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토마스 해리스의 소설. 1981년 10월 1일, 미국 뉴욕의 출판사 G. P. 퍼트넘 앤 선즈(G.P.Putnam and Sons)를 통해 출판되었다. 1986년 〈맨헌터〉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들어졌다. 2002년에는 〈레드 드래곤〉이라는 동명의 제목으로 다시 한번 영화화되었다. 1986년 〈맨헌터〉에서 브라이언 콕스가 연기한 한니발 렉터는 2002년 〈레드 드래곤〉의 안소니 홉킨스가 연기한 한니발 렉터보다 확연히 단조롭고 평면적인 악당으로 그려지는데, 이는 한니발 렉터란 캐릭터가 1988년 5월 19일 출간된 후속작 소설 《양들의 침묵》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캐릭터 서사를 부여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역으로 원작에선 단역에 가까운 조연의 비중을 거의 주연급으로 늘리다 보니 2002년 안소니 홉킨스가 연기한 한니발 렉터는 지극히 개인적인 원한을 굉장히 거창하게 실현하는 뭔가 붕 뜬 캐릭터가 되어버렸다(...).한니발 렉터 시리즈 4부작의 첫 작품이지만 내용상 2부에 해당된다. 작 중 한니발 렉터는 조연에 불과하여 '양들의 침묵'에서 만큼의 압도적인 분위기를 내지는 않는다. 렉터의 직접적인 등장은 세 챕터에 불과하며 주인공 윌 그레이엄과는 소설 전체에서 단 한 번 대면한다.[1] 그러나 'FBI 요원이 렉터의 조언을 받아 또 다른 연쇄살인범을 추적한다'는 큰 줄거리는 일치하며 렉터의 비인간적 잔혹성과 탈인간적 직감에 대한 묘사는 짦은 등장임에도 소름끼친다.
2. 줄거리
시기적 배경은 1980년 8월 초, 은퇴한 FBI 수사관 '윌 그레이엄'에게 상관이었던 '잭 크로포드'가 찾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1975년, '한니발 렉터'를 검거하는 과정은 과거 회상 형태로 등장한다.'이빨 요정'이라는 별명이 붙은 연쇄살인자가 보름달이 뜨는 밤을 골라서 두 차례에 걸쳐 일가족들을 몰살시키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두 가족 모두 30대 후반의 부부로, 슬하에 아들 2명, 딸 1명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으나 이렇다 할 단서 없이 사건은 미궁으로 빠진다.
크로포드는 두 명의 연쇄 살인범을 체포하면서 비상한 능력을 보여줬던 윌에게, '이빨 요정'으로 불리는 연쇄 살인범의 단서를 찾아줄 것을 부탁한다. 윌은 '이빨 요정'을 추적하면서 자신이 잡아들였던 렉터 박사에게 조언을 청하게 되고, 렉터 박사는 조언을 해주는 한편 '이빨 요정'에게 암호를 보내 윌의 살해를 사주한다.
3. 특징
이야기의 중심은 렉터가 아니라 수사관 윌 그레이엄과 '이빨 요정' 살인마 '프랜시스 달러하이드'에 있다. 범인의 정체는 전지적 시점으로 소설 초반에 밝혀지며, 소설의 대부분은 그가 어떤 과정을 통해 '레드 드래곤'을 숭상하는 병적인 살인마로 변모했는지를 묘사하고 있다. 또한 윌 그레이엄이 가지고 있는 '연쇄 살인범을 잡는 능력'은 사실 연쇄 살인범처럼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능력으로 단지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을 뿐 자신의 사고방식이 실제 연쇄 살인범들과 다를 바 없다는 점이 그에게 있어 고뇌로 작용한다. 이에 감옥에 있는 렉터는 "자네가 나를 잡을 수 있었던 건, 우리가 서로 비슷하기 때문이야."라면서 윌을 압박한다.레드 드래곤은 양들의 침묵과는 달리 외적인 드라마를 스피디하면서도 정밀하게 보여주며 수사관 캐릭터보다 범인 캐릭터에 보다 더 초점을 맞춘다. 양들의 침묵의 경우에는 연쇄살인을 수사하는 외적인 드라마도 나오기는 하지만 주인공의 내적인 드라마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범인 캐릭터보다 수사관 캐릭터를 중점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레드 드래곤에서의 렉터는 등장 비중뿐만이 아니라 분위기에 있어서도 꽤 감정적이고 약한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정식 FBI 요원도 아닌 풋내기였던 클라리스 M. 스탈링과는 달리 노회한 수사관인 윌 그레이엄을 상대로 했기 때문이다.[2] 클라리스는 렉터 말을 고분고분 잘 따르면서 어떻게든 회유하려는 편이었지만, 윌은 렉터가 조금만 심퉁맞게 굴어도 의자를 박차고 나간다.
4. 미디어 믹스
4.1. 영화
자세한 내용은 레드 드래곤(영화) 문서 참고하십시오.[1] 캐릭터성도 '볼티모어에서 떼돈 벌던 정신과 의사, 알고 보니 환자 개인사를 파고들어 환자 지인들을 해치거나, 주변의 맘에 안 드는 사람들 찍어뒀다가 살해 후 그들의 인육을 먹었음' 정도로 그려진다. 사실 이것도 충분히 충격적인 설정들이지만 본작의 '이빨요정'의 임팩트가 워낙 세서 묻혀버린다. 그래서 렉터를 본격적으로 주인공으로 밀기 시작하는 후속작 《양들의 침묵》의 메인 살인마 버팔로 빌은 엽기적인 행적과는 별개로 캐릭터 자체는 밋밋하다.[2] 《레드 드래곤》 원작 소설 기준 1933년생인 렉터는 40대 중반, 윌 그레이엄은 30대 후반으로 8살 정도의 나이 차인데 반해 클라리스 M. 스탈링은 렉터보다 25살이나 어리다. 즉, 딸뻘이다. 스탈링은 본작 다음다음 작 소설 《한니발》에서 렉터와 사랑에 빠지고 둘이 함께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사랑의 도피를 해버리는데, 스탈링이 진심으로 렉터를 사랑해서라기보다 이런 나이차에서 오는 연륜으로 렉터에게 세뇌당하여 그에게 넘어갔다고 보는 것이 옳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