사이드 스크롤러 게임인 디펜더와 달리 플레이어를 고정된 영역에 가두고 사방에서 공격하는 형태의 게임을 구상했다. 그가 새 게임을 개발하면서 가장 영향받은 작품은 1980년작 버저크(Berzerk)였다.[2] 유진 자비스는 이 게임을 매우 좋아했지만 조이스틱 하나를 활용하는 컨트롤에는 답답함을 느꼈다. 싱글 조이스틱 체계에서는 적을 쏘기 위해서 일단 적의 방향으로 움직여야 했기 때문이었다. 비록 캐릭터를 제자리에 고정시키고 8방향으로 쏘는 방법이 존재했으나, 자비스는 두 번째 조이스틱을 추가해 근본적인 개선을 꾀했다. 추가적인 조이스틱은 플레이어가 적으로부터 도망치면서 동시에 공격하는 컨트롤을 가능케 했다.

로보트론의 개발은 총 6개월 소요되었으며 유진 자비스는 기획을 충실하게 따르는 대신 최소한의 부분만 구현한 뒤 테스트와 개발을 반복하며 기능을 추가하거나 조율했다. 특히 새로운 컨트롤 체계의 도입으로 플레이어의 실력을 발휘할 여지가 더 커져 난이도 조정에 많은 공을 들였다. 자비스는 개발과 테스트를 반복하며 적의 숫자와 속도를 점점 더 늘렸으며 그 결과 로보트론은 당시의 아케이드 게임보다 더 빠르고 정신 없는 게임플레이를 갖추게 되었다. 적을 쏴 죽이는 대신 전기 트랩으로 유인해 물리치는 게임플레이도 고려했으나 테스트 결과 게임 양상이 답답했기에 취소했다. [3]

3. 특징

주인공은 유전공학의 실수로 초인적인 힘을 얻은 소년으로, 기계의 반란으로 인류가 말살당하는 미래의 유일한 희망이다. 게임의 목표는 로봇의 공격을 피하고 무찌르면서 가족(엄마, 아빠, 동생)을 구하는 것이다. 스테이지의 모든 로봇을 무찌르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간다. 엔딩은 따로 존재하지 않으며 최대한 웨이브를 버티는 것이 목표다.

대각선으로 움직이면서 플레이어를 쫓는 그런트, 파괴불능에 가족을 죽이러 다니는 헐크, 벽에 붙는 총알을 쏘는 인포서, 유도 미사일을 쏘면서 가족을 프로그로 개조하는 브레인, 벽에 닿으면 튕기는 총알을 쏘는 탱크 등의 여러 로봇이 적으로 등장하며 인포서를 생산하는 스피로이드, 탱크를 생산하는 쿼크 두 개의 변종이 있고 함정 역할을 하는 일렉트로드가 있다. 주인공이 적과 닿거나 공격을 맞으면 사망하며, 스테이지가 올라갈 수록 적의 숫자가 늘고 속도가 빨라진다. 설정된 스테이지 갯수는 총 40개이며 40을 넘어가면 웨이브 21부터 40까지를 반복한다. 그리고 255개의 웨이브를 완료하면 게임은 다시 웨이브 1로 돌아간다.

아케이드에서 크게 히트한 후 가정용 콘솔로 발매되었다. 그러나 게임 디자인상 두 개의 조이스틱 없이는 난이도가 급상승했다. 두 개의 조이스틱을 연결하는 액세서리가 발매되기도 했으나 별매품이라 많이 팔리지 않았고 품질이 부실해 단단히 지지되지도 않았다.

조이스틱 두 개를 사용하는 로보트론의 컨트롤 체계는 타이토의 1975년작 건 파이트(Gun Fight)나 1981년작 스페이스 던전(Space Dungeon)이 앞서 구현한 바 있다. 그러나 로보트론 이후 트윈스틱 게임이 많이 생겨났기에 일반적으로 로보트론이 트윈스틱 체계 보급화 공로를 더 인정받는다. 트윈스틱 유행은 닌텐도 패미콤이 조이스틱 대신 십자키를 도입하면서 한동안 사그라들었으나 1990년대 들어 다시 활발하졌다.

4. 이후

유진 자비스는 로보트론의 커다란 성공 이후 바로 속편을 기획했으나 아타리 쇼크로 비디오 게임 업계가 큰 타격을 받아 제작하지 못했다. 대신 1983년 11월에 2085년을 배경으로 한 설정상 속편인 블래스터를 발매했다. 블래스터는 1인칭 시점의 레일 슈터로 로보트론과는 스타일이 판이하게 다르다.

1990년, 윌리엄스는 로보트론의 정신적 후속작인 스매시 TV(Smash TV)[4]를 아케이드로 발매했다. 로보트론의 핵심적인 게임플레이를 빼닮은 게임으로 메인 디자이너는 마크 터멜(Mark Turmell)이었으며 유진 자비스도 개발을 도왔다. 아케이드로 어느 정도 인기를 끌어 슈퍼 패미콤과 메가드라이브 등 다양한 콘솔 기종으로도 이식되었다. 1992년에는 마크 터멜이 스매시 TV의 게임플레이를 계승하는 토탈 카니지(Total Carnage)를 미드웨이를 통해 출시했다.

5. 기타

로보트론은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 주인공이 가장 좋아하는 게임으로 언급된다.

바이오쇼크의 디자이너 장 폴 르브르통(Jean-Paul LeBreton)은 둠의 게임플레이가 현대 FPS보다는 1인칭으로 진행하는 로보트론을 닮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존 카맥존 로메로도 로보트론을 어린 시절 매우 좋아했던 게임으로 꼽았기 때문에 로보트론이 둠의 게임 디자인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폴아웃 4의 DLC 오토매트론에서 플레이 가능한 미니게임으로 패러디되었다. 적 자코들이 폴아웃 시리즈의 로봇들로 변경된 것 말고는 원작과 똑같다.

이 게임에 등장하는 로보트론 중 가장 하위의 잡몹인 GRUNT는 Ground Roving Unit Network Terminator의 약자인데, 인류를 말살하려는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살인 로봇에 터미네이터라는 명칭이 쓰인 것은 이 게임이 최초이다. 2년 뒤에 나온 터미네이터(영화)에 영향을 주었을지도.


[1] 정확한 일자는 불분명하며 1980년이라는 말도 있다.[2] 버저크는 캐슬 울펜슈타인에도 커다란 영향을 주었다.[3] 다만 이 기획이 완전히 버려진 건 아닌지 그런트(빨간색 휴머노이드) 한정으로 트랩에 닿으면 죽는다.[4] 한국에서는 정작 스매시 TV 본작보다는 이걸 스타 유즈맵으로 만든게 더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