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edrama / Buchdrama[1]
1. 개요
상연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읽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희곡의 한 형태. 서재극이나 읽는 희곡 정도로 번역되기도 한다.영국에서는 18세기 낭만주의 시대 이후 옷장 드라마(Closet Drama)라는 흐름이 있었는데, 이 역시 레제드라마와 성격이 비슷했다.
2. 특징
장황한 설명과 묘사, 엄청난 공연 시간, 엄청난 길이의 대사량(특히 독백), 공연이 불가능할 정도로 거대하거나 자주 바뀌는 배경 또는 무대 효과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희곡은 연극의 대본 기능을 하는 문학 갈래이지만, 서양 문학사에서 서사시와 함께 근본이 되는 갈래였을 만큼 희곡의 역사가 길다 보니, 상연을 위한 희곡 외에 오로지 읽히기만 하는 희곡도 생각보다 역사가 길다. 최초의 레제드라마는 로마 시대의 세네카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실 진짜로 '독서만을 위한 희곡'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기보다는 나름대로 공연을 상정하고 만들었으나 현실적 이유로 공연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레제드라마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괴테의 <파우스트> 역시 1막만 따지면 무대 위에 올린 곳도 제법 있다. 즉 절대적인 상연 불가능성이 전제되지는 않는다는 것. 공간적·시간적·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상연 가능한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현대에 들어서는 기존에 레제드라마로 분류되던 작품들도 재해석을 통해 무대에 올리는 경우가 늘어서 레제드라마의 독자성을 잃었다는 분석도 많다.
리얼리즘 연극이 주로 택하는 산문보다는 고전적 운문의 형태로 지어진 경우가 레제드라마가 될 확률이 높으며, 이게 심화되면 '서사시극' 같은 운문극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예 공연성을 포기하고 형식만 희곡의 형식을 빌린 채 문학성을 극도로 강화한 경우가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데, 이 경우에도 서사적·연극적 재미에 집중했다기보다는 운문적인 표현이나 상징에 천착한 경우가 많다.
한편 작가의 필요에 의해 서술을 없앤 채 희곡의 형식만 빌려 쓴 '희곡형 소설', 소위 대본소설들도 있다. 2025년 기준 나무위키에 레제드라마 분류로 들어가 있는 작품들은 대부분 이쪽에 해당한다.
아무래도 공연성이 낮거나 없다 보니, 연극계에서는 '죽은 희곡'으로 분류하는 시각이 강하다. 물론 그것도 <파우스트>처럼 압도적이면 명작 취급은 받지만, 희곡을 독자적인 문학 갈래가 아니라 연극의 한 요소로 취급하는 경향이 강할수록 레제드라마는 해석 대상조차 되지 못하고 외면받기 쉽다. 그렇다고 문학계에서 희곡의 문학성을 심도 있게 연구하느냐 하면 그렇지도 않아서[2], 현대 레제드라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간>이나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바스> 정도만 아는 사람만 아는 정도다. 그나마도 이미 국내에서 공연이 된 만큼 레제드라마로 분류하지 않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