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정 시각 : 2024-12-29 20:34:38

도량발호

사자성어
뛸 도 들보 량 밟을 발 뒤따를 호[1]

1. 개요2. 의미3. 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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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권력이나 세력을 제멋대로 부리며 함부로 날뛰는 행동이 만연하다'는 뜻으로, 조선 초기의 문신 서거정이 쓴 수필 ‘오원자부'에 나오는 사자성어이다.

2. 의미

도량(跳梁)은 『장자』 <내편 소요유>에 나오는 단어로, 다음 문장 "東西跳梁 不避高下 中於機辟 死於罔罟 (살쾡이는 높고 낮음을 가리지 않고 이리저리 날뛰다가, 덫에 걸리거나 그물에 잡혀 죽고 만다.)에서 유래했다. 여기서 도(跳)는 뛴다는 뜻이고, 량(梁)은 들보를 뜻하니, 도량(跳梁)은 들보 사이를 뛰어다니는 살쾡이처럼 주제도 모르고 '함부로 날뛰는 행동'을 의미한다.

발호(跋扈)는 『후한서』 <양통열전>[2]에 나오는 단어로, 8살짜리 황제 질제가 간신 양기를 '발호장군(跋扈將軍)'이라고 언급하는 데서 유래했다.[3] 여기서 발(跋)은 사납게 굴다라는 뜻이고, 호(扈)는 통발이라는 뜻이니, 발호(跋扈)는 통발에 갇힌 물고기가 사납게 날뛰는 것과 같이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후 권력을 남용해 전횡을 일삼는 장군을 비판적으로 묘사하는 용례로 쓰였다.

원래 중국에서는 ‘도량’과 ‘발호’가 각각 다르게 사용되어 왔으나, 이 두 단어를 결합하여 만든 조어로서 '도량발호'란 단어가 한국 문헌에 등장한 최초의 사례는 조선 초기의 문신 서거정(1420~1488)이 쓴 수필 ‘오원자부(烏圓子賦, 1477)’에서이다. '오원자부'는 ‘고양이의 노래’란 뜻으로 쥐를 잡으려는 고양이가 병아리를 잡으려는 것인 줄 알고 고양이를 의심했던 자신의 경솔함을 책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1 #2

『장자』 <소요유>에서 '도량'이 가리키는 바는 살쾡이(狸狌)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오원자부'에서 '도량발호'가 가리키는 바는 고양이가 아닌 '쥐'이다. 즉, 창고의 양식을 훔쳐먹는 쥐의 행동이 '도량발호(제멋대로 함부로 날뜀)'하다는 것. # 결국 이 수필에서 고양이는 쥐를 죽여버린다

3. 여담

  • 2024년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되었다. 도량발호를 선택한 교수들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의혹과 친인척 보호, 정부·기관 장의 권력 남용, 검찰독재, 굴욕적인 외교, 경제에 대한 몰이해와 국민의 삶에 대한 무관심, 명태균·도술인 등 사인에 의한 나라의 분열 등을 추천 사유로 꼽았다. #

[1] 여기서는 통발의 의미로 쓰였다.[2] 양기열전이 아니다. 후한서에 언급되는 양기는 두 명이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양기는 양통열전에 그 내용이 나온다. 원문 34번째 문단[3] 이 말을 들은 양기는 크게 분노했고, 이후 양기는 떡에 독을 타서 질제를 독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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