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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요법

1. 개요2. 상세3. 과학적인 접근과 비판4. 관련 문서

동종요법 - 친절한 의술인가 무모한 사기인가?[1]

1. 개요

同種療法 / homeopathy

동종요법18세기 후반 독일의 의사 자무엘 하네만 (Samuel Hahnemann)이 창시한 대체 의학으로, 쉽게 말하면 같은 것이 같은 것을 치료한다는 믿음으로 하는 치료이다. 영어 어원에서 homo= 같은 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pathy는 감정, 혹은 치료라는 의미이다.

2. 상세

같은 것이 같은 것을 치료한다는 의미는 예를 들면 통증을 치료 할 때에는 통증을 유발하는 물질을 섭취하면 통증이 좋아진다고 주장한다. 이때 통증 유발 물질은 실제로는 그 성분이 없어 질 정도까지 계속 희석해서 사용한다고 주장한다. 여기에서 나온 것이 물치료 요법이다.

현재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는 국가는 인도로 7천 개의 병원에서 의사 24만6천 명이 시행하고 있다. 한편 2007년 미국에서 시장 규모는 27억 달러, 영국에서 2012년의 시장규모는 4600만 파운드로 추정. 원래 영국에서는 국가 의료보험도 적용되었으나 2010년부터 제외되었다. 원조인 독일에서도 2004년에 제외되었다. 스위스에서는 2012년, 프랑스에서 2021년부터 적용이 중지될 예정이다.

동양권 및 일부 서양국가에서 보험적용이 되는 한의학의 한약 및 침술처럼 보험적용도 되지 않고, 카이로프랙틱처럼 국제적으로 인정되어 많은 국가에서 법제화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현시점에서는 대체 의학 중에서도 비주류라고 할 수 있다.

3. 과학적인 접근과 비판

결론부터 말하면 당연히 효과가 없다. 의학계에서는 좋게 봐서 대체 요법이라고 봐주는 의사들도 있으나 대부분의 의사들이 이론 체계는 철저히 부정한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상 원시 애니미즘의 논리와 다를 바가 없으니까.

동종요법에서 사용하는 약초 중에도 치료 효과가 있는 약초도 분명히 있다. 동종요법의 시발점이라고 해도 될, 키니네의 말라리아 치료 효과처럼. 하지만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 이건 몇몇 극히 한정적인 원재료의 약효에 지나지 않고, 그나마도 맹물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희석하는 게 동종요법이다. 당장 가장 잘 팔리는 약들의 원재료를 보면 오리 간이나 구리 등의 아무런 효능도 없는 잡것들이 많다.[2]

The Lancet 2005년 8월호에서 동종요법에 관한 임상 논문 110개를 메타 분석한 결과, 동종요법의 효과는 플라시보와 동등하다고 결론이 내려졌다.[3] 당연히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동종요법에서 쓴다는 약물이라는 것의 농도가 굉장히 옅다.[4]효과가 있다고 해도 대부분 플라시보에 가깝다. 하지만 플라시보라고 해서 효과가 없다는 건 아니다. 즉 환자가 효과가 있다고 강력하게 믿으면 나름의 치료효과가 발현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치료제라기 보다는 환자의 플라시보 효과를 유도하는 심리적 치료법에 가깝다.

동종요법 약물의 농도 표기를 보면 24C, 30C 따위의 표시를 흔히 볼 수 있을 텐데, 이 C의 의미는 원재료 상태에서 1/100으로 한 번 희석했다는 것이다. 즉 2C는 1/100^2, 3C는 1/100^3. 이것이 12C를 넘어가면 농도는 1/10^24 이하가 되는데, 다른 말로 하면 원재료가 단 1분자도 없다는 얘기다.

국제규격에 따르는 실험용 증류수[5]의 기준에 따르면 이물질:H2O 비율이 10:10^9어야 하는데, 이거 동종요법 희석 표기로는 4C다. 이러한 증류수는 플라스틱으로는 담을 수조차 없다. 불순물이 나오기 때문. 유리 용기도 염산으로 한 번 세척해주고 써야 하는 정도의 농도가 고작 4C에 불과한데, 그걸 훌쩍 넘어가는 12C, 24C가 실질적 약효를 볼 리가 만무하다. 좀더 알기 쉬운 예시를 들자면, 대서양에 소금 한 꼬집을 뿌린 게 대략 12C, 관측 가능한 우주의 모든 원자가 물 분자라고 가정하고 분자 하나를 넣으면 그게 40C. 참고로 감기약이랍시고 파는 동종요법 약인 오실로코시넘(Oscillococcinum)[6]은 무려 200C. 따라서 24C 정도부터는 그 동종요법 상품 한 병 안에 약효 분자가 사실상 단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동종요법 측에서는 물이 기억을 한다느니 분자가 익숙해진다느니 항변하지만,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얘기다. 당연히 통제된 환경에서의 임상실험 결과는 대부분 부정적일 수밖에. 게다가 물이 그런 것들을 "기억" 한다면, (위의 쿠르츠게작트 역시 지적하듯이) 여러분이 방금 마신 한 컵의 물은 어떤 저개발 국가의 이질 환자의 설사를 "기억" 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물이 과거의 기억을 가지고 있다면 모든 물은 그동안에 물이 자연에서 순환하며 거쳐간 엄청난 기억을 다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지금 당신이 마신 한잔의 물에는 몇백년전 세종대왕이 마신 물에 들어있던 물의 분자도 몇 개는 포함되어 있다. 동종요법은 그보다 훨씬 더 희석하고 있다.

영국, 독일, 스위스 등 서양권의 많은 국가에서 동종요법을 건강보험 적용하고 있었으나, 이 연구가 발표된 이후 차례차례 보험에서 제외되기 시작되었다.

의료 환경이 열악한 중남미, 아프리카에서는 말라리아, HIV 등을 동종요법으로 치료하려는 사람들이 많아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4. 관련 문서


[1] 쿠르츠게작트의 영상.[2] 대부분 라틴어로 포장되어 있어서 모르는 사람들은 혹하기 일쑤다. 이를테면 구리를 Cuprum Metallicum이라고 한다던지...[3] Shang et al. Lancet. 2005; 366: 726-732.[4] 보톡스같이 독성 때문에 매우 묽게 희석해서 효과를 보는 약물도 있지만, 동종 요법에서 쓰는 약재의 유효성분은 그 양으로는 효과도 없거니와 그렇게까지 희석해서 쓸 이유도 없다.[5] ISO 3696[6] 이게 상술된 오리 간과 심장을 주재료로 쓰는 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