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요
중국(中國)의 동국정운식 표기.2. 설명
훈민정음 언해본에서 '나랏말싸미 듕귁[1]에 달아[2]'로 시작하는 서문 덕분에 국어 수업시간에 접하게 되는 표현이다. 21세기 현대 한국에서 사용하는 발음과 괴리감이 있기 때문에, 듕귁이란 표현이 주는 그 나름대로의 묘미를 살려 사용하곤 한다.본래 동국정운에서 '듕(中)'은 낮은 음(평성),[3] '귁〮(國)'은 높은 음[4]으로 읽는 글자였기에, 강세를 표시한다면 '듕귁'으로 읽어야 했다.
본래 國은 반절 규칙을 정확히 지킨다면 古或切이었기 때문에 'ᅘᅬᆨ〮'의 운모를 본떠 '괵〮'이 되어야 했으나,[5] 세종은 이를 너무 당대의 독음과 거리가 멀다고 판단했는지[6] 國이라는 글자에 대해서만 예외를 두어 '귁〮'이라고 읽게 했다.
그러나 이 듕귁이라는 발음은 당대의 한자 독음과도 차이가 크다. 이 표기의 기본이 되는 동국정운은 반절법을 기반으로 한 이상적인 정음을 표기하기 위한 것이지, 현실의 한자음을 참고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그 당시에도 발음 자체는 '듕국'이었지만 단지 표기법이 듕귁이었을 뿐인 것이다.
이 낱말은 글자도 현대 한국어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고,[7] 발음도 특이하기 때문에 중국을 비하하는 용도로 주로 쓰인다. 짱깨와 같은 쓰임새를 지닌 표현이라 보면 된다. 일반적으로 대륙이라는 단어를 대신하여 듕귁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대륙의 기상 문서에 나온 것처럼 중국에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일들을 갖다가 '듕귁의 OOO' 이런 식으로 표현을 한다든가. 물론 딱히 비유적인 의도는 없이 그냥 유머러스하게 부르기 위해 듕귁이란 표현을 그냥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백괴사전의 경우 '중국'을 '듕귁'으로 표기한다.
[1] 정확히는 옛이응이 쓰인 '듀ᇰ귁'으로 표기하는 것이 맞지만, 이하 본문에서는 편의상 '듕귁'으로 표기한다.[2] 나라의 말이 중국과 달라[3] 중고한어에서 성모가 전청음, 운모의 종성이 -ng으로 끝나는 음은 대개 음평성으로 정착했는데, 세종은 이를 낮은 음으로 읽도록 했다.[4] 세종은 입성에 해당하는 글자들에 일괄적으로 방점 하나를 찍어 높은 음으로 읽도록 했다.[5] 國을 부수자로 둔 蟈, 蜮, 幗, 簂 등의 한자들은 실제로 동국정운에서 이 발음으로 읽혔다.[6] 훈민정음과 동국정운이 탄생할 무렵, 이미 조선에서는 國을 '국'으로 발음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상적인 표기법인 '괵〮'과 현실의 발음인 '국'을 적당히 절충하려고 했을 것으로 추측된다.[7] 그래도 완성형 한글 KS X 1001에는 '듕'과 '귁' 모두 들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